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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의 사이 전체글ll조회 424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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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찡] [낑깡] [8월의 겨울] [봄꽃] [열시십분] [여름밤] [호시 부인] [디케이] [쑤하진] [아니아니] [슝]  [스팸] 

 

 

캔버스와 물감 [물감 열세 방울] 

 

 

 

'순영아', 그렇게 말하며 웃어 보인 것이 무색하게도 뒤이어지는 것은 넓은 복도를 한가득 채운 정적이었다. 

 

흔들리는 시선을 권순영에게로 향하면 그저 목에 걸려 쥔 메달을 손에 쥔 체 메달 표면 위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리고 있었다. 그런 권순영의 모습에 겨우 고정시킨 시선이 다시금 흔들릴 때쯤, 자그마한 권순영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다시, 다시 불러줘" 

 

 

 

그렇게 말하며 마주쳐진 권순영의 눈동자가, 왠지 모르게도 반짝이는 듯해 나는 다시금 입을 열어 권순영의 이름을 불렀다. 

 

 

 

"...순영아" 

 

 

 

그리고 내뱉어진 권순영의 이름은 마주쳐진 권순영의 시선 때문인지, 이상하리만치도 잘 내뱉어지지 않았다. 붙어져 있는 입술을 겨우 벌려내어 비집고 나온 권순영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이상하리만치도 떨렸다. 

 

그리고, 그런 나의 부름에 권순영은 마주치고 있던 시선을 내리고는 자신의 손을 눈 위로 포옥, 덮어버렸다. 

 

 

 

"봄아, 세봄아" 

 

 

 

아, 또다. '봄아', 갑작스레 권순영에게 불렸던 어색한 그 단어가 또다시 들렸다. 그저 이름의 가장 끝 글자를 따 부르는 건데. 그저, 그럴 뿐인데. 

 

권순영의 입에서 나오는 저 말에 가슴께가 왜 그리도 간질거리는지. 

 

 

 

"...잘했어, 수고 많았어" 

 

 

 

권순영의 눈을 가리고 있던 권순영의 손은 스르륵, 내려가 권순영의 입 위를 덮어내렸다. '잘했어', 듣기 좋게 울리는 음성에 이번에는 내 손이 나의 입가로 향했다. 아, 분명 오늘 아침이 얹힌 것이 틀림없다. 분명히.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속이 울렁거릴 리가 없었다. 

 

 

 

"세봄아?" 

 

 

 

정말, 그런 게 틀림없어야 했다. 

 

 

 

무단으로 1교시를 반이나 빼먹고는 반으로 향하는 걸음이 무거웠다. 가라앉은 나의 표정에 권순영은 뭐가 그리고 자신만만한지 괜찮을 거라 말했고,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지만 전혀, 괜찮을 리가 없었다. 긴장되어 굳은 손을 한번 쥐었다 펴낸 뒤 문을 열자 수많은 시선들이 나에게로 쏠렸다, 이내 흩어지고는 선생님의 시선만이 남았다.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흩어지는 시선들에도 잠시. 꾸준하게 향해지는 선생님의 시선에 마른 입술을 혀로 축였다. 아, 선생님한테는 뭐라고 말해야 하지. 

 

 

 

"아파서 보건실 갔다 온다는 소리는 들었다. 어서 자리에 앉아" 

 

 

 

전혀 전한 적 없는 말을 들었다 전하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얼떨떨하게 대답을 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칠판에 분필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조용해진 교실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진짜, 괜찮다. 

 

권순영의 말이 맞았다. 정말 괜찮았다. 선생님의 추궁도, 힐끔힐끔 닿아오는 아이들의 시선도 없었다. 마치 아까 전 일이 없었던 것 마냥. 권순영의 말처럼, 괜찮았다.  

 

 

어쩌면 권순영의 말에는 마법이 들어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과 함께, 순식간에 풀어진 긴장에 작은 숨을 내쉬며 눈두덩이 위를 손가락으로 꾹꾹, 매만졌다. 그러다 비죽, 책상 서랍에서 튀어나온 공책으로 시선이 향했다. 공책 속 끼워진 연필 부분을 펼치자 살짝 흐릿한 형태의 권순영의 모습의 그림이 보였다. 길게 찢어진 눈이 둥글게 휘어지고, 동글동글한 양 뺨에, 부드럽게 올라간 입술이. 방금 전 보았던 권순영의 모습과 같았다. 

 

약간 굳어진 오른손을 가볍게 풀어내고는 공책 위에 놓인 연필을 잡고는 종이 위로 선을 그어내렸다. 부드럽게 그어지는 선들이 옅은 선들 위를 덮어내렸다. 

 

 

 

"됐다" 

 

 

 

지우개 가루가 이리저리 놓인 종이 위를 가볍게 '후', 하고 불자 지우개 가루들이 바람에 사라지고는 오로지 종이 위에 그려진 그림만이 남았다. 권순영과 처음 만났던 5월에 그렸던 그림이, 8월의 끝자락에 선 이제야 완성이 되었다. 

 

 

조심스레 종이 위를 손가락으로 쓸어내리자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울렸다. 또다시 속이 울렁였다. 

 

 

 

아, 어쩌면 가슴께에 얹힌 건. 아침밥이 아니라, 권순영이 아닐까. 

 

 

 

 

조금은 짧은 캔버스와 물감이네요 ;ㅅ; 마무리를 꼭 세봄이의 저 말로 마치고싶어 조금 내용을 잘라냈어요. '아, 어쩌면 가슴께에 얹힌 건. 아침밥이 아니라, 권순영이 아닐까.' 저는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이름 변환을 하려했으나 제가 쓰는 세봄이란 이름에 끝 글자를 따 부르는 순영이의 대사에서 봄이, 는 변환이 되지 않네요 ;ㅅ; 양해 부탁드려요. 그리고 순영이, 세봄이와 함께 좋은 새해가 되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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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낑깡이예요. 설에도 캔버스와 함께 해서 너무 행복합니다. 저는 캔버스 보러 올 때마다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약간 어린왕자의 여우의 말이 생각난다고 해야할까요? 수고했다는 그 말을 건네는 순영이의 마음이 너무 예쁘고 애뜻하게까지 느껴져요. 순영이는 봄이에게 저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벅차오르는 감정을 숨기고 또 속으로 먹었을까요. 봄이에게나 이 글을 읽고 있는 저에게나 순영이는 선물과도 같은 존재예요. 사랑을 주고, 따뜻함을 느끼게 해 주고. 어쩌면 가장 당연한 일을 봄이는 이제서야 순영이로 인해 경험하게 되네요. 제 마음 속에서도 순영이가 얹혀있는 건 아닐까요? 사이님. 제 죽어있는 연애 세포를 살려주셔서 감사해요♥ 요새 많이 두근두근 느끼고 갑니다. 히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순영이와 봄이의 따뜻한 기류 따라 사이님도 따뜻하게 보내고 오셔요!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설에도 함께하는 캔버스와 물감이죠! ㅎㅎ♥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 어린왕자인데 캔버스와 물감을 그런 예쁜 책 속 구절에 빗대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 저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기까지 순영이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거쳤을까요, 그리고 그만큼 예쁜 마음이겠죠. 봄이에게도, 낑깡님에도. 어예쁜 선물같은 존재가 됐다는 게 너무 기뻐요. 추운 겨울 날 따뜻함이 되어드렸다면 충분히 행복한 일이니까요ㅎㅎ♥ 낑깡님 말씀처럼 봄이는 가장 당연할 일을 순영이로 인해 처음 겪게 되었으니까요. 더 따뜻할거에요. 늦었지만 낑깡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봄이와 순영이처럼 따뜻한 설을 보내시고 오셨기를 바래요 *'♡'*!
7년 전
비회원221.88
쑤하진/서로의 이름을 뱉어낼 때 저도 덩달아 숨이 안쉬어지고ㅠㅠㅠ막 벅차고ㅠㅠㅠㅜ흐엉 서로에 마음에 물들듯이 점점 마음이 번지고 커져서 서로 너무 행복해 하는게 보기 좋아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도 즐거운 설 보내세요♥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하진님 심호흡..! 오늘 하진님의 표현이 너무 예뻐요ㅠㅠㅠㅠ 서로의 마음에 물들듯이 점점 마음이 번지고 커진다니..너무 예쁜 감상평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쁜 댓글 볼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늦었지만 즐거운 설을 보내셨기를 바래요 *'♡'*!
7년 전
삭제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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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아직 겨울이지만 두 아이들은 봄 속에 있으니까요..! ㅎㅎ♥ 오늘 봄을 가득 담은 화로 찾아뵐게요!
7년 전
독자3
아니아니에요 설 때문에 너무 바빠서 이제서야 읽어버렸어요 순영이 때문에 울렁거리는게 이제 좋아하는걸 느껴서겠죠..!? 그거였으면 하는 바램이 그게 아니면 순영인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저도 바빠서 이제야 답글을 다네요ㅜㅜ! 좋아하는 걸 느끼는 건 아주 조금만 더..? 그래도 순영이는 놓아주세요ㅎㅎ♥ 저도 예쁜 댓글 너무 감사드리고요, 늦었지만 다시 한번 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7년 전
독자4
호찡이에요 으아 저 심장 부여잡으면서 봤어요ㅠㅠㅠ 여주가 차차 순영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이 보이고 그 과정에서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 참 기분이 좋네요ㅎㅎ
작가님! 즐거운 명절 되세요❣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지금쯤이면 심장이 진정이 되었겠죠! ㅋㅋㅋㅋㅋ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이 보여졌다는게 너무 기쁘네요ㅎㅎ♥ 앞으로 아이들은 더 행복해질테니까요, 앞으로는 기분이 더 좋아지실거에요*'♡'*! 늦었지만 호찡님도 즐거운 명절을 보내셨길!
7년 전
비회원74.82
슝이에요! 크헙.. 최고의 대사인 듯 합니다.. 어쩌면 가슴께에 얹힌 건. 아침밥이 아니라, 권순영이 아닐까 라니..
점점 더 달달해지는 기분이랄까.. 이런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저에게 있어서도 최고의 대사들에 뽑히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 저 대사를 쓰고 난 뒤에 저도 제 양 볼을 잔뜩 주물렀습니다ㅎㅎ 저야말로 항상 감사해요 슝님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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