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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정택운차학연] 벚꽃 길에서 만난 우리의 시간은. 1






담담했다. 잃을 사람 하나 없는 학연은 담담하게 병원을 나왔다. 입원이 어떻겠냐는 의사의 말에 병원비 아깝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무용을 하며 행복했던 일들도 이제는 하루하루 날을 세어가며 그 순간들을 기억 해야 한다. 학연은 그냥 걷고 싶었다. 조금씩 굳을 관절, 숨 쉬는 게 불편해질 가슴, 잊어갈 세상. 앞으로 학연이 겪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병원을 나와 한참을 걸은 학연은 하필이면 생생한 봄을 티내는 벚꽃 길과 만났다. 길에서 멈췄다. 아무 생각 없이 벤치에 앉았다. 손바닥을 쫙 펴고 가만히 있었다. 연한 분홍의 꽃잎이 학연의 손바닥 위에 살며시 앉았다. 새 생명의 작은 잎이 학연에게 좋은 향을 흘렸다. 생기 있는 연인들의 표정 이제 막 봉우리를 튼 여린 꽃들 눈처럼 흩날리는 꽃잎들. 방금 학연은 시한부 삶을 통보 받았다.

 

 

 

//

 

 

 

서럽게 울었다. 학연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서럽게 울었다. 손바닥 위에 놓은 꽃잎을 움켜쥐며 주저 앉아 서럽게 울었다. 앞으로 700일, 이년도 안되는 그 시간 내에 학연은 세상과 인연을 끊어야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학연에게 가족은 없었다. 어렸을 때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은 형제도 낳지 않고 학연만 덩그러니 놓고 가버렸다. 낡아 빠진 벤치에 앉아 꼭 쥔 주먹으로 두 눈가를 비비니 쓰려왔다. 붉어진 살은 살아 있다는 발버둥을 치는데 속은 점점 썩어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니 학연은 또 눈물이 나왔다. 이번엔 고개마저 구부려트린 다리 사이에 구겨 넣고 엉엉 울어 재꼈다.

 

“저기요.”


높은 목소리가 학연의 귀에 들렸다. 어깨를 치는 소심한 손가락을 느끼고 학연은 고개를 들어 손가락의 주인을 보았다. 뽀얀 사람이다. 학연은 보자마자 그의 볼에 앙증맞게 붙어있는 먹이 주머니를 보고 생각했다. 눈매는 저렇게 날카로운데 볼이 사랑스럽다고. 그는 학연에게 따듯한 캔 커피를 다리 안에 넣어주었다. 또르르 굴러 학연의 품에 들어간 커피 캔은 따듯했다. 온기가 꼭 어미의 손 같아 학연은 두 손으로 고이 잡았다. 엄마 나 무서워. 엄마는 어떻게 했어? 이렇게 무서운데? 나는, 너무 무서워. 캔 커피를 잡자마자 눈물을 흘리는 학연의 모습에 그는 당황하며 어깨를 토닥였다. 

그는 학연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병실에 입원해 있는 누나를 보려 병원에 온 오늘, 덤덤하게 걸어서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병동에 들어가 한참 있다 나오는 학연을 주시한 그는 누나에게 급히 안부 인사를 하고 학연을 따라갔다. 한참 따라가다 울창한 벚꽃 나무 아래 벤치에 병신처럼 쪼그려 앉아 우는 모습을 보며 그는 카메라를 들어 그를 찍었다. 카메라 안 모습의 학연은 동 떨어진 인물처럼 보여서 사진 자체의 느낌이 오묘했다.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향이 절로 나는 나무 옆, 서럽게 우는 검은 코트의 남자와의 조합이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을 듯 그는 사진 안의 그를 지그시 바라보다 말을 걸었다.

 

 


//

 



한참을 울던 학연은 눈물이 서서히 멈추며 상당히 창피하고 민망했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애처럼 엉엉 울어버리니 저 사람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꼼지락꼼지락 캔 커피를 만지며 학연은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오늘 학원에 가서 가르치던 아이들에게 못하겠다며 통보를 내리고, 교수님께 무용을 포기하겠다고 말씀드리고 그리고, 그리고 나는. 학연은 이제부터 자신의 흔적을 지우려 한다. 내가 죽는 것을 아무도 모르게. 학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아파요?”

 

필요 없이 솔직한 그 사람은 학연이 쥔 꽃잎을 떨구게 만들었다. 네, 아파요. 너무 아파서 차근차근 죽는데요. 뱉어버리고 싶어도 뱉어지지 않는 말이 가슴을 텁텁하게 만들었다. 학연은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아- 짧게 소리 내며 일어섰다. 병원에 또 올 것이냐는 그의 질문에 학연은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뒷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명함을 한 장 건내었다. 꽃잎을 쥔 손이 지금 명함을 쥐고 있었다.

 

“실은 아까 당신의 사진을 찍었어요. 인쇄하면 드릴께요.”

 

그는 이 사진을 주기 싫었다. 동 떨어진 그의 모습이 처량해 보이기도 하고, 자그마한 검은 고양이같아 안쓰러웠지만 그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잔인한 말을 뱉었다. 학연이 화를 낼 줄 알았다. 학연도 자신이 화를 낼 줄 알았다. 학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 돌아 갈 길을 걸었다. 아마 저 사진이 마지막 사진이 될 것이다. 앞으로 사진을 찍지 않을 테니. 그래서 학연은 아무 말이 없었나보다. 그는 학연의 뒷 모습을 찍었다. 주위에 흩날리는 벚꽃들과 다르게 그의 뒷모습은 차분하고 심지어 도도해 보이기까지 했다.

 



//

 


 

학연은 집에 도착해 명함을 보았다.끝이 구겨진 명함은 단촐했다. 옆은 회색에 검은 색의 이름과 번호만이 달랑 적혀있다. 이름은 정택운, 핸드폰 번호 010-7856-6523, 직업은 포토그래퍼.내 모습은 잘 찍었나, 우는 모습이였을텐데. 학연은 민망한 생각에 명함을 내려놓고 핸드폰을 들었다. 전화를 하기에 어색함이 있어 문자를 보낸다. 언제 쯤 받으러 갈까요? 자신이 누군지도 알리지 않았다. 곧이어 바로 오는 문자에는 주소가 하나 와있었다. 그리고 바로 온 문자에 헛웃음을 지었다.

 



-내가 그 쪽한테 관심이 있나 봐요. 꼭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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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ㅠㅠㅠㅠㅠ 너무 느낌 젛다ㅠㅠㅠ작가님 담편 기대돼요!!!
10년 전
새벽달
우앙키얔!!!!!!!!!!!!!!!!!! 오모오모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ㅠㅠ우와 완전제스타일ㅠㅠㅠㅠ작가님 신알신하고갈게요!!
10년 전
새벽달
오모오모 ㅠㅠㅠㅠ 코ㅎ맙습니다 ㅠㅠㅠ 읽어주셔서 더더 코ㅎ맙습니다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헐좋다.....진짜분위기있고좋네요ㅠㅠㅠㅠㅠㅠ헝엉어엉엉슼슼슼다음편기댜려지네요ㅠㅠㅠㅠㅜ신알신!
10년 전
새벽달
허류ㅠㅠㅠ나따위를 신알신 해주신 그대 내 사랑 드세여 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코ㅎ맙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분위기짱짱이에요ㅠㅠㅠㅠ이런글제취향입니다ㅠㅠㅠㅠ
10년 전
새벽달
어머나 ㅠㅠㅠ 읽어주셔서 코마워요 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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