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내가 이씽이 형하고 알고 지낸지 벌써 3개월이나 됬다. 진짜 시간 참 빠르다, 빨라.
내가 중국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면 옥상에서 장이씽 형을 만나고 친해진 것.
형이 아니었다면 난 아직도 쭈글쭈글하게 억지로 맞지도 않는 중국인들 사이에 끼여 있었겠지.
하지만 형과 친해지다보니 형도 나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주어 중국어 실력도 늘어서 다른 새로운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귈 수 있게 됬다.
게다가 이전에는 저녁을 늘 혼자 먹었는데 이제는 형이랑 늘 같이 먹으니 저녁시간이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정말이지, 형은 너무 친절했다.
중국어를 가르쳐주고, 가끔 형은 나에게 춤까지 가르쳐주었는데 몸치인 나도 어느정도 구색은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뭐 댄스 크루 출신인줄 알았는데 그냥 심심해서 춤 연습을 하다보니 이 실력까지 오게 된 거란다. 겸손하기까지.
시간을 보니 아직 한창 낮이다. 빨리 저녁이 되었으면. 빨리 밤이 되서 형에게 춤을 배우고 싶다.
가끔 낮 시간이 널널해져서 낮에도 만나고 싶었지만 형은 무슨 작품을 한다고 바빠서 전혀 배우지 못 했다.
춤추는 예술가의 작품이라.
나중에 작품이 완성되면 보여달라고 해야지.
"첸!"
편의점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 영화관 입구에서 루한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루!"
"알바 마치고 집 가는 길?"
내가 달려가며 루한을 부르자 루한이 웃으며 물었다.
"응, 넌 영화 봤냐? 요즘 재밌는 영화 해? 그런데 옆은 누구..."
"내 친구 시우민. 얘도 한국인이야."
루한은 내가 옆 사람에 대해 물어보자 나와 같은 한국인이라며 소개시켜주었다.
와, 원더걸스 소희 닮았어.
"김민석이라고 해. 반가워."
"반가워. 첸이야. 한국 이름은 김종대고. 그건 그렇고 뭐 봤냐?"
"그냥 액션이랑 로코랑 같이 봤어. 그럭저럭 볼 만했어. 한국 영화니까 한 번 봐. 나쁘진 않아."
"그래? 알았어. 잘 가!"
"응, 잘 가."
루한과 헤어지고 나서 집으로 오는 길에 잠시 생각해봤다.
중국에 와서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말을 알아듣기 힘든 점도 있었고 영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고 한국 영화가 개봉했다고 하니 오랜만에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나중에 형한테 물어볼까? 같이 영화 보자고.
"종대, 빨리 올라왔네요."
"형 보고 싶어서요! 오늘 휴일인것도 있고요."
히죽 웃으며 말하자 형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이제 형은 나를 보고 더 이상 첸이라고 부르지 않고 종대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발음이 어눌하고 이상했지만 지금은 꽤 늘었다. 물론 내 이름 발음 실력만.
그리고 처음 만난 그 날 딱 하루만 말을 놓고 계속 존댓말을 썼다. 정말 착한 형이다.
"아, 맞다. 형. 혹시 내일 시간 되세요?"
"왜요?"
"내일 시간 비면 영화나 같이 보러가게요. 작품 활동 때문에 많이 바빠요?"
"영화?"
내 말에 형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많이 바쁜가...
형을 올려다보며 오물거렸다.
안 되요?
내 말에 형은 또 다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볼려면 심야 영화로 봐야하는데 괜찮겠어요?"
"물론이죠!"
"그럼 내일 저녁에 보러 가요. 늦어도, 기다려줄 수 있죠?"
1화가 한 달 전에 올라왔는데 2화가 지금ㅋㅋㅋㅋ 완결 제대로 낼 수 있을깤ㅋㅋㅋ
2화도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