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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 D.O. 전체글ll조회 1381l

 

 

 

 

"아 씨발..."

 

 

 

 

백현은 짜증이 났다. 날카롭게 치켜뜬 눈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인영을 쏘아보던 그는 신경질적인 손놀림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백현의 입에서 여과없이 흘러나온 육두문자에 흠칫- 몸을 떨던 한 명이 아닌 그'들'은 곧 언제그랬냐는 듯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백현에게 다가섰다.

 

 

 

 

"왜 또 욕을 하고 그래, 어울리지 않게 그 예쁜 입술에서"


"뭐래. 변태새끼가"

 

 

 

 

느끼한 남자의 말에 귀를 후비적거리며 딴청을 부리던 백현이 평이한 어조로 센발음을 내었다. 그에 옆에 같이 서있던 또 다른 남자가 쿡쿡거리는
소리를 내며 웃음을 내뱉었다. 이번에도 역시 백현은 그 쪽을 향해 독설을 날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너도 똑같아요, 병신같은게"


"우리 백현이, 오늘 왜 이렇게 신경질적이야? 생리해?"


"미친- 너구나? 경영학과 변태새끼가. 어떻게 된게 주변에 변태새끼들 밖에 없어 쯧쯧..."

 

 

 

 

진심으로 안타까움의 탄식을 하며 백현은 그들에게서 등을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손목에 척하니 감겨있는 시계는 다음 강의까지 약 한 시간 정도가
남았다는 것을 가르켜주고 있었다. 남은 시간을 어디가서 떼울까 고민하고 있는 그는 애석하게도 자신의 공강시간을 그 본인보다 더 잘 알고있는,
아직도 등 뒤에서 자신을 졸졸 따라오며 말을 붙일 구실을 만들고 있는 두 변태새끼들때문에 안그래도 더운 날씨에 속에서 천불이 날 것만 같았다.

 

 

 

 

"아 씨- 그만 좀 따라와요!! 다음 시간 수업 없어요?"


"있지...."


"그럼 좀 가라구요. 수업도 있다면서 왜 자꾸 졸졸 쫓아와. 주인 따라오는 개새끼도 아니고..."


"같이 점심 먹자니까?"


"아, 그러니까 제가 왜요"


"넌 나랑 같이 밥을 먹을 운명이야"


"개소리 좀 작작해요!!"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던 발걸음을 그대로 멈춘 백현이 팩-하고 뒤돌아서 윽박을 질렀다. 그럼에도 뭐가 그리 즐거운건지 그들의 표정은 연신
싱글벙글, 눈 앞에 장난감을 둔 아이처럼 짓궂게 반짝였다.

 

 

 

 

"그러니까 같이 밥 먹어달라고"


"아니, 왜 자꾸 나한테 그래요!! 다른 애들 많잖아요. 같이 밥먹을 친구 없어요?"


"너랑 먹고 싶으니까"


"하- 누누이 말하지만 난 여자가 좋다니까요"


"나도 여자가 좋아-"


"근데 왜-"


"-는 당연한 소리지만 그보단 네가 더 좋으니까"


"... 이런 병신이..."

 

 

 

 

선배만 아니었으면, 하필 점심시간인 4교시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릴 학생회관 앞만 아니었다면, 조금만 덜 잘생겼더라면, 분명 그 매끈한 얼굴에
주먹을 매다꽂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중요한 구실을 하는 남자의 세번째 다리를 미련없이 걷어차줬을 것이라는 사실을 백현은 믿어의심치 않았다.

 

 

 

 

"하- 세훈선배"


"그래 백현아. 이제야 내 마음이 들리니?"


"그게 아니고-"


"그럼 나랑 밥먹으러 갈 마음이 생긴거야?"


"백현이가 왜 너랑 밥을 먹으러 가. 백현이는 나랑 밥 먹으러 갈건데?"

 

 

 

 

너희들은 왜 같은 과도 아니면서 이렇게 날 못잡아먹어서 안달인건데요...

 

꼴에 선배라고 아무리 개같고 선배같지 않은 선배더라도 대접은 해줘야했기에 백현은 끓어오르는 분을 삭이며 이번에는 굳어있는 입꼬리를
억지로 말아올려 미소 비스무리한 것을 지어보였다.

 

 

 

 

"선배들-"


"응?"


"거봐- 백현이는 나랑 먹으러 간다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


"내 목소리가 들리니?"

 

 

 

 

하, 씨발... 자꾸 말 끊지 말라고...

 

 

 

 

"개드립치지 말고... 그렇게 점심이 드시고 싶으시면 두 분이서 알콩달콩 맛있게 드시면 되겠네요"


"아잉. 어떻게 너를 두고 내가 이 인간이랑 밥을 먹니. 난 너랑 먹으려고 이번 시간 수업도 쨌단말야"


"헛수고 하셨네요. 저는 전혀 같이 점심을 먹을 생각이 없는데"

 

 

 

 

눈 앞의 두 남자는 백현보다 머리 하나는 더 올라오는 큰 키와 덩치를 한 채 어울리지않는 어깨 살랑살랑 흔들기 스킬을 구사했다. 본인은 살랑살랑 흔든다고 흔들었을지
모르겠으나 그의 어깨짓은 주변 공기와 파장을 일으켜 마치 바람을 일으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으며 멀리서 본다면 어깨빵으로 위협한다고
보일 수 있을 정도였다. 백현은 아침에 먹은 떡이 덩어리째 식도를 타고 역류할 것 같은 기분에 안그래도 없던 밥맛이 뚝 떨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둘은 아직도 백현이는 나랑 밥을 먹니, 마니 설전을 벌이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 틈을 타 살금살금 그 사이를
빠져나가려던 백현은 자신을 부르는 새로운 목소리에 티격태격거리던 것도 멈춘 채 자신을 향해 시선을 돌린 네개의 눈동자를 마주하게 되었다.


좆됐다. 타이밍 참 거지같고 좋네요.

 

 

 

 

"백현아 여기서 뭐해?"


"응, 너를 어떻게 하면 고문을 잘 했다고 소문이 날지, 장미칼을 쓸까 다른 도구를 써볼까 고민하던 참이었어"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야. 근데 종대 너는 참 볼 때 마다 생각하는건데 너희 어머니는 대체 21세기에 아들 이름을 어떻게 종대로 지으실 수 있는건지 의문이다.
지금이 무슨 일제강점기도 아니고..."


"엄마가 아니라 할아버지야. 그리고 변백현 네 이름도 만만치않아. 꼭 화장실에 있는 무언가를 연상캐 해"


"... 개새끼... 너 나 좋아하는거 맞냐? 아니면 너도 뭐 새디스트? 그런거냐? 괴롭히면서 희열을 느낀다거나..."

 

 

 

 

백현은 미간을 찡그렸다. 좋아한다고 할 때는 언제고 늘 태클을 거는 종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로써 멀쩡한 여자 놔두고 자신의
뒷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 셋이 모였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 백현은 난감했다. 아침 시간에 연달아 세시간짜리 강의를
들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 지긋지긋한 남자들에게 시달려서 그런건지 극심한 피로를 느낀 그가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밥 먹으러 가자"


"밥 못먹어 죽은 귀신이 붙었냐. 뭐 얼굴만 보면 밥을 먹쟤 자꾸. 아니면 내 얼굴만 보면 밥이 생각나냐?"


"야 김종대-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가 먼저 밥먹자고 했거든? 너는 다음에 먹어라?"


"웃기시네. 야, 백현이는 너랑 밥먹는다는 말 아직 안했거든?"


"그러는 너도 같이 밥먹겠다고 안했잖아"


"아, 그러니까- 저는 댁들이랑 같이 밥을 먹을 생각이 없다니까요? 딴데가서 알아보시라고요. 세훈선배도, 준면선배도, 김종대 너도, 오늘은
이만 내 눈 앞에서 좀 사라져줄래? 주름이 늘 것 같아"

 

 

 

 

백현이 고개를 내리깔며 피곤한 눈을 꾹꾹 누르고 있는데 문득 머리 위로 그늘이 지더니 눈 앞으로 못보던 구둣발이 나타났다.

 

 

 

 

"안녕, 백현아"


"...너냐..."


"응. 점심 먹었어? 같이 밥 먹으러 갈래?"

 

 

 

 

고개를 들어 쳐다본 루한의 얼굴이 새하얗게 빛났다. 백현은 곧 실성을 하며 입을 열면 그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는 어이없는
자음남발을 할 것 같아 애꿎은 입술만 꾸욱 깨물었다.

 

 

 

 

"너는 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거야"


"어... 어...?"


"나한테 왜 이러냐고..."

 

 

 

 

다짜고짜 이러는 저의가 뭐냐며 취조를 할 기세인 백현을 얼떨떨하게 바라보던 루한이 곧 특유의 미친개구리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야, 백현이 너를 좋아하니까..."

 

 

 

 

그야말로 게이들의 집합이었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이 학교인건지, 게이바인건지, 게이시티 정모에 와있는건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모든 원흉은 지난 학기에 들었던 교양수업에 있었다. 수강신청을 하다가 시간이 맞지 않아 대충 끼워넣었던 '성과 사랑'이란 강의는 백현에게
진실된 멘붕의 맛을 보여주었다. 뒤늦게서야 강의명도 이상하고 교수는 더 이상하고 학생들은 또라이라는 것을 강의 첫 시간 OT 때에 절실하게
느낀 그가 학과사무실로 달려갔지만 이미 마감되어버린 수강신청정정기간 앞에 무릎꿇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성과 사랑이' 자신이 생각하는
'성'과 '사랑'이 아니었던걸까. 내가 이상한건가. 그 '성'이 그 '성'이 아닌가. 그렇게 한 학기를 울며 겨자먹기로 변백현과 아이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보낸 후에 종강날엔 쌍수를 들고 쾌재를 부르며 '만세-'를 외쳤거늘... 두 번 다시 볼 일이 있어선 안되며 보고 싶지도 않았고 볼 일도 없을거라
여겼던 그의 생각은 개강 첫 날, 보기좋게 빗나갔다. 멀쩡하게 있을거 다 달고 나온 사내들이 같은 신체구조를 가진, XX 염색체가 아닌 자신같은
XY 염색체를 보며 침을 삼키고, 아랫도리를 기립시키는 것을 보며 백현은 이들이 진정한 이 시대의 미친놈들이라 결론지었다.
우리 학교엔 수많은 별난 동아리들이 있지만 그 중에 동성애자의 모임이라던가 게이 동아리가 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백현이 이렇게 진지하게 그들에 대해서 고찰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변백현과 아이들'에서 '아이들'을 맡고 있는 그들은 당사자인 백현을 빼놓고
자기들끼리 백현이 나와 점심을 먹어야하는 101한가지 이유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아니, 당사자인 나는 관심도 없는데 왜 지들끼리 나를 가지고 호모치정극을 찍는건데...

 

 

 

 

"하, 이젠 짱깨 너 마저..."


"어? 백현아? 뭐라고?"


"아, 아니야... 아무것도..."


"방금 짱 어쩌고 한 것 같은데..."


"아, 하...하... 어... 루한 너, ㅉ...짱이라구"


"그래...? 다행이다. 잘 보이고 싶었거든..."

 

 

 

 

루한이 조금 볼을 붉히며 눈을 휘어접어 백현을 향해 해사하게 웃어보였다.

 


아, 아... 이건 아니야... 이건 정말이지...

 


그들이 무엇을 하던 뭐라고 짓껄이던 백현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다간 본인마저 이상해질 것 같은 느낌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충 엉덩이를 툭툭 털고 급하게 벤치 앞을 벗어나려던 그는 갑작스레 자신 앞에 나타난 장애물을 발견하지 못한 채 콩-하는 귀여운 소리를
내며 부딪힌 뒤 바닥과 찐한 스킨십을 나누었다.

 

 

 

 

"아야..."


"어, 미안해요. 갑자기 튀어나와서 미처 피할 새가 없었어요"

 

 

 

 

바로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에 울상을 짓던 백현이 고개를 들어올려 목소리의 주인공과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머엉...

 

 

 

 

"괜찮아요...?"


"에..? 에.. 네..."


"내 손 잡고 일어날래요?"

 

 

 

 

남자가 백현을 향해 곧게 뻗은 긴 손을 내밀었다. 손을 잡기 무섭게 강한 악력으로 자신을 끌어올리는 남자에 의해 백현은 벌떡 일어설 수
있었다. 손수 백현의 옷에 묻은 흙까지 털어주는 세심함을 보인 남자가 백현과 눈을 맞추며 씨익 웃어보였다. 백현이 아려오는 엉덩이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 다쳤어요? 많이 아파요...?"

 

 

 

 

슥슥- 망설임없이 손을 뻗은 남자가 이번에는 백현의 손이 아닌 미간을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꾸욱꾸욱 눌러 펴주더니 싱긋 웃었다.

 

 

 

 

"찡그리지마요. 주름생길라"

 

 

 

 

어... 엄마... 어떡해... 엄마 아들, 게이가 되려나봐요...

 


백현이 두근두근 뛰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떨리는 동공을 남자의 눈에 맞추었다. 등 뒤에서는 여전히 시끄럽게 떠들던 그들이 백현을 향해
무어라 말을 걸고 있었지만 백현의 귀에는 그저 웅얼거리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더니 그마저도 점점 멀어져갔다.

 

 

 

 

"ㅇ...이름이 뭐예요...?"

 

 

 

 

매마른 입술을 축인 백현이 눈을 위로 귀엽게 올려뜨며 답지 않게 수줍은 목소리로 물었다.

 

 

 

 

"내 이름은..."

 

 

 

 

귓가로 다시 한 번 남자의 달팽이관을 울리고 유스타키오관을 전율하게 만드는 달착지근한 목소리가 꿀처럼 흘러들어왔다.
백현은 실감했다.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라는 말은 그저 우스갯소리가 아닌 진실이었음을.

 

 

 

 

 

 

 

 

 

 

 

 

 

 

중간에 '짱깨'는 전혀 악의없이 쓴거예요 그냥 백현이의 짜증을 표현하기 위해서 우리가 쪽바리 짱깨라고 말하듯이 사용한거니까

유들유들하게 넘어가주세요;ㅅ;

그리고 다들 그렇게 게이가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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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이쿠야 저 마지막 사람이 경수였으면...하고 살짜쿵 바라지만 그렇기엔 너무 키가 큰가요...ㅋㅋㅋㅋㅋㅋㅋ 잘 보고 갑니당!!!!
10년 전
Lovely D.O.
오백을 바라셨군요...ㅋㅋㅋㅋㅋ 저건 그냥 알아서 원하는 사람 끼워넣고 상상해주심 될 듯 해용...ㅎㅎㅎㅎ 저는 주로 그래도 큰 공을 선호하기 때문에...;ㅅ; 봐주셔서 감사해용ㅎㅎㅎ
10년 전
독자2
ㅎ...다들 그렇게 게이가 되지요...목소리 굵고 매너좋고 키가 큰 남자는 크리스???찬열이?????누구든간에 좋네요ㅜㅜ백총진짜좋아하는데ㅜㅜㅜㅜㅜ신알신하고가요ㅎ
10년 전
Lovely D.O.
딱히 누굴 겨냥하고 쓴건 아닌데 쓰고나니 찬열이랑 비슷한 듯 해요....찬백 짱(엄지척) 신알신 감사해요ㅎㅎ
10년 전
독자3
잌ㅋㅌㅋㅋㅌㅌㅌㅌㅋㅋ좋네욭ㅌㅌㅌㅌㅌㅌㅋ뭔가찬녈이같음!!
10년 전
Lovely D.O.
저도 딱히 누구 생각하고 쓴건 아닌데 쓰고보니 찬뇨리 같아서.. 찬백은 사랑입니다...♡
10년 전
독자4
헐 변백현이 드디어 눈을뜨나옄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 다들 그렇게 77ㅔ이가 되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Lovely D.O.
드디어 눈을 뜬거죠...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백현아 웰컴 투 77ㅔ이월드!!!
10년 전
독자5
짱개가중국어로장궤이라는건데....주인님이라는뜻이에욬ㅋㅋㅋㅋㅋㅋ//////주인님이라닠ㅋㅋㅋㅋㅋ
10년 전
Lovely D.O.
어맛 그런가요??!! 좋은 정보 감사요!!헐...주인님.......으아닉 주인님......... 백현이 속으로 루한이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의심미)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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