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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ㅁ글입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녤포뇨

녤포뇨는 둘 다 고아원 출신

고아원 내에서 나이가 찰도록 둘만 입양당하지 못해서 둘은 더욱 애틋한 관계 일 것 같았지만 그렇진 않았음

녤과 포뇨는 서로를 싫어했다면 싫어했지 좋아하지 않았던 건 분명함

자라올 동안 말 한 번 제대로 섞어본 적 없는 둘이였으니까.


둘에게는 사정이 있는데

세운이는 13살, 고아라고 치기에는 매우 늦은 나이에 고아원에 들어오게 됐음.

화류계에서 하나 둘 씩 낳는, 태어나면 안되는데 태어난 아이 있잖아, 걔가 딱 세운이였음.

세운이는 13살 까지 그 세계에서 자라다가 보호해줄 사람이 맞아죽고, 한 지나가던 시민의 고발로 그 세계에서 운좋게 빠져나오게 된거지.

물론 세운이는 자기 자신이 운 좋은지 모름.


그에 비해 녤은 고아원에 8살 때 부터 있던 아이였음.

세운이에 비해서는 어렸지만 녤 역시도 이른 나이는 아니였지.

녤은 어렸을 때 부터 세운이 되게 미워함. 녤 가정이 찢어지고 녤이 고아로 남게된 건 녤 아버지라는 남자가 여자놀음에 정신팔려서 였거든.


녤네 아버지는 여자들을 집 으로 불러서 녤엄마랑 녤 있는데서 대놓고 술판 벌이고 그랬던 미' 친'놈 이였음.

자신의 집을 들락거린 수많은 여자들의 자식 중 한명이 세운이 일거라고 생각하니까,

솔직히 세운이를 향한 감정이 곱지만은 않은 어린 녤이였지.


그런데 둘은 보통 관계는 아니였음.

15살 때 부턴가, 강당에 잠깐 짐을 나르러 둘이 갔었는데 손이 부딪혔거든.

근데 그냥 그때 분위기가 묘해서 입을 맞춰버림 꽤 길게.

어느 누구도 먼저 밀어내지 않았음. 밖에서 인기척이 들릴 때 멈춘 둘 이였음.

이 후로 그 둘은 구석 진 곳에 가서 입을 맞추곤 했지.


하지만 서로를 안좋아하는 건 변함 없었음.

그냥 욕구만족을 위해 서로를 이용하는 느낌이였달까.


그러다 어느덧 둘은 17살, 고아원에서 최대로 맡아줄 수 있는 나이가 지나버린 둘은 국가에서 아주 조금 주는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해야 했음.

사실 둘 다 독립하고 싶었는데 고아원 사람들이 어찌어찌 둘을 같이 묶어버려서 성인이 되기 전까지만 같이 살기로 했음.

둘 다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그걸 티내고 자시고 싸우고 할 여유가 없었음.


쌀 하나 사는것도 후달려서 맨날 제일 후진 쌀만 마트에서 골라오는 둘.

그나마 고아원 식구들이 반찬 해서 줬는데 요즘은 그것도 뜸하다.


참고로 둘은 입만 맞추던 사이에서 발전함.

처음 입 맞췄을 때 아무도 밀어내지 않았던 것 처럼, 그냥 둘만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끝까지 가게 됨.


그렇게 애매한 관계를 이어가는데 18살이 되고, 둘은 다른반이 됨.

근데 어느날에 교과서 빌리러 세운이가 의건이를 찾아갔는데 의건이가 없는거다.

대충 의건이네 반에서 1학년 때 같은반인 애한테 물어보니까 의건이 학교 잘 안나온다고, 그리고 학교 나와도 거의 잔다고 함.

어이가 없는 세운이.


분명 등교는 같이하는데 학교 지리상 세운이는 끝쪽 문으로 들어가고 의건이는 중간 문으로 들어가는게 빨라서 거의 교문에서 헤어지는 편임.

무슨 사정이 있는건가 싶어서 일부러 모르는 척 해주는데 의건이는 세운이가 까맣게 모를거라고 생각하고 맨날 세운이와 등교를 같이해준 뒤 학교를 벗어난다.

학교를 벗어나 알바를 하러 감.


세운이도 하루 거하게 빼고 그냥 강의건 쫓아 다녀보기로 한다.

결과적으로 의건이는 짐나르기 알바, 주유소알바, 고깃집 알바 등등 그냥 시급 쎄보이는 거라면 닥치고 했음.

참다 못해 고깃집에서 서빙하는 강의건 붙들고 알바하던 가게 나오는 세운이.

의건이는 당황해서 그냥 끌려나옴.


[프로듀스101/녤포뇨] 찢어지게 가난한 녤포뇨 1,2,3화 | 인스티즈


"미쳤냐? 누가 너한테 이딴 거 하래."



세운이는 쏘아붙혔음. 녤의 마음이 어떤지는 알았지만 고아라서 그런지 남에게 의지하는 거 없이 자라왔던 둘이였기에

녤이 저러는게 싫었던 세운이.

자신에게도 부담을 나눠줬으면 했고, 세운이는 그것도 모르고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만 해댔던게 자기 자신이 부끄럽고, 이런 생각 들게하는 녤이가 미웠음.




[프로듀스101/녤포뇨] 찢어지게 가난한 녤포뇨 1,2,3화 | 인스티즈

"..."


"너 학교는 어쩌고 여깄냐."



세운 맘도 모르는지 이와중에 학교걱정하는 녤.

세운이는 어이가 없음. 화도 나고.


세운이는 녤이를 먼저 두고 집에 가버리고,

녤이는 한 참을 멍하니 서있다가 다시 알바하던 가게로 들어간다.

그리고 사장님한테 혼쭐이 났지만 머릿속엔 먼저 가버린 세운이 생각 뿐이였지.




-2-




결국 넋놓고 일하다가 계란찜에 손등을 크게 데었어.

사장님이 결국 보다못해 조기퇴근 시켜줘서 녤이 일찍 옴.

왔더니 세운이는 가만히 자고 있었지.

녤은 가만히 세운이 옆에 누웠어.


언제부터 인지 모르겠는데 녤은 세운이를 위하고 싶었음.

고아원에서 입을 맞췄던 때 였는지, 열 셋이 되던 날 세운이를 처음 봤던 날 이였는지,

분명 세운이가 밉고 싫었는데 세운이에게 다 해주고싶은 녤이였어.


그리고 세운이에게 말 못한건 미안하긴 하지만 이게 맞는 것 같았음.

세운이는 공부를 잘했고, 또 공부하는거 되게 좋아했거든.

녤은 공부에는 취미가 없었던게 확실하고.


알다시피 세운이가 화류계에서 자라왔으니까 열셋이 될 동안 글 읽는 법도 잘 몰랐는데

고아원에서도 어린 아이들이랑 꼬박꼬박 수업 들으며 웃어댔던거 녤은 몰래 훔쳐봐서 다 기억했거든.


세운이의 마른 등을 쓸어내려봤음.


" 존나 말랐네 진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은 녤이였다.



-



다음 날 아침 일어났더니 밥이 다 차려져 있었다.

열일곱 때는 비싸서 잘 사먹지 않았는데, 열 여덟이 되고 녤이 몰래 벌어온 돈으로 몰래 사놓은 계란으로 만든 계란후라이가 식탁 위에 올려져 있었어.

원래 꼭꼭 자기 깨워서 밥 맥이고 학교 같이가던 정세운이였는데.

녤은 미움을 산 것만 같아서 착잡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

자신이 그냥 미움받는게 나았거든.


밥 식기전에 숟가락 들으려는데 어제 계란찜에 데인 손등에 밴드가 붙혀져 있는데 눈에 띈다.

'등신.'


그리고 밴드 위에 볼펜으로 적힌 글자도.

녤이 웃으며 밥을 퍼먹어.




-


둘은 시간이 좀 안맞았음.

얼굴 한 번 보기가 힘들었지.

녤은 세운이에게 인정받은 것 마냥 대놓고 학교를 안가기 시작했고,

세운이는 고 2라서 시작된 건지 뭔지 야자를 하느라 늦게 들어오는 거 같았거든.


녤은 세운이가 걱정이였지.

안그래도 약하게 자랐는데 먹은 것도 없어서 몸만 말라서는.

공부한다고 무리하는 건 아닌지,

세운이랑 대화를 좀 해보고 싶었지만 녤도 현생이 바빴다. 알바를 하나라도 빼면 뭔가 빠듯했거든.


여느 때 처럼 녤이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니 밤 10시 10분이였다.

좁은 골목길에 녤포뇨네 집은 반지하였구, 녤은 집 안에 불이 꺼진걸 확인하고 대문 밖에서 멍하니 정세운이나 기다려.

붕어빵이라도 사들고 있을까, 고민하는데 누가 녤을 부른다.

주인 집 아줌마야.

월세 올려달라는 말에, 녤은 가만히 넋놓아.

사실 저저번달에도 월세 올려달라고 해서 카페알바 때려치고 고깃집 알바 시작한 녤 이였거든.

근데 지금 이사가기엔 정세운이 또 걸리고, 녤은 어쩔 수 없이 알았다고 고개만 끄덕거려.


붕어빵 사먹을 돈 아껴야 겠네.

녤은 또 씁쓸해져. 뭐가 자꾸 안맞아 돌아가는 느낌이지.

주인 아줌마가 들어가기 무섭게 세운이가 골목에서 튀어 나온다.


"정세운."


녤이 웃으며 세운이를 마중해.

세운이 표정은 덤덤하다.


-



둘은 그렇게 집에 들어갔어, 세운이가 냉장고에서 식빵을 꺼내서 줌.

그냥 후라이팬에 구운 건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어. 세운이가 해줘서 그런가.

그러고보니까 자신이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다는 걸 알게 된 녤이야.

허겁지겁 식빵 먹어 치우는데 정세운이 그런다.


"나한테 할 말 없냐."

"뭐."


없어? 다시 묻는 말에 녤은 씹던 식빵이나 마저 삼킨다.


"하던 공부나 열심히 해."

"……."

"너 공무원 그런거 되서 돈 많이 벌면 나 쌩까지 말고."


녤은 사실 세운이가 보란듯이 잘나가서 살 좀 찌웠으면 그 생각밖에 없지만.


"공무원은 돈벌려고 하는거 아니야. 병,신,아. 안정성 때문이지."

"어쨌든, 지금 보단 나을 거 아냐."


녤의 말에 세운이가 입을 다문다. 동의하는 거지.

둘은 씻고서 나란히 누웠어. 오랜만에 누워보는 거였음.

녤은 허리가 끊어질 것만 같다. 하루종일 무거운 거 나르고 바쁘게 움직였으니까 말야.

녤이 앓는 소리 내니까 세운이가 돌아봐. 녤은 괜히 소리 안낸 척 입을 다물지만 이미 늦었음.


"미안해."


"뭐?"



"미안하다고."


왜 사과하는거지?

녤이 돌아봤을 때 세운이는 이미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어.

정세운, 뭐가 미안해? 녤이 가만히 세운의 이마에 제 이마를 맞대고 웃으며 물었다.

세운이가 입꼬리를 끌어올려 따라 웃겠지. 그리고 녤의 입에 가볍게 입맞추고 다시 돌아 눕는다.

그냥 평범한 연인인 것만 같아 녤은 터질 것만 같은 가슴을 붙잡고 세운과 반대 방향으로 돌아 누웠다.

그렇게 둘은 등을 맞대고 잠들었음.




-




근데 둘은 그 이후에 냉전이였다.

녤은 이상하다고 느꼈음 세운이의 분위기가. 묘하게 차분해지고 말수랑 웃음이 줄었음. 마치 열 셋의 정세운 처럼.

근데 말 붙힐 여유가 없었다. 녤이 알바 타임을 늘렸거든.

올라간 월세 때문이였지.

녤은 일단 빡시게 벌어놓고 조금 쉬고 싶었어. 쉬는 동안 세운이 데리고 여행가서 맛있는 거 먹을 생각만 하면서 게 일했지.

아무튼 그렇게 녤의 귀가가 늦어지고, 녤은 새벽 1,2 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그럼 세운이는 그냥 이불 덮고 자고 있었지.


오늘도 그렇게 녤이 돌아왔는데, 세운이가 자고 있는 거 같았음.

녤은 세운이 깰 까봐 조심조심 움직이는데 세운이가 갑자기 윽, 하며 앓는 소리를 낸다.

잠꼬대인가, 싶었는데 하으..,하는 신음이 다시 한 번 터져나와.


"정세운."


가만히 이름을 부르자, 잠깐 세운이의 숨이 멎는게 느껴진다.

뭔가 이상한 걸 느낀 녤이였지, 당장 불을 켜고 세운이한테 달려가 이불을 들춰냈음.

세운이가 배를 부여잡고 식은땀에 쩔어 있더라.

녤은 정신나간 사람처럼 세운이 안아들고 왜그러냐고, 왜그러냐고 하는데 세운이가 고개만 도리도리 저어.


"아니, 그냥, 배아파서."


그냥 배아픈게 아닌 거 같은데, 머리는 뜨겁고 땀에 흠뻑 젖었는데.

원래 이럴 땐 응급실을 가면 되지만 녤은 그런거 모른다. 그냥 아픈거 참으면서 자라와서 어쩔 줄 모르고 그냥 세운이 손만 잡아주고 세운이 이마에 입만 맞춰준다.

바싹 마른 입술에 어쩔 줄 몰라서, 당장 나가서 뭐라도 사와야하나 싶은데 시간은 새벽 두시고, 얘를 놔두고 혼자 나갈 수도 없고, 미치겠는 노릇.

세운이는 별 거 아니라고 그냥 가서 자라고 하지, 녤은 너 미쳤냐고 서로 그렇게 다투다가 세운이가 먼저 잠들고 녤이 좀 진정해서 세운이 이리저리 살펴봐.

왜 여름날 얘는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자는거지,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긴팔에 긴바지 입고 있는 포뇨에게 의문이 드는 녤이다.


그리고 당연히 소매를 한 번 들춰보겠지.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포뇨 팔에 가득한 멍자국, 깨문 자국에 돌아버리는 녤.



-3-



녤은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만 같았지. 당장 애 깨워서 물어보고 싶은데 새벽내내 앓다가 겨우 잠든거라 깨우지도 못하고, 녤은 초조하게 뜬 눈으로 밤을 지샘.

결국 세운이가 끔뻑끔뻑 눈을 뜨고, 녤이 퀭한 눈으로 정세운 붙잡고 물어봐.


[프로듀스101/녤포뇨] 찢어지게 가난한 녤포뇨 1,2,3화 | 인스티즈


"정세운 너 이거 팔 뭐야."


"……."


세운이는 들켰다, 그런 표정도 없이 녤이 걷어 둔 소매 다시 끌어 내리겠지.


"신경쓰지마."


그리고 하는 말이 고작 그거다.

녤은 진짜 화가 나려고 한다. 하지만 진짜 꾸욱 참았어.

혹시 세운이의 아픈 구석일지도 모르니까, 밤 내내 생각을 정리해 봤는데 학교에서 왕따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요즘 학교 폭력 심각하다고 그랬던 거 같고, 세운이가 좀 이뻐야지, 또 정세운이 좀 특이한가.

그래서 학교가서 정세운 건드린 새끼 는 다 족쳐 버리겠다는 다짐을 함. 다소 인소같지만 녤은 진심이여써..


오늘은 세운이와 나란히 등교를 했어.

둘은 한 참을 말이 없었다.


학교에 도착하고 둘은 일단 다른반이니까 헤어져.

하지만 종이 치자마자 녤이 세운네 반으로 달려갔어.

그리고 아는 얼굴이 있나 살펴본다.

있네.



"야 김재환, 씨발, 너 이리와."


섣불렀지. 일단 아는 얼굴이 재환이가 다였어. 녤이랑 1학녀때 같은 반이였던 환이는 어리둥절하게 나오는데 녤 표정이 너무 무서운거지.


"왜???"


"누구야, 불어."


"뭐가??? 너 왜그러냐???"



환이는 녤이를 진정시키고 얘기를 들어. 세운이에 대한 얘기.

팔에 멍이 가득하다고, 어제는 복통에 새벽 내내 앓다가 잠들었다고.

그 얘기 묵묵히 듣더니 화니가 세운이를 걱정해주더라, 녤은 코웃음 치며 빨리 정세운 건든 새끼 말하라고 닥달해.

화니는 온몸으로 손사레 치며 그러지.


"야 정세운이 세상을 왕따시켰음 왕따시켰지, 걔가 왕따를 왜 당해."


"근데 애 팔이 왜그런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아무튼 정세운 학교에서 건드는 애 없어. 오히려 우리반 애들이 세운이 얼마나 좋아하는데."


"…확실해?"


"그러엄."


화니가 고개를 끄덕끄덕해. 화니가 거짓말 칠 애가 아니라는 건 1학년 때 친했던 녤이 누구보다 더 잘알았지.

녤은 고민에 빠진다. 그럼 선배인가, 삥이라도 뜯긴건가, 정세운 진짜. 안그래도 걱정됐는데.


"아 맞다, 그리고 너네 야자 못빼냐?"


"뭔 야자 또?"


"야자 말이야, 야간 자율학습."


"너 왜그러냐 진짜. 이번에 교육과정 개편되고 야자도 전면 폐지됐잖아."



녤이 벙찐다.

불길한 예감이 스쳤지만 아닐 거라고 빌었음. 제발 아니라고.



-



녤은 결국 고3까지 다 뒤져본다. 정세운을 건들만한 사람.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음. 그래서 고1 뒤져봤다. 선배 건들만큼 껄렁껄렁한 애들로.

근데 먼지한 톨 나오지 않음. 알바 갈 시간이 다가오고 녤은 세운이 얼굴도 보지 못한 채로 알바를 하러 일단 가겠지.

허겁지겁 운동장을 가르는 녤을 교실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세운이는 제 손목을 움켜쥐어. 손목이 시리다.




-




녤을 하루종일 넋놓고 지냈다. 녤이가 밤 타임에 뛰는 알바는 심부름? 용역 비슷하게 그냥 부르면 가서 일해주는 거 였는데

이번엔 와인병 나르는 알바였음. 한 병당 250만원에 팔리는 거니까 조심하라고 주의를 들었다.

250만원, 제 월세비를 훨씬 뛰어 넘는 가격이였음. 녤은 쓴 웃음이 지어진다.


어쨌든 와인박스 들고 운반을 시작해. 지하에 있는 작은 바인데 더럽게 돈 많은 변, 태 새끼들만 찾아 모인다는 곳이랬음.

녤은 뭐 어쨌든 관심 없었다. 녤의 관심이라면 오직 돈과 정세운 뿐이였으니까.


근데 어째선지, 계단을 밟아 내려갈 수록 녤의 몸이 이상하게 굳는 게 느껴진다.

이상하지, 녤의 관심사는 돈과 정세운 뿐인데.

아니, 정세운을 먹여살리기 위해 돈에 관심이 있는 거니까, 따지고 보면 정세운 뿐인데, 이렇게 녤의 몸이 굳는 걸 보니.



정세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거짓말 처럼.


그리고 거짓말 처럼, 녤이 지하 바에 도착하자



[프로듀스101/녤포뇨] 찢어지게 가난한 녤포뇨 1,2,3화 | 인스티즈



세운이가 노래를 시작한다.




-





모르면 바보겠지, 그렇게 많이 들어온 정세운인데, 그렇게 많이 봐온 정세운인데.

근데 녤은 이 모든 상황이 거짓말이였으면 했다. 꿈이였으면 했고.

이런 어둡고 컴컴한 곳에서 저런 붉은 조명 아래, 얇은 옷 하나 걸치고 노래를 부르는게 정세운이 아니였으면 했어.


자꾸 열 셋의 정세운이 떠올랐어.

그 세계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밝은 곳을 무서워 하던 정세운이.

항상 이불 속에 숨어서, 가만히 작은 손을 떨어대던 정세운이.


정세운이 미웠다.

다시는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거든.


녤은 와인 박스를 내려놔.


몸을 더 이상움직일 수 없었어.

애초에 세운이 먹여 살리려고 한 짓인데, 세운이가 저러고 있으니 몸을 움직일 필요도 없었지.

착각인지 모르겠는데 세운이가 이 쪽을 바라보는 것 만 같아, 녤은 펑펑 울고 싶었어.


왜 거기에 있냐고, 같이 가자고.

결국 정세운을 여기까지 몰아세운 거 역시 나인건가 싶어서 죽고만 싶었어. 화도 나고.


노래가 끝나고 세운이가 기타를 내려 놓기 무섭게 이 테이블 저 테이블에서 남자들이 휘청이면서 일어난다.

손에는 수표 다발을 들고 있었어.


씨발 , 오늘 저 새끼 진짜 따 먹는다.


녤은 와인박스에서 굵은 와인병을 하나 꺼내. 정세운의 손목을 막무가내로 잡고 끌어가려는 남자의 머리를 와인병으로 가격했음.

와인병이 팡 터지고 와인 파편이 사방으로 튀겠지. 남자는 피인지 와인인지 모를 것으로 죽죽하게 물들어 갔어.

이 곳 사람들 누구도 놀라지 않았어. 이런 일은 그들에겐 이벤트일 만큼, 여기는 무서운 곳 이였거든.

아무도 놀라지 않은 이 곳 사람들 중, 정세운 역시 놀라지 않은 얼굴이라는게 녤을 제일 절망스럽게 해.


세운이는 주저앉아서 와인에 절은 남자의 손에 들린 수표다발을 빼내와.

그리고 녤의 앞주머니에 꽂아 주겠지.

월세? 와인? 아니 그런 것들 쯤 몇십개는 거뜬할 큰 금액일거야.


"돈은 이렇게 버는거야."


"의건아."



"등신 처럼, 그렇게 버는게 아니라."



밴드 위에 정세운이 볼펜으로 죽죽 써놨던 글자가 떠오른다.

녤은 어느새 울고 있었어. 제일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였어. 열 셋의 정세운.

밝은 형광등 아래 떨던 너. 어두운 밤이 오면 그제서야 숨을 고르게 쉬던 너.


그리고 지금, 이 어두운 곳, 붉은 조명 아래 숨을 고르게 쉬는 너, 열 여덟의 정세운.


"울지마."


"……."


"울지마, 의건아."


세운이도 어느새 울고 있었지.

힘 들어하는 의건이를 보는 건 세운이도 역시 싫어하는 일 이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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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 분위기 대박적.... 신알신 하고 갑니다 따흐흑 삶의 낙이 하나 생긴 기분
6년 전
독자2
분위기ㅠㅠㅠㅠㅠㅠㅠ녤포뇨는 진짜 치명적인 거 찰떡이네요ㅠㅠ냉포뇨 너무좋아요ㅠㅠㅠ
6년 전
독자3
분위기ㅠㅠㅠㅠㅠ대박적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4
이게 말로만 듣던 찢어지게 가난한 녤포뇨... 이걸 처음 접하는데요 와 이거 정말 와 대박... 감사합니다 선생님...
6년 전
독자5
와 진짜 보면서 이렇게 먹먹한 글은 처음이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하고 갑니다 작가님......
6년 전
독자6
와....분위기 대박...
6년 전
독자7
와 진짜 미쳤다
신알신하고가요ㅠㅠㅠㅠ
할말은 많은데 뭔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제가 본 글 중에 최고에요

6년 전
독자8
아 작가님 녤포.... 제발...... 최고 좋아요 엉엉
6년 전
독자9
이거 녤포뇨계의 레전드 확신합니다...
.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 왜 이거 읽어도 읽어도 좋고 재밌니ㅜㅠㅠ 센세 절 받으세요 어디방향에 계세요ㅜㅜㅠㅠㅠㅜㅜㅜㅜㅜㅜ 녤포뇨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ㅜㅜㅜ 금썰 써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ㅜㅜ

6년 전
독자10
헉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ㅠ이게 뭐에요ㅠㅠㅠㅠㅠ대박적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160.69
와 진짜 대박 정말 헐 완전 엄청...쩌네요ㅜㅜ와 나 진짜 ㅎㅁ글 읽는게 재밌나??싶었는데,,,네 아주 즐겁네요..와 진짜 축배를 들어라..어디 계시죠??우선 절부터 좀 받으시죠..와 작가님 진짜
금손님...사랑한다고 얘기햇었나요?사랑합니다..네 오늘부터 제 심장의 주인은 작가님이십니다...와 삶의 낙이 생겼습니다ㅠㅠ진짜 너무 좋아요...암호닉 받으시나요???진짜 대박입니다..흡입력 장난
아니네요ㅠㅠㅠ녤포뇨라니...우리 통해쏘요...♥하트 쏩니다. 이 글은 녤포뇨계의 전설이 될겁니다ㅜㅜ내가 봤어ㅜㅜㅜ레전드가 됩니다ㅜㅠ작가님 진짜 제 인생 이런 글은 또 첨이네요ㅠ진짜 꼭 다시 와주세요...나 이제 작가님 없이 못 살아..오늘밤 떨려서 잠 잘 수 업쏘요...작가님 마지막으로 사랑합니다!!

6년 전
독자12
와... 감탄밖에 안나오네요...
6년 전
독자13
와 분위기.. 대박적 진짜 미쳤다 신알신 누르거 가여 ㅠㅠ
6년 전
독자14
와 분위기가 진짜 대박ㅇ에요ㅠㅠㅠㅠㅠㅠ다음편도 기다리고있을게요ㅠㅠㅠ
6년 전
독자15
저의 취향을 고대로 저격하셨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기다릴게요!!!!
6년 전
비회원230.178
아 작가님 진짜 어요 미친 이게 와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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