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빅스] 구미호일기(九尾狐日記) #0 : 서시(序詩)
이 소설은 미국 CWTV 채널의 '뱀파이어 다이어리' 시리즈의 설정과 대사를 각색 및 각본하여 쓰여졌으며,
작가 개인의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목적은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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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옛날 이름없는 무당은 토끼같은 자식들을 두고 있었다.
호기심이 많았던 어린 아들은 금기된 도깨비의 땅에 기웃거리다 그만 붉은도깨비에게 잡아먹히고 말았다.
무당은 나흘 밤낮을 슬퍼했다. 그녀의 슬픔은 밤하늘의 별 만큼 헤아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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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몇 남지 않은 그의 자식들이 세상 누구도 해칠 수 없는 강인한 존재가 되길 원했다.
둥근 달이 밝게 비추던 밤에 무당은 결심한 듯, 마을에서 가장 오래 된 동백나무 앞에서 늙은 여우를 제물로 바치며
자식들이 불멸의 존재가 되게 해달라며, 슬픔을 가시게 해달라며 하늘에 소원을 빌었다.
그녀가 흘린 눈물은 강이 되었고 구슬픈 울음소리에 곡식들이 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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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자식을 끔찍이도 아끼는 그녀를 위해 소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자연의 균형을 깨뜨린 대가로 자연은 불멸의 존재가 된 그들을 거부했다.
따사로이 비추던 햇빛은 그들의 살갗을 파고들어 따갑게 불태웠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던 동백나무는 그들을 찌르는 가시가 되었다.
그들은 인간의 피를 마셔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들의 친구이자 그들의 이웃이었던 인간들은 이제 그들을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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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구미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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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연아. 너는 인간이 되고 싶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니? "
" 글쎄, 인간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느냐고? 이천 해가 넘도록 살았지만 난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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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운아. 또 이리 병들었니? 너도 역시 어쩔 수 없는 약한 인간이구나. "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
" 택운아, 언젠가 나에게 인간이 되고싶었던 적 있었느냐고 물었었지?
한번. 딱 한번 있었다.
백두산을 오르고 있었는데 작은 뱁새가 나에게 날아왔어.
그저 주위를 빙빙 맴돌면서 날 쳐다보고 있었지.
그 작은 아이의 심장이 명마의 발굽소리 만큼이나 빨리 뛰더구나,
나는 정말 경이로웠어. 살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이는게 얼마나 대단하던지. 죽음의 길목에서 벗어나려고 말이야.
나도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면 얼마나 만족스러울까 생각했어. 인간이 되는 걸 생각해 본 건 그때가 처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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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네. "
" 그 때와 같은 기분이다, 지금이. 나는 내 벗과 함께 늙고 함께 병들고 싶다. "
" ... 추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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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조에요. 글잡은 처음이네요.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