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하드려요. 임신 한달 째 되시네요. " " ㅁ, 뭐라구요???? " 인자하게 웃으시며 청천벼락 같은 말을 건네시는 의사선생님에 현실을 부정하며 다급하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뱃속에 아이가 생기셨다구요, 따위였다. 내 배에 아기가 있다고?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갑자기? 아니, 이게 무슨일이야 대채!!!! 남편을 찾습니다 PRO. 내 나이 스물 다섯. 한창 꽃다울 나이. 지금까지 난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아니, 자부할수 있었다. 고등학생때부터 잘난 외모로 남자친구도 여럿 바꾸어가며 사귀었고, 항상 주변에는 친구들이 몰려들었다. 공부도 곧잘 하여 선생님들께도 예쁨을 받고, 착실하게 학교생활을 한 덕에 원하는 대학에도 합격했다. 명문대를 졸업한 후에는 나름 취준생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에 한번에 입사를 하여 원만한 회사생활을 이어갔고, 그 와중에도 여러사람을 만나며 깊지도, 짧지도 않은 관계를 지켜나갔다. 좋은말로 하자면 다양한 사람과 연애를 해본거고, 나쁘게 말하자면 뭐, 카사노바? 바람둥이? 금사빠? 나를 몇번 보지 않은사람들은 다 뒤에서 저런식으로 수근거리며 나를 욕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고, 친한친구들은 이제 정착 할때 좀 되지 않았냐며 장난스럽게 얘기하곤 했지만, 아니. 내 천성이 이런걸 대체 어쩌라고? 그래도 그렇게 막 나가면서 막 문어다리를 걸치거나 바람을 피거나 그런짓을 한적은 없다. 나름의 연애에 관한 철칙이 있었는데, 첫째. 바람피지 말것. 둘째. 임자있는 사람은 건드리지 말것. 마지막으로 셋째. 사고치지 말것. 우리 엄마가 나 어렸을때부터 말씀 하시길, 감당할수 없는 사고는 절대 치는게 아니라고 하셨다. 물론 나도 전적으로 그 의견에 동의하고.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살아왔는데, 그랬는데.... 임신이라니! 하늘은 나를 버리신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25년을 착하게 살아온 내게 이런시련을 주실리가, 후아. 일단 진정하자 김프듀. 니가 지금 흥분한다고 해서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잖아. 이제와서 뭘 어쩔거야. 간신히 심호흡을 하며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내 오른쪽 손에는 아직도 아까 병원에서 받아온 초음파 사진이 조심스럽게 잡혀있었다. 아직 보지도 못한 아이에게 모성애가 생기기라도 한건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왼쪽 손으로 사진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 된거, 이 아이 아빠 찾아서. 키우자. 지금까지 즐길만큼 즐겼으니까, 이제 진짜 사랑 한번 해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한달 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다 찾아봐야 했다. 그중 한명이 내 아이의 아빠니까. 어디한번 생각해보자 그러니까... 하나... 둘, 셋....넷, 다섯...? 일단 만난사람은 다섯인데, 생각이 안난단 말이지. 술은 전부 두세번씩 같이 마셔보긴 했는데 그게, ........하핫. 일단 한강 물 온도 먼저 체크해 볼까? 1. 김종현 선배님(26)
" 그동안 잘 지냈어? 더 예뻐졌네 " 같은과 CC 였다. 종현 특유의 다정함으로 과에서 오글거리는 커플 1순위로 뽑힌적도 있다. 이별 사유는 종현의 군 입대. 자기 기다리기 힘들테니까 좋은사람 만나고 있으라고, 꼭 다시 너 만나러 올꺼라고 했던 세상 최고 착한 남자. 그리고 진짜로 찾아왔다. 지난달에. 그래서 같이 술마심. 번호교환도 해서 그때 이후로 꾸준히 연락은 하지만, 아직 관계의 변화는 없는상태. 2. 클럽 DJ 강다니엘(25)
" 오랜만에 왔네- 나 보고싶어서 온거야? " 자주 가는 클럽 디제이라 꽤 친한사이. 고민이 있을때마다 가서 털어놓으면 잘 들어주고, 해결책도 알려주고 그런 사이였다. 그러다 서서히 더 친해지면서 번호 교환도 하고, 클럽 밖에서 만나 데이트도 하고 남친으로 발전한 사이. 서로 좋아하긴 했는데 의외로 가치관 차이가 심각해서 일주일만에 쿨하게 친구사이 하기로 했다. 3. 10년지기 친구 박지훈(25)
" 밖에 비 많이 오니까 데리러 갈게. 회사 앞에서 기다려 " 전형적인 츤데레. 고백받은 적이 있으나 혹시라도 헤어지면 영영 친구사이로 돌아오지 못할까봐 거절. 그 후로 친구사이로 잘 지내고 있으나 지훈의 마음은 어떤지 잘 모르는 상태다. 한달 전에 같이 술을 마신적이 있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 안나는 상태. 그 이후로도 매일 서로 연락을 하며 지낸다. 가끔 회사 앞으로 데리러 오기도 함 4. 동아리 후배 주학년(24)
" 누나- 나랑 딱 한번만 만나줘요. 네? 나 누나 꼬실 자신 있는데, " 대학시절 같은 동아리 후배. 아직 대학을 다니고 있는 상태다. 딱히 연락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쪽에서 계속 연락이 와 받아주는 상태. 한달 전쯤 자신이 술을 사준다기에 오케이 하고 같이 마심. 물론 필름 끊김. 여전히 변함없이 치대오지만 그저 귀여운 동생으로만 보일뿐. 남자로 본적은 한번도 없음. 5. 같은 회사 동기 안현섭(25)
" 점심 먹으러 가자- 너 좋아하는 레스토랑 예약 해 놨어" 같이 입사한 유일한 동기라서 그런지 회사 내에서 제일 친한사이. 성격도 비슷하고 좋아하는것도 같아 매우 친하게 지냄. 거기다가 회사에서 부서도 같아서 붙어있을 시간이 가장 많았음. 회식이 있으면 항상 형섭이 취한 걸 다 챙겨줌. 썸을 타는듯 타지 않는듯 묘한 기류가 흐르는 상태. 둘다 서로 호감있음. * 전부 다 육체적인 사랑....을 나눈것은 아니랍니다! (기억을 못해서 모르는 것) * 사실 저도 남편이 누군지는 아직 안정해놓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처음 써보는거라 많이 부족할수도...! 애들 나이는 다 올렸습니다. ( 진영이 관린이도 넣고 싶었지만 차마 양심에 찔려...) *반응이 좋다면 1편으로 다시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