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AU
*학기는 영국 3학기제를 차용했으나, 작중 나이는 모두 우리나라의 세는나이입니다. 만 나이 아니에요!
*이 작품은 몇 명 인물의 이름과 지명 몇 개를 빼고는 모두 픽션입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해 기존 세계관에서 설정을 조금 바꾼 것들이 있습니다만, 가볍게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은 여느 때와 같이 붐빈다. 오늘 같이 학기가 시작되는 기간에는 더 그렇다. 귀에 박혀 똑 떨어지는 영국 특유의 억양 소리를 들으며 카트를 밀었다. 그냥 밀기에도 한없이 무거운 카트는 내 몸집만한 트렁크 세 개를 위태롭게 지고 있다.
여기 어디라고 했는데. 나는 9와 3/4 승강장을 찾고 있었다. 호그와트 급행열차는 그 승강장에서만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마후토코로 마법학교에 있을 때 호그와트에 대한 악명을 소문으로 접한 적이 있는데, 그 중 9와 3/4 승강장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타려면 런던 역에 숨어있는 이상한 승강장을 찾아가야 한대. 근데 그게 진짜 교묘하게 숨겨져 있어서 초행자들은 찾기 힘들다는 거야. 그래서 몇 십년 전에 어떤 학생들은 승강장에 들어가질 못해서 날아다니는 자동차타고 학교에 갔다나 뭐라나...’
당시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해서 웃고 넘겼는데 내 일이 되니 이게 점점 심각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열차 출발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 입구를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입이 바짝바짝 말라오기 시작했다.
호그와트와 가려진 새벽녘
02 : 첫만남
Written by 청포도프레시
호그와트 급행열차에 올라 거의 마지막 열차 칸까지 가서야 비어있는 객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칫하면 킹스크로스 역에서 그대로 길을 잃을 뻔했지만, 친절한 마법사 가족이 기둥에 숨겨져 있는 입구를 가르쳐줘서 겨우 들어올 수 있었다. 딱 봐도 마법사 같아 보이는 여자애가 다급한 얼굴로 두리번거리면서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으니 어지간히 불쌍해보였나 보다.
마후토코로에서 교장선생님이 내어준 쇠바다제비 하늘마차를 타고 영국에 온 지 약 한 달, -여담이지만 쇠바다제비 하늘마차는 정말 편하고 쾌적했다. 아주아주 어릴 때 타봤던 머글들의 운송수단인 비행기의 일등석 같다고 해야 하나, 최고급 호텔 특실을 약간 조그맣게 바꿔서 옮겨놓은 것 같다고 해야 하나. 그대로 호그와트까지 타고 가고 싶을 정도였다.- 그 동안 런던의 친척집에서 머물며 편입을 준비했다. 이미 편입 허가서까지 받아놓았으니 필요한 학교 물품 외에 서류상으로 따로 준비할 건 없었지만, 다른 문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국에 머물고 있는 사촌은 어머니 쪽 먼 친척이다. -친척이라 해봤자 촌수가 멀어서 부모님 친구라고 생각하는게 더 쉽다. 그 분들을 친척이라고 표현하기 전에 마법부 장관의 혈연이 되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사실 내가 갓난아기 때 뵌 분들이라 전혀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어색할거라 생각했지만 예상 외로 반갑게 맞아주셔서 굉장히 고마웠다.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슬하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는데, 딸 쪽은 벌써 호그와트를 졸업하고 취업까지 한 언니였다. 아들 쪽은 호그와트 재학생이라고 하는데 나보다 어린 듯 했고, 솔직하게 말하면 그 아들의 머리카락 끝자락도 보지 못했다. 여름방학을 즐기기 위해 친구의 집에 여행 겸 놀러갔다는 거다. 자기 짐을 모조리 싸들고 갔으니 거기서 곧장 학교로 출발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 아이에게 호그와트에 대해서 좀 듣고 싶었는데 만날 수 없으니 조금 아쉬웠다.
취업한 언니는 직장 근처에 살고 있지만 순간이동을 마스터한 지 오래라 자주 집에 밥을 얻어먹으러 뿅뿅거리며 나타나곤 했다. 언니는 내 사정을 듣더니 굉장히 놀라워했다. 호그와트 입학도 아니고 편입이라는데 누군들 안 놀라울까. 언니는 친절하게도 학교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고 자기가 호그와트 학생일 때 썼던 교과서 몇 권을 나에게 주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받은 나는 곧 커다란 문제에 직면했다. 호그와트에서 가르치는 수업 과정은 마후토코로와 굉장히 달랐던 것이다. 마후토코로에서 비슷하게 배웠던 ‘마법의 역사’나 ‘마법’ 수업, ‘마법 약’ 수업 정도는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변신술’, ‘점성술’은 무슨 외계어를 보는 듯 했다. 특히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과서는 내 한숨을 자아냈고, ‘신비한 동물 돌보기’ 교과서는 이내 책을 덮어버리는 행동을 초래하게 만들었다. 영국에서 공부하는 신비한 동물은 일본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수록된 사진 안의 동물들은 말 그대로 ‘신비한 동물’이었다.
남은 여름방학 기간은 내내 미리 사둔 교과서와 그 언니가 준 다른 책들을 읽거나, 이국적인 영국의 거리를 산책하는 것으로 보냈다. 나 자신이 영국 국적을 가졌기는 해도 살았던 건 기억도 나지 않는 어렸을 때라 이곳의 고풍스런 풍경은 언제나 신기했다.
호그와트 급행열차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이윽고 출발하기 시작했다. 나는 6인용 칸에 혼자 앉아서 고민하고 있었다. 바로 내 앞에 놓은 무거운 3개의 트렁크 때문이다. 카트에 밀면서 왔을 때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한참 머리 위에 있는 짐칸으로 올리기에는 도저히 무리일 것 같았다.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해야 하나. 벽에 붙은 창으로 열차 복도를 내다보았다.
한눈에 봐도 마후코토로에 비해 호그와트는 서양인이 월등히 많다. 마후토코로가 아시아권 출신 마법사들이 많이 입학하기도 하지만, 호그와트는 아예 영국인이 아니면 입학 승인 자체를 내리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일까. 푸른 눈의 학생들을 보며 마음을 돌렸다. 나 또한 영국인이라고 하지만 인생 대부분을 동양인들 사이에서만 자라왔기에, 서양인들의 뚜렷한 이목구비가 아직은 낯설었다.
허리춤에 꽂아두었던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아, 내 사랑스러운 벚나무 지팡이. 영국으로 건너온 후 한 번도 마법을 쓰지 못했다. 원칙적으로 마법학교 학생들은 학교가 아니면 마법을 쓰지 못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마후토코로에 다닐 때는 1년 내내 기숙사에 살았으니까 잊고 있었지만 말이다. 마법을 내 몸처럼 여기면서 살았는데 갑자기 제약이 걸리니 참으로 답답했다.
간단하게 트렁크에 공중부양 마법을 쓰면 될 것 같아 지팡이를 휘두르려는 찰나,
“마법 쓰게?”
갑자기 들려온 낯선 목소리에 객실 문 쪽으로 고개를 빠르게 돌렸다. 이미 호그와트 교복을 단정히 차려입은 남자애가 문에 기대어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주문을 외우려던 입을 굳게 닫았다.
나의 행동을 저지한 그 남자애는 내가 이때까지 봤던 남자사람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티끌 하나 없는 피부는 검은 생머리와 호그와트의 검은 교복에 대비되어 더욱 하얗게 빛났고, 눈매는 언뜻 다정해보였지만 웃음기가 없어 진지한 느낌이 난다. 또한 입술은 분명 호선을 그리며 예쁜 보조개까지 드러내고 있으나 체격이 커서 그런지 중성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남자다웠다. 전체적으로 어딘가 묘하게 서늘한 인상을 풍기는 남학생이다.
“1학년은 아닌 것 같은데, 아직 모르는 건 아니지? 오늘부터 학기 시작이라고 해도 호그와트에 입성하기 전까지 마법사용은 금지되어 있어.”
“아, 그래.”
나는 살짝 머쓱해져서 지팡이를 든 손을 천천히 내렸다. 남자애는 나와 트렁크를 번갈아보더니 객실 안으로 성큼 들어왔다. 그리고 트렁크를 번쩍 들어 올려 짐칸 위로 올려주는 것이다.
“어, 괜찮아. 내가 할게!”
“이거 못 들어서 쩔쩔매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니야?”
그 애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말 했고 나는 반박할 구실을 찾지 못했다. 내가 제대로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방치해뒀던 트렁크는 그 남자애의 손길에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굉장히 힘이 세구나. 도움 받는 데 익숙지 않은 나는 약간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숙였다.
“저, 음.. 도와줘서 고마워.”
“뭘. 그러고 보니 못 보던 얼굴인데 어디 기숙사야?”
다시 말문이 턱 막혔다. 남자애의 시선은 내 목덜미 부근에 머물렀다. 호그와트는 넥타이 색깔로 기숙사를 구별한다. 난 아직 호그와트 발도 못 들이밀었으니 배정받은 기숙사가 있을 리 없다. 당연히 내 목덜미는 셔츠의 하얀 카라만 있을 뿐 비어 있다. 여전히 묵묵부답인 나를 보던 남자애는 입을 열었다.
“말하기 싫으면 말 안 해도 돼.”
“아니, 싫은게 아니라...”
“난 4학년이고 슬리데린 반장인 정재현이라고 해. 다음에 보자.”
갑작스럽게 찾아왔던 그 아이는 또 바람처럼 사라졌다. 나는 제대로 인사도 못 했는데. 미련 없이 사라진 그 망토자락을 눈으로 쫓다가 결국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 아이 덕분에 트렁크가 위로 올라가서 좌석이 한결 넓어졌음에도 한 쪽 구석에 웅크렸다. 없던 복통이 찾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이때까지 외면하고 있었던 감정이 고개를 들이민 거다. 긴장, 불안, 초조, 당황.
나는 호그와트 편입생이라는 역사적인 인물이고 다시없을 이례적인 기록을 남긴다.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저 안락하던 마후토코로를 떠나 새로운 곳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 기분 나쁜 감각이 스멀대며 발끝부터 기어 올라오기 시작한다.
심란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차가운 창문에 이마를 대고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들을 응시했다. 몇 시 일까. 왼쪽 손목을 보았지만 거기에 있어야 할 손목시계는 트렁크 속에 다른 짐들과 함께 뒤엉켜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려 문을 보자 창으로 어떤 아이의 얼굴이 보인다. 아까의 남자애와는 다른 애다. 들어오려는 듯 객실 안을 살펴보고 있는 듯해서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허락의 의미이다. 예의바르게 노크했던 아이는 문을 열고 객실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왔다. 나는 정재현을 본 이후 다시 입이 마르기 시작했는데 이번엔 다른 의미였다. 좌석으로 막 들어온 그 남자애는 그냥 잘생긴 게 아니라 ‘미친 듯이’ 아름다웠다.
만물이라도 비출 듯 커다란 눈동자는 흑갈색으로 흑요석에 견줄 만큼 초롱했고, 검은 눈동자와는 달리 빛나는 은빛의 머리카락은 유니콘의 털처럼 반짝거린다. 날카로운 턱선과 오똑한 콧날은 남자다운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얄팍한 입술은 분홍빛이었고 큰 눈은 내리깔 때마다 속눈썹이 팔랑거려 마치 전설의 요정 같았다. 저 애는 마법으로 만든 인형일까? 아니면 영국에 서식하는 신비한 동물? 이 아이의 미모를 설명하려면 바닷가에서 사람들을 유혹한다는 요정 ‘세이렌’에 빗댈 수밖에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저 아이가 진짜 사람일까, 진지하게 고민하려던 중에 그 남자애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 또한 맑고 청량하다.
“여기 자리 비었니? 앉을 데가 없어서 말이야.”
“아, 나도 혼자야. 앉아도 돼.”
그 애는 가벼운 몸짓으로 맞은 편 좌석에 앉았다. 그 애는 자리에 앉아서 입술을 달싹이고 있었는데, 말없이 보내는 몇 분 동안 느껴 보니 나또한 입술을 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깨닫자마자 온 몸을 휘감는 이 감각은, 분명 ‘어색함’이다. 앞으로 서너 시간은 더 같이 기차를 타야할 텐데 계속 이런 식일 수는 없어서 용기를 내서 말을 걸기로 했다.
“음, 안녕. 이름이 뭐야?”
다행스럽게도 그 애는 기쁜 듯이 대답을 해주었다. 반응속도가 많이 빠른 것으로 보아 아마 내가 말을 걸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이름은 이태용이야. 후플푸프 5학년이고. 넌?"
“내 이름은 김여주고, 난 4학년이야."
“기숙사가 어디야?”
나는 난감했다. 아까 정재현에게도 그랬고 태용에게도 그렇고. 내가 편입생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그와트에 들어가면 어차피 다 알게 될 사실, 지체하지 않고 말하기로 했다.
“사실 나 아직 기숙사 배정을 받지 못했어. 나는 호그와트 편입생이거든.”
“뭐? 편입생?”
“그래. 나는 얼마 전까지 일본의 마후토코로 마법학교에 다니고 있었어. 문제가 생겨서 호그와트로 전학 오게 된 거야.”
태용은 안 그래도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나를 향해 눈을 빛냈다.
“와, 진짜 신기해. 편입생은 처음 봤어.”
“나도야. 호그와트가 생긴 후 처음 있는 일이래.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이기도 하고. 이런 입장이 되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도 얼떨떨하고 그래."
“그래, 그랬겠다. 하긴 나도 호그와트에서 다른 마법학교로 전학 간다면 엄청 느낌이 이상할거야. 2학년 때 덤스트랭이랑 보바통 학생들을 본 적이 있는데 아주 낯설었거든.”
태용은 비현실적인 외모와는 다르게 말을 나누기가 편한 상대였다. 외모만 보면 차갑고 무뚝뚝해 보이는데 실제 성격은 다정하고 어떤 면에서는 조금 여성스럽다고 할까. 나는 스스럼없이 대해주는 태용의 행동이 무척 고마웠다.
“마후토코로는 어떤 학교야?”
“어... 좋은 학교라고 밖에 말할 수 없어서 아쉬워. 호그와트 편입이 결정된 후에 비밀 서약 문서에 맹세했거든, 마후토코로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겠다고. 사실 비밀이라고 할 만큼 내가 아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야.”
나는 영국으로 오기 전 마후토코로에서의 마지막을 떠올렸다. 쇠바다제비 하늘마차에 오르기 전 교장선생님은 나에게 글씨가 써진 종이를 내밀었다. 나는 그 종이에 손바닥을 살짝 대었는데 떼고 나니 손바닥이 있던 자리에 내 글씨체로 이름이 쓰여 있었다.
‘이건 마후토코로 비밀 서약서예요. 다른 학교도 그렇겠지만 마후토코로 또한 다른 학교 마법사들에게 학교의 비밀을 밝히기가 싫답니다. 여주 학생은 앞으로 호그와트를 졸업할 때까지 마후토코로의 중요한 사실을 말하려고 할 때마다 입이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물론 글로 쓰려 해도 써지지 않을 거구요.’
태용은 짙은 눈썹을 늘어뜨리더니 입술을 쭉 내밀었다. 본인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었지만 곁에서 보기에 엄청 귀여웠다.
“아, 아쉽다. 듣고 싶었는데. 나는 늘 다른 마법학교는 어떨까 궁금했거든.”
“미안해. 중요하지 않은 거면 말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 지금은 너랑 말을 해야 하니까 혀가 묶일 수는 없고. 누설은 종이에도 안 써진다고 하니까 나중에 한번 몇 개 써보고 말해줄 수 있는 거면 말해줄게.”
“그래, 다음에라도 들려줘.”
나는 관대한 태용의 답에 웃었다. 태용도 나를 따라 미소를 지었다. 밝게 웃는 그의 얼굴은 차가웠던 첫인상과는 다르게 해맑아서 마치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 기숙사로 배정될지... 정말 너무 궁금해.”
“후플푸프로 오면 친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 혹시 가족 중에 호그와트 출신 있어? 보통 가족 내력을 따라가는 편이 많긴 해. 우리 집안사람들도 거의 대부분 후플푸프 출신이거든. 뭐 가끔 그리핀도르나 래번클로 출신들도 있다고 하지만 말이야.”
“나는 어머니가 호그와트 출신이었는데 아마 래번클로라고 하셨던 것 같아. 어렸을 때 들은 거라 정확하지 않지만.”
“정말? 래번클로는 공부 잘 하는 애들만 가는 데야. 거기 되게 좀 이상해. 기숙사 들어가려면 독수리 석상이 내는 문제를 맞혀야 한대. 그래서 어떨 때 문제가 좀 어려운 날에는 래번클로 기숙사 애들이 독수리 석상 앞에서 모여가지고 답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기도 하고. 근데 또 신기한게 독수리 석상 마음에 들 만한 훌륭한 답을 하면 래번클로 학생이 아니라도 들여보내준다는 거야. 특이하지?”
“진짜? 신기하다. 후플푸프는 어떤데?”
“후플푸프는 기숙사 중에 유일하게 암호에 페널티가 있어. 암호를 틀리면 함정에 빠지거든. 나 1학년 때는 되게 자주 틀려서 아예 한 번은 반장 선배가 들어올 때까지 복도에 서 있었던 적도 있어.”
열차 복도를 돌아다니는 간식카트를 통해 간식을 잔뜩 사서 태용과 나눠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아주머니 댁에 있을 때도 느낀 거지만 영국 마법사 세계의 과자는 일본과는 달라서 재미있다.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며 열차가 성 안으로 들어섰다. 태용과 나는 기차에서 내렸고 -기차 안에 두고 온 트렁크는 마법으로 기숙사에 옮겨지기 때문에 다시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바글거리는 학생들 틈으로 들어섰다. 나는 호그와트 성을 올려다보았다. 긴장과는 다르게 마음이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큰 첨탑과 작은 성들로 이루어진 웅장한 크기의 학교는 어느 누가 봐도 장관이라고 칭송할 만큼 멋있었다.
“자, 1학년들은 이리로! 이리로 와서 나룻배를 타세요!”
태용은 1학년들과 갈라져서 자연스럽게 말 없는 마차로 가는데, 나는 걸음을 멈춰 세웠다. 말 없는 마차를 타고 바로 학교로 들어간다면 기숙사 배정은? 태용 또한 아무것도 모르는 듯 했다. 그 때 나를 잡아끄는 손길이 느껴졌다.
“네가 김여주지?”
돌아본 아이는 갈색 머리칼에 눈동자가 예쁜 여학생이었다. 넥타이는 푸른색으로 그 여자애가 래번클로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는 래번클로 반장 웬디라고 해. 교감이신 플리트윅 교수님께서 너를 따로 데리고 오라고 하셔서.”
나는 태용과 나중에 보자는 인사를 한 뒤 웬디를 따라나섰다. 웬디는 1학년 뒤를 따라가다가 1학년들이 모두 배에 타는 것을 확인한 뒤에, 다른 배를 하나 잡아서 나와 같이 올라탔다. 1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의 학생들은 모두 말 없는 마차를 타고 곧장 연회장으로 간다. 1학년생들은 그들 뒤를 따라오는 우리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다가 다시 관심을 거두었다. 나는 신입생 못지않게 긴장과 설렘에 두 손을 꼭 부여잡았다.
호그와트 입성이 목전이었다.
더보기 안녕하세요, 청포도프레시입니당 최대한 빨리 올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ㅠㅠ 드디어 이번편엔 재현이와 태용이가 등장했어요!!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만큼 멋있게 등장.. 하진 못했지만 나름 이입이 잘되라고 이것저것 짤도 찾아 넣어보았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당ㅎㅎ 암호닉은 늘 받고 있긴 하지만.. 사실 암호닉 신청 해주시는 분들께 뭘 해드릴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고맙고 또 황송하고 그러네요ㅠㅠ 암튼 암호닉은 담편부터 정리해서 글에 같이 올릴게요! 모두 굿밤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