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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낙원  00

(싸이코패스물+판타지물+학원물)

 

 

 

 

 

 

*

 

 

 

"김종인..."

"..."

"피, 피부터 닦아. 얼른."

 

 

 

나는 너한테 관심 없었는데. 내가 별 수 없는 실장이라서 우리반 대다수에게 관심은 있었어도 너한테는 없었는데.

 

 

 

"...경수야."

"손부터 씻던가 옷을 갈아입던가!!!!!"

 

 

 

넌 언제나 그랬듯이 체육 시간에는 운동장이 아닌 교실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은 그 날, 나 역시 평소와 같았어야했는데 괜히 기분이 싸했던 탓일까. 머리보단 발이 먼저 움직였다. 뭔가에 이끌리듯이. 그리고 나는 쓰레기 소각장에 가만히 서있는 너를 발견했다. 뒷모습은 미동조차 없었다. 발소리를 크게 내면 안될것 같아서 가까이 가면서도 숨을 죽이면서 걸었고, 너한테 온전히 다가갔을 때 너는 손이며 옷이며 할것없이 온통 피를 묻히며 서있었다. 나는 너한테 소리쳤다. 증거부터 없애라는 뜻이었고, 지금껏 내가 가장 후회하고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때에는 내가 '실장'이었으므로 너를 지켜야했다. 덮어주려했던 이유는 이처럼 단순했다.

 

그런데 넌, 그 때 웃으면서 뭐라고 했지.

 

 

 

"...뭣하러."

 

 

 

니 앞에 죽은듯 널브러져있는 사람 하나를 두고서도 너는 웃으면서 벙찐 내게 다시 말했다. '뭣하러 그런 수고를 해.' 라고. 내가 못듣기라도 한것처럼 좀 더 가까이 와서 똑똑히 그렇게 얘기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거다. 창가쪽 맨 뒤 구석자리에 없는 사람마냥 지내는 너한테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은.

 

 

 

 

*

 

 

 

"박찬열이 뛰어내렸다는게 말이 되냐? 씨발."

"코치랑 갈등이 있었다잖냐."

"아니 어떻게든 국대 선발전 나가려고 눈깔 뒤집히게 준비한 새낀데 고작 갈등? 뭐 그딴것땜에 뛰어내린다고?"

"경수가 봤다는데 그럼 거짓말이게."

 

 

 

집중이 될리가 없다. 하아. 경수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 얼굴을 한번 쓸어내렸다. 제 뒷자리에서 두런대는 말소리는 자꾸만 경수의 가슴을 콕콕 찌르는듯 했다. 태연한척 해보지만 겉은 그럴싸해 보일지라도 속은 썩어들어만 갔다. 불쑥 불쑥 고개를 드는 양심에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알고있는 사실만이라도 외쳐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게 무척이나 고통스럽다. 경수는 살짝 고개를 돌려 맨 뒷자리의 종인을 쳐다보았다. 마치 어제 있었던 일이 자신과 무슨 관련이 있냐는것처럼 평소와 같이 턱을 괴고 입 안의 사탕을 굴린다. 경수는 마른침을 삼켰다.

 

 

 

"야. 실장."

 

 

 

결국은 뒤에서 볼펜 하나가 경수의 등을 쿡쿡 찔러온다. 경수는 흔들리는 눈빛을 바로하면서 천천히 뒤를 돌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찬열의 얘기로 들썩이던 애들이다. 분명 찬열에 대해 물을것이고 절대 당황하는 얼굴을 보여서는 안된다. 나는 찬열이가 떨어진것을 목격한 유일한 사람이고, 찬열이 역시 자의로 떨어진 것이다. 그 뿐이다.

 

 

 

"너 똑똑히 봤냐, 박찬열 떨어진거?"

"..."

 

 

 

경수가 잠깐의 틈을 타, 다시 시선을 돌려 종인을 쳐다보았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종인은 무심한 얼굴로 사탕을 굴리며 책을 보고있다. 교실의 분위기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경수는 보이지 않게 내린 주먹을 꽉 쥐었다.

 

 

 

"아 널 의심하는게 아니고 박찬열이 존나 안타깝잖아. 그래서 그래."

"..."

"경수야."

"응. 떨어진거 맞아."

"..."

"근데 찬열이 안 죽었잖아. 다시 평소처럼 돌아올거야. 니들도 너무 걱정하지마."

 

 

 

경수가 웃으면서 말하자 찬열에 대해 떠들던 녀석들도 서로 눈치를 주고받으며 조용히 입을 닫았다. 경수는 다시 돌아앉았고 아무렇지않게 문제집을 내려다보며 샤프를 잡았다. 그러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곁눈질로 종인을 쳐다본다. 넌 여전히 내가 무얼 하든 관심조차 없겠지.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경수는 종인과 눈을 마주쳐버렸다. 진작부터 경수를 쳐다보기라도 한것처럼 종인은 경수의 눈을 피하지않고 있었다. 샤프를 쥔 손에 금세 땀이 배어나온다. 경수의 눈이 흔들렸다.

 

 

 

"... ..."

 

 

 

종인이 눈을 접어보이면서 웃었다. 모든것은 경수의 눈에서 천천히 흘러갔다. 종인이 입 안의 사탕을 굴리면서 고개를 살짝 기울일때도 그의 시선은 경수에게 고정되어 있다. 눈조차 깜빡이지 않는다. 자신과 자신을 옥죄어오는 종인, 그 둘만 교실에 남은듯한 착각이 들었지만 곧 그것은 경수가 손에 쥐고있던 샤프를 떨어뜨리고나서야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다시 시간은 원래대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떠들썩한 소리도 귓가에 어른거려왔다. 종인이 사탕을 깨물었고 그와 동시에 경수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숨막혀. 경수는 소름이 끼쳤다.

 

 

 

 

*



눌러줘요<

안녕하세요! 도빛입니다'-'*

처음으로 [카디] 파랑새의 낙원 을 써봤어요.

보시다시피 싸이코패스 기질이 좀 보이는 종인이랑 어쩔 수 없이 덮어준 실장 경수의 이야기구요.

판타지물이라고 정해놓은 이유는, 수상한 종인이를 파헤치면 알게 될거에요+_+

 

아직 시작도 안한 00편을 끝까지라도 읽어준 분들 모두 고마워요ㅠㅠ

다시 돌아올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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