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하나쯤은 있는 하성운
안녕하세요 '홍차화원'입니다.
우리 사이엔 적막하고 빗소리만 가득했다.
그 어떤 대화도 오고가지 않았고, 그 소원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쓰겠다는 하성운의 말에 나는 심장이 발끝까지 내려가는 것 같았다.
내 손목을 잡은 하성운의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갔고 나는 그 어떤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서로의 시선은 비가 내리는 이 공기 속에서 그저 응시 할 뿐, 피하지 않았다.
나도, 너도.
“ 아니 쓰지마.. ”
“ 여주야 ”
“ 그 소원, 지금 쓰지말라고… ”
그 소원이 뭔지 알고 있는 나로서는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지금의 하성운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냥 모든게 두려웠다. 남사친에서 남자친구가 되면 친구를 잃는 것이라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동안의 우리가 없어지는 건 싫다. 소원을 쓰지 말라는 내 말에 내 손목을 잡고 있던 하성운의 손에는 힘이 빠졌고,
나는 어깨 위에 걸쳐져 있던 하성운의 옷을 손에 쥐어주고는 그대로 또 다시 등을 보였다. 너에게 늘 나는 등만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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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들어오니 엄마는 의아한듯 나에게 왜 벌써 들어오냐며 물었다.
“ 너 성운이 만난거 아니였어? “
“ 엄마는 내가 하성운 만난거 또 어떻게 알아… ”
“ 아까 성운이네 반찬통 받으러 갔다가 신발 갈아 신는거 봤는데 너 만나러 간다던데? 둘이 피자 먹기로 했다며. 너네는 그놈의 피자 질리지도 않니~ ”
“ 신발..? ”
“ 그래 그 저번에 너 성운이 생일이라고 샀던거~ 그거 신고 나가던데? 날도 궂은데 새 신발을 신고 나가 걔는~ ”
우연이라고 생각 했던 것들은 우연이 아니었다. 늘 그래왔다. 내가 어디에 있든 궂은 날이든, 맑은 날이든 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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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지우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너무나도 바보같았다.
“ 못났다 김여주… ”
씻고 방으로 들어와 나는 침대에 쓰러져 누웠다.
너무 많은 것들이 내 앞에 널부러져 버렸다. 하나하나 해결하기엔 어떤 것을 먼저 손봐야 할지 모르겠다.
침대 옆 탁상에서 울리는 진동에 나는 손을 뻗어 핸드폰을 찾았다.
‘ 요 며칠 비가 계속 올거래. ’
뜬금없는 하성운의 연락에 나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액정을 보고 있으니 이어 톡이 왔다.
‘ 비 그치면, 김여주 나랑 피자 먹기 ’
‘ 피하지 말기 ’
잘자라는 말을 남기고 하성운의 연락은 그게 끝이었다.
내가 피하는게 염려 되는지 대화방 공지로 띄우는 것 까지 잊지 않았다.
바보 같았던 오늘의 나를 모른척 해주는 하성운.
늘 피하는건 내 쪽인데, 다가오는건 언제나 하성운이다. 두발자국 다가오면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나를 잘 아는 하성운은 부담스럽지 않게 이렇게 다가온다.
어떤 표정으로 어떤 자세로 이 톡을 보냈을지 생각하니 울상이었던 내 표정은 어느새 나도 모르게 웃고있었다.
-
구름이가 와서는 내 다리사이를 부비적 거리며 애교를 부렸다.
하성운의 말대로 장마가 끝난 줄 알았는데 요 며칠 다시금 비가 쏟아져 내렸다.
구름이를 안아 들고 거실 쇼파에 앉아 비가 그치기 만을 기다리는 사람 마냥 베란다 밖을 보고 있었다.
비가 그치고, 하성운을 만나게 되면 나는 무슨 말 부터 꺼내야 할까. 하성운은 나에게 어떤 말 부터 건낼까.
한참 고민에 빠져 있었다.
“ 아휴 비가 이렇게 오니까 애들이 안아프고 배겨~ ”
방에서 전화를 하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프다고?
“ 성운이 걔 추위도 많이 타면서 옷을 그렇게 얇게 입고 다니면 어쩐대~ 어머 어떡해 나라도 들여다봐야되나? ”
“ 하성운 아파? ”
“ 깜짝이야! 어어~여주. 잘됐다 여주야 너 성운이네 가서 성운이 죽 좀 갖다주고 와 ”
“ 너 만나고 들어온 날 이후로 열이 안떨어지는데 비가 이렇게 와서 병원도 못갔대. 오늘 성운이네 엄마도 집 비워서 아무도 없으니까 너가 좀 다녀와~ ”
엄마는 나를 보낼테니까 걱정말고 일을 잘 보고 오라는 말만 남기로 전화를 끊었다. 하성운 아프구나..
그 날 나에게 옷을 벗어주고 여름 치고는 꽤나 추운 날씨에 반팔만 입고 밖에 그렇게 있었으니 아플만도 하다.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것 같았다. 한 방울의 물이 떨어져 물길이 넓어지듯 번져나갔다.
보고싶다.
하성운을 보러 가기 위해 허겁지겁 준비를 하는 동안 엄마는 금새 죽을 다 끓여 예쁘게 담은 그릇과 약을 챙겨 봉투에 넣어주었다.
“ 성운이 잘 돌봐주고 와. ”
“ 다녀오겠습니다 ”
엄마가 싸준 죽을 들고 나는 엘레베이터를 눌렀다.
고층에서부터 천천히 내려오는 걸 기다릴 수 없어 나는 계단으로 뛰어내려왔다.
나는 지금 하성운이 보고싶다.
하늘은 마치 하성운이 보고 싶은 내 마음을 대변 하듯 비가 쏟아 지고 있었고, 나는 우산을 펼쳐 다시 빗길을 뛰어 하성운네 집 앞에 도착했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과 여전한 먹먹한 가슴은 도저히 문을 열 수 없게 만들었다.
서로의 집 비밀번호를 아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초인종을 눌렀다.
“ 어 여주네...? ”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은 열렸고, 하성운의 얼굴이 보이자 마자 나는 바보처럼 그 동안 비에 가려져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 너 바보야? ”
“ 어..? 너 왜 울어… ”
“ 옷은 왜 벗어주고 아프기는 왜 아프냐고... ”
“ 나 괜찮아 여주야.. ”
" 사람 미안하게 왜...왜 너가 아프고 난리야! 얼굴이..이게 뭐냐고... "
괜한 투정이었다. 하성운의 얼굴 보자마자 퍼붓고 말았다. 며칠 꼬박 앓았는지 얼굴은 헬쓱해졌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성운은 우는 나를 보고 꽤나 당황을 했고, 괜찮다는 거짓말을 했다. 문 앞에 서서 어린애 마냥 엉엉 울어재끼는 나를 어쩔 줄 몰라 하던 하성운은 어설프게도 나에게 다가와서는 안아주었다.
“ 나 진짜 괜찮은데 왜 그렇게 울어 여주야 “
“ 비는 왜 이렇게 쫄딱 맞아서 왔어. 감기 걸릴라고. ”
정작 아픈건 본인이면서 나를 되려 걱정해주는 하성운의 다정한 목소리에 나는 반항이라도 하듯 하염없이 울고 있었다.
갈 곳을 잃었던 하성운의 손은 어느새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빗길을 뛰어오는 통에 머리는 젖어있었다.
나를 안아준 하성운의 몸은 열 떄문인지 뜨거웠고, 나 또한 빠른 심장 박동 때문에 점점 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언젠가 하성운이 그런 말을 했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왜 안하냐는 내 질문에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했었는데, 나는 그 타이밍이 지금인 것 같다.
지금이 아니면 나는 두번 다시 이 말을 못할 것 같았다. 따뜻한 하성운의 품에서 빠져 나와 나는 하성운의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 아프지만 눈빛은 언제나 그랬듯 따뜻하다.
“ 오빠 “
“ 나 있잖아 ”
“ 오빠 너 좋아하나봐 “
-
+) 짝사랑에 일가견이 있는 하성운씨
“ 야 다음에 기회가 또 있을거야! 뭐 그렇게 시무룩해 있어! ”
“ 넌 몰라 이 연애에 문외한 김재환아! “
“ 저게 위로를 해줘도? “
“ 때가 아니면 말 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 ”
“ 짝사랑 전문가 하성운씨 역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이런건가요? ”
“ 옹성우 따위와 비교 할 수 없지~ ”
“ 저 형은 도대체 기회를 몇번을 날린거야 ”
“ 그 바보는 겁이 많아서 기다려줘야해 천천히 날 봐줄때까지 ”
" 근데 형 아까 부터 뭘 그렇게 그리고 있어? "
" 나? 여주. 이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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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주가 고백을 했지요~그랬지요~
밤에 들고 오려고 했는데, 노트북 충전기가 고장나서 수리 받고 오느라 집에 좀 늦게 왔네여 ㅠㅠ
그래도 부랴부랴 업로드 해봅니당(그래서 오늘 별로 재미가 없어여 헤헤.....)
암호닉은 저번화까지를 마지막으로 이제 마감 하겠습니다!
(비회원 독자 분들 중 암호닉 리스트에 없으신 분들은 댓글 확인 하자마자 추가 해드릴게요!)
완결과 동시에 다른 작품 들고 오도록 할게여 우리 동네오빠 떠나보낸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아여 여러분~
다음 글도 성운이로 할지 아니면 다른 인물로 할지 고민중입니당.
완결은 다음편! 다음편은 분량 좀 짱짱 할거니까 우리 독자님들 단단히 각오하라구욧!
암호닉 신청 해주신 분들에겐 동네오빠 텍파 + 성운이 번외 편 같이 보내드릴거에용!
사실 별로 대단한 글이 아니여서 메일링 하는 것도 창피한데 그래도 그냥...핳..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쭈굴)
그럼 여러분 다음화에 만나요! 쪽~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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