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성규] 현성의 정석
01-1
"김성규? 그래. 나는 남우현."
"남우현…"
"우리 담임한테 온 거 보니까, 우리 반으로 전학온 것 같은데. 맞지?"
"아, 응…"
"…운도 지지리 나쁘네. 힘내라!!"
성규에게 힘내라며 등을 토닥토닥 해주며 어깨동무를 하고 반을 향해 가는데 우현의 무지막지한 힘에 이리저리 휘둘려가며 걸어가는 성규였다. 그리고 우현이 운이 나쁘다고 한 말을 듣자마자 예사롭지 않은 불길한 느낌이 성규의 몸을 옥죄여 왔다. 이, 이건 무슨 느낌이지.
성규는 우현을 따라 - 정확히는 끌려왔다 - 반 앞에 도착했다. 문 앞에 서있으려니, 교실에서 검은 오오라가 느껴지는 듯 햇다. 성규는 그런 생소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여- 우현이 왔냐! 얼레? 멀쩡하네?"
"넌 내가 뭐 어떻게 됬으면 좋겠냐?"
"아니, 그런게 아니라. 짜식이 말을 해도, 근데 뒤에 걔는 누구야?"
"아, 전학생."
"아, 그래? 이름이 뭐냐?"
"김성규."
성규의 이름을 묻고, 성규가 대답을 하자 고개를 끄덕끄더 했다. 그리고 곧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내 이름은, 명수. 김명수."
"아, 안녕."
그렇게 또 성규는 한 사람의 이름을 또 되뇌이며 외우기 시작했다. 명수, 명수… 김명수‥
"야, 종쳤다. 앉아!"
반장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교실안을 울리고, 교실은 곧 잠잠해졌다. 아, 몇 명 뺴고.
"헹- 세계사는 무슨, 우리나라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데 남의 나라까지 뭐하러 배워-"
"내말이! 이거 다~ 부질없는 짓이야."
"그냥 자는게 낫겠다. 어차피 선생도 신경안쓰잖아."
성규는 1분단 뒷자리 아이들의 목소리에 움찔 움찔 했다. 조용히…해야되는데… 2분단 맨 뒷자리 중 빈 자리에 앉은 성규는 범생이 마냥 움찔움찔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 때, 성규의 앞자리에 앉은 우현이 1분단 뒷자리 아이들에게 말했다.
"야."
"아무튼, 학교라는게 쓸데없는 것만 가르친단 말이지?"
"오늘 야자는 안하는걸로!"
"장동우, 이성열. 시끄럽다."
"어이쿠, 우현형님 납셨습니까-"
"나대지말고, 수업 시작했다. 조용히 해."
우현은 조용히 조곤조곤 말을 했다. 예사롭지 않은 눈빛을 마구 쏘아대며. 그에 동우와 성열은 깨갱 하고 입을 다물었다. 곧 세계사 수업이 시작되고 우현은 얼마 안 가서 졸고 있었다. 성규는 그런 우현을 보며 지가 조용히 시켜놓고 지가 자면 어쩌자는 거야, 적어도 수업은 들어야지. 하며 혀를 끌끌 찼다.
그렇게 모든 수업이 끝나고, 야간자율학습의 시간이 찾아오려는데 천천히 가방을 싸고 있는 성규를 보고 우현이 기겁을 하며 성규를 말렸다.
"ㅇ,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응? 집에 가려고…"
"우리학교에서 야자를 빠진다는 것은 죽으러 간다는 것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가지마라. 응?"
"아, 선생님께는 말씀 드렸어. 너는 남아서 열심히 공부해! 아까 보니까 세계사 시간에도 열심히 자던데."
"에,에이. 야 그건...!"
"그럼 난 갈게. 아, 아깐 고마웠어!"
"ㅁ,뭐가!"
"세계사 시간에. 애들 조용히 시켜줬잖아. 난 간다? 내일 봐!"
"ㅇ,야-!"
번호는…알려주고 가야지. 그래도 내가 널 우리반까지 직접 모셔다 놨는데. 이런 배은망덕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우현은 눈웃음이 가득한 성규의 얼굴이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듯한 환상을 맛보았다.
얼레리, 이건 뭐지. 뭐야, 뭔데.
`
"선생님, 저 왔어요-"
"어, 그래. 전학간 학교는 어떠냐?"
"음, 좋은 것 같애요. 애들도 착하고."
"몸은?"
"글쎄요, 딱히 없었어요. 신기하게."
"저번에 투여했던 약이 효과가 있었나보다. 일단 저기 누워봐."
"네."
"가방은 이리 주고,"
우현에게 집에 간다던 성규는 큰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은 성규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더니 처방전을 내려주고는, 웃어보였다. 그리고 성규는 의사와 조금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참 뒤에, 간호사에게 처방전을 보여주고 약을 받아 병원을 나섰다. 그 때, 우현과 마주쳤다.
"아…"
"김성규? 너 왜 여기서 나와?"
"아, 그럴 일이 좀 있어! 너는 여기에 웬일이야?"
"아, 그냥 좀…"
"그래…"
"근데 너, 집에 간다더니. 왜 병원이야. 어디 아파?"
"아. 응? 별 거 아니야! 나 가볼게!"
"야, 야!"
또 달아나듯 그 자리를 벗어나는 성규의 뒷모습을 보고 우현은 아, 또 번호 못 받았네. 하며 자신을 한탄했다. 눈앞의 기회를 잡지도 못하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아, 이럴 때가 아니지. 기다리실텐데.
"엄마, 저 왔어요."
"매번 이렇게 오는 거, 귀찮지 않아? 너도 다른 애들처럼 좀 놀고 그래야지."
"에이, 됐어. 유치해서."
"그래도 놀면 잘 놀거면서,"
"엄마는 날 너무 잘 알아. 역시 우리 엄마. 오늘은 좀 어땠어요?"
"오늘은 괜찮았어. 전혀 아픈 곳 하나 없이 시간이 가버렸네."
"엄마, 뭐 드시고 싶은 거 없어요? 사올게!"
"괜찮아. 병원 밥이 내 입맛에는 잘 맞아."
우현은 그렇게 엄마의 병실을 떠나지 못하고 한참을 있다가 엄마에게 내일을 약속한 뒤, 병원을 나섰다. 어느새 날씨가 많이 추워져 이제는 입김이 후우- 하고 났다. 우현은 몸을 한 번 부르르 떨고서 아픈 자신의 엄마를 뒤로 한 채, 집으로 향했다. 내일은, 목도리 하나 사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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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 짧죠. 알아요...저도... ㅠ_ㅠ 그치만!! .. 열심히 썼어요!!
아 맞어 저번에 댓글 달아주신
티벳, 감성, 댕열, 새싹, 이랴, 연두, 요캉, 바카루, 몽림 님 감사드려요!!
열심히 쓰도록 할게요!! 관심 감사드립니다 ㅠㅁ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