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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껌이내꺼 전체글ll조회 1219l 3

 

 

 

"음… 툭하면 넘어지고, 이것저것 흘리고 다니고. 허둥대기 일쑤고, 약간 맹한 구석도 있어서. 여러모로 곁에서 지켜보고 돌봐줘야 할 것 같은, 그런 사람?"

"…뭐야, 뭔가 상당히 구체적인데요?"

"그러게요. 있는 거죠? 모델이. 누구예요?"

"하하. 말 그대로 이상형이죠."

"이상형이라도 문제아니에요? 아니, 대체 뭐가 그래?"

 

 

또 다시 왁자지껄해진 공기가 나에게만은 몹시도 무거워, 도망치듯 사무실을 나와버렸다.

뭔가, 가슴에 바위덩이가 얹힌 것처럼 힘이 들어. 바보 같지만 멋대로 상상 속의 그녀에게 질투를 느껴버려. 그걸 깨닫는 순간 또 한번 나 자신이 허탈해졌다.

…누구였을까. 저렇게나 강렬하게 남아 있는 그녀는.

 

커피향이 짙게 뭍어있는 휴게실로 들어선 후에야 나는 비로소 다짐했다. 조금씩, 조금씩 그를 지워내야지. 아파만 하긴 너무 힘들어.

 

 

 

 
*

 

 

신경이 쓰인다. 신경이 쓰이다 못해 아무 것도 집중이 안 된다. 오로지 맞은 편, 커피를 휘젓는 손가락에 밖에는.

 

 

"저어…, 퇴근시간 한참지났는데 안가보셔도 되요?"

"저도 세훈씨랑 같이 야근이나 할까요."

"…저 혼자 해도 괜찮은데. 약속도 있으시잖아요, 어서 가보세요."

"아… 가기싫다."

"…그래도."

 


그렇지만 지금 이쪽이 더 큰 문제라구요. 박찬열씨한테 정신 쏟느라 정작 제가 일을 못하고 있잖아요. …라고 해봤자, 어차피 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애써 신경 끄자며 산더미처럼 쌓인 파일중에 하나를 집어 펼쳐드는데.

 

 

"아,맞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네? 뭐가요?"

 


꽤나 난처해져 어떡하나 고민하는 사이 호로록 들이키는 소리에 섞여 종잡을 수 없는 물음이 터져 나온다.

고개를 들어 여유롭게 움직이는 찻잔을 바라봤다. 선 본 것 말이에요, 라는 덧붙임이 정확히 세 번의 되새김만에 간신히 이해되었다.

 

 

"…아….뭐…그냥…."

 

또다. 또 이렇게 바보 같이 어물어물.

좀 더 또렷하고 발랄한 사람이고 싶은데 왜 그 앞에만 서면 바보가 되는 걸까.

 

 

"세훈씨는 이상형이 뭐예요?"

"아…저는…, 빛나는 사람."

"……"

"가만히 있어도 빛나고…, 따뜻해지는 사람, 이요."

 


바로 당신. 박찬열. 그 뒷말은 모조리 가슴에 묻어 두고 생긋 웃어 보였는데, 바라보는 눈이 너무 검다.

피할 수도 없을 만큼. 왜… 그런 눈으로 날 봐요?

 

 

"나… 선보지 말까요?"

"네?"

"세훈씨가 보지 말라고 하면, 평생 보지 않을 텐데."

 

 

두근. 격렬하게 떨리는 심장이 전신을 몽롱하게 만들었다.

여전히 진지한 눈빛으로 주시하는 그가 버거운데…, 여전히 나는 멈춰있다. 굳은 듯이.

 


"무, 무슨…."

"아아. 꼴사납게 질투라니. 이렇게 얼렁뚱땅 고백할 맘 같은 건 절대로 없었는데."

 

 

질…투요? 고백이라니….

여전히 멍한 머리와는 달리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뛰어대는 심장은 그럼에도 동요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있다.

 


"……하니까요."

"…네?"

"…좋아…하니까요."

"……"

"……"

"…네에?!!"

 

 

한참만에 내지른 소리에 그도 나도 화들짝 놀라버린다. 아, 미안해요. 하지만. 하지만….

뒤늦게, 한참만에야. 내가 소릴 지른 걸로도 모자라 벌떡 일어서 있다는 걸 깨닫고 또 한겹 얼굴이 붉어졌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뒤덮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 그를 멍하니 내려봤다.

쓰디쓴 약을 머금은 것처럼 일그러진 얼굴이 애써 웃음 짓고 있어,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대체 지금 무슨…? 내가 지금 꿈을 꾸나?

 

 

"그렇게까지 기겁할 건 없는데."

"아 아니, 그게…."

 

 

그런 게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이건, 말도 안되잖아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지독한 내 짝사랑이었는데. 게다가 오늘 아침 이상형이라고 한 건….

 

 

"왜… 왜 하필 저를…."

"……"

"제가… 저는…, 그러니까 찬열씨 이상형하고는…."

"……"

 


꿀꺽. 도대체 말이 제대로 흘러나오질 않는다.

더 이상은 머리도 제대로 굴러주질 않아 수습도 못하고 새빨개진 채로 굳어 있는데, 씁쓸한 듯 웃던 얼굴이 묘하게 붉어지며 힐끔 날 쳐다보고는.

세훈씨 맞습니다. 한다. …예?

 

 

"오세훈씨 맞아요."

 

 

한치의 망설임도 거짓도 없이 읊어내는 내 이름에 정신이 멍.

 

 

"같은 남자에게서 이런 얘기 듣는 거,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불행히도 그 이상형, 세훈씨가 맞아요."

"아…."

"몇 번이고 계단에서 구를 뻔한 거 잡아드리고, 물건 흘리고 다니는 거 수습해주고. 그러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자꾸만 신경이 쓰여서…."

 

 

아, 그랬었지…. 박찬열이라는 남자에게 더욱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던 그 사건들이 여기 내 마음 안에도 한 가득 기록되어 있었는데.

…맙소사. 그러면 정말 내가… 당신의 이상형이란 말인가요? 내가 지독히도 질투했던, 그?

 

 

"전혀 예상 못했다는 얼굴이네요."

"……"

"솔직히 아침에 이상형이라고 말하면서도, 혹시라도 알아챈 건 아닐까 전전긍긍했었는데. …뭐, 사실. 알아채 주었으면 했었지만요."

 

 

그를 알아온 이후로, 지금처럼 솔직하고 적나라한 표정은 처음인 것 같다.

방황하다 내게로 멎는 시선 하나, 그 흔들리는 머리칼, 눈빛 하나하나까지도 모조리 진심을 얘기하고 있어서. 나는 온몸의 힘이 바닥으로 빠져나가는 기분이 되었다.

아아, 이대로 흐물흐물 녹아 없어져버린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아. 어쩌면 좋지? 도저히 떨림을 멈출 수가 없어요.

후들거리는 다리로 기어코 풀썩 주저앉고 나서야 그의 얼굴 한 가득 번진 홍조가 제대로 눈에 비춰졌다.

부끄러운 듯 입술을 깨물면서도 남자답게 고개를 뻣뻣이 들려는 듯한…. 푸훗.

 

 

"…뭡니까, 그 웃음은."

 


애써 담담한 척 용기 내고 있는데, 대체 그 깨는 웃음은 뭐냐는 듯. 흘겨보는 시선에도 눈빛만은 다정해서 그만 키득키득 어깨를 떨며 웃고 만다.

그 동안 쌓아왔던 남모를 고통과 번민이 너무 어이없고 기막히고… 고마워서. 이렇게 웃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서러운 눈물이 풀풀 쏟아질 것만 같아서. 너무나 안심이 되어서.

 나 혼자만의 가슴 시린 짝사랑이 아닌 게 너무 고마워서요. 몰아치는 이 감동을 대체 어떤 말로 전할 수 있을까요. 나조차도 감당이 안 되는데.

 

허탈한 손을 들어 눈 끝에 매달린 물방울을 지워냈다. 걱정스럽게 변한 그 시선이 아직 버겁긴 하지만, 그래도 절대로 놓치고 싶지는 않아.

백 마디 말보다 훨씬 정직할 내 온기를 전하고 싶어서, 책상 위를 배회하던 그의 손등을 가만히 감싸보았다.

흠칫 놀라는 파장이 손끝으로 느껴져 단숨에 심장까지 파고 들어온다.

 

나도,같은 마음이에요. 멋대로 질투하고 괴로워하고 혼자 끙끙 앓았거든요. 우리, 바보 같은 모습마저도 꼭 닮았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고마워요. 느껴져요? 전해지고 있어요?

 

휘몰아치는 그 많은 감정의 말들을 고이 모아 담아, 흔들림 없는 검은 눈과 곧게 마주했다.

아마도 빠짐 없이 전해졌겠지. 감격에 젖는 듯 일렁이던 까만 눈이 어느 때보다도 부드럽게 반짝거린다.

 

 

"죄송해요…."

"뭐가요? 스스로가 굉장히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이라고 착각한 거?"

"그건!"

 

 

정곡을 찔려버렸지만. 민망해하고 발끈하기도 전에 어느새 단단히 깍지 껴오는 손이 너무 꿈만 같아, 나는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사랑을 하거든 절대로 예쁜 모습만 보여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웃고 있다니.

아아, 도대체 뭐가 이래? 대체 사랑이 뭐기에, 박찬열이란 사람이 뭐기에 이렇게. 이렇게 떨리는 속눈썹 하나 주체할 수 없는 거지?

 

 

"좋아해요."

"……"

"처음 봤을 때부터."

 

 

그의 감동적인 고백에 울컥 치미는 눈물을 삼키려, 몇 번이고 침을 삼키고 눈을 부릅떴다.

그래도 내 손을 잡아주는 그 온기는 흔들림 없이 내게로 전해지고 있다.

바닥만 노려보는 시선엔 닿지 않았지만, 땀이 맺힌 그 박동이, 그 떨림이 이젠 나와 꼭 같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웃어야지. 내게 준 설렘만큼 달콤한 웃음으로 보답해야지.

 

 

"좋아해요. 진심으로. 하늘 끝 땅 끝만큼 좋아해."

 


찡해진 코끝을 훌쩍이며 여전히 눈물을 참고 있는 나.

그리고 그런 내 처절한 표정에 눈을 꿈벅이다가 새파랗게 웃어 버리는 그.

꼭 맞잡은 손을 끌어다 입을 맞추고, 가만히 응시해 오는 까만 눈망울을 거짓없이 마주했다.

 

 

"푸훗. 지금 되게, 귀여운 표정 하고있는 거 알아요?"

"…몰라요!"

"아하하하하."

 

 

아마 엉망으로 일그러졌을 테지만, 상관없어요. 앞으로는 훨씬 더 많은 표정을 보여줄게. 그러니까 놓지 말아요.


당신이 붙들어준 이 단단한 손. 그리고 내 심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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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신 모든분들 감사해요

다음에 더 좋은글으로 찾아뵐께요. 찬세 행쇼 s2

 

[찬세] 반짝반짝 下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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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꽃세에요! 와 정말 찬세행쇼S2♡ 오세훈 왜이렇게 귀엽나요 박찬열 왜이렇게 내 이상형이랑 똑같나요 설레잖아요ㅠㅠ 정말 제목 그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커플에 달달함이 흘러넘치는 글입니다ㅠㅠ 너무조아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달달하고 귀엽게 끝나는군요ㅠㅠㅠㅠㅠㅠ찬세영원히 행쇼해!!! 잘보고 갑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아정말조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달달달행쇼!!!
11년 전
독자4
너무달아서제가설레네요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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