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빈은 미엘과 사귀고 있었지만
그걸 크게 티를 내고 다니지 않았어
미엘이 하도 리빈한테 표현하고 다녀서 그걸 받아들이기도 벅찼거든
자길 좋아해주는 사람한테서 받는 사랑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주는 것도 또하나의 사랑이니까
가끔 미엘은 리빈을 못 쳐다볼 때도 있었어
리빈이 꿈에 나올 뻔 했던 때를 떠올리면
미엘은 웃다가도 멈췄지
미엘이 14살 때의 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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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래서 그 여자가 내 앞에서 다리를 막... 어휴.."
"그 꿈 사고 싶네"
"팔고 싶어도 못 판다"
친구들이 야한 꿈을 꾼 얘기를 할 때마다 미엘은 점차적으로 기대가 커졌어
아무리 리빈을 좋아한다지만
아직 14살이라 이성보단 욕망이 더 들끓었던 시기였지
빨리 누나꿈을 꾸게 해주세요, 평소 하지도 않는 기도를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마침내
미엘은 리빈꿈을 꾸기 시작했어
"미엘"
"누나!!!"
까만 시야에 리빈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점차 앞이 선명해지면서 책상이 보였어
미엘네 학교인 것 같았지
내 학교에 누나가 오다니, 미엘은 당장 눈물을 흘리고 싶었을거야
누나, 한번만 저 안아주세요
하면서 팔을 벌렸지
아직도 리빈의 모습은 안 보이지만 목소리만으로 미엘은 얼굴이 빨개졌어
아직도 책상만 보였지만
"이리와 미엘"
"누나!!!!!!!! 갈게요!!!!!!!!"
미엘이 발걸음을 떼고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는 순간,
"...헉!!"
미엘은 눈을 떴어
그리고 이불이 축축하다는 걸 인식했어
....이게
이게....... 친구들이 말한 몽정인가
아무리 누나가 좋다고는 해도
이렇게 목소리만으로 사정해버리다니
14살 미엘은 당황에 멘붕이겠지
내일 누나얼굴 어떻게 보지
그건 그렇고 친구들이 말했던 야한 내용이 자기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은 미엘은
슬프기도 슬펐지만
씁쓸하겠지
목소리 만으로........
목소리 만으로.........
옆에서 과일을 먹으면서 TV를 보는 리빈을 바라봤어
미엘은 그때일은 죽어서까지 비밀로 숨겨야겠다고 생각했지
중학교때 친한 친구들한테도 말하지 않은 꿈내용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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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를 못 짓겠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