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한참만의 침묵을 깬
네 아버지의 말에,
넌 두눈을 감아버리고만 싶어.
"네게 온 청혼서다."
이 순간 마저도
왜 넌 그가 떠오르는 걸까.
ㅡ
실소가 터져나와.
그 남자도 참 불쌍하지.
집안과 집안과의 결합.
그 결합의 희생자는 결국 너와,
그 불쌍한 남자야.
네가 앞 못본다는 사실은 알기나 할까?
돈, 명예, 권력에 눈이 멀어
정말 눈이 먼 신부를 맞을
그 남자도 참 불쌍하지.
가증스러워.
ㅡ
네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는걸
넌 잘 알고 있어.
앞으로 사흘 뒤면
사흘 뒤면...
넌 고개를 세차게 저어.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네 등잔에 불을 붙여.
그도 들었을거야.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함없는 그의 모습에,
넌 서운함을 느껴.
기름등잔 타는 소리가 네 주위를 감싸.
"좋은 사람 일까?"
물론, 그보다는 아닐거야.
그는 대답하지 않아.
그 남자는 그 처럼 널 위해 발걸음을 늦추지도 않을거고,
그 남자는 그 처럼 널 위해 함께 마당을 거닐어주지도 않을거고,
그 남자는 그 처럼 널 위해 너의 눈이 되어주지도 않을거야.
하지만,
네가 그 남자의 곁으로 간다면
그는 너의 곁을 떠나겠지.
"그렇겠지?"
떠나겠지.
"너는 떠나겠지?"
그렇겠지.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그가 대답했어.
*
암호닉
미리
문과생
윤아
리엔
키티
오파리
*암호닉 받아요*
12시 지났으니까
오늘이 방학식이네요!!
씐난다
♥댓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