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 양아치가 있는데 걔가 요즘... 3
(본격 양아치 박지훈 인간 만들기 프로젝트)
안녕, 오늘도 별거 없는 얘기지만 들구 왔어 ㅋㅋ
음 무슨 일이 있었냐면, 걔 친구들 있잖아, 그 중에 특히 안형섭.
걔한테 좀 이상한 얘기를 들어서 헷갈려 가지구 물어보려고.
어제 등교하는 길에 안형섭을 만났거든? 일찍 등교하는 대신에 밥만 먹구 갈 거라나.
아무튼 난 어색하게 응, 응만 반복하고 있었지.
그때 걔가 개처럼, 그래 순화해서 강아치처럼 킁킁거리는 거야.
뭐지, 싶어서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 봤어.
"헐, 헐 복숭아. 너."
"응... 이거 냄새, 왜...?"
"박지훈 이 미친 새끼, 이거 완전 대박인데. 소문 내야지."
"뭐가?"
"걔 너랑 똑같은 냄새나지 않아?"
"응... 그런 것 같은데"
"울 여주, 눈치가 없구나?"
"아닌데..."
"우리 지훈이 요즘 금연 중이야, 잘해 줘. 누구 때문이니까."
"김여주"
"헐, 박지훈? 지훈이 너... 교복..."
"아, 그냥 사 놓고 안 입기엔 돈 아까워서."
"완전 잘 어울려......"
박지훈이 금연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매점에서 딸기맛 사탕을 사서 주려고 대기 타는 중이었는데,
글쎄 얘가 학교 입학식 이후로 처음 교복 입은 거 있지 ㅠㅠ 감동이야...
난 사실 단정한 남자 좋아하거든, 수트 잘 어울리고.
근데 안 그래도 잘생긴 애가 교복까지 입으니까 멋있더라.
이건 뭐, 안 좋아해도 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 아냐?
"근데 좀 어색하긴 하네."
"너랑 진짜 잘 어울려, 앞으로 교복 계속 입어."
"계속?"
"싫음 말구... 아 나 줄 거 있어, 이거."
"갑자기 무슨 사탕이야."
"오늘 형섭이랑 같이 왔는데, 너 금연 중이라길래."
"형섭이 아니라, 안형섭."
"응? 응, 안형섭."
솔직히 싫음 말구에서 쫄았다, 보이지?
왜 형섭이랑 같이 등교했냐고 계속 추궁하더라 ㅠㅠ 이상한 거에 집착 엄청 해.
막 변명하고 나서야, 아니 변명이라고 하기엔 좀 이상하다.
아무튼, 그리고 나서야 사탕 보고 살짝 웃더니 계속 교복 입고 오겠대. 감동 받았나 봐.
"여주야, 미안. 내일은 꼭 같이 하자."
"진짜 나 혼자 해야 돼?"
"미안, 미안. 내 마음 알지."
"모르거든, 참 남친이 뭐라고."
"그러지 말고, 너도 네 남친한테 같이 하자고 해 봐."
"남친?"
"박지훈"
"미쳤어? 누가 누구 남친이야. 조용히 좀 해. 그리고 걔가 미쳤다고 하겠어?"
"에이, 혹시 모르잖아. 어 전화 온다. 갈게, 안녕!"
우리 반이 문과 반 중에서도 진짜 진짜 공부를 안 한단 말이야.
그래서 늘 야자 수정이라는 내 친구랑 나랑 거의 둘만 하는데, 오늘은 나 혼자 하게 생긴 거야.
끝나고 학원 가서 시간도 애매하고, 시험 기간이라 그냥 혼자 해야지 마음 먹고 있었거든.
근데 애들 다 가는데 나 혼자 있는 거 보더니 박지훈이 오더라?
"뭐야 정수정은, 집에 갔어?"
"응... 오늘 나 혼자 야자해"
"언제까지 하는데."
"당연히... 아 (얘가 알 리가 없지 ㅎㅎ) 난 열 시까지 해."
"늦네, 끝나고 학원 가냐."
"응."
어디서 가지고 온 건지 초코볼 몇 개 건네주면서, 아 너무 자연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받아 먹었어... 다이어트 중인데.
무튼, 한참 인상을 쓰더니 내 옆자리(자기 자리)에 가방을 올려 놓는 거야.
놀라서 쳐다 보니까 자기도 한 번 해 보겠대. 그렇게 둘이 야자를 하게 됐어.
"진짜 열심히 하네."
"지훈아, 너도 뭐라도 꺼내 봐."
"없는 것 같은데."
"이거라도 봐, 쌤 오면 너 혼나."
얘가 할 게 없는지, 나 보더니 중얼거리는데 둘만 있으니까 다 들리는 거야.
나는 감독쌤 오시니까 괜히 걱정돼서 내 사탐책 꺼내 줬거든?
그랬더니 한 이십 분? 정도 조용하더라고, 뭐지 싶어서 한참 수학 풀다가 옆을 봤는데, 교과서를 뚫어져라 보더라?
공부하는 건가, 싶어서 나도 집중했는데 종이 치더라고, 1교시 끝나는 종.
잘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안 자길래 뭐 하냐고 물었더니.
"네 글씨체 감상, 지랑 똑같이 쓰네."
"내가 뭐, 뭐를."
"칭찬인데, 쫄지 마."
"내 글씨체가 좀 둥글둥글하긴 하지..."
그 말에 박지훈이 아까 돼지 생각난다며 막 웃었어, 고개까지 숙이고.
올해 들어 박지훈 웃는 거 많이 보는 것 같아 ㅎㅎ 이유가 나라서 좀 음, 그렇긴 하지만.
2교시 때는 엎어져서 자려는 거 겨우 말리고, 수학 문제 풀어 보라고 줬는데 대충 뭘 끄적이긴 하더라?
아예 빈 머리는 아닌가 봐, 나야 얘랑 같은 반은 처음이니까.
"너 이거 어떻게 풀었어? 대단하다."
"네가 가르쳐 준 거랑 똑같길래."
"대박, 감동이야."
"뭘 이런 걸 가지고, 습득력 빠른 거 어때. 죽이지."
"최고."
내가 한 말은 기억하나 봐. 성적 올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막 상승했어.
그렇게 3교시까지 야자를 하다가, 물론 박지훈 3교시 땐 잤어 ㅎㅎ
2교시까지 버틴 게 어디야.
끝나고 걔도 이 근처 당구장 간다길래 어색하게 같이 학원 쪽으로 갔지.
"뭐야, 둘이 왜 같이 와?"
"아, 진영이 안녕 ㅎㅎ"
"야 박지훈 너 설마 얘 때문에 여기서 만나자..."
"야 좀, 조용히 해 봐."
"나 갈게, 고마워."
"아냐, 가는 길이라니까, 빨리 가"
"안녕!"
빨리 인사하고 어색해서 막 건물 위로 뛰어 가려는데 어렴풋이 대화 소리가 들린 것 같아.
대충 들어서 정확하진 않은데, 아마.
"데려다 준 거냐? 대단하네."
"아가리 좀, 진영아. 좋게 가자."
"병신, 가는 길이긴 지랄."
"가, 빨리."
착각이었을까? 괜히 그 대화가 아직도 귀에 맴돌아 ㅠㅠ
울 소중한 독자님이 오 리를걸 들으면서 보셨다길래 저도 들으면서 써 봤어요 ㅎㅎ
여러분 다들 시험 기간이라 힘드시죠 ㅠㅠ 저도 오늘 되게 바빴는데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쓰러 왔어요.
전 늘 1시반~2시 사이에 올리니까 그때 한 번씩 확인해 주세요!
1일 1연재가 목표인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다음편엔 드디어 ★양애취 박지훈★의 모습이 나온답니당...
다음 편에서 봐요. 모두 윙나잇! (^▽^)
댓글 항상 다 읽고 있어요 ㅠㅠ 너무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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