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남 전정국은 위험하다
by 미샹스
05
: 나 아파
***
"아으..."
전날의 증거인듯 온몸이 쑤셔왔다. 할 때는 몰랐는데...
옆을 바라보니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 전정국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화장대 위에 덩그러니 쪽지만 놓여있었다.
'나 먼저 갈게. 있다 봐'
나도 모르게 인상이 써졌다. 요 며칠 사이 나를 피했다. 전정국은 어제는 내가 그나마 붙잡아 만났지만 요 며칠동안 혜연과 자주 붙어있던 정국이었다.
왠지 모르는 불안감이 온 몸을 덮쳤다.
***
쑤시는 몸을 이끌고 수업을 들었다. 수업이 오전밖에 없어서 집에서 얼른 쉬려고 했다.
과실을 나서고 학교를 나서는 순간, 누군가 나를 불렀다.
"여주 선배님!"
혜연이었다.
***
가까운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혜연을 바로 마주할 수 없었다.
나와 정국의 관계 때문이기도 했고 현재 알 수 없는 정국의 행동 때문이기도 했다.
"....선배 남자친구 있으세요?"
정곡을 찌르는듯한 혜연의 말에 마시던 커피를 뿜을뻔하였다.
"..어? 아니... 왜?"
"선배~ 왜 거짓말 하세요... 선배 목에..."
아... 어제 전정국이 만들어놓은 흔적이었다. 학교에서 가린다고 잘 가리고다녔는데
하필 혜연 앞에서 방심했다.
"아..... 그게 혜연아..."
"나 다 알아요. 정국이랑 선배." 순간 너무 놀랐다. 눈이 크게 떠졌다.
"저 그렇게 바보 아니에요. 선배."
"아... 혜연아... 그게 말이야"
"그래서 좋아요?"
"...뭐?"
"뭐긴요. 전정국이랑 밤에 하는 일. 좋냐고요 아... 선배는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가 궁금하겠구나..."
"....."
"정국이랑 선배가 보통 사이는 아니라는 거 이미 유명한데... 저도 알았고. 암튼 상관없었어요. 자신 있었거든요 전정국 하나 꼬시는 거"
혜연의 말에 더욱 놀랐다. 내가 알고 있던 혜연이 아니었다.
"근데 보기보다 애가 순정 파더라고요~ 나름 대담하게 행동도 했는데 넘어오지도 않고... 그러다 한 번 미행해봤어요. 근데 선배랑 집에 들어가더라고요~
나도 안 들어가 본 집을 선배랑. 그때부터 짐작했어요 뭐 남녀가 단둘이 한 집에 있으면 할게 더 있나? 그렇죠 선배?"
"....."
"그렇게 놀라지 않아도 돼요~ 정국이도 이거 알고 있는데. 내가 다 알고 있다는거"
"...뭐?"
"아~ 몰랐어요? 내가 알고 있다니까 엄청 미안해하던데... 그래서 요즘 나랑 자주 있어요~ 전정국."
전정국이 알고 있었다니... 근데 왜 나한테...
"...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뭔데"
"아~ 이제 할 거예요! 저기 왔네... 정국아!"
나도 모르게 놀라 뒤를 봤다.
나를 발견했는지 미간을 찡그리는 전정국이었다.
"... 선배가 여기 왜 있어요" 혜연의 옆에 앉으며 나에게 묻는 전정국이다.
"내가 불렀어 정국아"
"뭐?"
"아~ 이미 말도 다 했고 걱정하지 마~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 안 할 거니까"
"그래서 나랑 선배를 부른 이유가 뭔데"
"... 여주 선배, 전정국 어때요? 좋아요? "
"....어?"
"좋냐고요. 전정국. 몸 말고. 마음으로 "
"....."
나를 바라보고 있는 정국이 보였다.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말하면 전정국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혹시 나와는 다른 마음은 아닐지 생각이 들었고 다시 예전, 내가 그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가 떠올랐다.
"와... 선배 아무 말도 못해요? 나 그냥 양보하려고 부른 건데... 둘만 좋으면? 근데 그건 아닌가 보네..."
마치 비꼬듯 말하며 전정국에게 기대고는 어깨를 쓰담는 혜연이었다.
"정국아... 어쩌지? 선배는 너 안 좋아 하나봐~"
정국은 나를 빤히 쳐다봤다. 굳은 얼굴이었다.
"내가 말했지 정국아... 그냥 너 좋다는 사람이랑 만나라고... 혹시 몸을 원해? 그럼 내가 해 줄게 나 여주 선배랑 닮았다며 그럼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거 아니야?"
혜연의 말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굳히고는 쳐다봤다.
아무 말도 없는 정국이었다. 왜 거절을 안해... 전정국
"... 왜 아무 말도 없어. 김여주."
"...정국아.."
"하- 진짜 여전히 사람 병신 만들지 김여주"
"....."
"그래- 이제 그만하자. 너도 원했지. 죄책감 때문에 못하겠다고 했지. 그만하자 이제"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정국이었다.
정국이 나가자 혜연은 웃으며 말했다.
"선배 생각보다 멍청하네요~ 놓친건 선배에요. 나는 기회를 줬고 선배는 그 기회를 차버린 거고"
그 말만을 남기고 혜연이 나갔다.
잠깐 사이에 폭풍이 지나갔다.
***
며칠이 지났다.
정국과 연락도 끊겼고, 학교에서 마주쳐도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그렇게 지나쳤다.
그리고 그 옆에는 혜연이 있었다.
***
투둑- 투둑- 쏴아-
비가 내렸다. 우산 안 가져왔는데-
그때 정국과 혜연이 옆으로 지나갔다. 둘은 다정히 한 우산 아래에 있었다.
우산 밖으로 보이는 전정국의 눈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나쳤다.
갑자기 우울 해진 마음에 그냥 비를 맞으면서 집까지 왔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많이 쏟아지는 비에 서둘러 길을 걸었고 나는 천천히 걸었다.
축축했지만 한편으로는 시원했다.
집에 돌아와 씻지도 않고 그냥 누워 잠을 잤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은 그런 날이었다.
***
역시나 몸을 일으킬 수 없을 만큼 몸이 무거웠다. 머리는 띵했으며 몸은 뜨거웠다.
다행히 주말이라서 이 몸으로 학교에는 안가도 되어 안심했다.
눈물이 나왔다. 이렇게 아픈데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정국이가 있었더라면...
몸이 너무 아파 움직일 수도 없었고 머리도 아파 제대로 앉아있을수도 무언가를 먹을 수도 없었다.
띠딩-
문자가 왔다.
'선배 오늘 정국이 우리집에 오기로했어요~ 이제 진짜 제 남자로 만들려고요! 아, 비 맞으신 거 같은데 몸조리 잘하시구요! -혜연-'
문자를 읽자마자 외면했다. 그리고 그냥 잠이 들었다. 이 모든 게 꿈이기를 기도하며
***
잠에서 깨어 일어났다. 아직까지 아픈 몸이었다. 밖을 보니 해는 이미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갑자기 혜연의 문자가 떠올랐다.
그 문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곤 판단했다.
그래. 그냥 나 꼴리는 대로 하자
그대로 전정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발- 제발-
"... 여보세요"
안 받을 줄 알았던 정국이가 받았다.
"...정국아"
이미 갈라지고 잠긴 목소리를 가담드고 말했다.
"... 자다 일어났어? 목소리가..."
'정국아! 얼른 와... 나 준비 다 끝났어... 약속했잖아 우리. '
휴대폰 저편으로 들리는 혜연의 목소리였다. 아직 아니구나 다행이다-
내가 안심하고 있었을까 정국이 말했다.
"들었지 누나. 나 이제 이혜연이랑 잘 거야"
"...! 뭐..?"
"누나한테 연락 안 오면 자기로 했어. 잊게 해준다고... 그 마지막 날이 오늘이었고 근데 누나가 전화했네"
"......"
" 어쩔까... 나 그냥 잘까 누나"
혜연의 말은 틀렸다. 나에게 기회는 한번 더 남아있었다.
"정국아..."
"...응"
" 나 아파... 나 아파 정국아"
"...뭐? 어디가"
"비 오던 그 날. 네가 혜연이랑 단둘이 나를 지나치던 그 날. 나 그냥 비 맞고 집갔어. 씻지도 않았어"
잘못한 건 나였는데 전정국에게 투정을 부렸다. 얼른 오라고
"뭐? 아니 누가 그렇게 멍청하게..."
걱정스러운 듯 화를 내는 정국이었다.
"나 아파 정국아... 얼른 와... 나 너무 아파 내가 미안해 진짜 미안해 그니까 얼른 와줘... 제발"
말하면서 어느새 울고 있었다.
내가 울고 있는 걸 알았을까 정국은 말했다.
"기다려- 지금 갈게 혼날 준비 하고있어"
끊기지 않는 전화기 너머에선 혜연에게 나에게 간다고 말을 하는 정국의 목소리가 들렸다.
승리자는 나였다.
감정은... 숨겨서는 안된다... 나는 변함없이 과거부터 쭉 정국을 생각하고 그리워했었던 것이다.
중간 나의 방황은 익숙함을 잊어버린 것이었고 방금까지의 방황은 정국에게 미안한 감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이런 나의 감정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
***
쾅쾅쾅-
"누나! 김여주!"
정국이 왔다. 보고 싶었던 정국이가 왔다.
나는 아무말 없이 문을 열었다.
그렇게 한참을 우리는 서로를 바라봤다.
***
미샹스입니다!
저 열일하는듯요..ㅋㅋㅋ 일단 새 신작은 탄탄하게 짜놓기만 하고 연하남 전정국은 위험하다를 끝내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오늘 글 참... 사실 제가 내일 학교에서 수련회를 가가지고 설레서 진짜 글이 똥망이 되어버렸으...
진짜 저라는 작가는 여주랑 정국이의 갈등을 한 회 이상 끌고가면 죽는 병이있어서 바로바로 둘을 붙인다는....
아 그리고 처음부분에 막 정국이가 먼저 가고 그런거는 혹시나 혜연이 여주에 대해 이상한 소문 낼까봐 걱정스러워서
혜연의 비위를 맞추고 지낸거였어요! 여주를 잠깐 멀리하고 했는데 이를 모르는 여주가 정국이 유혹(?)해서
결국 처음 시작에서 보이듯이 일을 저질르고 먼저 간... 결론은 먼저 간 건 여주를 위해서였다...
아 그리고 혹시나해서 말하는건데 많은 분들이 바라실(?) 그런 부분은 (다음화 말하는겁니다^^ 저는^^) 수련회갔다와서 수요일에 업뎃할게요...아마도?
아 그리고 연하남 전정국은 위험하다의 완결은 10화?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원래 한 7화 쯤에서 끝 낼 그런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ㅠㅠㅠ (감덩감덩)
암튼 저는 수련회 잘 갔다올게요! 비록 엉망이지만 이번 화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럼 수요일에 봐요!(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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