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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Lovely D.O. 전체글ll조회 821l

 

 

 

 

 

그 일이 있은 후로 하루, 이틀 며칠이 지나도 경수는 학교에 오기는 커녕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
처음엔 자신이 내뱉은 말로 인해 상처받았을 경수때문에 슬쩍 죄책감이 들던 종인은 며칠이 지나자 다시 평소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경수가 계속 학교에 나오지 않고-사실 학교에 나오는지 어떤지도 잘 몰랐다. 전공을 제외한 모든 강의가 달랐으니까- 다른 친구들과도
연락조차 되지않자 슬슬 마음 속에 불안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종인이었다.
경수는 정말로, 그 날 이후 종인의 앞에 모습을 나타내기는 커녕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았다.
종인이 원하는대로, 또 자신이 말했던대로 종인의 앞에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을 작정인 모양이었다.

 

한 편, 경수는 종인에게 모진 말을 듣고 그대로 강의실을 뛰쳐나간 후, 집에도 들어가지 않은 채 밤새 술을 퍼마셨다.
마시고 마셔도 지워지지 않는 그 말에 경수는 그자리에서 무너져내렸고, 결국 숙취와 마음의 상처로 인해 학교에 나올 수 없었다.
처음엔 너무 슬프고 속상해서 하루종일 아무 생각없이 집 안에서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며 지냈지만, 이렇게 슬퍼하기만 하고
무기력하게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 경수였다. 자신이 상처를 받았든 어쨌든 세상은 그대로 돌아가고 종인 역시 아무렇지 않을게
뻔했으니까. 도저히 종인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 휴학이라도 할까 고민했지만 막상 대책없이 휴학을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싶기도 하고
어차피 종인의 강의시간표 쯤이야 꾀고 있으므로, 전공을 제외한 다른 강의는 종인을 피해서 살짝 듣고 다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복수전공을 하면서도 머리가 좋아 꽤나 좋은 학점을 유지하고 있던 경수에겐 아쉽긴 하지만 전공 하나 포기한다고 해서 세상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비록 그게 주전공일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다신 종인의 얼굴따윈 보고싶지도 않은 경수였다.
아니, 사실 보고싶긴 하지만 종인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종인이 했던 말이 고스란히 떠오르는데, 얼굴을 보게되기라도 한다면
그 땐 정말 아무런 힘없이 주저앉아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차피 둘이 한 사랑도 아니었고 애초에 자신 혼자 좋아하던 짝사랑이었으니 마음만 다잡으면 그깟 김종인 쯤이야 얼마든지
떨쳐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경수가 다시 기운을 차리기 위해 굳게 다짐했다.

 

그리고 그 날부터 경수는 다시 학교에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전공을 제외한 모든 강의에.
혹시라도 종인과 마주치기라도 할까봐 늘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주위를 살피며 힘들지만 착실하게 수업을 들었다.
친구들과 만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자신의 얘기가 종인의 귀에 들어가는건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락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며칠을 학교에서 수업만 듣고 집으로 향하는 집-학교-집-학교의 모범생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듯한
목소리에 경수가 흠칫하며 뒤를 돌아봤다.

 

 

 

 

 

 

"경수야!!"

 

"아... 찬열이랑 세훈이랑...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다행히 자신을 부른게 종인이 아닌 친구들이어서 안심한 경수가 둘을 향해 살풋 웃어보였다.

 

 

 

 

 

 

"경수야... 너 이제 괜찮아?? 안그래도 말랐는데... 살빠진 것 좀 봐..."

 

"야 임마!! 살았는지 죽었는지 이 형님한텐 연락이라도 해줘야 할 거 아니야!!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꼴이 이게 뭐야? 피골이 상접해가지고. 저승사자가 친구하자고 하겠다. 밥은 먹고 다니냐?"

 

"미안... 사정이 좀 있었어... 생각할 것도 좀 있고... 걱정해줘서 고마워"

 

"됐다 됐어- 이렇게 무사한거 보니까 마음이 좀 놓인다. 그나저나 수업은 왜 안나오는거야?"

 

"아... 나 그냥 복수전공 포기하려고..."

 

"혹시... 종인이새끼때문에 그러냐? 그런거라면-"

 

"아니- 어차피 복수전공하면서 조금 힘들기도 했고 적성에도 안맞는 것 같고.. 그냥 다른 과 부전공으로 넣으려구..."

 

"야.. 그래도..."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얘들아 나 이만 가볼게, 다른 애들한테도 안부 전해주고. 다음에 보자, 안녕!"

 

 

 

 

 

 

미처 세훈과 찬열이 뭐라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싹둑 잘라버린 경수가 인사만을 남긴 채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남겨진 두 사람만이 경수의 뒷모습을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 길로 바로 친구들과 종인에게 달려간 둘이 학교에서 경수를 봤다며 얘기했고, 친구들은 경수의 상태를 무척이나
궁금해했다. 그리고 종인에게 무조건 경수에게 사과하라며 종인을 달달 볶기 시작했다.
사실 앞에선 내가 왜 그래야하냐며 뻔뻔스럽게 군 종인이지만 내심 경수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이미 지나간 일이었으므로 경수를
만나면 사과쯤이야 해줘야겠다 하며 벼르고 있었다. 이런 자신이 쿨한 남자라고 생각한 종인이었지만, 뒤늦게 쿨해봤자 별로 쿨해보이지도
않거니와 그냥 지나간 일에 목매고 별거아닌 일을 크게 부풀려 사고를 치는 찌질이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그 다음날부터 종인은 혹시나 지나가다가라도 경수를 만나면 어떻게 사과의 말을 해야할까 나름의 고민을 하며 경수와 만나길 기대했지만
경수는 역시나 나타나지 않았다. 작정하고 종인의 동선을 파악해 종인을 피해다니는데 어떻게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괜히 눈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했나 하며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종인은 결국 학교 안에서 '도경수 찾기' 프로젝트에 돌입하기로 결심했다.
그 프로젝트란건 사실 말만 거창하지 별거 없었다. 그저 자신의 강의는 내팽겨치고 하루종일 학교 안을 전전긍긍하며 경수의 뒷통수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것 뿐. 처음엔 드디어 사과하기로 마음 먹은거냐며 좋아하던 친구들도 점차 교수들에게 둘러대기 지친 것인지 이젠 그만 좀
하라며 쯧-하고 혀를 찰 뿐이었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 '포모남' 김종인은 쓸데없는 일에 불타올라 결국 친구들에게까지 손을 뻗쳐
경수가 어떤 강의를 듣고있는지 알아내 시간표까지 손수 제작하는 열의를 보였다.
마침내 완성된 시간표를 보며 자신과 겹치는 강의가 전공뿐이 없음을 알게 된 종인이 '내가 이렇게 얘한테 무심했던가' 하며 약간의 미안함을
느낀 것도 잠시, 곧 경수가 수업을 듣고 있을 강의실 앞에서 잠복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곧이어 만나게 될 경수와의 스릴있는(?) 첫인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는 것도 잠시,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우르르 빠져나오면
경수는 어떻게 종인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기라도 하는 건지 종인이 자각하기도 전에 이미 자리를 뜬 뒤였다.
이렇게 기세좋게 연달아 강의 2개를 허탕친 종인이 마지막 교시의 강의는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 하나로 눈알이 빠지도록 강의실의 문을
주시했다. 드디어 강의가 끝나고 학생들이 쏟아져나오는 사이에서 종인은 오랜만에 낯익은 비죽 튀어나온 연갈색 머리통 하나를 발견했다.
일단 다가가 말이라도 걸어야겠다 생각했지만 종인은 앞문에, 경수는 뒷문쪽으로 나오는 바람에 학생들이 다 빠져나가고 종인이 허둥지둥
쫓아가봤자 코너를 돌았을 때 이미 경수는 사라지고 난 후. 이렇게 오늘도 프로젝트에 실패한 종인이 내일의 성공을 기원하며 축처진
어깨로 돌아섰다. 그리고 그런 종인의 뒷모습을 벽 뒤에 숨어 바라보던 경수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경수가 이렇게 종인을 피하는 이유는 말했듯이 종인을 다시 보면 다잡았던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서였다.
언제까지 이런 상태로 종인을 피해다닐 수 있을까 걱정하던 경수도 이내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야! 도경수..!!"

 

 

 

 

 

 

다음날 역시 마찬가지로 경수의 강의실 앞에서 대기타고 있던 종인은 전날과는 다르게 이번엔 경수가 모르게 숨어있었다.
그리고 경수는 내심 오늘은 종인이 안왔나 주위를 둘러보다 이 때다 싶어 얼른 강의실을 빠져나가는데, 종인이 뒤에서 경수를
불러세웠고, 경수는 놀란 것도 잠시,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
차마 종인의 얼굴을 마주볼 수 없던 경수가 그자리에 못박힌 듯 서있자, 종인이 경수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얘기 좀 해"

 

"무슨 얘기.. 난 너랑 할 말 없어"

 

"내가 있어. 그리고 사람이 말할 땐 얼굴을 봐"

 

"난 없다니까? 나 다음 수업 들어가야하니까 이만 가."

 

"야..!!"

 

"뭐!! 뭐!! 너 진짜 어이없다- 나 다음 수업 있다구. 적어도 수업이 끝날 때까진 기다려줘야하는게 예의 아니야?"

 

 

 

 

 

 

계속 고개만 숙이고 있던 경수가 막무가내로 나오는 종인 탓에 결국 고개를 들곤 대들듯 말했다.
처음으로 경수가 자신에게 버럭 성질을 내듯 말하자 당황한 종인이 결국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물러났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종인때문에 수업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경수는 애꿎은 펜 끝만 잘근잘근 씹었다.
세훈에게 전해들은 얘기로는 종인이 벌써 며칠 째 수업도 듣지 않은 채 자신의 뒤만 졸졸 쫓아다닌다는 것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수업이나 들어가라고 할껄 그랬나 하고 어느새 또 종인의 걱정을 하고 있는 경수였다.
끝나지 않기만을 바랬던 3시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업이 끝나고 경수는 서서히 하교를 위해 빠져나가는 학생들 틈에서
느릿느릿 가방을 챙기기 시작했다.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진즉 빠져나갔겠지만 앞에서 죽치고 있을 종인때문에 불가능했다.
하지만 경수가 종인의 말을 들어줄 생각은 결코 없었다. 단지 빨리나가면 그만큼 종인을 마주 볼 시간이 늘어날 뿐이니까.

 

 

 

 

 

"도경수- 이제 얘기 좀 할 마음이 생겼어?"

 

"무슨 얘기- 난 아까 분명 할 말 없다고 했잖아. 네가 할 말이 있다고 해도 내가 그걸 들어야 할 의무는 없어."

 

"분명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 건 너였어"

 

"내가? 언제 그랬는데? 난 분명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는게 예의 아니냐고 한거지 기다리란 소린 안했어.
그러니까 비켜-"

 

"하- 얘기 좀 하자니까? 그깟 한 마디 들어주는게 그렇게 힘드냐?"

 

"들어주기 힘들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듣기 싫다고- 알겠어? 네 얼굴 꼴보기도 싫고 네 목소리도 듣기 싫고 지금 네가 내 앞에
있는 것도 짜증나. 알아들어? 아니, 네가 그렇게 원하던대로 네 앞에서 사라져서 네 눈 앞에 띄지도 않고, 말도 안걸고,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조용하게 다니면서 다 알아서 피해주는데 왜? 이젠 그것도 짜증나? 아예 나란 존재가 사라져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이래?"

 

"야, 너.. 내가 말하는게 그런 뜻이 아니잖아- 난 단지 사과하려고..."

 

"사과? 사과 좋아하네- 내가 그렇게 쫓아다니면서 내가 한 짓도 아닌 일에 대해서 사과하려고 할 땐 거들떠도 안보고 무시하던 사람이
누군데 그래? 진짜 어이가 없네- 그럼 이제 내 기분을 좀 알겠어? 얼마나 비참하고 좆같은지-"

 

 

 

 

 

 

여태껏 참아왔던 억울함과 분노가 폭발이라도 한 듯 경수는 종인에게 거의 숨도 쉬지않고 말을 뱉어냈다.
특히 평소와는 다른 태도로 종인을 대하고, 거친 말까지 사용하는 경수를 보며 종인 또한 당황의 눈빛을 띠었다.

 

 

 

 

 

 

"사과? 그래, 사과라고 했지? 그깟 사과, 나는 누구랑은 다르니까 한 번에 쿨하게 받아줄게. 이제 사과 받았으니까-
다신 보지 말자. 그럼 계산 끝난거지? 그러니까 난 지금까지 내가 그랬던 것처럼 네 눈 앞에 띄지도, 나타나지도 않을테니까
너도 더 이상 나 따라올 생각 마"

 

 

 

 

 

 

 

 

 

 

 

 

경수가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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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시원햏ㅎㅎㅎㅎ 아 카디 행쇼해야 되는데 왜이렇게 후련하죸ㅋㅋㅋ
10년 전
Lovely D.O.
저도 감정이입해서 막 퍼부으면서 썼어요.. 제가 써놓고 왤케 후련한지...ㅋㅋㅋ 뒤에 더 있어요..ㅠㅠ 좀 더 퍼부어야해... 종인이 미안...ㅠㅠ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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