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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문 이불킥 맠맠맠맠 안돼 생간 507 로로 션 유타유타 뚜리링 뿜뿜이 트레이드마크 sunshineboy 피치 스트로니
~저번화 댓글 기준 암호닉입니다~
4살 연하남이랑 알콩달콩 사는 신혼일기 (3)
[BEST] 4살 연하남이랑 알콩달콩 사는 신혼일기
글쓴이: 익명
댓글 158 추천수 300 조회수 3200
안녕하세요. 한동안 안 오다가 오랜만에 왔어요. 각설하고 바로 시작할게요~
제가 어떤 사건(?) 때문에 한창 남편에게 삐져있었어요. 어제 좋은 일이 있어서 안 올래야 안 올수가 없었어요.
저는 좀 잘 삐져요. 그리고 그게 좀 오래가거든요. 사실 일부러 오래 가게 했어요 남편 놀려주고 싶어서 ㅎㅎㅎ
제가 삐져있으면 응가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 하고 제 눈치 살피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재밌어요. ㅋㅋ (저 변태 아닙니다..)
어떤 일 때문에 저만 남편과 약간 냉전 상태에서 장을 보러 대형마트를 갔어요.
남편이랑 제 취미가 레고 맞추기라서 레고를 보러 갔거든요. 그 층 자체가 장난감 파는 곳이어서 애기들이 정말 많았어요.
남편이 계속 우리도 애기.. 이러는 게 들렸는데 아무 말도 안 했더니 나중엔 입술이 삐죽 나와가지곤 ㅎㅎ 남편 놀리는 재미에 사는 것 같네요.
" 여보 이거 어때요? "
" 응? "
레고를 고르는데 남편이 무언갈 골랐길래 봤더니 너무 핑크핑크한 걸 고른 거예요. 여자 애기들이 고를만한 소꿉놀이용 레고 말이에요. 남편은 막 큰 해골모양 배 만들기나 베트맨 이런 레고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정말 이거 사고 싶냐고 물었더니 무언가 생각이 많은 표정으로 (전혀 아닌척하지만) 고개를 끄덕여서 한 번 더 물어봤죠.
" 이런 거 안 좋아하잖아요. "
" ...여보가.. "
" 응? "
" 여보가 좋아하니깐요 "
사실 레고 가격이 만만치 않잖아요. 그래서 살 때마다 남편 취향에 맞춰서 샀었거든요. 다른 분들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저도 아직까지 소꿉놀이가 재밌는 터라...
바비인형, 피규어, 귀엽고 이쁜 것들.. 그런거 모으는 거 좋아하거든요.
쨌던 남편이 분홍색 레고 박스를 들고 제 눈치를 보면서 이쁨 받으려고 하는 걸 보니까 저도 행복한 걸 숨길 수가 없었어요.
결국 웃음이 터지니까 남편도 그제야 활짝 웃더라구요.
카트에 레고를 담고 남편이 은글슬쩍 손을 잡길래 그것도 그냥 내버려 두었죠. 아까까지만 해도 쭈뼛거리면서 제 옆에 겨우 붙어있었는데 ㅎㅎ
그렇게 다시 다정하게 다니다가 남편이 학원 선생님인데 거기 다니는 학생 어머님을 만났어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충 제 글 보시면 저흰 아직 아이가 없어요. 남편은 아이를 갖길 원하는데 제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돼서 지금은 계획에 없거든요.
어머님이랑 그냥 인사만 하고 가려는데 그분이 이런 말을 하셨어요.
" 어머 아내분이 되게 동안이시다~ "
" 하하.. 감사합니다. "
" 그런데 더 늙기 전에 애는 가져야지. 몇 살이라고 했죠? "
" 올해 27살이에요. "
" 멀쩡해 보이는데 왜 아직 임신도 안 했어. 계속 그러다 노산한다니까. "
" 천천히 가질 거예요. "
저희 엄마도 안 하는 말들을 다른 분께 들으니 저도 사실 마음이 좋진 않았어요. 근데 남편이 제 손을 꼭 잡으면서
" 전 아직 제 아내가 너무 좋아서요. 애기 예뻐해 줄 시간이 없어요. 아내만 사랑하기도 벅차서 "
" 아.. 그러시구나.... "
" 그럼 먼저 가볼게요. 지성아 안녕- 내일 학원에서 보자? "
얼떨결에 남편이 이끄는 대로 그곳을 나오는데,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랄까요.
남편한테 너무 고마우면서.. 제가 못난 아내라 이런 소리를 듣고 남편이 그런 말을 하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해서 자꾸 눈물이 나려는 거 있죠.
참아보려고 했는데 남편이 또 어떻게 알고 조용한 곳으로 가더라구요. 가자마자 저를 꼭 안아줬어요 남편이. 그리고 귀에 작게 사랑한다고 속삭여줬어요.
" 우리 여보는 예쁜 말만 들어야 하는데.. 미안해요 "
" 여보가 뭐가 미안해 "
" 근데 여보는 왜 울어도 예뻐요? "
" 뭐래... "
" 진짜루. 예뻐서 두근거려 여기가 "
심장 위에 손을 올리고 진짜야~ 이러는 남편 보니까 입은 웃는데 눈에선 자꾸 눈물이 나는 거 있죠.
남편 같은 사람이 내 사람이라는 거에 감사했어요 정말
겨우 눈물을 멈추었는데 남편이 그냥 집에 가자고 말 했어요.
" 왜요, 아직 장도 안 봤는데 "
" 여보가 너무 예뻐서 얼른 집에 가야 해 "
" 뭐야 자꾸 왜 그래. "
" 정말루, 여긴 사람들 많으니까 못 안고 있잖아요. "
" 진짜 집에 가게? "
" 응 "
남편이 제 손을 잡고 그대로 주차장으로 갔어요. 말릴 틈도 없이 직진하는 남편이 당황스러우면서 살짝 설레더라구요 ㅋㅋ
같이 장볼거 메모까지 하고 왔는데 아무런 소득도 없이 돌아갔으니까요. 이런 적은 또 처음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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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요리를 잘 못해요.. 저희 남편도 정말 못하구요.
남편한테 부엌일 한 번 맡겼다가 개판 오분 전으로 만든 거 보고 그 이후론 절대 안 시켜요.
저는 뭐 라면, 계란프라이 이렇게 정말 맛없기 힘든 것들은 곧잘 해내는데 요리 다운 요리랄까요. 그런건 잘 못하거든요 ㅠㅠ
그래서 마법의 가루의 힘을 많이 빌리는데 어느 날은 놀러 갔다가 가루를 깜빡 한거예요.
펜션에서 묵는데 외진 곳이어서 슈퍼를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요. 대충 맛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된장찌개를 끓였죠.
남편이 먼저 먹게 기다리다가 한 숟갈 먹고 표정이 어떤지 보는데 뭔가 오묘한 거예요.. 딱 필이 왔죠.
맛없구나.
" 어.. 때요? "
" .....오.. "
" 맛 없죠.. "
" .... "
남편이 다시 한 숟갈을 떴어요. 두 번째 먹었을 때엔 고개를 갸웃거리더라구요. 민망하고 미안스러워서 계란프라이 먹으라고 .. 막 그랬어요.
" 맛이 되게 신기해요. "
" ...맛이 없는 게 아니고? "
" 맛이.. 맛이 없는 게 아닌데 되게 신기해 "
" 그건 뭐야, 맛없는 거지 "
" 아니 아니. 진짜 맛이 없진 않아요 "
저 상처 안 주려고 맛없다는 말은 죽어도 안 하는데 저는 그게 더 상처였어요.. ㅋㅋㅋㅋㅋ 아 ㅜㅜ
맛이 신기하다니요... 그게 더 마음 아픈데 ㅋㅋ 우리 남편 정말 미워할 수가 없어요.
여튼 꾸역꾸역 프라이에다 열심히 한 그릇을 비웠어요.
그렇게 놀고 저녁이 돼서 또 요리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남편이 무언갈 들고 나타났어요. 자세히 보니까 중국집 전단지였어요.
제가 쳐다보니까 머리를 긁적거리면서 눈치를 슬슬 보더라구요.
" 여보 이거 어디서 났어요? "
" 이거.. 이거.... 펜션 사장님이 줬어요. "
" 아 진짜? "
" 내가 달라고 해서 준거 아니구 사장님이 그냥 준거에요. "
" .... "
" 나는 볶음밥. 헤헤 "
해맑게 웃으면서 시켜 먹자고 하는 남편 보고 집에 오자마자 요리학원 등록했습니다.. 후
저만 그런 거 아니겠죠. 여러분들도 요리학원 하나쯤은 다니시죠? 그렇죠? ㅠㅠ
(베스트 댓글) 요즘 배달어플 되게 잘 돼있어요.. 저는 그거 집에서도 애용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