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그의 어깨에 기대
빗소리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리던 중
옆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에
너는 흥얼거리던 노래를 멈춰.
"운아...?"
그의 이름을 불러도 돌아오는 답이 없는걸로 보아
그는 네게 기대 잠이 든것같아.
자고 있는 그를 깨울수는 없는 노릇이라
너는 그를 밀어내지 않고
손가락만 꼼지락 거릴 뿐이야.
더이상 네게 빗소리는 들리지 않아.
네 귀엔 잠든 그의 숨소리만이 맴돌 뿐이지.
경직된 채 한참을 그러고 있던 너는
잠든 그가 숨을 들이마시면
너도 그를 따라 들이마시고,
그가 숨을 내쉬면
너도 그를 따라 숨을 내쉬어.
그러다 아무 이유 없이 푸스스 웃어.
웃음이 나는 이유를
너는 아직 알지 못해.
-
비가 점점 그치기 시작해.
치마자락에 떨어진 빗물을, 너는 손으로 툭툭 털어내.
그때,
따뜻한 피부가 네 손을 스쳐.
아니, 네 손이 따뜻한 그의 손을 스쳐.
갈곳 잃은 너의 놀란 손끝은
결국
그의 손등에 자리를 잡아.
네 손끝은
그의 부드러운 손등을 떠나지 못해.
*
*암호닉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