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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추억 전체글ll조회 554l 2

 

 

 

 

 

 

'방학' 이라는 단어는 학생들을 설레게 하는 힘이 있다.

벌써부터 들 뜬 마음들이 하나 둘씩 모여 웅성 이는 잡음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걸 봐서도 알 수 있었다.

창 밖을 언뜻 보니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했다는 하얀 눈발들이 차곡차곡 쌓여 황량한 운동장을 덮어주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내 옆자리에서 곤히 자고 있는 김종인에게로 돌렸다. 등교한 이후로 책상에 엎어져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시끄럽지도 않은가?

김종인의 코 끝을 살짝 건드려보았더니 녀석이 베고 자고 있던 팔이 미세하게 움찔거리는 게 보였다.

 

 

 

"자는 척 하지 말고 일어나."

 

 

 

내 말이 끝나자 굼뜬 행동으로 일어나는 녀석에게 창 밖을 보라며 제스쳐를 해주자 녀석은 내 쪽으로 기대 창 밖을 유심히 본다.

김종인은 가끔 저런 식으로 깼으면서도 자는 척을 하기도 했다.

분명 자고 있던 게 맞지만 주위가 시끄럽거나 자세가 불편하면 종종 깨곤 했다. 안 그렇게 생겨서 예민한 녀석은 모든 것에 민감했다.

물론 성격 탓에 잘 표현하지 않지만. 녀석은 그렇게 깨면 두 눈을 꼭 감고 내가 건들 때까지 안 일어나기도 했다. 그 이유는 나름대로의

반항이랴. 본인이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추측해 본 바로는 더 자고 싶은데 소란스러워서 깼다. 하지만 자신이 계속 자고 있으면 다른 아이들도

미안해서라도 조금이라도 조용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분명했다.

 

 

 

"아오, 저 쓰레기 계속 쌓이네."

 

 

 

다소 웃음 반 짜증 반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김종인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았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언젠가 반에서 분위기메이커라고

자처하던 현철이라고 했던가? 어쨌든 그 아이였다. 창 가로 다가와서 운동장을 내려다보던 현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웃어보였다.

쓰레기라니 말이 조금 심하다 싶어 한마디 해줄까 했지만 그런 나의 수고를 덜어주듯 김종인이 현철을 보며 말했다.

 

 

 

"쓰레기 아닌데?"

 

 

 

빈정거림이나 그렇다고 대놓고 분노가 섞인 말투가 아니다. 그냥 말 그대로다.

당연한 것을 알려주듯 그렇게 말하고있다. 김종인은 그랬다.

 

 

 

"그럼 저게 쓰레기가 아니고 뭔데?"

"눈."

"쓰레기지."

"왜 쓰레기야?"

"저거 내리면 치워야하는데 치우면 괜히 힘만 들고 길도 미끄러워지는데 쓰레기지 그럼 뭐야?"

"쓰레기 아니야. 눈이야."

 

 

 

김종인 승리.

현철은 결국에 입 안으로 쌍시옷 발음이 섞인 욕을 굴리며 자리를 떠버렸고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한테 다시 기대 운동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세훈. 저거 맛있게 생겼다."

"지지야."

 

 

 

솔직히 현철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격한 표현도 옳지 못했다.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은 거다.

내가 김종인을 좋아한다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처럼.

 

그 때는 김종인도 나도 중학생일 때였다. 여름 방학이었다. 나는 녀석과 여느 다른 아이들처럼 시내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가 해질 무렵쯤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학교에 친구들은 종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그냥 가까이하지 않았다. 은근슬쩍 엿들은 바로는 종인은 다가오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긴다고 했었고 그 말이 어느새

김종인은 고등학교 불량 써클에 들었다는 이상한 소문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런 소문의 주인공인 녀석은 정말 몰랐다. 자신한테 그러한 소문이 돈다는 것도 아이들이

자신을 피한다는 것도. 나는 김종인과 어렸을 때부터 같이 커 온 형제와 다름없었다. 그래서 종인의 모든 행동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았지만 다른 아이들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나는 그런 종인을 불쌍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늘 항상 붙어있었다. 하지만 그 날은 노을에 취했던 것일까 종인을 한 번 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녀석에게

학교 친구들이 널 어떻게 생각하고 너에 대한 이러이러한 소문이 돈다고 말해줬다. 솔직히 여린 종인은 적잖이 쇼크를 받고 울 줄 알았다.

종인은 울지 않았다. 쌍꺼풀 진 큰 눈을 느리게 깜빡거리면서 진짜? 하고 되물었다. 오히려 어색해진 건 나였다. 내가 당황해서 고개를 끄덕이자 종인은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뭐 그렇겠지."

 

 

 

녀석은 수긍했다. 그리고 나는 심술이 났다. 왜 안 울어 너?

나는 집에 거의 다와 갈 때까지 한 마디도 하지않았다. 나는 먼저 앞서서 바닥만 보며 걸어갔다.

 

 

 

"오세훈. 차 와!"

 

 

 

종인의 외침에 나는 깜짝놀라 반사적으로 담벼락에 붙었고 차가 지나간 뒤 종인이 나에게로 달려와서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나를 보고가 아니라 내 발 밑을 보며.

내 발 밑에는 작은 꽃이 뭉개져있었다.내가 밟은 모양이었다.아까까지 울지 않고 있던 종인이 갑자기 작게 훌쩍이기 시작했다.내 앞에 쪼그려 앉아 나를 밀어내고선 밟힌 꽃을

다시 세우려는 듯 만져보았지만 이미 짓이겨진 꽃은 원상태로 돌아 오지않았다.

 

 

 

"야,너 왜 울어?"

"....죽었잖아."

"겨우 이 것가지고?"

"너 때문이야."

 

 

 

이렇게 말하고 나를 노려보는 종인은 코 끝이 붉었다.괜히 미안해졌다.

 

 

 

"야.김종인 미.."

"풀꽃아.미안."

 

 

 

내 말을 뚝 끊어먹고 작은 꽃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종인이 미웠지만 싫지가 않았다. 너무 바보같이 착한 놈이었다. 그리고 어이없지만 나는 그런 녀석에게 반해버렸다.

녀석도 바보고 나도 바보였다. 그렇게 몇 십 분동안 우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들의 길고 짧은 그림자들이 좀 더 짙어졌을 뿐이었다.

 

 

 

 

 

"눈 저거 엄청 맛있게 생겼는데 빙수 같아."

"지지야. 먹으면 배탈 나.이 바보야."

 

 

 

그리고 이제 다른 아이들이 뭐라고 해도 상관없다. 나는 너와 늘 함께일테니까. 잠깐 본 사람은 그 사람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세히 오랫동안 보아야한다.

그 날 내가 밟아버렸지만 예쁘게 피어있었을 풀꽃을 너는 매일 아침 등교하는 길에 보았으리라. 너의 마음 속에 아직도 그 꽃은 아름답게 피어있을 것이다.

나의 마음 속에는 니가 아름답게 피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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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회색추억입니다.처음인데 역시 머릿 속에 떠오르는 건 없고...결국엔 그냥 막 되는 대로 막 써버렸네요...ㅜㅇㅜ

죄송합니다.한참 모자란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감사드리고~이번 계사년 모두 행복해지세요

 

다음 작품으로 찾아뵐 수있으면 좋겠다ㅋㅋㅋ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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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뭔가 순수한 세종같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담글도 기대할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회색추억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으아니이렇게좋은글을왜이제본거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뒷북이지마뉴ㅠㅠㅠㅠㅠㅠ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기대할께요ㅠㅠㅠㅠㅠㅠ
11년 전
회색추억
으엉 인티 들어오자마자 쪽지떠서 놀랐어요ㅠㅠ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막 써서 두서없는 글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감사합니다 하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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