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blematic idol) : 03 민윤기번외①
2017. 01 - ⓒ 뷔상사태
“ 우리윤기는 언제가 제일 신나 ? ”
“ 피아노칠때 ! ”
“ 윤기는 피아노 칠때가 제일 좋구나 ?
엄마도 윤기가 피아노칠때가 제일좋아. ”
“ 정말 ? ”
“ 그럼 ~ 정말이지.
엄마는 윤기가 멋있는 피아니스트가 됐으면 좋겠어. ”
“ 엄마 ! 가수는 어때 ? ”
“ 음~ 윤기가 좋은 노래로 슬픈사람들도
웃게 해주고, 좋은 노래를 만들면 엄마야 당연히 좋지요 . ”
“ 그럼 나 커서 가수할래 !
그래서 좋은노래 많이 만들고 ! 엄마한테도 노래 만들어줘야지 ~ ”
“ 씨발 … ”
또 똑같은 사람, 똑같은 말, 똑같은 꿈
헤어나올 수 없는 지옥을 걷는 듯한 기분이였다.
“ 아그야.
가만히 있어라, 소란피우지말고. ”
“ 풀어. 씨발. ”
“ 고삐리라 패기는 왕성하네.
사태바악못하고 소리를 빽빽지르는 것 보니까. ”
“ 니들 뭐야. ”
“ 니 애미가 돈을 안값았는 데,
전화도 안되고 실종돼버렸다네 ?
그래서 유일한 빗줄인 너를 친히 데리고 온거고. ”
“ … 돈 ? ”
“ 니 애비 첫 사업 망했을 때,
느그 애미앞으로 다 값는다고 해서 명의 돌렸지.
그런데 니 애비는 두다리 뻗고 잘 자겠더라 ?
그렇게 성공할 줄 알았으면 니 애비한테 빚값으라고 하는 건데.
애미만 불상하게 됐지. 이혼당하고 우리한테 쫒기는 꼴이니. ”
“ …죽었어. 니들이 찾고 있는 우리 엄마. ”
“ 안죽었어 니 애미.
그러니까 우리가 찾고다니지않을까? ”
“ 닥쳐. 죽었으니까. ”
그 새끼는 내 뺨을 툭툭- 쳤고
거친 손바닥이 반갑지 않았다.
“ 치워. ”
고개를 빳빳하게 들었다.
더러운 손길로 내 얼굴을 만지는 게,
역겨워서.
“ 윽- ”
내 배를 발로 걷어찼고, 복부 전체에 통증이 느껴졌다.
역류한 것일까, 입에서는 피를 토했고 사방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몇 대를 더 가격당하고 나서야, 잠잠해진듯했고 내 얼굴을 잡고는
쳐올렸다.
“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는 건 못배웠나보네. ”
“ 니같은 짐승 새끼들은 반도 못배웠으니 아가리나 묵념해.
개짖듯이 짖지말고, 사람새끼가 왜 그러고 사니. ”
그 이후로 몇대나 더 가격을 당했는 지 모르겠다.
눈을 뜨니 피를 얼마나 흘렸는 지, 머리가 지끈거리고 세상이 빙빙돌며
피 비릿내가 컨테이너를 가득 채웠다.
테이블 위에 있던 칼심으로 묶겨 있던 테이프를 풀었다 .
체감으로 묶겨 반나절 이상을 있었던 것 같은 데, 하 … 어지러워.
무거운 공기에 숨이 탁 막힌 나는 비틀거리며 그 곳을 빠져나왔다.
“ 여보세요……? ”
[ 민윤기 어디야. ]
“ … 어디야, 전정국.
쫌 달려와라. 나한테. ”
“ 민윤기 … 몰골이 왜그러냐. ”
“ 난 부모라는 새끼가 더러운새끼들인건 알고 있었는 데.
이렇게 엮겨운 놈들인건 몰랐다. ”
“ 후 … 무슨 일인데. ”
바이크를 타고는 집으로 들어왔다.
이성을 상실한 나는 주체할 수 없는 화를 애써 다스리려고 했지만,
쇼파에 앉아 뭐가 그렇게 천하태평인지 희희락락 대화를 하고 있는
아버지에 앞에 섰다.
“ 엄마 어딨어요. ”
“ 무슨 말 하는 거니. ”
“ 그냥 죽이고 싶었던거겠지. ”
주먹을 불끈쥐며 머리에 핏대를 세우는 아버지 앞을 가로막고 서서는
가증스러운 눈빛으로 아버지를 말리는 새엄마의 얼굴을 보니
치가 떨릴 지경이였다.
“ 여보. 참아요 … 내가 부족한 엄마여서 그래요.
내가 다 부족한 탓인데 … ”
“ 아빠 돈만 믿고 내 걸려있는 건 그 쪽 아닌가 ?
부족한 엄마 ? 그걸 알았으면 염치 없이 붙어있질 말아야지. ”
“ 민윤기. 엄마한테 무슨 말버ㄹ… ”
“ 엄마요 ? 누가. 이 아줌마가 내 엄마라고 ?
엄마 당신들이 죽인거잖아. 그래 직접적으로 죽이진 않았겠지.
지옥까지 내 몰아놓고는 두발뻗고 잘사는 꼴이 가관이네.
아니면. 정말 죽였나 ? ”
찰싹 -
“ 네가. 널 어떻게 키웠는 데.
네 엄마가 널 어떻게 키웠는 데. ”
“ 씨발. 누가 날 키워.
누가 내 엄마야.
아버지빚 엄마한테 다 돌리고,
엄마를 보란듯이 내쫒아 ?”
“ … ”
“ 그래요. 이미 둘이 잘 먹고 잘 살려고 마음먹은거.
꼭 오래 사세요.
그래야 죄책감이라도 가지지.
아, 원래 죄책감따위는 없는 사람이였지 ? ”
가족을 등쥐고, 아니 가족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등을 쥐고는
밖으로 나왔다. 지금까지 부족하게 살지 않았다. 부유한 집안에서 살았었고,
난 엄마가 날 버리고 도망갔다고 생각했다.
하루아침에 한통의 편지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엄마가 집에 들어왔다.
하지만 난 새엄마와 초면이 아니였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친한 친구라고 하며, 셋이서 자주 여행을 가곤했었다.
난 어린나이였고, 정말 아버지의 친한 친구라고만 생각했다.
엄마가 떠나고 두달이 체 안됐을 때.
새엄마가 우리엄마가 됐고, 새엄마의 전화통화 소리를 듣곤 무서웠다.
내가 너무 어렸을 까.
그저 내이야기, 우리 엄마이야기, 우리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새엄마에게
눈밖에 나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어느정도 내가 머리가 컸을 땐.
내가 잘 보여야할 사람이 아니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afterward : 이 후
일주일이 지나도 난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간단한 옷가지와 식사는 카드에 있던 돈을 이용했고,
잠은 연습실이나 친구들의 집에서 청했다.
연습실에서 이참에 연습이나 미친듯이 하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고, 잔득 독을 품은 듯 참을 수 없는 감정이 쏟구쳐
작업은 갈 수록 난항이였다.
슬럼프도 걸렸고.
그로 인해서 마지막인 4차 평가과제에서는 최하점인 F를 받았다.
그 다음날 나는 자퇴서를 썼고, 그 날 집에 들어가 짐을 싸서는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음악을 그로부터 나에게서 멀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