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구다. 명백한 친구 사이.
입술에 피 난다고
w. Hello Chan
12월의 끝 무렵이다. 칼 바람에 살을 에는 듯 한 추위가 느껴져 파카 지퍼를 목 끝까지 올렸지만 그래도 추운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으으, 추워. 몸이 와들와들 떨리는 바람에 뒤에 달려있는 모자를 쓰고, 어느 새 꽁꽁 얼어 감각이 없는 손을 주머니 안에 쏙 집어넣은 뒤 최대한 고개를 수그리며 학교 정문 앞을 통과했다.
반에 도착하자마자 재빨리 가방을 던지 듯 책상에 처박아 놓으니 인기척을 느꼈는지 그제서야 누군가가 스르르 일어났다.
" 왔냐? "
김종인이었다. 밤에 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고 놀았길래, 눈 밑이 컴컴ㅡ 한 걸까. 피곤 한 듯 눈을 비비다, 나를 보고는 히죽, 웃으며 쪼개는 게, 뭐야. 내 얼굴에 뭐 묻었니? 괜히 한번 얼굴을 쓸어주니 아, 도경수. 코 빨개진 거 봐! 하며 이번엔 내 코를 잡더니 쭉ㅡ 잡아당긴다. 씨발, 아퍼 새끼야! 퍽, 하며 때리자 으, 도경수 피지, 하며 나를 놀리길래 머리를 한대 칠려다가 말았다. 피지는 무슨. 내 코는 깨ㅡ끗 하다고!
" 어, 야. 도경수... "
" 응, 왜? "
" 입술... 텄냐? "
젠장, 아까부터 뭔가 신경쓰이길래 손으로 만졌더니 신경에 거슬리기라도 한 건지 결국 눈치를 챘나보다.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립밥은. 하는데, 립밥이 있을리가. 빌릴 수도 없을거다. 이런 남고에서 누가 립밥을 소지하고 다녀.
없을걸... 하니 그럼 어쩌지, 하며 잠시 고민하더니 내 얼굴을 마주보고는 말한다. 빨아.
" ... 뭐? "
" 빨라고. 입술로. 이ㅡ렇게. "
김종인이 혀로 입술을 축이며 혓바퀴로 입술을 쓸었다. 직접 시범까지 보이는 친절함에 눈물나게 고마워서 뭔가 어감이 이상하긴 하지만, 얌전히 김종인 말대로 입술을...
" ...... "
" ... 왜? "
" 좆나 이상하네. "
아니, 해줘도 지랄이야. 김종인 말대로 입술을 한번 쓸었을 뿐인데, 그걸 바라보고 있던 김종인이 머리를 긁적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이상한데? 어? 그냥... 오묘해. 뭐가.
" 왜, 니 집에 있는 야동 폴더에 누님들 같냐? "
" 뭐? 씨발. 언제 뒤졌어, 개새꺄! "
" 좀 잘 숨겨놓지 그랬니. "
쯧쯧, 하며 혀를 차자, 아무 말도 못하던 김종인이 손에 턱을 괸 채로 날 빤히 바라본다. 뭘 봐. 웃... 웃지마!
" 내 것도 빨아줄거야? "
" 뭐, 이 씨발아? 아...! "
서슴없이 음, 음담패설을 하는 김종인 새끼땜에 순간 입을 크게 벌렸더니, 결국 입술이 찢어졌다. 피나잖아! 비릿한 피맛이 느껴져 김종인 새끼를 좆나게 째려봤다. 경수야, 가만히 있으랬잖니. 김종인이 빨갛게 터진 입술을 보더니 손가락을 대어본다. 피 맞다고! 아 따갑잖아!
" 야, 만지지 말라ㄱ... "
" 어... "
씨발. 이 물컹거리는 내 입속에 침투한 이 좆같은 손가락은 뭐지. 손가락 맛은 짜다던데, 별로 짜지도 않네... 가 아니고 대체 이게 뭐냐고! 난 분명히 그만두라고 말 할랬는데 이 좆같은 입새끼는 왜 지 할말을 못하고 덥썩 김종인 손가락이나 쳐 물고 지랄이냔 말이다! 얼른 빼고 싶지만 졸지에 손가락을 입에 처넣은 당사자는 말 그대로 얼어서 아무 행동도 가하지 않는 상태기 때문에 뭘 섣불리 하지도 못하겠다. 침, 묻는다고! 뭔가 구리지만 손가락을 문 채 김종인을 쳐다보자 아무 미동도 없다. 저기여, 이봐여 님아? 이 손가락 점...
뭔 말을 못하겠잖아!!!
나, 입술에 피 난다고. 개새끼야.
+
이게 무슨 똥글이냐구여... 헤헤. 고자손이 써보는 똥글망글...★
카디만 쓰는 단편작까... 중에서도 학원물은 사랑입니다♡
가끔씩, 뭔가 소재가 생각나면 똥글 투척하러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