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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의 최악의 날이다.
아침부터 비가 오는 것 부터 시작해서 버스가 나를 물에 젖은 생쥐 꼴로 만들며,
젖은 교복을 체육복으로 갈아입으려 했지만 체육복 까지 놓고와
1반부터 9반까지 체육복을 빌리러 다녀야 했다.
하지만 비가와서 그런지 그 누구에게도 빌리지 못했고
돌아오는 말은 전부 '미안해' 뿐이였다.
난 결국 담임쌤의 몇달동안 숙성된지 알수없는 츄리닝을 빌려입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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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찝찝한 상태로 학원에 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무리였을까
붓은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틀어져 내 마음에서 벗어났고
그렇게 한참동안 망한 그림을 보다가 마음 좀 추스리려 물을 마시려 교실 밖으로 나왔다.
힘없이 걷다 코너를 돌때쯤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야 너 인기많더라?"
지은쌤 목소리다.
"아 뭔소리야"
임영민이다.
"뭐긴 뭐야 여주가 너 좋아하는거 원장쌤도 알듯"
순간 움찔했지만 나는 코너를 돌지않고 그얘기들을 묵묵히 듣고있었다.
"아 부담스럽게 무슨..아니야 그런거
여주가 왜 날 좋아해 그럼 같이 있을 때 불편하겠지"
오늘은 진짜 최악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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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비가와 나는 학원에 가기 싫어 친구에게 연락을 할려했지만
친구는 나의 속셈을 눈치챘는지 선수를 치고 말았다.
"김여주!! 오늘 보조쌤 새로오는 거 아냐??"
"?나랑 뭔 상관 나 오늘 학원 안갈ㄲ.."
"임영민 오빠가 보조쌤으로 왔다고!!"
"뭐? 당장감"
그렇다 난 임영민을 좋아한다.
임영민을 좋아하게 된 건 고1 여름때 쯤 일거다.
그날은 매우 더웠고 우리교실의 에어컨은 고장이 났었다.
우리들의 성화 지신 선생님은 2학년 선생님과 얘기를 통해 합동 수업을 하게되었다.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수업이었는데
우리 조는 다른조에 비해 유난히 빨리 끝났었다.
작품을 원장실에서 검사를 맡고 내려가고 있을때
나는 임영민과 부딪혔다.
"아...미안"
"아 죄송합니다!"
나의 사과에 임영민은 사람좋은 미소을 보여주고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때 난 임영민의 그 미소에 반하고 말았다.
그후 임영민이랑은 복도에서 마주치면 서로 눈인사를 맞추던가
서로에게 미소를 보이는게 다였다.
그렇게 지내다가 임영민이 대학에 합격한 후에는
한번도 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임영민이 보조강사로 들어온다니
이건 하늘이 또 다시 주신 기회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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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의 전화를 끊고 나는 부리나케 학원으로 달려갔다.
교실 문을 여는 순간 내 눈앞에는
아이들에 둘러싸여있는 임영민이 보였다.
나는 차마 다가가지는 못하고 그 모습을 멍을 때리며 쳐다보고 있을때쯤
임영민과 눈을 마주쳤다.
"어? 안녕 친구야"
엄마..나 죽어요...
나는 그 이후로 임영민과 급속도로 친해졌다.
내가 임영민에게 자주 도와달라고 부른게 큰 결실을 맺게 한 것 같다.
나는 시도때도 없이 임영민을 불렀고
그때마다 임영민은 나에게 웃으면서 다가와줬다.
토요일수업에는 같이 저녁을 먹으러가는 사이까지 되었다.
김여주라는 이름에는 임영민이 항상 따라왔고
임영민이라는 이름에는 김여주가 항상 따라왔다.
그정도로 우린 학원사람들이 다아는 친한사이가 되었다.
딱 그정도였다.
그렇게 임영민과 붙어다닐쯤
학원 여자애들은 뒤에서
김여주가 영민쌤을 좋아한다, 자기꺼라고 말하고 다닌다 등
소문을 떠들어댔고
그 소문은 삽시간으로 퍼져나갔다.
나는 임영민을 좋아하기때문에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임영민도 별로 신경쓰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 대화를 듣기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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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은쌤과 임영민의 대화를 훔쳐듣고 나는 바로 교실로 들어와
전담쌤에게 아프다고 말하고 짐을 싸고 학원을 나왔다.
고백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간접적으로 까이다니 이게 무슨..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울면서도 임영민을 생각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임영민 나쁜놈 그러게 왜 계속 받아줘서
이렇게 날 더 비참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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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부터 나는 임영민에게 간단한 목인사만 하고
임영민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임영민은 당황한듯 보였지만 이내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다른아이들을 봐주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임영민을 부르지도 쳐다보지도 않고 지내다가
시간은 어느덧
여름방학이 되어 특강이 시작되었다.
임영민이 말을 거는 수가
이제는 줄어 들다 못해 말을 걸지를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임영민이 무슨 말을 걸면 나는 자리를 피해 도망치던가
대답을 회피하는게 전부였으니까
그렇게 임영민과는 남남사이가 될무렵
터지고 말았다.
그림이 망해버렸다.
열심히해도 늘지 않는 내가 너무 한심스러워 울뻔하였다.
다른 보조쌤들은 다른 아이들을 봐주고 있었고
전담쌤은 어디가셨는지 보이지가 않으셨다.
그렇게 남은 사람은 임영민이였고
멀리서 나를 지켜보던 임영민은 나에게 다가왔다.
"여주야 뭐가 안돼?"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
하지만 티를 낼 수 없었고 밀어낼 수 밖에 없었다.
"아 아니요 신경쓰지마세요."
내말을 들은 임영민은 미간을 잠시 일그러트리다가
나에게 더 다가왔다.
"아니 선생님이 도와줄ㄱ.."
때마침 그순간 전담쌤이 들어와 저녁시간을 알렸고
주위는 순식간에 산만해져
임영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영민쌤 밥먹으러 가요!!"
곧 다른 여자애들이 임영민의 팔짱을 끼고 임영민을 데려갔고
나만 혼자 교실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한참을 서있다가 서러움에 북받쳐 눈물이 나와
계단으로 가서 무릎에 고개를 박고 흐느끼며 울었다.
임영민.나는 부담스럽고 불편하다면서
쟤네랑은 밥도 잘먹고 잘다니네
쟤네도 임영민 좋아하는거 다 티나는구만
혼자 찌질한 생각을 하니 더 눈물이 나와 고개를 더 깊게 숙여 울었다.
한참동안을 그렇게 우는데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지금 이모습을 다른 누군가에게 들키기 싫어 고개를 들지않고 울음을 참고 있었다.
그 인기척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앞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의 머리에 손을 얹고 쓰다듬기 시작했다.
깜짝놀라 고개를 드니 내 눈앞에는
그토록 밉고 보고싶던 임영민이 나와 눈을 맞춰 앉아있었다.
"여주 왜울어"
토끼눈을 뜨고 임영민을 쳐다보다 얼굴이 빨개지는걸 느껴
고개를 빠르게 숙였다.
"그림이 잘안돼서 그래?"
다정한 말투에 눈물이 또 나올 것 같아서 고개를 더 숙였다.
임영민은 그런 나를 보고 한숨을 쉬더니
나의 양볼을 감싸쥐고 내 고개를 들고 말했다.
"힘들고 어려우면 선생님 불러. 언제든 갈 준비 되있으니까 응?"
아직도 임영민은 내가 그림 때문에만 그러는줄 아는 것 같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임영민에게 화가나서
대뜸 화를 내고 말았다.
"선생님. 저 불편하시다면서요 부담스럽다면서요.
근데 제가 어떻게 선생님을 불러요..제가 부담스럽고 싫으면 그냥 싫다 말하시지
왜 계속 다 받아주셨는데요 사람 오해하게.."
내 말을 듣던 임영민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다
이내 차분한 표정으로 바꾸어 말을 이어갔다.
'여주야 내가 언제 너 싫다했어..나 너 안부담스러워 안불편해.."
"나도 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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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핸존미 입니다 :-) 그냥 저의 망상을 퍼트리고싶었어요. 네 그랬어요. 영민이 번외가 있으면 좋겠죠? 네 좋을 것 같아요.
다음에 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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