> BGM - 스물셋
사진 출처 - 인썸니아 님
오빠! 공략법 CHAPTER 1 : START
" 내리세요. "
중후한 기사 아저씨 목소리와 함께 버스 문이 열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챙겨서는
롤로 동그랗게 말려져 있는 앞머리는 무시한지 오래. 캐리어가 요란한 바퀴소리를 내며 내 손에 이끌려 갔다.
" 다들 두 줄로 서고, 지금부터 방 배정 시작한다. "
역시나 질서는 철저히 지키는 승관 쌤. 굳이 여기까지와서 두 줄이라니.
유치원생도 아니고, 이럴때만 진지하다.
" 이지훈, 윤정한, 이찬, 홍지수는 526호- "
반에서 가장 아무말 탑인 윤씨와 홍씨, 그리고 그들의 친구인 이씨 2명도 가버리고,
남은 건 여자 방 배정 뿐.
" 음... 김칠봉. 너는 218호, 독방이네? "
" 네..? 쌤 솔직히 말해 봐요 장난이죠? 말이 안 되잖아요. 제 친구들은 대체 어디있고 저만 독방? "
" 여기엔 그렇게 나와있는데, 어쩔 수 없지 뭐- 좋겠다 독방이라. "
좋기는 개뿔, 고등학교 인생 중 한번뿐인 수학여행에 독방이라니, 돌아버리겠네.
키는 받아들고 어느새 218호를 바라본채 멍하니 서있다, 문을 따고 들어갔다.
우와- 라는 감탄사와 함께 혼자쓰는방이라하기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넓은 거실, 두 개의 침실.
끝도 없이 눈 앞에 보여지는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이리저리 둘러보다 침실에 들어가 짐을 풀고,
경쾌한 카톡 알림음에 핸드폰 액정을 확인해보니,
석도깨비
[야, 김칠봉 너 독방이라며?]
윤아장
[그러니까, 거기에 가사 도우미도 있어?]
아 진짜 윤정한 미쳤냐 가사 도우미가 왜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이석민은 그렇다 치는데, 윤정한 진짜 아무말...장인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게 아니다.
이따 밥 먹으러 갈때 줘 패러 가야겠다.
아장2
[이따 니 방 놀러가서 집사 해드림~]
오기만 해봐, 너랑 윤정한 오늘 쌍으로 제삿날임 ㅇㅇ
홍지수는 대체 윤정한한테 뭘 배운건지 둘이 똑같고, 말도 안 통한다.
있어선 안될 일이지만, 둘이 결혼하게 되면 부부사기단으로 이름 좀 날릴거라고 거의 장담한다.
똑똑- 밖에서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어? 난 분명히 문 잠그고 들어왔는데?
누군가 하며 방 문을 살짝 열어 문 틈새로 거실을 살펴보다깔끔하게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낯선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독방은 무슨, 난 망했다. 설마 저 남자랑 같이 쓰는 건 아니겠지.
" 혹시, 세봉고? "
언제 왔는지 문을 열고 말을 거는 남자.
" ㄴ..네? 네. 근데 누구세요? "
훤칠한 키, 짙은 쌍꺼풀에 높은 코, 시원하게 깐 앞머리.
뚜렷한 이목구비에 세련된 아우라에 말을 버벅대다 은색으로 도색된 명찰을 보니 김민규라고 쓰여있다.
" 전 여기 리조트 관계자에요. 이름은 명찰 보시면 아시겠죠? "
높으면서도 낮은 목소리로 살짝 웃으며 명찰을 가리키는 김민규라는 남자.
" 근데 여기 제 방인데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
" 네...? 저 방 배정 여기로 받아서 키 받고 들어왔는데요.."
" 아- 그래요? 하... 직원이 실수를 했나 보네요.. 골치 아파지는데.. "
순간 난 제대로 망했다라는 생각이 들며 이자리를 빨리 뜨고 싶었다.
" 어쩔 수 없죠, 해결될 때 까지는 여기서 자세요. "
" 네? "
" 제 방 쓰라는 얘기입니다. "
" 그럼 그쪽은.. "
" 저도 여기서 잘 겁니다. "
내가 잘못 들은건가 생각했지만 절대 아닌 거 같다.
17살, 한번뿐인 내 수학여행은 제대로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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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수행평가 하면서 몰컴으로 왔습니다 ㅎㅎㅎ
아직 더 해야하는데 망했네요...! 헤헤
와 근데 프롤로그 반응 좋아서 놀랐어요!!.. 감사합니다ㅠㅠㅠ (꾸벅)
그 해 여름 후속작이라 별로 기대 많이 안하실줄 알았는데 말이죠...
아직은 그 해 여름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주는 못 올리더라도
우리 독자님들 계속 지켜봐주세요! 사랑합니다 ♥
아, 암호닉은 받긴 할테지만 제가 댓글 확인을 잘 못 하기 때문에
시간 날 때 올리도록 할게요-
[암호닉] 으로 해주시면 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