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애미뇽앙 체밈 딸기바나나 맠맠 세일러문 1978 딱풀 왕왕이 댜댜 이불킥 로로 수진리 약간 안돼 그대를위한잡채 민형도령 길성이
Essbee-water float village
아
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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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오늘 나를 만나지 않았다. ”
“ ...... ”
“ 나 역시, 오늘 너를 보지 못한 것이다. ”
나는 말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투둑- 눈물이 쏟아진다. 내 얼굴을 어루만지던 아가씨의 손길이 사라진다. 아가씨가 떠난 자리도 눈물로 젖어있다. 그렇게 나는 다시 혼자였다.
* * *
다음 날 아침, 식사 자리에 아가씨는 내가 준 장갑을 끼고 계셨다. 나는 그 손을 한 번. 아가씨를 한 번 바라보고 눈길을 거두었다. 지금 아가씨의 곁엔 보다 더 멋진 사람이 있었기에 어제의 아가씨는 나의 기억을 지우려는 것일까. 가슴 한 켠이 시리다 못해 아려온다.
여느 때처럼 조용한 식사가 끝나고 아가씨와 남자는 산책을 즐기러 나갔다. 방으로 돌아온 나에게 동영은 괜찮냐며 어깨에 손을 둘렀다. 언제나 나의 마지막은 항상 동정이라는 쓸쓸한 친구만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퍽 익숙해진다. 그리고 이런걸 자연스레 여기는 내가 웃기고도, 슬프다.
“ 오늘따라 표정이 더 어두워보이네. ”
“ 제가 그렇죠 뭐. ”
“ ...민형아. ”
“ 화단에 가지가 많이 자랐던데 제가 다듬고 올게요, 동영은 여기서 쉬고계세요. ”
나는 또 애써 웃어 보이며 나를 걱정하는 동영을 안심시키려 했다. 나는 아가씨와 마주치지 않으려 옆 빨래방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화단은 이미 며칠 전 동영이 잘라놓아 깨끗했다. 나는 일부러 가지들을 쳐내며 홀로 정의하지 못할 이 답답하고 갑갑한 감정을 잘라내려 했다. 내 마음속에 이 가지들처럼 보기 좋은 것들만 남겨놓고 모두 잘라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듯하고 예뻐져 가는 화단에 비해 아직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풀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던 찰나, 누군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복희의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였다. 그래도 태어나서 자란 날보다 이곳에서 자란 날들이 오래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얼굴조차 모르는 시녀가 있었다는 것에 혼자 놀라던 것도 잠시. 여자아이는 내 앞으로 무언갈 들이밀었다. 꽁꽁 싸매져 있던 것을 뜯어보니 주먹밥이었다.
“ 너 오늘 아침 안 먹었지? 복희에게 다 들었어. ”
“ ....왜 나한테 이런 걸 주는거야? ”
“ 듣던 대로 너는 눈치가 없는 애구나? ”
“ .... ”
“ 너가 마음에 들어서 그래. ”
내 이름은 선희야.
반갑게 내민 그 손을 나는 선뜻 잡지 못하고 눈치만 보았다. 기분이 나쁘지도 않았는지 선희는 두 눈을 접어 보이며 웃었다. ‘ 그럴 줄 알았어. ’
“ 자주 보자. ”
역시나 나는 입을 꾹 다물고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입가의 보조개를 띄우며 미소 짓고 홀연히 사라졌다. 나는 손에 쥐어진 주먹밥을 대충 겉옷 주머니에 넣으며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아가씨와 그의 약혼남이 서있었다. 뒷마당까진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기치 못한 불편한 상황에 놓인게 싫어 나는 얼굴을 굳히고 둘에게 인사했다. 아가씨가 나를 보고 있었다. 허나 이번에는 내가 먼저 아가씨의 눈을 피했다.
“ 누가 이리도 정원을 예쁘게 가꾸나 했더니.. 자네였군. ”
“ ..... ”
“ 내 사랑하는 여인에게 꽃 한 송이를 주고 싶은데 이 화단에 있는 꽃을 하나 꺾어도 괜찮겠소? ”
나는 직접 옆에 있던 흰 장미를 꺾어 내밀며 대답을 대신했다. 남자는 마음에 든 듯 꽃을 그대로 아가씨에게 주었다. 아가씨는 남자가 건네는 꽃을 받으면서 꽃이 아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꽃이 아가씨처럼 희고 곱다고, 그렇다고, 아가씨에게 말하고 싶었으나 언제나 그래왔듯 오늘도 나 혼자 꾹 삼켜냈다.
“ 고맙네. ”
멀어지는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가씨는 뒤를 돌면서도 끝까지 나를 보았다.
* * *
창가에 기대어 앉아 쌀쌀한 밤의 기운을 느껴보았다. 시원한 밤공기는 머릿속의 잡념을 없애주었다. 동영은 오늘 많이 피곤했는지 일찍이 잠에 들었다. 밤에 깨어있는 것이 익숙한 나는 조용히 방을 나왔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복희와 마주쳤다. 그냥 지나치려다 낮에 선희가 떠올라 복희를 붙잡았다.
“ 너 혹시.. 선희라고 알아? ”
“ 선희? 처음 듣는 걸. ”
“ ..정말? ”
“ 응, 왜? ”
“ 복희 너 친구 중에 오늘 나에 대해서 물어본 애 없어? ”
“ ...너 뭐 잘못먹었니? ”
열이 있는 건 아니냐며 나의 이마를 짚어보는 복희를 밀어냈다. 내가 이름을 잘못 들은걸까.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복희를 지나쳐 계단을 올라갔다. 뒤숭숭한 마음을 잠재우려 2층으로 올라가 책장을 뒤적거렸다. 전에 아가씨에게 읽어드린 책을 찾아보았지만 아무래도 아가씨의 방에 있는지 보이질 않았다. 아쉬움에 다시 방으로 돌아가려 뒤로 돌던 순간에 언제부터 그곳에 서있었는지, 하얀 잠옷 차림의 아가씨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선뜻 아가씨에게 먼저 말을 걸지 못했다. 그것이 고의였는지 순전히 놀라서였는지는 나 자신조차도 내 진짜 속내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전자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아가씨를 마주했다. 아가씨가 천천히 나에게로 온다.
“ 자는 줄 알았는데, 여기서 보게 되네. ”
“ 아가씨도 지금 주무셔야 할 시간 아닌가요, 내일도 낭독회 준비로 바쁘실 텐데 일찍 잠에 드셔야죠. ”
“ 글쎄.. 오늘따라 잠이 안 와서. ”
“ 그러면 따뜻한 홍차라도 내올까요? ”
“ 그거 말고, ”
“ 네? ”
“ ..혹시 괜찮으면 내 방에서 책 읽어줄래? ”
나는 바닥으로 시선을 내리며 입술을 달싹였다. 살짝 열린 창문 틈으로 불어오는 밤바람이 아가씨의 치마를 살랑거렸다.
“ 지금은.. 제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
“ 아- ”
“ 죄송합니다.. ”
“ 아니야, 되게 중요한 일인가 보다. ”
“ .... ”
“ 만약 일찍 마무리 지으면.. 그때라도 와줄래? ”
나는 차마 들지 못했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 기다릴게. ’ 아가씨는 이 말을 남긴 체 방으로 올라갔다. 나는 한참을 제자리에 서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아가씨의 마음을 읽고 싶었다. 그럴 수 없는 현실은 괴로울 정도로 갑갑했다. 나는 머리가 아파져 집 밖을 나왔다. 스산한 밤공기가 나를 반겨주었다. 코로 깊숙이 들이마쉬고 입으로 내뱉었다. 밤하늘의 별들은 나의 물음에 대한 답을 알고 있을까. 괜히 잡지 못할 별들을 향해 손을 뻗어보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손바닥을 펼쳐보았다.
“ ...모르겠다. ”
“ 흠- 뭘 모를까? ”
화들짝 놀란 내 앞에 낮에 보았던 선희가 서있었다. 나는 조금 뒤로 물러섰다. 나의 뒷걸음질이 티가 났는지 선희가 웃는다. 지금의 웃음은 퍽 소름이 끼친다.
“ 복희가 날 모른대서,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어서, 무서워서.. 그래서 날 피하는건가? ”
“ 너... ”
“ 사실 나는 이곳 시녀가 아니야, 너랑 말 한번 섞어보려고 몰래 들어왔어. ”
“ 나랑 무슨 말을 하려고, ”
“ 시즈코 아가씨랑 재현 도련님이랑 약혼은 하더라도 결혼은 하지 않을 거라 믿지? ”
“ ...... ”
“ 그 둘, 정말 결혼까지 할 거야. 믿기 싫으면 믿지 말구 ”
선희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녀의 미소가 나를 동정하는 미소인지, 그저 이 상황이 재밌어서 짓는 미소인지 알 수가 없었다.
“ 그 영악하고도 무서운 여자한테 너가 그만 놀아났으면 좋겠다. ”
“ 잘 모르면서, ”
“ ...뭐? ”
“ 아가씨에 대해 잘 모르면서 함부로 말 하지마. ”
“ 참나, 진짜 너 바보구나? ”
그래 어찌 보면 나는 바보와 다름없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항상 고개를 숙이는 나 같은 애가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러나 적어도 모르는 사람의 말을 듣고 그간 내가 알고 있던 아가씨를 다르게 볼 이유는 없었다. 나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 이제 그만 진짜 너의 집으로 돌아가. 내일까지 안 가면 아가씨께 말씀 드릴테니까 ”
“ 당하는게 안타까워서 도와주려 했더니만, 너가 그 기회를 뻥 차버리네. ”
“ 알아. 그러니까 돌아가. ”
“ 그럼 마지막 인사로 한 번만 안아줄래? ”
“ ..뭐? ”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선희를 보고 주춤거리던 나는 그만 그녀에게 잡히고 말았다. ‘ 시즈코 그 애가 왜 널 못 놓는지 알겠다. ’ 선희는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나의 목을 감싸 안았다. 코앞으로 다가온 그녀는 더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입술 사이가 가까워지려던쯤 겨우 그 애를 떼어내고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때,
“ ..민형아. ”
“ ..아..”
아가씨..
푸른 달빛을 받으며 서있는 아가씨와 눈이 마주쳤다.
덧,
여러분 저 다 나았어요~사실.. 다 나았다기 보단 많이 나아졌어요! 걱정해주신 분들 한 분 한 분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 오래 봐요 우리! 그럴 수 있겠죠? 오늘도 감사합니다.
같이 고등래퍼 보면서 민형이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