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아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점심을 먹고 디저트나 먹을까 싶어 같은 반 안형섭과 같이 벤치에 앉아 빵을 뜯어 먹는 중이었다.
칠칠맞게 입주변에 크림을 묻히고 먹는 안형섭이 한심해
주머니에 있던 ( 말숙이가 코 푼 휴지) 휴지로 입주변을 거칠게 닦아주며 평소처럼 잔소리를 하려던 찰나
언제 나타났는지 모를 박지훈이 딱딱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안형섭은 박지훈의 등장에 놀랐는지 빵을 입에 문채로 나만 쳐다봤다.
형섭아.. 그렇게 보지마. 내가 쟤 부른 거 아니야
"둘이 사귀는 건 아닐테고"
아마 입주변을 닦아주던 내 행동을 오해했나보다
박지훈이 보기에는 우리 사이가 다정해보였나
박지훈은 안형섭을 슬쩍 쳐다보고는
원망이 가득 찬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너 저런 취향이야?"
"아니, 무슨! 아니야! 성이름이는 내 취향도 아니야. 그런 무서운 소리하지마 "
나를 쳐다보며 묻는 박지훈의 말에 아니라고 대답하려는 찰나
빵을 삼키지도 씹지도 못하고 있던 안형섭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아니 나 민망하게 저렇게까지 해명을 해야하나?
그리고 네가 아니라 나한테 물어본 거야..
박지훈은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는 안형섭의 말에 대충 고개를 끄덕여줬다
"알았어. 너 교실 안 가?"
"나 가도..돼?"
"가"
"고마워 지훈아. 다음에 내가 피자빵 사줄게"
가라는 말이 고마웠는지 안형섭은 박지훈의 빵셔틀을 자처하려했다
시끄러웠던 안형섭이 떠나자 박지훈은 내 옆에 앉았다
나도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려하는 순간 박지훈이 내 손목을 잡았다
"어디가"
"나도 슬슬 교실 들어가려고..지훈이 너도 들어가야지"
"난 너랑 얘기 좀 더 하고 싶어"
"그럼 5분만.."
"안형섭이랑 사귀는 건 아니지?"
"아니야. 걔랑 나는 그냥 형제야"
"그럼 걔랑 붙어있지마"
"형제인데.."
"이름이 너가 안형섭이랑 대화하는 것도 질투나고
걔 입술을 만지는 것도 질투나"
"만진 게 아니구. 그냥 닦아준 거야"
"내 입술만 만졌으면 좋겠어"
"어..?"
"그리고 내 입술에만 해줬으면 좋겠어"
"뭐..뭘?"
"지금 해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