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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야 전체글ll조회 3362l 8

 

 

널 보면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옛 추억이 떠올라서도 그렇고, 자꾸 네가 눈에 밟혀서도 그렇다.

 

 

 

 

 

 

 널 기억한다

 

 

 

 

 

 

흥수가 처음 남순을 만난 것은 초등학생때였다. 그저 아이였던 그 시절 큰 키에 언제나 남의 눈에 띄었던 흥수는 그 시선에 지칠때로 지쳐있었다. 그런데 그때 흥수 앞에 나타났던 아이가 남순이었다. 자신만한 키, 그리고 삐딱한 표정. 그때 어딘가 서로 끌렸던 것은 비단 키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흥수가 기억하는 고남순의 첫기억은 싸움하는 불량아는 아니었다. 무엇인지 모를 불만은 가득했지만 꽤나 착한 아이었다. 그런 아이가 삐뚤어진 것은 오학년때였나, 육학년때였나, 남순의 아버지가 실직을 하고 항상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남순을 때리기 시작한 후였다. 그땐 너무 어렸지,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해줘야하는지 몰랐지. 고등학생이 된 흥수는 그 시절을 그렇게 회상했다.

 

중학생이 된 후로부터 남순의 비행은 심해져갔다. 흥수가 그런 남순에게 해 줄 수 있던 것이라고는 뒤를 졸졸 쫓아다닌다던지 집으로 데려가 라면을 먹여준다던지 재운다던지 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흥수 앞에서 남순은 잘 웃고, 장난도 잘치고 축구 연습때도 항상 곁에 있어주던 착한 아이였으니까.

 

그런데 그런 아이가 자신의 다리를 산산조각냈다. 그리고 도망갔다. 흥수은 화가 났다. 아니 화가 난 것 이상으로 분노했고 좌절했다. 그리고 3년 후, 어느 골목에서 고남순와 재회했다.

"병신새끼"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맞고있는 모습. 3년만에 재회한 남순의 모습은 그랬고 그에 대한 흥수에 평은 '병신새끼'였다. 흥수는 그때 그 남순의 놀란 표정 속에서 그 둘의 만남이 그것으로 끝이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역시나

"박흥수다. 잘부탁한다"

그리고 마주친 놀란 남순의 눈. 흥수는 그런 고남순을 비웃었다. 역겨운 새끼, 병신같은 놈.

"회장? 이상이라고"

담임의 재촉에 얼떨떨하게 일어나는 남순.

"차렷, 경례"

흥수는 다시 남순을 비웃었다. 회장이라, 웃기지도 않지. 다시 마주친 두 사람의 눈동자. 흥수는 말했다.

"회장? 잘 사네. 좋냐?'

나 버리고 좋냐고 이 새끼야. 고남순은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

 

 

 

 

급식시간은 그 어느 학교에서나 소란스러웠다. 양 쪽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흥수는 천천히 급식실로 내려갔다. 자신이 들어서자 공기가 싸해지는 것을 느낀 흥수는 우숩지도 않다고 느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 매점은 어딜,. 그리고 시야에 들어온 것이 고남순이었다. 흥수은 천천히 남순에게 다가갔다. 그를 빤히 바라보던 남순이 급식판을 내밀었다. 그 급식판을 내려다 보면 흥수가 실소를 흘렸다. 이 머저리같은 놈아, 나 원래 급식 잘 안먹잖냐. 목까지 올라온 말을 억누르고 급식판을 빼앗듯이 받아들었다. 등뒤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남순의 걸음소리가 들렸다. 흐음, 하고 어깨를 들썩인 흥수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야"

몇번을 국을 들추다 드디어 한 숟갈 뜬 그 순간, 목소리 하나가 훼방을 놓는다.

"우리 서열정리해야지"

아, 저번에 고남순 때리던 그 씨발새낀가.

"니가 그냥 짱먹어라"

"그렇게는 못하지"

"학교에서 판벌리게? 선생들 개때같이 몰려들라고?"

"그럼 나가서 하던가"

"좋으실대로"

흥수는 다시 고개를 숙여 급식판을 바라보았다. 앞에서 벌떡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급식판에 쏟아지는 그 놈의 국에 흥수는 속으로 경악을 금치못했다. 아니 저 천벌받을 놈이. 흥수는 급식판을 챙겨들고 그 놈을 쫓아갔다 와장창, 하고 그 놈 발치에 흥수가 내던진 식판이 떨어졌다.

"잘 보고 다녀라"

웅성거리는 소리들. 흥수는 급식실을 나섰다. 그 놈이 씩씩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게 누가 남 급식판에 손대래? 천하의 고남순이 떠다준 급식 좀 먹어보려고 했더니. 그때 흥수가 화나갔던 것은 증발된 그의 급식때문보다는 더럽혀진 고남순의 성의때문이었을지도 몰랐다.

"빵도 한번 사와보지?"

그리고 교과서를 대신 빌려온 고남순에게 내뱉은 이 말에 들어있던 마음도 비아냥 만은 아닐지몰랐다. 사실 흥수는 그때 자신의 말에 교실을 나서던 남순의 모습에 배알이 뒤틀렸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

 

 

그러니까 고남순, 그래서 나 지금 너 구하러 가는거다.

 

오토바이를 타고가는 것만 보여도 뼈도 못추릴거라는 그 말을 듣고 다리가 아플줄도 모른체 뛰어가던 흥수가 이를 꽉 깨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남순과 함께 당구장 위로 도망가면서 아주 조금, 후회했다.

"빨리 가!"

창틀에 한쪽 다리를 얹고 아래로 뛰어내릴까 말까 고민하는 흥수에게 남순이 소리쳤다. 흥수는 생각보다 높음에 머리가 어질했다.

"뭐해? 빨리 가라고!"

가고싶은데 내 다리 다시 아작날 것 같아서 못간다 이 새끼야. 흥수는 남순의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창틀에서 내려왔다. 남자들이 시끄럽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내려온 자신의 모습에 당황한 남순의 얼굴이 보였다. 흥수는 슬쩍 웃고는 말했다.

"내가 너만 놔두고 어떻게 혼자 도망가냐 병신아"

그래, 혼자 도망갈거였으면 여길 오질 않았지. 흥수는 괴물같이 남자들에게 달려드는 남순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직 안죽었어, 고남순?"

그리고 자신에게 내질러지는 주먹을 잡아챘다. 정말 고남순땜에 팔자에도 없는 싸움질은 원없이하지. 흥수는 다쳤던 다리가 아릿해져오는 것을 느끼며 그렇게 생각했다.

 

 

다음날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뒷문이 열리고 흥수가 교실에 들어왔다. 안그래도 조용했던 교실이 더 조용해졌다. 이건 또 무슨 분위기야, 하며 주위를 휘휘 돌리던 흥수는 엎드려있는 남순을 발견했다. 역시 나올줄 알았지. 흥수는 당구장에 들이닥친 선생님과 아이들을 보고 굳던 남순을, 그리고 말없이 그곳을 빠져나가던 남순을, 또 자신을 찾아와 다리는 괜찮냐고 묻던 남순을 떠올리며 그의 자리로 천천히 걸어갔다. 교실이 싸해졌다.

툭-.

흥수가 남순의 의자를 가볍게 찼다. 남순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요것봐라? 하는 표정으로 남순을 바라본 흥수가 다시 툭툭 의자를 건들며 말했다.

"일어나보라고 고남순"

흥수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남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눈가를 부어있고, 볼에는 생채기와 상처들, 입술은 터졌다. 혀를 쯧쯧하고 찬 흥수가 주머니에서 약과 밴드를 꺼낸다.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있는 남순을 보며 흥수는 책상에 걸터앉아 짜냈다.

"약도 안바르냐?"

"어?"

"병신같은 놈"

뭐라고 대꾸하려던 남순이 거칠게 약을 바르는 흥수의 손에 윽, 하고 신음을 흘린다.

"머저리 같은 놈"

흥수가 눈가에 약을 바른다.

"나쁜 놈. 씨발스러운놈. 씨발놈. 개새끼"

눈가에 하나, 볼에 하나 밴드를 붙힌 흥수는 책상에 늘어져있는 남순의 팔을 들어올려 손을 살폈다. 역시나 엉망으로 까져있었다. 흥수는 약을 꽉, 짜내며 말했다.

"넌 아픈 줄도 모르지? 다친줄도 모르고. 어제도 집가서 그냥 쳐 잤지? 학교는 용케 나왔다?"

"흥수야"

"왜"

"미안하다"

그 말에 흥수는 약을 바르던 손을 뚝 멈췄다.

"뭐가"

"응?"

"뭐가 미안한데 새끼야"

"다"

"너가 미안해야 할 건"

흥수가 다시 약을 바르기 시작하며 말했다.

"니가 내 다리 아작낸게 아니라"

감정을 실어 거칠게 발랐다. 남순의 표정을 찡그려졌다.

"니가 나 버리고 도망간거다 새끼야"

흥수는 남순의 손등에 밴드를 붙히고는 책상에서 내려왔다.

"나라고 축구가 너보다 더 중요했겠냐"

남순이 멍한 표정으로 흥수를 바라보았다. 흥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남순아, 이 형님이 빵이 먹고 싶으시다. 어여 가서 사오거라"

여전히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가는 남순의 뒷모습을 보며 흥수가 중얼거렸다.

"병신새끼"

 

 

 

 

 

 

 

 

 

 

 

 

 

 

 

 

 

힣?

참고로 이건 순수한 우정입니다. 진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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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어쩌노 헐 작가님 진짜진심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이때까지본흥순중에ㅔㄹ죠타...ㅠㅠㅠㅠㅠㅠㅠㅠ아어ㄸㄱ해이모티모티망할모티!!!!왜감상평을길게적질모테ㅠㅠㅠㅠ아완전 아련하다감동이다묘하게현실감있듀ㅜㅜㅠ다정터저달다류ㅜㅠ순수한ㅎㅎㅎ우정ㅎㅎ도완전설레뮤ㅠㅠㅠㅠㅜ신알신해요 사릉함다...ㅜㅜ
11년 전
어이쿠야
헐 완전 감사해요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님 저도 사랑합니다 흑구둑 ㅜㅠㅜㅠㅜㅠㅠㅠ넘멋져 렁엉엉ㅇ엉
11년 전
어이쿠야
감사합니다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어이쿠야 감사해요ㅠㅠ
11년 전
어이쿠야
??!! 저도요ㅋㅋㅠㅠ
11년 전
독자4
오좋다ㅠㅠㅠㅠㅠ많이좋다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어이쿠야
감사합니다ㅎㅎ
11년 전
독자5
우어엉아앙아ㅏ 좃슺니다!!!ㅠㅠㅠ
11년 전
어이쿠야
감사합니다ㅎㅎ
11년 전
독자6
헐진심ㅜㅠㅠ이랬으면ㅠㅠ 빨리 화해해ㅜㅠ 그리고 중간중간에 흥수가 아니라 흥순이라고 나와요ㅋㅋ 완전 장면들 다생각나요ㅠ
11년 전
어이쿠야
엌ㅋㅋ자꾸 본능적으로 흥순이라고 써지더라고요
11년 전
독자7
헐..님상상력좋으신둡..,어떻게 이런생각을 하셨지..?진짜 이런내용이었으면 좋겠어요...ㅠㅠ진짜로...으헝..신알신하고 가영.!
11년 전
어이쿠야
감사합니다ㅠㅠ
11년 전
독자8
^~^ / 끝이에요?! 끝인가여 ..... 아ㅠㅠㅠㅠㅠㅠㅍ정말 재밌네요ㅠㅠㅠㅠㅠㅠㅠ 우정이라니거짓말마세요! 진짜 실제로 드라마가 일케되면 헣헣ㅎㅎㅎㅎ 재밌겠네염 ㅎㅅㅎ 으짱재밌어요ㅠㅠㅠ 오늘 학교 안해서 슬펐는데이픽보면서 마음을 달래야겠ㄹ어요!
11년 전
독자8
헐 대박이닫ㄷㄷㄷㄷㄷㄷㄷ
11년 전
독자9
작가님 계속 연재하는거져??ㅠㅠ
11년 전
어이쿠야
이거 이어서는 안할거 같은데ㅠㅠ
11년 전
독자10
아앙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계속해주시면 안대요 안되나??안돼겟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신이시여ㅠㅠ
11년 전
어이쿠야
다음이야기가 생각이 안나요ㅠㅠㅠㅠ 죄송해요 ㅠㅠ
11년 전
독자11
갠차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도감사해여ㅠ
11년 전
독자12
신알신!!!!! 다 보고올께요!!
11년 전
어이쿠야
으아 감사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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