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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ㅌ..태일이형..."
"태일..아?
"......"
멤버들은 일동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이제 도대체 무슨말을 해야 좋을까?
침대에 파묻히듯 누워 반쯤 감은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던 태일은 입을 벙긋하기만 할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말도안돼... 재효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태일을 애타게 쳐다보아도 태일은 그런그를 바라보기만 할뿐 이였다.
그때 그 이후로 한번도 밖에 나간적이 없는지 원래 하얀편이던 피부는 빛을 받지못해 창백하게 변해있었다.
방금전까지는 자고있던 건지 얼굴색만큼은 혈색이 돌아 핑크빛으로 물든 두 뺨을 자신의 작은손으로 감싼다.
그러고선 천천히 눈을 굴려 우리들을 바라보더니 낯선 사람인 마냥 몸을 뒤로 슬쩍 뺐다.
그때였다. 맨뒤에서 있던 지훈이 앞으로 뛰쳐나와 태일에게 다가가 그의 손목을 거세게 움켜쥔것은
"..!.."
"태일이형, 나 봐 나 몰라?
"..ㅇ........"
"형,말못해? 어? 도대체 왜그러는데 진짜!!!!!"
"...아..."
갑작스런 지훈의 행동에 놀란듯한 태일은 자신의 눈 바로 앞까지 온 지훈에게서 시선을 피했다.
그런모습에 지훈이 큰 소리를 내자 태일은 작게 인상을 찌푸리며 지훈의 어깨를 밀어냈다.
그러나 나머지 손목마저 지훈에게 잡혀버리자 당황한듯한 태일은 서둘러 시선을 매니저에게로 보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듯한 그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아!....으...."
"...지훈아, 일단 진정하고"
"진정하게 생겼어요? 지금 씨발, 우리를 보고 모르는 사람인마냥 쳐다보잖아!!"
"표지훈!!"
"..!"
"진정하라고 일단..... 지금 태일이 상태 안보여?"
슬쩍 고개를 돌리니 그의 눈에는 눈물이 몇방울 흘러 내리고 있었다.
제 눈앞의 지훈이 무서운듯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작은몸이 작게 들썩이고 있었다.
무자비하게 잡힌 손목은 빨갛다 못해 시퍼럴 정도록 멍자국이 날 정도였다.
서둘러 지훈이 그의 손목에서 손을 빼내자 침대의 가장 먼 구석쪽으로 기어가서 무릎을 두손으로 꽉 안았다.
"하아... 이래서 내가 안데려오려고 했는데..."
"태일이.... 태일이가..."
"맞아. 이번에 신이 신녀로 선택한 사람이 바로 태일이야."
".....말도안돼.."
"형! 어째ㅅ..."
"후.. 일단 그얘기는 조금 있다 하기로 하고.."
"그럼뭐야, 신이 태일이형 기억을 통째로 지워버렸다는 그런 말도안되는 짓을 한건 아니겠죠?"
"말 조심해, 만일 그랬다면 너희는 여기 들어오지도 못했어.
신녀의 신뢰와 진심만이 영혼으로 연결된 사람만이 이곳으로 들어올 수 있어.
태일이는 너희를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거야."
"...형..."
"태일이가..."
"....그럼...지금은..."
"지금은 신녀가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신의 힘을 받쳐주기엔 몸에 무리가 많이 갈거야.
그래서 순간적으로 상황판단이 흐려진거고, 근데 그런상태에서 그렇게 몰아부치면 어쩌자는 거야."
".......태일이형.."
아직도 무서운듯 구석에 쭈그려앉아 떨고 있는 태일을 향해 지훈이 조심스레 그의 곁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 지훈을 보자 태일은 무릎을 감싼 손을 더욱더 세게 잡은체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점점 다가오는 지훈에게서 시선을 돌린 태일은 어느새 지훈이 자신의 바로 앞까지 왔다는 것을 알아챘다.
"형, 미안해."
"...!"
잔뜩 몸을 웅크리던 그에게 다가온것은 호통도 아픔도 아니였다. 따뜻하고 그리운 품속이였다.
손끝을 세워 자신의 어깨를 찍어내리는 태일의 행동에도 지훈은 여전히 그를 끌어안은 상태였다.
익숙한 품. 익숙한 향기. 그리고 익숙한 감정이 태일을 따뜻하게 감싸안았다. 그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
불안하게 떨리던 태일의 움직임이 점차 수그러질때쯤 그의 입에서 작은 소리가 새어나왔다.
"..........지훈...아...."
"!.. 그래 나야 지훈이.."
"...........흐윽.....읍............ㄱ........"
"괜찮아,괜찮아... 울어도 돼"
"......으윽...............읍......ㄱ......"
소리를 내지 못한체 끅끅거리며 숨죽여 우는 태일을 보는 멤버들은 고개를 푹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모습에서 그동안 그가 느낀 감정들이 눈앞에 순식간에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남몰래 느꼈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얼마나 슬펐는지, 또 얼마나 외로웠는지
여태껏 혼자 버터낸 태일이 안쓰럽고 또 그렇게 만든 자신들이 너무나도 한심했다.
친형제나 다름없던 그를 이렇게 만든건 다른사람들이 아니였다. 그건 바로 우리들이였다.
".....ㅇ...아파..........아파...."
"....."
".....으윽........ㅂ......아....파......"
".....아파....아파서 죽을거 같아......"
그가 억지로 참아왔던 감정들이 결국 터저버리고 말았다.
평소에 단 한번도 아프다, 힘들다 내색한번 한적 없던 사람이다.
자신은 강한사람이라 생각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독기를 품은 체 견뎌냈다.
남들은 힘들다 말해도 자신은 절대 그래선 안되는 거라 생각하며 버터낸 사람이였다.
하지만 그렇게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버릴 정도로 그의 영혼은 이미 상처투성이였다.
거센 아픔과 고통에도 묵묵히 견뎌내던 그는 따뜻한 온기하나에 완전히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그의 불안정한 숨소리가 어느새 고르게 쉬어졌다. 지칠대로 지쳐버린 그는 지훈의 품속에서 잠이 들었다.
-짧아요? 그래도 하루에 두편올렸으니 봐주세염 뿌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