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100개먹는이야기 A
대학 오티를 빠지면 아싸가 된다는 언니의 말에 광주 출신인 나는 2박3일동안 하는 오티를 가기위해 새벽일찍 버스를 타고 4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배낭은 무거웠고 장시간 버스는 불편했지만 새로운 공간 새로운 친구, 아 이젠 동기라고 해야하구나 대학동기들을 만날 생각에 내 얼굴은 웃음꽃을 피웠다.
여고를 나왔던 나는 대학을 가면 남들이 하지말라는 씨씨를 꼭 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수시면접때 언뜻본 선배들이 하나같이 잘생겼을 뿐더러 고3때 즐겨본 드라마들에서 보였던 캠퍼스커플들은 나의 대학 로망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얼마나 좋아 등교도 같이하고 수업도 같이 듣고 공강이면 같이 잔디에 앉아 도시락도 먹고..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그렇게 달콤하지 않았다.
"저..안녕?"
"...."
광주 출신인 나는 초,중,고를 가까운 곳으로 배정받아 항상 한명쯤은 아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쉬웠고 믿을구석?이 하나쯤은 있었으니깐. 그런데 이곳은 서울이였고 나는 생판 알지 못하는 애들사이에 그저 멍하니 서서 선배들을 기다릴 뿐이였다.
말이 많은 성격인 나인데도 무겁고 어색한 분위기에 그저 멍하니 앞만 바라보았다.
벌써부터 서로를 아는 듯한 애들로 인해 간간히 말소리도 들렸지만. 나는 정말 생판 모르는 애들로 인해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러다 어떤 한 남자애와 눈이 마주쳤다. 그 아이도 나와같이 친구가 없는 것 같아 이러다 정말 내가 아싸가 되지 않을까 어색하게 인사를 꺼냈다.
그리고 맛있게 씹혔다.
나와 눈이 마주쳤던 그 애는 내가 인사를 하기위해 입을 열자마자 내 시선을 피했고 내 인사는 허공으로 날라갔다.
그게 나와 박우진의 첫 만남이였다.
절대 친해지고 싶지 않는 서울 깍쟁이.
그게 박우진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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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갑작스러운 시선에 그도 놀랐는지 바보같은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내 어깨에 올리려던 그의 손은 나의 시선으로 인해 허공을 맴돌았다.
"뭐 할말있나"
"아니"
"아까.."
하필 박우진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박우진의 시선은 악의가 없었지만 난 괜히 의식해 박우진을 쳐다보았다.
할말있냐고 물어보는 박우진에 나는 아니라며 짧게 대답했다. 그런 나의 눈치를 보던 박우진은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까..인사 씹은거 아니다"
어깨가 아프다며 희지에게 엄살피우는 김재환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지만 박우진은 내게 아까 첫만남의 변명을 하는 것 같았다.
난 그저 박우진을 쳐다 볼 뿐이였고 박우진은 아무말 없는 날 보며 목 뒷부분을 만지며 말을 했다.
"부끄러워서 그랬다"
그 말을 끝으로 소란스러웠던 안마타임은 끝이났다. 사회자는 잘생긴 학회장에서 시끄러운 레크레이션 강사로 바뀌었고
다시 신나는 노래와 함께 아이스브레이킹 타임이 돌아왔다.
웃으며 돌아본 희지는 내 얼굴을 보더니 뒤에있는 박우진에게 소리쳤다.
"야 박우진 너 얼마나 쎄게했길래 얘 얼굴이 토마토가 됐어!"
"...."
"뭐야 쟤도 토마토네"
너네 둘이 야한생각했냐고 놀리는 희지를 뒤로하고 나는 빨개진 얼굴을 식히기 위해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세번째 박우진에 대한 내 인상은
가장 친해지고 싶은 동기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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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뻘소리 | |
안녕하세요! 21.5입니다. 투썸플레이스를 연재해야하는데 자꾸 쓰고 엎고 쓰고 엎는걸 반복하다 자꾸 산으로 가는 내용을 그냥 독자님들께 보여드리기엔 제 자신이 용납못해서 ㅠ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글을 쓰며 스트레스를 풀게되었고 신알신 울려서 오게된 독자님들 너무 죄송해요 ㅠㅠ 조만간 꼭 투썸 3편 올리겠습니다 ㅠ 이 고구마 100개 먹는 이야기는 여주의 시점으로 돌아가는 글이구요. 우진이랑 여주랑 서로 좋아하는데 우진이는 낯가리고 여주는 자존감이 낮아서 서로 삽질하는? 그런 고구마 100개 쳐먹는 내용이에요 여주를 광주 출신으로 한 이유는 뭔가 전라도 여자와 경상도 남자라는 컨셉도 잡고싶었고 네 사실 제가 수지를 좋아해요 네 죄송해요 네 그리고 저 사실 광주출신이에요 죄송해요 아무튼 저의 새로운 작품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감사하구요 알바가기 싫어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쁍 |
BGM |
헨리-butterfly(feat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