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우지호 03
Written by 비비
점심시간이지만 지호는 급식을 먹지 않았다. 요즘 급식은 너무 비싸다니까, 어휴. 매점에만 해도 싸고 맛있는 빵이 얼마나 많은데. 매점에 들려 흥얼거리며 뭘 먹을까 고민하던 지호가 크림빵과 우유를 골라 들고 교실 뒷문으로 들어섰다. 비어있어야 할 교실에 지훈이 혼자 가만히 앉아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자리에 앉은 지호가 지훈에게 물었다.
"밥 안 먹냐?"
"별로 배가 안 고파서."
"그래?"
도톰한 크림빵 봉지를 찌익 찢는 지호의 손은 누구보다 재빨랐다. 그렇지만, 봉지 속의 빵이 갑갑했던지 밖으로 세차게 날아오른 것을 잡을 만큼 지호의 손은 빠르지 않았다. 이대로 떨어지는 것만 지켜봐야 하는 지호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빵이 바닥으로 추락하는 시간이 런던 올림픽 펜싱의 1초와도 같게 느껴졌다. 바닥과 맞닿기 전의 순간에 커다란 손이 튀어나와 빵을 붙잡았다. 살짝 세게 쥔 탓인지 크림이 삐져나왔지만 지호는 상관없었다. 누구야, 내 생명의 은인이! 고마움에 빵을 쥐고 있는 팔을 따라간 시선의 끝에는 지훈이 있었다.
"이야, 전학생! 고맙다. 진짜로."
"표지훈."
"응응, 넌 진짜 내 생명의 은인이야. 전학생아."
빵 하나 잡은 걸로 생명의 은인이 된 지훈은 이름을 말해도 전학생이라 부르는 지호가 왠지 모르게 귀여워 웃음이 났다. 지훈이 슥 내미는 빵을 받아든 지호는 비장한 표정으로 빵을 반으로 갈라 다시 지훈에게 내밀었다.
"자."
"아니, 배 안고ㅍ…!"
"학생이 공부를 하려면 일단 배를 채워야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억지로 지훈의 입에 빵을 물린 지호가 반쪽 남은 자신의 빵을 베어 물고 입가에 크림이 묻은 채 씩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던 지훈이 손가락으로 지호의 입가를 가리켰다. 지호는 입가를 손등으로 쓸다 크림이 손등에 묻어나자 아무렇지 않게 혀로 쓱 핥았다.
전학 온 첫 날, 지훈은 원래 사람에게 딱히 관심을 가지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옆에 누가 새로 와서 앉든지 간에 신나게 자고 있던 자신의 짝지에게 관심이 갔던 것은 사실이라, 깨워보기도 했었던 것이지만 이런 스타일의 녀석일 줄이야. 재미있었다. 지훈의 머릿속에 '우지호 = 이상하게 관심이 가는 놈이다.' 라는 공식이 세워지는 것을 느끼며 입 안에 박힌 빵을 베어 물었다.
ㅡ
빵 반 쪼가리로 배를 채운 지호는 점심시간 끝 무렵이 되자 또다시 한바탕 흐드러지게 자려 책상 위로 엎드렸다. 그러나 오던 잠도 달아날 것 같이 신경 쓰이는 게 있었으니, 왠지 모르게 근질거릴 정도로 자신의 뒤통수에 시선이 닿아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 때문이었다. 지호가 의문을 품고 고개를 돌리자마자 자신 쪽을 향해 엎드려있던 지훈과 시선이 마주쳤다. 뭘 봐. 지호가 소리 내지 않고 입 모양만으로 묻자 지훈이 피식 웃는 듯했다. 뭐야 이 녀석은.
"내가 웃겨?"
"딱히."
"근데 왜 웃어?"
"안 웃었는데?"
헐. 잘못 봤나? 지호는 쓸데없는 착각이었나 싶어 그래. 한 마디를 뱉고 다시 엎드렸다. 그래, 사내새끼가 웃을 수도 있지, 거기다 대고 웃기냐고 물어본 자신이 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 그렇고말고, 내가 착각한 거겠지. 엎드린 채 속으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던 지호의 귀에 쿡 하고 웃음을 참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졸음이 슬그머니 몰려오는 지호의 머릿속에는 '전학생 = 어딘가 이상한 놈이다.'라는 공식이 새겨지는 듯했다.
안녕하세영 |
비비예요ㅠㅠ이번편은 제가 뭘 쓰려고 했는지 저도 잘 모르겠는게 함정이죠...ㅋㅋㅋㅋ...ㅋㅋ.... 스토리는 일단 잡아놨는데 수정을 조금 더 해야할 것 같네요..ㅋㅋㅋ 이번편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하는 제 마음은 변치 않습니다 헤헿.!! + 그리고 이틀전에 독방에서 홍보를 하자고 글을 썼었는데, 그런 것도 본인표출이 될수 있다는걸 제가 잘 몰랐어요. 그걸로 피해 보셨던 작가분과 그 독자분들이 있다면 죄송하다 말씀드리고싶어요.....☞☜ 미안한 마음에 꼭 사과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 남겨요!!ㅠㅠ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해요 헝ㅠ_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