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관찰일기]
[ft. 김태형]
[남사친 관찰일기]
[ft. 김태형]
목차 - 서론
나는 일기 쓰는 거 원래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요새 하소연 할 때도 없고.
그냥 일기장에라도 끄적일까? 하고 일기쓰려고.
정확히는 관찰일기인데.
요새 나랑 친한 친구가 좀 뭐랄까-. 좀 묘해.
그니까. 음... 이건 내 착각일 수도 있는데.
걔가 날 좋아하는 거 같단 말이지.
쓰다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일기장이 친구라고 생각해야지. 그래서 일기장 이름도 정했어.
탄소야- 이렇게 부를거야!
[20xx.xx.xx]
일단 간략하게 나랑 내 친구 얘기를 해줄게!
어... 나는 얘랑 올해 친구가 됐거든? 근데 되게 금방 친해져서.
근데 요새 얘 진짜 진짜 이상해가지고.
꼭 나 좋아하는 사람처럼 막 그런단 말이야.
근데 탄소야. 이거 내 설레발일까?
어쨋든 이제 하루하루 기록해보다보면 뭔가 확실해질거야!
[20xx.xx.xx]
이상하게 자꾸 마주친단 말이야.
아, 시선이 자꾸 마주친다고. 시선이.
뭔가 나를 쳐다보는 거 같아서 고개를 돌리면.
자꾸 마주친다? 눈이. 꼭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던 사람처럼.
근데 이런 게 보통 딴 데 쳐다보는 건데 혼자 오해해서
좋아한다느니 설레발 떠는 거라며.
나도 그런걸까?
근데 마주치면 걔가 자꾸 웃어. 막 웃어.
뭐지?
[20xx.xx.xx]
선생님들은 이상하게 나한테 심부름을 시키시거든.
오늘도 프린터물이 이만큼 많은데. 나보고 가져가라고 하시더라구.
솔직히 진짜 많아서. 엄청 무거웠어.
근데 문제는 너무 높아서 앞이 안 보였단 말이야...
완전 위험하게 걸어가는데.
누가 프린터물을 왕창 집어서 들더라고. 걔였어.
그러고는 특유의 웃는 모습이 있는데 약간 히- 하고 웃는다고 해야되나? 아무튼 그렇게 웃더라.
그러더니 너 같이 작은 애가 이런 걸 어떻게 드냐고.
이런 건 앞으로 자기한테 부탁하라고. 막 그러더라?
자기는 키도 나보다 이만큼 크고. 힘도 더 세다고.
약간 애같더라고 자랑하고 싶어하는.
그래도 고맙잖아. 그래서 고맙다고 했더니. 막 히히- 하고 웃더라고.
그래. 이것도 뭐 무거워보여서 도와줬나보지.
친구니까... 아마도?
[20xx.xx.xx]
탄소야... 오늘 내가 되게 아팠거든.
그래서 막 식은땀도 나고. 열도 조금 있고.
그래서 하루종일 엎드려있었어. 학교는 왜 갔냐고?
그냥 개근 안하면 뭔가 찜찜하잖아... 나는 그래.
아무튼 그래서 엎드려 있으니까. 걔가 와서 어디 아프냐고.
오늘 왜 이렇게 조용하냐고 묻더라고.
근데 평소에 장난스럽던 애가 엄청 진지하게 물어보니까. 내가 되게 당황했어.
근데 아파서 그냥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걔가 아파서 어떡하냐고 막 그러면서. 호들갑을 떨더라구.
그러다가 갑자기 휙 사라졌거든? 근데 다시 나타났어.
그러고는 약을 건네주더라고.
아프니까 이거 먹고 계속 심하게 아프면 자기한테 말하래. 보건실 데려다 준다고.
아까는 아파서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엄청 떨린다.
이것도 그냥 친구라서 해준 거 겠지?
걔가 워낙 다정하고 성격이 좋은 애거든... 아마 그런 거 같아.
[20xx.xx.xx]
이건 좀 의심할 만한 거 같아. 아닌가?
탄소야 들어봐봐.
오늘 내가 교실에 있는데. 김태형이랑 친한 애가 있어. 박지민이라고 있는데
걔는 다른 반이거든. 나는 걔 잘 모르기도 하고 얘기해 본 적도 없는 애거든.
근데 되게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거야. 그래서 놀래가지고. 내가 막 당황했는데
걔가 막 웃더니. 김태형이 많이 얘기해서 아는 거니까.
당황하지 말라고. 앞으로 가끔 인사하자고 그러고 걔가 가다가
갑자기 뒤돌아서 나한테 그랬어. 우리 태형이 잘 부탁해.
나한테 김태형을 왜 부탁하지?
탄소야... 너가 생각해도 이건 좀 이상하지? 그치?
내 얘기를 왜 많이 했을까? 왜...
그냥 친해진 애라서 그런 건 가봐...
[20xx.xx.xx]
오늘은 내가 좀 우울했어. 시험을 잘 못 봤거든.
근데 지금은 기분이 나쁘지 않아.
걔가 위로해준다고 이말 저말 하는데
말이 앞뒤도 안 맞고 횡설수설 같았단 말이야 ㅋㅋ
근데 노력하는 모습이 고맙잖아. 귀엽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나도 모르게 웃었거든. 엄청 우울해 있다가
그랬더니. 걔도 어? 웃었다. 그러더니 되게 좋아하더라.
내가 웃은게 뭐라고...
그러더니. 웃는 게 예쁘니까. 계속 웃었으면 좋겠데.
이건 좀 솔직히 의심할만 해. 그치? 그치?
뭐- 걔가 워낙 평소에 칭찬 많이 한다는데... 아닐수도 있겠다.
모르겠어. 하나도 모르겠어. 요새 마음이 참 그렇다...
[20xx.xx.xx]
나 이제 설레발 그만 떨려구 탄소야.
왜냐면. 남자애들끼리 진실게임을 했다더라고.
근데 거기서 걔가 좋아하는 애가 있다고 그랬데.
아- 이거 어떻게 아냐고? 누가 엿들었데.
근데 걔가 말하니까. 남자애들이 야- 너가 누구 좋아하는 지는 다 알아.
걔 빼고 다 알겠다. 다 알겠어. 그랬다는 거야.
누굴까? 나는 모르거든. 근데 남자애들은 다 아나봐.
내 생각에는 나는 그냥 착각한 거 같고.
아마 그 김태형이랑 좀 친한 분위기 대박적이고 예쁜 안희주라고 있거든?
아마 걔인 거 같아.
나 이제 이 일기 쓰지 말아야 될까?
*****
재업이라. 코멘트는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