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강동원 온앤오프 엑소 김남길
베루카 전체글ll조회 899l

"…백현아."
"……"
"그럼 나중에 보자."
"……"
"이만 돌아갈게."

종인이 웃으며 문고리를 돌렸다. 문이 소리를 내며 닫히는 그 순간 까지, 달뜬 숨을 내뱉으며 침대 위에 누워있던 백현은 머릿속에서 종인의 얼굴을 지울 수 없었다.
밖은, 비가 내리고 있다.

 


"후우…잘래."
"어느…정도?"
"5시간…아니, 7시간 정도이려나."


종인은, 최근 잠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 별안간 직장 일이나 작업 등이 많아지게 되면서, 그와 함께 종인의 체력 소모도 격렬해져 갔다. 휴식은 얕다. 하지만 종인이 소모되는 이유는, 그것 뿐만이 아니다. 김종인이 그것을 깨닫지 못했을 리는 없다. 그렇다 해도 김종인이 그만두게 될 일은 없겠지…틀림없이 나는 지금 추한 표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이란 말이냐, 변백현과의 만남이…
나와 김종인은 동거 중이다. 최근 부모님이 외국으로 떠났다가 폭탄 테러 사고가 일어나서 사망해버리고, 혼자 남겨지게 된 나는 친구였던 종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종인은 자신의 집에서 내가 사는것을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하지만 내가 김종인의 집에서 일주일 정도 생활한 끝에, 알아버렸다. 김종인이 내게 징하게도 숨겼던 사실을, 변백현이라는 새장 속에 김종인이라는 새가 갇혀버렸다는, 그 끔찍한 사실을.

종인의 나쁜 버릇이다. 불꽃에 코앞까지 다가가 화상을 입기 직전의 위치에 손을 댔다, 떼었다 하며 장난을 치는, 그런 어린아이 같은 부분…

"아무 문제는 없잖아? 아이가 생길 리도 없고…"

시작은 그저 불꽃을 희롱하는 위험한 행위에서 희열을 찾아내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아름다운 불꽃 그 자체에 매료당한 것은 아니신가요…

 

 

 

 

 

"…있잖니, 경수야.


나를, 좋아하니?"

 

"…시,싫어."


"솔직하지 못하네, 도경수."


"……"

"그래도 나는 좋아해, 네 그런 성격을."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는 종인에게, 대답해주고 싶었다.

나도 너의 그런 성격이 좋아…

언제였었던가, 나는 이제 알지못한다.

 

 

 

 

 

 

문이 열려있었다. 분명히 김종인이, 밖에 나올때 문을 잠그지 않고 나온것이 분명하다. 평소에도 밖에 외출할때 문을 잠그지 않고 나간 적이 많아 내게 혼나기 일쑤였는데, 그런 버릇을 여기서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아마도, 이게 마지막으로 보는 버릇일까…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안으로 들어가자,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생각하는 이가 분명했다. 나는 발걸음을 옮겨 방 안으로 들어갔다.

"……"

침대에 그가 누워있었다. 하얀 피부, 갈색의 머리칼, 순간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에게 손을 대려다가 이내 손을 거두어버렸다. 대신 옷에 달려있는 주머니로 향했다. 뾰족한 촉감이 느껴지고, 그것을 밖으로 꺼내버렸다. 찔렸나보다… 붉은 피가 흐르고 있는 손가락을 입에 넣고, 여전히 침대에 평온하게 누워있는 그의 얼굴을 쳐다봤다. 틀림없이 나는 지금 분노로 뒤덮인 표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무사할 수는 없다.


친구 간의 정상적인…가벼운 사이였다면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변백현과의 만남으로 김종인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동성애를 쉽게 이해해 주지 않는다. 백현과 종인은 주위에 사람이 많고, 둘은 이미 각각의 지인들에게 친한 친구사이로서 유명하지만, 혹여나 둘이 사랑을 하고, 관계까지 서슴없이 맺는 사이라는것을 알게 된다면, 분명히 경멸스러운 시선을 받게 될것이 뻔하다. 김종인이 그것을 깨닫지 못했을 리는 없다. 그렇다 해도 그만두게 될 일은 없겠지…그렇게까지 애태우고 있는것이다. 이 눈 앞의 남자에게…

 

친구의 행복을 지키는것은, 나의 사명.
설령 그 결과가
친구의 뜻에 거역하는 것이 될지라도.

 

 

"…종인이 집에서 사는, 친구죠?"
"……"
"종인이가 사진 보여준적이 있어요. 이름이…도경수라고 했던가."
"……"
"혼자 오셨군요."

 

'저희집…어떻게 알았어요? 종인이가 알려준거예요?' 라고 말하며 찻잔을 내게 건네준다.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었다. 김종인이 내게 그런것을 알려줄 사람이 아니라는것을 모르는건가. 김종인이 밖으로 나갈 때 몰래 뒤따라가 미행을 해 주소를 알아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고, 앞으로도 절대로 알 수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찻잔 속에 들어있는 액체를 바라보았다. 홍차…싫어하는데. 찻잔을 다소 거칠게 내려놓자 당황한듯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부드럽게 웃으며 '차 싫어하시면, 주스라도…' 라고 말하는 변백현은, 나와는 확실히 달라보였다. 남을 배려하는것이 습관화가 되어있으며, 항상 무표정인 나와는 다르게 예쁜 미소를 항상 짓고있다. 하지만 비뚤어진 마음은, 그 차이 조차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다시 마음 속에서 분노와 증오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으며 찻잔을 다시 들었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따뜻한 액체는, 쓰고 텁텁한 맛이다. 그 불쾌한 맛의 차를 반 이상이나 마시는 동안에도, 변백현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눈을 깜빡거리는 행동만 할 뿐, 이 쯤에서, 말을 해야하나. 쓴 액체가 목구멍 안으로 넘어간 뒤, 나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생각은, 있는거겠지."
"……"
"설마, 너희 둘의 사랑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해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아닌가."

 

내 말에 변백현은 서서히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예쁘다, 그러나, 공허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는듯한 눈으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그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감정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변백현도 또한, 무사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김종인만 피해를 입는것이 아니라, 변백현도…그러나 내가 하는 이 행동은 변백현을 위한것이 아니라, 오직 김종인을 위한 것, 내가 김종인의 친구이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지금, 여기 온것이지.

 

"김종인은, 더 심각한 상황이 되기 전에 이 사랑을 멈추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래요."

 

사실 , 종인이가 저를 사랑하는 것만큼…저도 종인이를 사랑하는건 아니거든요.

 

변백현의 말을 듣고 생각했다. 변백현의 존재는, 종인에게 있어서 독과 다를것이 없다.

 

"미안해, 백현…"
"당신이 사과할 필요는 없어요. 나쁜것은 저…

 

종인이를 많이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보다는 우정에 거의 가까운 감정이면서, 종인이 상처받는게 두려울까봐 사랑으로 속이며 관계를 유지하는 제가 나쁜 새끼죠.


그런 것이 아니다…
종인이 피해입는 것을 막기 위해 백현을 찾아온것을,
사과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주머니에서 그것을 꺼냈다. 망설임없이 곧바로 손을 백현에게로 뻗었다. 백현의 목에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그것이 닿는 순간에도, 여전히 백현의 눈동자는 아무것도 담고있지 않은 눈동자였다. 그러나 아까와는 달랐다. 점점 슬픈 눈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의 눈이. 나는 백현을 바라보고 있던 눈을 거두고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지금 분명히, 백현의 목에는 빨간 줄이 그어져 있을것이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네가 김종인의 연인으로 남든, 남지 않든."

…변명이다.
모든것이 변명이다.

 

"종인이에게 해가 되는 존재라는 사실은 변하지…않아."

김종인을 위해서가 아니다.

 

"이대로…는 종인이가…피해를…입을거라…고…판단…했…다"

친구의 사명따위도 아니다.

 

나를 위해.
그저 이런 남자에 대한 추한 질투를 위해.
이러고 싶었던 것이다.
내 마음을 위해서.


어느 새 붉은 피로 물들어버린 목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잡은 그는, 힘겹게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변백현의 얼굴은, 웃고 있는 얼굴이였다…아.
김종인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변백현은 감이 뛰어나고 눈치가 빠르다고…전부, 전부 눈치채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이렇게
미소를 짓는다.

 

손에 들고있던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떨리는 손으로 입을 막고 눈물을 쏟아냈다.

 

"…변…백…현."
"…사과할거라…면, 처음부터…하지 말아줘…요."
"…미…안…"

 

백현이 손바닥으로 피가 흐르고있는 목을 꽉 잡고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백현의 하얀 목에서 피가 계속 터져나왔다. 백현의 옷과 방바닥은 이미 붉게 변해버린지 오래였다. 백현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천장을 바라보았다. 백현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있었다. 경수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백현에게로 달려왔다. 그러나 이미 백현은 생명의 한계를 느꼈는지, 경수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들릴듯 말듯한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요, 경수씨…"

 

백현이 이내 정신을 잃은 듯 피가 계속 나고있는 목을 꽉 잡고있던 손을 놓아버리고 쓰러져버렸다. 서둘러 백현이 쓰러지는 곳으로 가서 앉은 경수의 무릎 위로 백현의 몸이 떨어졌다. 백현의 목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경수의 옷에 묻었다. 방 안은 이미 새빨간 바다가 되어있었고, 온통 역겨운 피비린내로 진동하고 있었다. 경수가 흘리는 눈물이 백현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끝이다, 이제…모든게 끝이야. 이제 다 끝난거야, 종인아…경수가 싸늘한 백현의 시체를 자신의 무릎에서 내려 방바닥에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현의 방에는 전신 거울이 있었다. 경수가 거울을 통해 본 방 안과, 죽은 백현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모습은 매우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종인은, 백현을 너무 사랑해서, 그래서 백현을 만났던 것이다. 비록 백현은 종인을 그렇게 사랑하지는 않았다고 해도, 종인은 백현을 사랑해서, 그렇기 때문에 종인은 백현과 만났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부질없는 생각이다.
나는 이미 선택해 버렸으니까.

 

거울 안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경수의 표정은, 죽기 직전 백현의 표정을 보는 듯 했다. 모든것을 다 놓아버린 듯, 그렇게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경수의 모습은 매우 엉망이였다. 경수가 입고있던 흰 셔츠는 백현의 피로 온통 물들어버려 완전히 붉은색이 되어버렸고, 바지에도 곳곳에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한동안 계속 바라보던 경수는, 떨리는 발걸음으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하…하…이 얼마나 우스운지, 이것이 친구를 짝사랑해서, 친구의 연인에 대한 질투심으로 인해 미쳐버린 나의 모습인가…응? 도경수…"

 

김종인도 지금쯤 잠에서 깨어 있겠지.

…얼른 돌아가야 되겠어.

 


종인이는,
어떤 표정으로 나를 죽이려나?

 

 

 

-

 

 

분위기가 너무 어둡다...쓰다가 나도 우울해짐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전체 인기글 l 안내
5/26 9:54 ~ 5/26 9:5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