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훈/재규] 혼란, 그 첫번째 감정.어느 겨울날이였다. 성에 낀 창문을 바라보던 재규가 흐리게 때가 탄 책상을 손으로 문질렀다. 느리게 눈을 깜빡일 때마다 시릴 정도로 불어오는 찬바람에 가만히 눈을 감았다. 저의 행동을 신경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수신고로 들어온 지도 몇 개월이 지났는데, 처음 전학생으로써의 관심을 가지던 아이들은 금세 시선을 돌렸다. 나도 같이 놀고 싶다. 작게 중얼거린 재규가 창문 너머로 소복히 쌓인 눈을 바라보았다. 새하얗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하얀 눈송이들이 내리고 있었다."또, 눈이네."감정없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재규의 시선이 뒷자리를 향했다. 전교 1등, 천재를 넘어 괴물이라 불릴 정도의 수재인 최치훈이였다.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했던가. 단정하게 내린 앞머리를 쓸어 내리던 재규가 다시 치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예의 그 차가운 눈동자가 왜, 라고 말하는 것 같아 빠르게 책상 위의 책으로 시선을 돌린 재규가 발그스름한 볼을 양 손으로 문질렀다. 추워서 그런가, 재규의 귀에 발갛게 열이 오르는 듯 했다. 에, 에취! 재채기한 재규가 두 팔을 쓸어내렸다. 감기인가.. 안 그래도 진도를 다 따라가지 못하고 있던 터인데, 아파서 수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됬다. 눈가를 쓱쓱, 문지른 재규가 들려오는 종소리에 교과서를 펼쳤다."으, 으으.."역시 감기에 걸렸다. 예상은 했지만 꽤나 독한 감기에 걸린 듯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재규가 안쓰러웠다. 기숙사 방에 누워 꼼짝없이 끙끙 앓았지만, 제 아픔을 달래줄 친구조차 없었다. 높은 열에 몸이 제 뜻대로 잘 움직이지도 않아 선생님께 통보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러던 순간 탁한 공기 속, 문이 열리며 찬 공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올려 작게 뜬 눈에는 치훈이 비쳤다."..아프냐?"으응.. 어지러운 목소리로 재규가 작게 말했다. 침대로 조금 더 파고든 재규가 몸을 벌벌 떨었다. 잠시만, 하고 나갔다 돌아온 치훈의 손에는 체온계가 들려있었다. 가벼운 기계음과 함께 숫자가 화면 위로 떴다. 39.6도.. 많이 높네. 중얼거린 치훈이 재규에게 등을 내밀었다."업혀."축 처진 몸이 치훈에 의해 등에 달라붙었다. 짙게 뜨거움이 배인 재규의 숨이 치훈의 귓가에 달려들었다. 치훈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감정을 잘 느낄 수 없는 만큼, 느끼는 데에도 서투르던 치훈은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심장이, 불쾌할 정도로 빠르게 뛰어왔다.양호실에 도착한 치훈이 조심스레 재규를 침대에 눕혔다. 놀란 양호선생이 재규의 이마를 짚더니 혀를 끌끌, 찼다."열이 많이 올랐네. 왜 이제야 왔어? 전에 왔으면 덜 아팠을 텐데."우선 해열제부터 먹여야 겠다. 알약 하나를 꺼내온 선생이 재규에게 약을 물과 함께 먹였다."너네 담임 선생님께는 이번 수업은 빠진다고 전할게. 치훈이 넌 올라가.""..저도 이번 시간은 빠진다고 전해주세요. 옆에서 간호할게요."흠, 알겠어. 미덥지 않은 눈빛으로 치훈을 바라보던 양호선생이 담임에게 쪽지를 남겼다.사실 치훈도 자신이 보통 때와는 다르다고 느꼈다. 무슨 생각으로 간호를 해준다고 한 거지? 같은 반에다가 이름이 이재규라는 것 말고는 아는 것이 없었다. 거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수업은 빠지지 않던 자신이였는데 왜,머리가 터질 듯 복잡한 생각들이 가득했다. 다시 재규를 바라보았다.가지런히 정리한 단정한 앞머리에 홑꺼풀의 예쁜 눈과 오똑한 코. 그리고,부르텄지만 여전히 붉은 그 입술.치훈은 연애라는 감정 속, 그 첫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그냥화크를보고저두커플이너무끌ㄹ려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치훈재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규재규해ㅠㅠㅠㅠㅠ사실시리즈도조금쓰고있는데ㅔ댓글이너무적어서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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