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Fashion, Passion
W. 레녹
"너 나랑 지금 뭐 하자는 거야?"
백현의 날 선 물음에 찬열이 활짝 웃으며 대꾸했다.
"친해지고 싶어요!"
[EXO/찬백] Fashion, passion
W. 레녹
찬열의 마냥 밝은 대답에 백현은 눈을 감으며 이마에 손을 짚었다. 열이 지끈지끈 오르는 것 같았다. 백현은 찬열과 저 사이에서 어쩔줄을 모르고 선 비서보고 나가라고 손짓을 한 후에 다시 눈을 떴다. 아직까지도 찬열은 웃는 낯으로 백현을 쳐다보고 있었다.
"난 싫어. 그러니까 꺼져."
"저는 디자이너님 좋은데요? 오늘은 패션 비 신상 자켓도 입고 왔어요!"
그건 정말이었다. 이번 시즌에 새로 출시된 체크무늬 싱글자켓이었다. 백현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차갑게 묻는 백현을 보며 찬열이 다시 방긋, 웃었다.
"같이 퇴근하자구요."
그 말에, 백현이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얘가 지금 뭐라는 거야? 백현이 앉았던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찬열도 백현을 따라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보다 한뼘은 더 큰 찬열을 노려보느라 백현이 고개를 올려야했다. 그 것조차도 자존심에 금이 갔다. 백현은 찬열을 노려보며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말했다.
"싫.어."
백현은 그렇게 말하고서 책상 옆 옷걸이에 걸린 제 잿빛 니트카디건을 챙겨 입었다. 백팩에 디자인노트를 다 쏟아넣고는 찬열을 두고 사무실을 나와버렸다. 사무실 문이 닫히자마자, 다시 열렸다. 찬열이 제 가방을 들고서 빠른 걸음으로 백현의 뒤로 따라 붙었다. 백현의 표정이 다시 한 번 굳어졌다. 바삐 움직이던 백현의 발이 갑자기 멈춰섰다. 그를 따르던 찬열의 걸음도 따라 멈춰섰다. 백현이 뒤로 돌아섰다. 웃는 낯의 찬열의 눈과 마주쳤다. 백현이 검지손가락으로 찬열의 가슴께를 쿡, 쿡, 찔렀다.
"나 니가 좆나게 싫으니까, 찾아오지마. 니 얼굴보면 소름이 돋아."
백현은 모난 말을 찬열에게 쏟아 내뱉고서, 미련없이 뒤를 돌아 문을 열고 비서실을 나섰다. 백현의 발걸음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찬열은 그저 멍하니 닫힌 문을 보고 서있었다. 소름이 돋는다는 말, 조금은 충격이었다. 내 얼굴이 그렇게 못생긴 게 아닌데. 찬열이 주섬주섬 가방에서 손거울을 꺼냈다. 물끄러미 제 얼굴을 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디자이너님보다 내 눈이 더 커서 그런걸까? 찬열의 어깨가 축, 처졌다.
*
찬열은 보란 듯이 다음 날에도 백현을 찾아왔다. 어김없이 네시였다. 늘 빈 손으로 오던 찬열의 손에 쇼핑백이 하나 들려있었다. 백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연필을 놓았다. 찬열은 그런 백현을 보며 활짝 웃어보였다. 오늘도 까만 소파에 앉고는 테이블에 쇼핑백을 내려놓았다.
"홍차가 없다길래, 사왔어요. 비싼 걸로."
선물을 푸는 어린 아이처럼, 찬열은 신이 나서 쇼핑백에서 상자를 꺼냈다. 백현이 그런 찬열을 보며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찬열은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시 다른 상자를 꺼냈다.
"이건 디자이너님이랑 어울리는 투명한 찻주전자랑 찻잔."
테이블 위에 홍차며 찻주전자, 찻잔을 다 늘어놓은 찬열이 칭찬이라도 해달라는 듯이 백현을 쳐다봤다. 백현이 한숨을 쉬며 이마에 손을 얹었다. 그렇게 모질게 말했건만 찬열에게는 먹혀들지를 않았다. 정말 약을 올리려고 이러는 건가? 백현이 테이블 위로 잔뜩 늘어논 것들을 쳐다보았다.
"너 이러는 이유가 뭐야?"
"말했잖아요. 전 디자이너님이 좋다고."
찬열은 그렇게 말하며 또 활짝 웃었다. 웃는 낯에 침 뱉기 힘들다던데, 딱 그 꼴이었다. 백현은 다시 한숨을 쉬었다.
"나랑 그냥 친해지고 싶은 거야?"
백현의 물음에 찬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늘어놓았던 찻주전자와 찻잔을 다시 차곡차곡 상자 안에 넣었다. 찬열은 상자를 다시 쇼핑백 안에 넣었다. 홍차가 있는 상자도 쇼핑백에 마저 넣었다.
"이건 선물이에요."
찬열이 아무 말 없는 백현을 보며 말했다. 백현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전 정말로 디자이너님이 좋아요."
찬열의 올곧은 말에 백현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도저히 말이 통하질 않았다. 백현이 뒤로 고개를 젖혔다. 의자의 머리 받침대가 뒷통수에 닿았다. 그대로 두 눈을 감았다. 찬열은 그런 백현을 물끄러미 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디자이너님은 절 싫어하셔도, 전 좋아요."
"…."
"안녕히계세요. 월요일에 다시 올게요."
찬열이 옆에 뒀던 제 가방을 챙겨들었다. 문을 열려다 말고 뒤를 돌아봤지만 백현은 여전히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찬열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홍차 맛있어요. 꼭 드셔보세요."
찬열은 그렇게 말하고서 사무실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백현이 눈을 떴다. 테이블 위 찬열이 들고 왔던 쇼핑백이 눈에 들어왔다. 쓸데없이 저런 걸 갖고 오고 난리야. 백현이 작게 중얼거렸다. 저 홍차를 마셨다가는 찬열의 마수에 휘말릴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멀쩡한 홍차를 버릴 순 없으니까. 백현이 그렇게 생각하며 비서를 불렀다. 곧 사무실로 들어온 비서에게, 쇼핑백을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 그 안에 든 홍차 좀 내와봐."
백현은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비서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찬열에게 반은, 아니 반 까진 아니고 반의 반은 넘어간 것 같았다.
의외로 홍차 맛은 괜찮았다. 홍차가 비싼 거 라던 찬열의 말이 생각났다. 백현은 다시 홍차를 한 모금 홀짝였다. 찬열이 사왔던 찻잔을 다시 잔받침에 내려놓고서, 연필을 쥐었다. 절로 디자인이 그려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풀리지않던 니트의 디자인이 금새 완성이 됐다. 마법의 홍차? 백현이 찻잔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홍차가 담긴 투명한 찻잔 위로 찬열의 웃는 낯이 일렁였다.
레녹 |
안녕하세요! 레녹입니다! 날씨가 많이 춥죠?ㅠㅠ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암호닉입니다! 맹구 신퀴 백구배켠 초딩입맛 카레라이스 천연미네랄 사과 괴로 비회원 쿵니 에어콘 로맨틱 버블티 바니바니 행쇼 뱈 복숭아 립밤 피자빵 큥 빙구 타이니팜 똥개 아망 향수 빵떡 됼망됼망 치킨 체리 생수통 DDD 레고 찌롱이 카스타드 망고 보리밥 소금 외계인 패릿 민트 딸기밀크
없는 분들은 댓글로 찔러주세요!
암호닉이 있으시든 없으시든 저는 모두모두 사랑해요! (그래도 암호닉 있으신 분들이 더 애정이 가...죠...하하하하핳...)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한 살 더 드신 거 축하해옄ㅋㅋㅋㅋㅋㅋ...
|
연재시간은 월,수,금 다섯시로 정했답니다.
늦어도 여섯시안으로 올라갈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