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시각 AM 00:00
00. 야속하게도 시간은 간다.
우리동네엔 알 수 없는 괴담이 며칠째 계속 되고있었다. 자정만 되면 들려오는 공포의 노래소리. 노래가 끝나면 누군가는 죽는다.
오늘도 동네엔 싸이렌 소리와 카메라 셔터소리, 울부짖는 소리가 섞여 요란하다. 바삐 움직이는 경찰과 형사들, 사건 현장을 찍느라 정신이 없는 기자들, 그리고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사람까지. 형사들 말로는 혼자사는 사람일 수록 범인의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 경수씨도 혼자살지? 조심해야겠어. "
이사온 지 한달도 채 안됐는데 이사를 고려해 봐야 할듯 하다. 게다가 혼자사는 사람이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다. 그리고 범인의 범행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 처음엔 심장을 찔러 숨통을 끊는데에 그쳤다면 요즘은 팔, 다리가 기괴하게 꺾여있고 손가락과 발은 잘려 여기저기 널려있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시체에서의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 공통점은 눈의 양쪽 끝과 입가가 칼로 찢긴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왜 하필 눈과 입일까? 그건 올해 희대의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 미스테리는 얼마안가 풀리고 만다. 왜 눈과 입이 찢겨있었는지, 그리고 왜 하필 눈과 입인지.
시계는 돌고돌아 오늘도 밤을 맞이한다. 그리고 시계바늘은 12시를 향해 힘차게 달려간다. 현재시각 AM 00:00, 동네의 적막함을 깨트리듯 어김없이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
노래소리보다 우릴 더 무섭게 만드는 건 오늘 밤 누가 그의 타깃이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이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다 숨었니? 찾는다. "
노래가 끝나고 내 몸을 감싸는 적막감의 싸늘함에 몸을 떨며 타깃이 되지 않기위해 어둠속에 몸을 숨겼다. 조용한 동네에 시끄러운 발자국 소리만 들리다 어느순간 멈춰섰다. 그러고 몇분간은 조용하여 어둠속에서 나와 오늘도 타깃이 되지 않았음에 감사했다. 그리고 난 잠시후 지금부터의 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야속하게도 시간은 간다.
" 찾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