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입 맞춤에 부끄러워 아저씨 품에만 안겨 있었다
- 나 봐 이름아
아직은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아 아저씨의 품으로 더 파고드니
내 머리카락을 정리해준다
- 집에 가면 이제 내일 봐야 되는데
얼굴 좀 보자
- 집 안 갈래요 ...
- 그럼 어디 갈래
- 아저씨 집에 계속 있을래
- 나도 너 계속 데리고 있고 싶은데
그러기엔
니가 아직 너무 어려서
- 나이랑 계속 있는 거랑 무슨..
아 진짜 이변태야
나갈래
- 데려다줄게 같이 가ㅋㅋㅋ
또 의미심장한 장난을 치는 아저씨에 가슴팍을 때리고
현관문으로 나섰다
아주 틈만 나면 장난이야
.
.
.
- 전화할게 들어가
- 헤어지기 싫어
매번 계단에서 겪는 헤어짐이지만
익숙하지 않다
너무 아쉬운 마음에
아저씨의 손만 만지작 대니
내 볼을 쓰다듬어주며
뒤숭숭한 내 마음을 달래줬다
이러다간 새벽까지 이러고 있을 거 같아
아저씨와 인사를 하고 집을 들어오니
들어오자마자 무섭게 울리는 휴대폰이다
오늘 하루도 역시 아저씨로 물들어갔다
-------------순영 시점--------------
사실 놀이공원은 난생처음 간 곳이었다
집을 오겠다는 이름을 막고 보자는 심산으로
급히 정해 간 곳이었지만
너와 함께여서 그랬던 건지
어린아이처럼 마냥 신나기만 했다
어울리지도 않은 머리띠를 끼고
타지도 못하는 놀이기구도 타고
좋아하지도 않은 공포의 집을 들어가고
사진이랑은 거리를 두던 내가
너의 휴대폰 속에 모습을 담고
일에 관련된사진 밖에 없던 내 갤러리에는
너의 모습으로 채워 갔다
모든 게 서툴고 어색했지만
모든 이유에 답이 너라서 마냥 행복했다
.
.
.
아침 일찍 일어나 이름을 맞을 준비를 했다
아침에는 추워 절대 열지도 않았던
창문도 열어 환기를 시키고
혹시 몰라 방에 향수도 뿌렸다
혹시 몰라서..
이름이 올라온다던 시간이 다가올수록
목덜미가 아려왔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을 하는지
가볍게 생각하자는 심보로 잠시 눈을 감고 있으려니
어림도 없다는 듯이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거실에서 현관문까지 이렇게 길었나
신발장에 붙어있는 거울에
내 모습을 한번 더 단정하고 문을 여니
그 누구보다도 이쁜 미소를 지으며 서있는 너다
진짜 너무 이쁜 거 아니냐
그런 너의 얼굴을 넋 놓아 보았을까
마트를 가자며 나를 이끄는 이름이다
급히 차 키를 챙겨 나와
굳이 엘리베이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와 계단으로 내려갔다
마트로 향하는 길이 이렇게 달달했나
뭐 옆에서 애교스럽게 내 손을 잡으며 말하는
이름이 한 몫하는 거 지만
도착하자마자 신나서 먼저 카트로 향하는
이름이의 뒷모습을 쳐다봤을까
오늘따라 편한 옷인 거 같은데
왜 저렇게 딱 달라붙는 옷인 건지
급하게 너의 뒤로 가 카트 손잡이를 잡았을까
당황해하며 귀까지 빨개진 이름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놀리고 싶은 마음에
이름이의 귀를 깨물며 출발했다
.
.
이놈에 군것질 다 태워버릴까
어제 멋모르고 이름이에게 군것질거리를 잔뜩 사주고
저녁을 먹으려 하니
밥에 손도 대지 않았다
버겁다는 듯이 끙끙대는 너의 모습이 귀여워 바라만 보다
이제는 도저히 안될 거 같아
너의 숟가락을 뺏어들고 잔소리를 할 준비를 하는데
애살스럽게 웃어오는 너에
마음이 약해져 잔소리를 하지도 못했다
근데 또 군것질 거리만 잔뜩 담는 너다
이거 먹고 밥 안 먹으려고
너의 얼굴을 보면 또 마음 약해질 거 같아
쳐다보지도 않고 안된다 하니
또 시무룩해지는 게 여기까지 느껴져서 ..
어쩔 수 없이 하나하나 다 받아줬다
눈을 똘망똘망 뜨고 나를 설득하려는 모습이
너무 이뻐 당장이라고 볼을 잡고 입을 맞추고 싶어
장난을 좀 치니 부끄럽다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이름이다
아 진짜 어떻게 너무 귀여워ㅋㅋ
이상하게도 스킨십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였는데
이름이만 보면 뽀뽀하고 싶고
깨물고 싶고 끌어안고 싶은지
부끄럽다며 자꾸 벗어날려는
이름이의 허리 감싸 장을 봤을까
나와 이름을 잡으며 만두를 쥐어주시곤
부부라 해주시는 아주머니에 신나 한술 더 뜨니
미쳤냐며 등을 때리는 이름이다
아 왜 이리 신나냐
아주머니 제가 곧 이 만두 다 사러 오겠습니다
.
.
.
집으로 돌아와 정리를 하고 나니
직접 음식을 하겠다던 이름을 말렸다
그러더니 못 믿냐며 눈을 은근슬쩍 흘겨온다
못 믿는 게 아니라
안 그래도 덤벙대는 애가 칼 쓰다 다치면 어떻게
그 꼴은 절대 못 볼 거 같은데
이름이의 말을 받아주며 요리를 하고 있었을까
어느새 뒤에서 나를 안아오는 새하얀 손이다
쪼그만한게..
하루에 몇 번씩 사람 심장을 들었다 놨다 아주 난리다
차려준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에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느낌이 이거구나
이번에도 안 먹는 내가 신경 쓰였는지
밥에 반찬을 올려주고 이쁘게 코를 찡긋 거리는 이름이었다
마트에서 했던 장난이 진짜였으면 좋겠네
설거지까지 마친 뒤 보고 싶다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애초에 영화 자체가 내 체질이 아니라
이름이만 바라봤다
아주 티비에 들어가겠네
한 번이라도 난 더 보고 싶은데
나를 봐달라는 심보로 깨물고 만지고 괴롭혀도
꾹 참고 영화를 보는 모습에
포기하고 이름 무릎에 누워 다시 얼굴을 쳐다봤을까
도대체 누가 밑에서 보면 안 이쁘다 했냐
당장이라도 입을 맞추고 품에 안고 싶은데
그러다 무심코 마주친 눈에 끌리는 감정 그대로
이름이의 입술에 다가갔다
이 순간을 놓치기 싫어 나도 모르게 깊게 들어가니
내 어깨를 쥐었다 폈다 하는 행동에
간신히 이성을 잡고 너에게 맞춰 나갔다
항상 입맞춤을 끝나고 나면 이름이는
부끄러운 감정을 숨기려고 내 품 속으로 파고든다
그런 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
계속 널 안고 있으면 진짜 못된 생각이 들 거 같아
얼른 너를 집으로 데려다줬다
.
.
.
조금 있다 전화해야지 계속 반복한 생각이었지만
계속 아른거리는 이름이의 얼굴과 목소리에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면
그런 나를 달래주는 듯한 목소리가 들여왔다
주말 내내 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잘조잘 말을 해오는 이름이다
이불을 속에서 휴대폰을 꽉 쥐고 통화를 하는
이름이의 모습이 상상돼 웃어버리면
그 단새 집중 안 한다고 나를 혼 내왔다
어떡해 니가 너무 귀여운데
삐져서 투덜대다가 결국엔 잠이 들어버렸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너의 숨소리만 들려오는 전화에
아찔해지는 정신을
가다듬고 듣지 못할 인사를 했다
- 잘자 이름아
사랑해
더보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본가에 들릴 일 있어 갔다가 죄송합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뿌뿌젤라 / 토마스 / 예찬 / 석고상 / 인절미 / 다솜 / 애정 / 필소 / 쿠마몬 / 햇살 / 메리 / 순영애호 / 밍구짱 / 란파 / 마지막계절 / 에인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