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민은 날 좋아한다. 2
내가 처음으로 그 눈길을 느낀 날은 저번주 월요일이였다.
평소랑 똑같이 친구들과 함께 학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는데 거기에 임영민이 있었다.
임영민이라면 난리 부르스를 치던 김휘연은 그 날도 영민이가 빨간 머리로 염색하더니 더 귀여워졌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주먹으로 내 어깨를 콩콩 때렸다.
격한 반응에 나는 다시 임영민을 쳐다봤다. 정확히는 그 친구의 머리를 쳐다봤다.
근데 눈이 마주쳤다.
그래.눈이 마주쳤다.
근데 웃기게도 약간 그 눈빛이 촉촉해보였다.
뭐지...
중2병같은 감상에 혼자 몸서리치며 눈을 돌렸다.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는데도 그 이상한 시선은 계속 느껴졌다.
내 앞에 김휘연. 그리고 그 뒤의 뒤에는 임영민이 앉아있었다.
김휘연의 몸이 정통으로 보이는 곳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임영민과 눈을 마주칠 수도 있는 자리인 것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나는 한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계속 꿈틀대는 휘연이 때문에 자꾸 임영민과 눈이 마주쳤다.
임영민은 그럴때마다 눈을 피하지 않고 집요하게 나를 쳐다봤다.
그 시선은 다시 휘연이에 의해 막히기도 했고, 아무것도 못 본 척 하며 고개를 돌리는 나 때문에 막히기도 했다.
남자와 눈을 오랫동안 마주쳐본 적이 내 21년 인생동안 별로 없었기에 그 눈빛의 의도가 어떻건 부끄러움과 부담스러움이 밀려왔다.
덕분에 나중에는 아예 고개를 아래로 숙여 식판을 열심히 훑어보는 바람에 밥알이 총 몇개인지까지 알 수 있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고개 숙이고 열심히 우걱우걱 밥을 먹다가 슬쩍 고개를 들었는데 임영민은 없었다.
어찌나 안도했는지 모른다.
그 날 점심시간 후엔 선택강의만 들었기에 임영민 없는 편안히 강의를 즐겼다.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친구들과 오랜만에 술을 마시기로 한 날이다.
통학러 비중이 큰 무리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일찍 만나서 일찍 취하고 일찍 집에 가기로 다짐한 우리는 오후 6시에 모여 급하게 학식을 꾸역꾸역 넣고 술집으로 향했다.
참고로 술집 안주 메뉴는 치즈 닭강정이었다. 나는 닭강정이 너무 좋다.
각설하고, 술집에 가자마자 안주도 나오기 전부터 먼저 소맥을 타서 짠 하고 마셨다.
안주가 나오고 나서는 열심히 안주와 술을 섭취했다. 이 날이 내 인생 최고로 마신 날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아마도 8시 반 쯤이었나? 그때쯤이었던 것 같다.
기억이 정확히 안 나지만 그때쯤 우리는 꽤 많이 취해 시끄럽게 떠들며 껄껄거리고 웃고 있었다.
술집에 사람이 많았음에도 시끄러워서 그랬는지 우리 옆 테이블은 자리가 비워져 있었다.
근데 누가 와서 그 자리에 앉았다.
신경쓰지 않고 우리는 계속 떠들며 웃었다.
모든 말 한마디마다 숨 넘어갈듯이 껄껄껄 배를 잡고 웃던 우리는 갑자기 헉 놀라며 옆을 보는 휘연이의 시선에 다같이 옆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는 또 정통으로 빨간머리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빨개진 얼굴로.
놀란 얼굴로.
아저씨같이 껄껄 웃던 내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왜냐면 임영민은 아저씨같이 웃는 내가 웃긴데, 웃겨서 웃는게 미안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거든...
근데, 사실 이 날의 문제는 창피한게 다가 아니었다.
내가 그 때 친구가 화장실 갔다가 오는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취해있었기 때문에, 확실하게 본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데
임영민이 날 보고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진짜로 아닐수도 있다. 어쨌든 내가 본 입모양은 그랬다.
"귀여워."
꺅 갸라라라락 |
같은 짤 두번 써먹기 ㅎ.ㅎ 부끄럽네요 ㅋ캬캬캬캬컄
캬캬캬캬캬 부끄러 캬캬캬컄컄캬ㅑ 첫 글이에여 ^*^ 부끄려 캬컄캬캬ㅑ캬캬
이름을 아직 한번도 안넣었는데 다음화부턴 여러분의 이름이 들어갈 수 있게 해서 몰입시켜드리겠슴다 혹시 휘연이라는 이름 가지신 분 없나여 몰입에 방해될까봐 최대한 없을법한 이름으로 친구 이름을 지었는데 혹시 있으시면 바꾸겟슴다 좋은 밤 굿밤 굿
+ 제가 휘연이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휘영이라고 썼다가 지수라고 썼다가 아주 난리ㅏ 부르스를 쳐놨네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