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 양아치가 있는데 걔가 요즘 5
(본격, 양아치 박지훈 인간 만들기)
안녕!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아 맞다, 박지훈한테 전화 왔다고 했지.
집에서 막 이거 쓰던 중이었는데, 괜히 찔려서 받았어 ㅋㅋ
원래 그 일 이후로 박지훈이 야자 끝날 시간에 학교로 와서 데려다 주는데
그 날은 사정이 생겨서 주현이랑 갔거든. 걱정이 됐나 봐.
[어디야?]
[집이지, 컴퓨터 중이야.]
[아 다행이네.]
[오늘 무슨 일이었는데?]
[가족 모임, 오랜만이라 빠질 수가 없어서.]
[아 가족, 그... 너희 아, 아 아니다.]
[뭐야, 싱겁게.]
[아냐~ 그리고 지훈아, 그때 일 진짜 고마웠는데, 앞으로 사람 때리고 그러지 마.]
[걘 그래도 됐어.]
[그래도... 난 그런 거 싫어. 무서워. 다른 방법도 있는걸.]
[그래 네가 무서우면. 앞으로는, 그렇게 해.]
내가 싫다니까 바로 수긍하는 거 왜 이렇게 귀엽지? 강아지 같아.
그렇게 한 십 분? 전화하고 자러 갔는데 계속 그 목소리가 떠올라서 못 잤어.
나 사실 아빠 제외 남자랑 통화 처음이야...ㅎㅎ
"야, 김여주."
"아 깜짝이야, 놀랐잖아."
"박지훈 사고 쳤더라."
"그게 삼 일만에 학교 와서 할 소리야?"
"차여서 올 정신이 아니었다, 이 형이."
"헐, 진짜? 왜?"
"너는 왜 박지훈, 아니다. 묻지 말자, 서로."
"뭐, 아 맞다. 그 나 물어볼 거 있는데. 박지훈 아버지... 진짜 이사장이야?"
"몰랐어? 와 너 진짜 눈치 바닥이구나, 하긴 그래서 지훈이 마음도 모르지."
"헐... 이사장... 아들..."
"티는 내지 마. 걔 되게 싫어하니까. 저기 박지훈이 나 째려보네, 빨리 가."
그 배진영 짝녀 있다고 했잖아. 차였대. 내가 더 마음이 아프더라 ㅠㅠ
아 그리고, 이사장 아들인 거 맞아... 나도 놀랐어, 아버지랑 사이 안 좋은 것 같던데...
무튼 그렇게 배진영이랑 등교하는데 교문 앞에 있던 박지훈이 우릴 보고 있더라고? 그래서 달려갔지.
"둘이 뭐 했어."
"음, 네 칭찬?"
"수상한데, 저번엔 안형섭이랑 오고."
"우연이거든, 우연."
"넥타이는 또 어디다 팔고 왔대."
"헐, 내 넥타이 맞다. 두고 왔나 봐."
"자, 됐지. 먼저 들어가."
넥타이를 한다는 게 깜빡하고 책상 위에 두고 온 거야... 하복 넥타이라 작아서 잘 안 보였나 ㅠㅠ
혼날 생각에 어쩔 줄 몰라하는데, 박지훈이 자기 넥타이 빼서 목에 걸어주더라.
괜히 나 때문에 혼날까 말렸는데, 자긴 한두 번이 아니라 괜찮대.
그래도 미안해서 교실 올라가다가 가방만 친구한테 맡기고 다시 내려갔어.
"왜 다시 와?"
"같이 가려구, 여기 서 있으래?"
"그냥 갈래? 덥다."
"안 돼... 너 또 나 때문에 혼나면..."
"하긴, 울겠다 너."
"아니거든? 막 사람 운 것 같고 놀리면 안 된다, 너."
"귀여워."
미니 선풍기 박지훈 쪽으로 해 주면서 인상 쓰니까 미간 꾹 누르더니 귀, 귀, 귀엽다고 하는 거 있지.
칭찬이 낯설어서 괜히 입술만 깨물고 가만히 있었어.
진짜 두 번 다신 박지훈 앞에서 안 울어야지. 놀리기나 하고 말이야.
"지훈아, 또 밥 안 먹었지?"
"응. 먹을 시간도 없고, 졸려."
"그래서 내가 널 위해 갖고 왔지, 이거 작아서 이렇게 한 번에 먹을 수 있고 또... 또, 아 왜 그렇게 봐."
"착해서, 왜 이렇게 착해."
"먹을 거 주면 다 착한 사람이, 맞네. 맞지..."
"잘 먹을게."
내가 박지훈 매번 아침 굶고 오는 거 신경 쓰여서, 빵 갖고 왔거든.
막 꺼내면서 설명하니까 착하다고 볼 만졌, 헐 쓰고 보니까 이상한데... 음, 그냥 볼을 손가락으로 살짝 툭 쓴 거? 라고 보면 돼.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ㅠㅠ 지훈이 원래 저런 거 자주 해.
무튼 빵 다 먹는 거 보니까 막 모성애도 생기고 뿌듯하더라 ㅎㅎ
먹고 식곤증 타령하면서 세 시간 내내 잔 게 문제지...
"사랑하는 나의 친구 여주 앤드 지훈아."
"아 뭐야, 또."
"둘 만의 시간을 방해해서 정말 미안하지만, 돈 좀 있니?"
"너 왜 김여주 돈 뜯냐, 죽을래."
"빌리는 거란다, 지훈아. 야 째고 피방 가자."
"주학년이랑 가."
"형섭아, 돈 여기!"
"고마, 아 박지훈."
"이따 줘."
쉬는 시간에 박지훈이랑 폰 게임하고 있었는데 (양아치 지훈이가 폰을 낼 리가 ㅎㅎ)
안형섭이 오더니 내 앞자리에 앉는 거야. 오늘도 학교 째려나 봐.
형섭이가 학교 째자니까 박지훈이 막 나 슬쩍 보더니 안 나간다더라 ㅎㅎ
기분 좋아져서 돈 빌려주려고 꺼냈는데, 박지훈이 내 손을 확 잡더라?
움찔해서 쳐다보니까 자기 돈 주고 안형섭 내쫓았어, 잡은 손은 그대로 두고.
"아 손, 미안."
"아니야, 손 되게 크다."
"넌 되게 부드, 아 좀 말이 이상한가. 느낌 좋다고."
"핸드크림 때문에 그래, 이것도 복숭아 냄새야. 냄새 좋지?"
핸드크림 처음 보는 사람처럼 쳐다보길래 걔 손에 묻혀줬거든.
근데 그냥 가만히 있더라? 결국 내가 직접 문질문질 해 줬지.
다 발랐는데, 박지훈 얼굴이 유독 빨갛고 멍을 때리더라고.
요즘 좀 멍 자주 때리는 것 같아.
"여주야아아아, 나 어때? 립 색깔 죽이지? 응?"
"어구, 왜 그렇게 신났어."
"하 진짜. 새로 사서 너무 좋, 지, 지훈아 안녕"
"어."
"안녕 해 줘야지."
"아, 안녕."
"으응... 여, 여주야. 이따가 같이 이니스프리 가는 거야. 알겠지?"
"응. 같이 가."
"이따 올게."
내 친구 중에 유독 화장품에 관심 많은 애가 있는데, 박수영이라고.
걔가 나랑 같이 이니스프리에 무슨 포스터? 를 받으러 같이 가자나.
그래서 얘기하고 있었거든. 애가 갑자기 막 눈이 커지길래 보니까 박지훈이더라고.
얘가 그 최정훈 일로 애들이 더 무섭게 생각해서... 일부러 인사하라고 시켰어.
"지훈아."
"어."
"왜 반 애들이랑 안 친해?"
"친하게 지내야 돼?"
"그, 그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그게 좋지 않을까?"
"몰라, 노력은 해 볼게."
내가 그렇게 말하니까 박지훈이 머리를 긁적거리더라고.
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쟤 성격이 워낙 드세서 친하게 못 지낼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노력은 한다면서 고개 끄덕이더라.
"어머, 박지훈 여친씨, 어떻게 박지훈을 두고 오셨어요. 긴장하고 있었는데."
"응, 너랑 간다고 오지 말랬, 아 여친 아니라니까?"
"아까 인사하는데 와, 소름."
"걔 나름 착한 애야. 친하게 지내 봐."
"야 걔가 착하다고? 너한테나 그런 거겠지."
수영이랑 같이 번화가로 나가는데, 계속 깐족거리는 거야 ㅠㅠ
박지훈 여친이니, 언제 사귀냐니...
솔직히 이제 박지훈이 훨씬 더 좋게 보이긴 하는데, 그냥 친구니까.
"아싸, 윙훈이 포스터다, 오예!"
"이거 받으려고 만원어치를..."
"이게 바로 참사랑이란다, 친구야."
"그래 친구야, 인정한다."
"그래서, 너는?"
"뭘?"
"나도 윙훈이랑 사귀니까~ (개소리니까 무시해 주세요. 윙훈이 팬 여러분 ㅎㅎ) 너도 박지훈이랑 사귀어야지."
"그게 무슨 논리야..."
"근데 진짜 솔직하게 박지훈 어때? 설렌 적도 없어?"
나 왜 저거 물어보는데 답을 못 했을까?
괜히 망설이다가 모른다고 한 거 있지.
분명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닌데, 왜 자꾸 망설여지는 건지 모르겠어.
"너 그러다가 딴 여자가 채간다. 우리 여주 생각 확실히 해, 우리 여주의 첫 연애, 화이팅!"
그리고 또 왜, 딴 여자가 채간다는 말에 고민을 했던 걸까?
안녕하세요, 진빵입니다 (*^ㅁ^*) 여러분!!!! 제 글이 초록글에 올라갔어요 ㅠㅠ 엉엉,,,
너무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진짜 요즘 이거 쓰는 게 내 낙이라고 할까요 ㅎㅎ
늘 써주시는 예쁜 댓글 잘 읽고 있는 거 아시죠? (하나 달릴 때마다 좋아서 우는 자까.)
저번 화 얘기를 잠깐 하자면, 저도 폭력을 갱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양아치 면모를 고쳐나가는 모습! 보여드리고자 하는 의도였어요!
이번 화부턴 아마 당분간 다정 지훈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그리고 정말정말 중요한 공지사항이 있어요!!
1.암호닉 신청
제가 독자님들을 더 잘 기억하고 싶어서, 암호닉을 이번 화부터 받을게요!
댓글 다실 때 앞에 [하고 싶은 암호닉] 넣구 달아주시면 됩니다.
ex)[진빵] 독자님들 사랑해용용 ♥
또 다음 편은, 초록글 올라간 기념 특별편이에요! 토요일 오후에 공지사항 올릴 테니까 많이 봐 주시고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