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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 하늘에서 내려온 구미호가 하는 말! ② | 인스티즈

 

하늘에서 내려온 구미호가 하는 말 !

 

 

 

 

 

 

 

 

 

 

 

 

 

 

"할매요, 우리가 그렇게 생각 없는 차사들이 아니라구요~ 네? 아무것도 모르면서 잔소리는 제발 그만 좀 해요! "

"이놈들아, 가뜩이나 억울하게 죽은 몸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속상한 거지 내가. "

"어이 할매, 구미호에 대해서 정말 하나도 모르는 거야? "

"구미호를 내가 왜 몰러! 엉! 이 할미 나이 먹었다고 무시하는 거여! "

 

 

 

지팡이를 휘두르며 노하는 삼신할매를 겨우 진정시킨 차사들은 모자를 고쳐 쓰며 얘기했다.

 

 

 

"할매 할매! 구미호가 진정한 사랑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

"뭐시.. 시방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겠지. "

"그래 그거야, 구미호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게 되면 여우의 정령이 몸에서 빠져나와 비로소 인간으로서 생을 살 수가 있어. "

"참나, 고거시 뭐시 중헌디. 천지 사람들 다 알고 있는 사실이 뭐시 그렇게 중헌디! "

"아 할매는 모르고 있었잖아! 우리가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짝을 쉽게 만나라고 구미호를 거기로 보내준 거지~ 이렇게 착한 저승사자들이 어딨어! 안 그래요? "

"육시럴... 됐다 이놈들아. "

"어디가 할매! 혹시 이거 구미호한테 알려주러 가는 거야? 그렇다면 절대 용납 못 해! "

"....안 한다 안 해. 치사해서 안 할 겨. "

 

 

 

에라이 이놈들.

삼신할매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굵은소금을 한 주먹 쥐고 차사들에게 뿌려댔다. 으악! 곡소리를 내며 곧 바람과 함께 사라진 사자들을 보며 혀를 차던 삼신할매는 뒷짐을 지고 학교 복도를 천천히 걸어갔다. 이윽고 2-5 라고 쓰인 교실 문 앞에 서서 창문 너머로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구미호를 잠자코 바라본 할매는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섰다. 구미호라고 저렇게 인기가 많아서야 원. 차사들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실수라고 하기엔 그럭저럭 도움이 되는 실수인 것 같기도 했다. 딱히 평탄한 생활은 아닐 테지만 미호라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으며 돌아가려는데 웬 남자아이가 할매를 보며 멀뚱멀뚱 서있다.

시방 저것이 지금 나를 볼 수 있는겨?

 

 

 

 

"할머니 여기서 뭐 하세요? "

"너.. 너 지금 내가 보이냐? "

"여기 잡상인 출입 금지에요 할머니. 걸리면 큰일 나니까 그거 저 주세요. "

 

 

 

삼신할매가 들고 있던 콩나물 봉지를 뺏어든 정체불명의 남자아이는 앗 수업 시작했겠다. 라며 그대로 어디론가 쌩하고 달려갔다. 삼신할매는 놀란 마음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여... 저 아이도 인간이 아닌겨..? "

 

 

 

 

 

 

 

 

 

 

 

 

 

 

 

 

 

 

[NCT] 하늘에서 내려온 구미호가 하는 말! ② | 인스티즈

 

하늘에서 내려온 구미호가 하는 말 !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좀비 영화를 방불케하는 엄청난 인파가 한꺼번에 복도로 쏟아져 나왔다. 나름 여고 다니면서 이런 광경이 처음인 건 아니지만 소리를 지르며 달리는 여고에 비해 남고 애들은 이종격투기가 더해진 블록버스터급 재난 영화 수준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 친구 녀석들은 잔반처리에 더 욕심이 있는 건지 큰 한 방을 노리자며 느긋해 보였다.

아이들이 떠나간 텅 빈 교실에서 재현은 갑자기 문을 탕탕- 소리 나게 닫더니 음흉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다. 뭐야.. 쟤 왜 저래. 만약 허튼짓하면 바로 그곳을 차고 도망갈 준비를 하려는데 재현은 내가 아닌 자신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핸드폰 USB를 꺼내 교실 앞 컴퓨터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런 재현을 가만히 바라보는 도영과 이어폰을 끼고 고개를 까딱거리는 민형이.

...나는 뭘 하고 있어야 되지. 괜스레 턱을 괴고 하릴없이 연필로 공책에 구미호, 내 이름만 끄적이다 이건 좀 아니다 싶어 내려놓았다.

 

 

 

 

"제프리 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의 영상은 제가 엄청 힘들게 구한 것이니 다들 입단속 잘 해주시구요! "

"야 정재현, 너 또 야동 틀려고 하는거지! 당장 꺼라. 선생님한테 말할 거야 "

"애째래개~ 하나도 안무섭지롱, 이를테면 일러라 "

 

 

 

야.. 야동?

거침없이 USB를 연결해 컴퓨터 바탕화면에 놓고 거침없이 폴더를 열어젖히는 재현을 보며 저걸 말려야 하나 아니면 눈을 감고 있어야 하나 그것도 아니면 자연스럽게 많이 본 척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야 하나. 정신없는 와중에 TV에 가득 찬 까만 화면과 익숙한 경고 문장이 뜨면서 아 저 친구는 정말 제정신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경건한 자세로 영상에 집중을 하게되었다. 그래 나는 지금 남자고 이런거에 익숙해져야지, 암! 그렇고말고. 이게바로 사나이의 길. 친구로서 이건 정당한 반응인거지 라고 혼자서 말도 안되는 세뇌를 하며 침까지 꼴깍 삼키는데. 갑자기 내가 제일 싫어하는 하얀 소복을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귀신이 화면 가득 차며 괴기한 소리를 냈다.

 

 

 

"으어아아악!!! "

"아 미친!! 야 정재현!!! 너 빨랑 안 꺼? "

 

 

 

나는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소리를 지르며 옆에 아무거나 잡히는 걸 끌어안고 눈물 없이 엉엉 울었다. 정재현 저 미친놈. 진짜 미친놈! 속으로 정재현을 실컷 저주하며 얼굴을 마구 파묻다가 아차, 싶어서 고개를 들었다. 민형이가 이어폰 한 쪽을 빼며 괜찮아? 라고 묻는다.

아...

다급히 모자를 눌러쓰며 민형에게서 떨어졌다. 미, 미안. 어줍잖게 사과하는 날 보며 민형이가 웃었다. 하하.. 뻘쭘해서 민형이를 따라 같이 웃어보았다. 민형이는 나를 빤히 쳐다보며 손을 뻗었다. 몸을 움츠리며 살짝 뒤로 뺐지만 민형이는 아랑곳 않고 내 볼을 만지더니 우는 줄 알았네. 라며 아무렇지 않게 다시 이어폰을 꽂았다. 나 설마 얼굴 빨개지진 않았겠지. 뒤늦게 볼에 손을 대며 뜨거운지 확인하는데 미친 정재현이 우학학!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아~ 전학생 너무 귀여워. 우울할 때마다 봐야지! "

"뭐, 뭐야. 너 설마 나 찍었어? "

"그것이 바로 오늘 제프리 쇼의 첫 번째 목적! 후.. 즐길 만큼 즐겼으니 밥이나 먹으러 가자. "

"야야 누구 마음대로, 너 당장 핸드폰 내놔. "

 

 

 

재현은 메롱- 얄밉게 혀를 내밀곤 교실 뒷문을 박차고 나갔다. 너 이 자식 잡히면 그대로 죽는다. 나 역시 이를 악물고 재현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조심하라는 도영의 외침을 뒤로한 채 후드 모자가 벗겨질라 한 손으로 모자를 움켜쥐고 달리기도 못하는 저 앞의 재현을 쫓았다. 그때 화장실에서 나오는 한 남자아이를 보고 피하려다 속도조절에 실패해 그대로 부딪혀 나뒹굴고 말았다. 아오... 어깨 아파.

낑낑거리며 겨우 일어난 내 앞에 남자애가 죽은 듯이 엎드려 있었다. 그리고 바닥은.. 콩나물 잔치가 되어있다. 남자애가 넘어진 와중에도 꼭 쥐고 있는 저 검은비닐봉투 안에 콩나물이 들어있던 모양이다. 신기하네, 아니 근데 설마 죽은건 아니겠지? 설마 환생하자마자 내가 살인을 저질렀을 리가..

 

 

 

"저기.. 저기요, 괜찮아요? 많이 다쳤어요? "

"우.... 우... "

"괘.. 괜찮- "

"우으.. 으아아아! "

"아씨 깜짝아! "

 

 

 

뭐, 뭔데.. 갑자기 헐크로 변신이라도 하려는지 두 팔을 하늘 위로 번쩍 쳐들며 일어난 남자애가 나를 죽일 듯이 째려본다. 나도 모르게 나는 뒷걸음질을 치고있었다. 남자애는 씩씩거리더니 바닥에 널브러진 콩나물들을 보며 찡찡거렸다. 이거 내 소중한 콩나물인데-!

 

 

 

"이씨, 이 콩나물 다 물어내! "

"..... "

"이거 우리 할매가 준 건데! 소중한 내 콩나물인데! "

"아.. 알겠어. 화 풀어.. "

 

 

 

나는 콩나물을 하나씩 주워 담으며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아니 근데 무슨 사연이 있길래 학생이 학교에 콩나물을 들고 다니냐.. 나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쭈구리가 되어 콩나물을 줍고 있는데 민형이와 도영이 나를 발견하고 뒤늦게서야 달려왔다. 이게 무슨 일이냐며 묻는 애들에게 쉿, 하며 콩나물을 줍자 둘도 곧이어 말없이 콩나물을 주워 잔뜩 화가 난 남자애에게 주었다.

손을 털며 일어나자 민형이 괜찮냐며 바지를 털어주려 몸을 굽혔다. 어엇! 놀라서 손길을 피하자 민형이 토끼눈으로 바라보았다. 심히 더듬거리며 내가 털 수 있다는 나의 말에 민형이가 말없이 웃는다. 참.. 미안하면서 난감한 이런 상황이 너무너무 싫다. 민형이가 상처받진 않았을지 걱정된다. 에휴 내 팔자야. 얼른 바지의 먼지를 털고 아직도 화가 났는지 나와 부딪힌 남자애 눈치를 보는데 남자애는 어느새 민형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또 왜 저런담.

 

 

 

"애인이야? "

"...어? "

"둘이 뭐, 그렇고 그런 사이? "

"그게 무슨... "

"절대 안 돼. "

 

 

 

홱- 소리 나게 고개를 돌린 남자애는 내 앞으로 오더니 내가 안 된다고 했다. 라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더니 콩나물이 담긴 봉지를 휘두르며 유유히 자기 갈 길을 갔다.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는 애다. 우리 셋 다 멀어지는 콩나물소년을 보며 도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쟤 1학년인데 "

"그러게.. "

"1학년이라고? 진짜? "

"교복 조끼가 우리랑 다른 색이야. 저건 1학년들 조끼거든 "

 

 

 

 

아니 뭐 저런 버르장머리 없는..!

괜히 한참 쫄아있던 내가 민망해하며 큰 소리를 치려던 찰나 벽 뒤에서 재현이 튀어나왔다. 아 왜 이렇게 안 오는건데에- 어깨를 흔들며 답지 않게 앙탈을 부리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주먹이 꽉 쥐어진다. 하하 참.

콩나물소년 덕분에 급식시간을 놓친 우리는 터덜터덜 매점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에 재현은 한시도 쉬지 않고 나불거렸다. 어차피 오늘 급식 메뉴가 헬이였다며 소시지빵이라는 자작곡을 부르고 있다. 가사에 죄다 소시지빵이 너무 맛있다는 말 밖에 없는데 이 노래를 저작권 사이트에 등재해야 한다고 난리치다 도영에게 한 대 맞고 조용해진다. 원래 이 학교 애들이 이런 건지.. 내 주변에 저런 애가 있게 된 건지. 저승사자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그나저나 미호야, 아까 그 애 아는 동생이야? "

"응? 아니.. 처음 봐. "

"근데 왜 우리 둘이 안 된다, 뭐 이런 말을 한 거지. "

"그러게 말이야. 난 그래서 너네 둘이 숨겨왔던 나의~ 뭐 이런 사이인 줄. "

"뭐야.. 왜 나만 모르는 얘기해? "

"응 몰라도 돼. "

"아아아앙 알려줘! 알려줘! 재현이도 알려줘! "

 

 

 

 

큰 덩치로 도영의 팔을 붙잡고 쿵쾅거리는 재현을 보며 민형은 창피한지 고개를 숙였고 나는 차마 볼 수가 없어 눈을 가렸다. 겨우 매점에 자리를 잡고 앉아 뜨끈하게 데워진 빵을 한 입 베어 물려던 순간. 도영을 통해 아까 콩나물사건 얘기를 다 듣고 난 재현이 뭐어어! 소리를 지르며 식탁을 쾅 내리쳤다. 순식간에 모든 학생들의 눈총을 받게 된 우리는 재현을 겨우 끌어 앉히며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가만히 있으라고 조용히 협박했다.

재현은 나와 민형을 번갈아 보더니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또 무슨 돌아이 짓을 하려는 건지.. 이제 얼굴만 봐도 무섭다.

 

 

 

"진짜 안 돼, 전학생은 내가 먼저 찜 해놨다? "

"뭔 개소리야... "

"나 이거 진심이야. 이민형, 결투를 신청한다. 방과 후 옥땅으로 따라와. "

"우와~ 방금 내 귀 잘라버리고 싶었어. "

 

 

 

재현의 왼쪽에 앉아있던 도영이 왼쪽 귀를 틀어막고 혀를 실종한 재현의 말투에 감탄했다. 어리둥절한 민형과 입술이 대빨 튀어나와있는 재현, 귀를 부여잡고 생떼를 부리는 도영 그리고 나까지. 정말 이것이 바로 총체적 난국이구나. 나는 소시지빵을 그대로 재현의 입에 구겨 넣었다. 재현은 내 소시지빵을 잡고 먹으며 금세 기분이 좋아졌는지 헤헤 거린다. 정말 얘 어디 아픈 걸까. 걱정이 될 지경에 민형이 나에게 빵을 건넸다. 먹어, 무심한 표정과 말투에 잠시 넋이 나간 나는 조심스럽게 민형이 건넨 빵을 받으려다 다시 식탁을 쾅 내리치며 일어나는 재현을 보고 뻐근해지는 뒷목을 붙잡았다. 일어날거면 제발 미리 놀라지 말라는 신호를 주던가.. 환생한지 하루도 안돼서 심장마비로 돌아가겠네.

 

 

 

"안돼! 안된다구! 내꺼 먹어 전학생! "

"야 쫌 제발! 창피해 죽겠어 정재현 너 때문에..! "

"김도영 이거 놔, 이민형 쟤가 자꾸 전학생한테 작업 걸잖아! "

"아 뭐래 진짜 얼른 앉아봐 쪼옴. "

"저기, 시끄러운데 조용히좀 해줄래? "

 

 

...?

동물원에 미친 원숭이처럼 날뛰는 재현과 그런 재현을 붙잡는 사육사 도영. 그걸 지켜보는 나와 민형.. 그리고 우리가 시끄럽다며 나타난 왠 낯선이의 등장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태용이라는 명찰을 단 남자애는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넣고 재현을 보고 있었다. 입가에 토마토 소스를 잔뜩 묻힌 재현은 도영을 밀쳐내고 똑같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바지가 아니라 교복자켓에 찔러 넣은 덕에 모 걸그룹의 너무해,너무해 안무마냥 앙칼지고 귀여워 보였다. 나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고 강 너머 불구경처럼 숨 막히는 둘의 신경전을 구경했다. 

 

 

 

"여기 너네만 있는거 아니잖아. 조용히 해줘. "

"너 왜 반말하냐. "

"우리 교복 조끼가 서로 같잖아. 너 2학년 아니야? "

"내가 2학년 맞는데~ 3학년이 조끼가 없어서 2학년 동생걸 입고 있을 수도 있지! 너 그렇게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면 곤란하다? "

 

 

 

어처구니없는 논리를 들이대며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재현이 슬슬 걱정됐다. 저 친구 꽤 한 주먹 하게 생겼는데.. 재현이 먹을 겁을 내가 다 먹는 기분이었다. 보다 못한 도영이 일어나 대신 상황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역시 평화의 학생회장. 일은 재현이가 저질러놓고 도영이가 뒤처리를 하는구나.

마음속으로 도영이를 응원하는데 무섭게 생긴 애가 내 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나를 내려다본다. 왜.. 왜지. 나 찍힌 건가. 너무나도 빤하게 나를 쳐다보는 무서운 남자애를 피해고개를 숙였다. 그 사이 재현이 왜, 왜 뭐! 너 왜 전학생 쳐다봐! 뭔데 왜!! 쉴 틈도 없이 쏘아붙였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도와준다는 사실을 왜 재현이만 모르는걸까..  

 

 

 

"미안. 남자애 가지고 싸우는 경우는 처음봐서. "

"뭐어~ 붙을 거면 나랑 붙어! 드루와! "

"됐다. 앞으론 조심해줘, 학생회장이 친구면서 왜 그래. "

"내가 학생회장이 아니고 친구가 학생회장인데 뭔 상관~ 저기 님 혹시 오지라퍼세요? "

"누가 쟤 입 좀 묶어봐. "

 

 

 

돌아서는 태용과 금방이라도 튕겨나갈 재현을 도영이 겨우 막았다. 나는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 들었다. 그 와중에 민형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건지 평온하게 컵라면을 섭취  중이었다. 나 같으면 체할 텐데. 그런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자 민형은 내게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이럴 때 먹어야지 안 그럼 못 먹어. 라는 명언을 남긴 그는 앞에 놓인 핫도그 봉지를 뜯으며 거하게 한 입 베어물었다. 그러다 또 나에게 권유하듯 한 입 베어 문 핫도그를 내밀었다. 선뜻 먹으려고 입을 벌리다 괜히 신경 쓰여서 배부르다고 거절했다.

오늘 하도 시끄러운 일들이 많아서였는지 목이 마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음료수칸으로 다가갔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중에 누군가 옆구리를 콕콕 찔러온다.

 

 

"...너.. 너는 아까, "

"나도 사줘, 누나. "

".....누나라니.. 내, 내가 왜 누나야! "

"아아, 미안 우리 누나랑 닮아서 착각했네. "

"아니 아무리 닮아도 그렇지 누나라니.. "

"됐고! 형아 나는 쩌거 사줘. "

 

 

나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콩나물소년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태연하게 냉장고에서 초코우유를 꺼내 든 콩나물소년은 나를 누나라 칭하며 누나는 딸기우유 좋아하지? 물었고, 소름 돋게 내가 딸기우유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을 와중에 두 손에 우유를 들고 계산대로 총총총 걸어갔다. 

 

 

"누나 얼른 계산하셈 " 

"누나 아니라니깐? "

"아 맞다, 미안 "

 

 

 계산이 끝나자 빨대를 꼽고 야무지게도 쪽쪽 초코우유를 들이켠 녀석은 키야~ 하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감탄사를 내며 그럼 안뇽, 귀엽게 손을 흔들고 사라져버렸다.

저 콩나물소년... 도대체 뭘까.

진짜 정체가 뭐지?

 

 

 

 

 

 

 

 

 

 

 

 

 

 

 

 

 

 

 

 

 

 

 

 

 

(+)

하늘에서 내려온 구미호가 하는 말! 은 매주 토요일 연재로 하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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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1.43
휴휴 ㅎㅅㅎ 안 되겠어요 이런 명작을 두고 댓글 속에 숨어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생간]으로 암호닉 신청하고 싶어요 >_< 너무 재미있고 휴휴 큐울,,,, 남고에서 사랑이라니 휴휴 ㅎㅅㅎ,,,,,, 조화~^^ 너무 좋아요 ㅠㅠ 진짜 매일 매일 보고 싶은 작품인 것 같아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할게요!!
7년 전
독자1
이불킥이에여! 이번편 재현이 너무 귀여운거같아요ㅋㅋㅋㅋㅋ 쫑알쫑알 뭔가 현실에 있을거같지만 전혀 없는..ㅠㅠ 콩나물소년이 누군지 너무 궁금해지네요!잘 보고가요!
7년 전
독자2
꾸르잼b
7년 전
비회원47.254
[미니]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저 남자아이의 정체는 대체 뭘지 너무 궁금해요!
7년 전
독자3
헐 뭐예요! 대박이다 너무 신선하고 재밌어요 ㅠ 이거 또 제 인생작이 되겠네요 ㅠ 감사합니다
7년 전
비회원75.170
콩나물소년 누구일까요 ㅋㅋㅋㅋ 미호가 여자인거 알고있는것같네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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