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타일-숙취인불명
네번째 거짓말 |
-아줌마, 저왔어요! 밝게 아줌마란 말을 뱉으며 우리집안으로 들어오는 박찬열. 어우, 이 놈은 쉬는날도 없나? 어떻게 월화수목금토일. 풀로 오는거야? 참 이 놈도 끈기 하난 대단해요. 박수를 쳐주고싶다. 박수를! 나는 집안으로 들어와 우리집 거실에 떡하니 앉는 찬열이에게 손인사를 건내며 찬열의 옆에 앉았다. 찬열은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더니 그 큰눈을 더욱 크게 뜨며 나에게 물어본다. -아줌마,아저씨는? -부부동반여행. -올, 그럼 오늘 우리 단둘이만 있는거야? 엉큼하게 말을 하며 내 어깨에 손을 걸치는 박찬열. 나는 그런 찬열이의 손을 콱! 물어버리려고 했지만 찬열이의 다음 행동에 놀라 하던 행동을 멈추었다. 어깨에 있던 그 큰손으로 내 뒷통수를 쓰다듬더니 어느새 찬열이의 입술은 내 코앞까지 다가왔다. 나는 너무 놀라 상황파악을 하였지만 아무리봐도 이 상황은? 난 찬열이의 얼굴이 더욱 가까이 오면 올수록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러자 찬열이의 비웃는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눈을 번쩍 떳을땐 손바닥까지 치며 웃는 박찬열밖에 안 보인다. 이…이 개놈 박찬열! 나는 찬열이의 다리를 세게 한번 치고서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찬열이는 다리를 감싸며 끙끙거리다 내 방으로 슬금슬금 들어온다. 나는 그런 박찬열을 노려보며, -이 개놈아, 들어오지마 -왜? 우리 백현이. 기대했구나?ㅋㅋㅋ -ㄴ,누가 기대했다고? 내가?! -진짜 기대했나보네? 나는 힘차게 고개를 흔들며 강력하게 아니라고 반응하였지만 어느새 박찬열은 또다시 내 옆에 앉는다. 나는 그런 찬열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와, 부드럽다. 한번도 찬열이의 머리를 쓰다듬어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부드러운지도 오늘 알았다. 박찬열은 이내 내 무릎으로 머리를 옮기고는 눈을 감았다. 나는 잠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을 하다가 결국 찬열이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때의 우리는 한없이 순수했었다. 둘만 있어도 즐거웠고, 둘만 있으니 행복했었다. * 어느순간 찬열이의 눈빛이 식어졌다. 내가 항상 찬열아하고 다정히 불러도 그저 차가운 시선만을 주었다. 나는 그래도 그런 찬열이가 좋다고 찬열이가 가는 곳이면 무조건 따라갔었다. 그러나 오늘 급식실에서 일은 터져버렸다. 모두가 알고 모두가 인정하던 우리둘은 급식실에서부터 무언가 어긋나버렸다. 되돌리기엔 너무 늦어버린 커다란 금이 그어져버렸다…. -찬열아, 이거 먹을래? 너 좋아하는거잖아! -됬어, 별로야. -아 그래? 그럼 내가 먹어야지! 찬열이가 좋아하던 고기반찬을 입안 가득 넣으며 꾸역꾸역 밥을 먹다가 갑자기 오늘 국어 선생님이 내어준 숙제가 생각나 또다시 방긋 웃으며 찬열이에게 말을 걸었다. -아, 맞아! 찬열아 오늘 쌤이 숙제내준거있잖아. 같이 할래? -아니, 나 오늘 바쁜데? -그래도 나 혼자하기 너무 벅찬 숙제인데…. -너 혼자 항상 잘했잖아. 이번에도 너 혼자 하면되지 안하던짓 하지마 -뭐라고? -작작 좀 앵기라고, 무슨말인지몰라? 그러며 찬열이는 먹다만 급식판을 나에게로 던졌다. 그 순간 밥을 먹던 학생들은 우리에게 시선을 집중하였고 나 또한 갑작스러운일에 머리가 멍해져버렸다. 찬열이는 냉소한 미소를 짓더니 내 옆자리에 앉았다. 나는 순식간에 더러워진 내 교복을 보며 이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을 해보았지만 또다시 들리는 저음의 목소리에 이내 폭발해버렸다. -눈치도 없네, 이정도했으면 몰라? -…너지금무슨소리야. -헤어지자고, 너 별로야. 흥미없어. -박찬열! 박찬열은 또다시 나에게 미소를 짓더니 유유히 급식실을 나가버렸다. 나는 이 상황에 어이가 없어 더러워진 교복을 멍하니 바라보다 홀로 쓸쓸히 급식실을 나가 교실로 직행하였다. 교실에서는 내 모습을 보더니 놀라는 아이들과 나에게 시선조차 안 주는 박찬열만이 있었다. 나는 조용히 가방을 들며 박찬열에게 최대한 침착하게, 최대한 괜찮은척. 박찬열이 나에게 급식실에서 한 표정 그대로 냉소하게 웃으며 말을 내뱉었다. -그래, 헤어지자. 박찬열은 조용히 웃기만하였다. 나는 그 반응을 보며 배신감이 치밀어올랐지만 이내 가방을 메고서는 학교를 나섰다. 냉소한 미소를 짓던 박찬열의 얼굴만이 계속해서 떠올랐고 박찬열의 말만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박찬열 개놈, 박찬열 개새끼. 박찬열, 박찬열…. 이내 내 눈에서는 투명한 물체가 흘러내렸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를 싫어하게되고, 나를 귀찮아하게 된것은. -백현?변백현! -…ㄴ,네? 멍하니 박찬열만을 생각하며 길을 걷고 있을때 나를 부르던것은 눈이 동글동글한 한 남학생이다. 나를 아는지 내 이름을 힘차게 불렀고 나는 그에 반응을 하며 그 남학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남학생은 내 손을 꼬옥 잡고는 오랜만이라며,반갑다며 나를 꽉 껴안다가 내 교복을 보았는지 기겁하며 나에게서 다시 멀어지다가 그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말을 더듬으며 나에게 물어본다. -ㅁ,뭐야 이건? 무슨일있어?! -누구신데…. -뭐? 나 모르냐? 도경수! 경수말이야! -도경수? -와, 이 금붕어야! 초등학교때 절친이였으면서 날 잊어? -아…! 이제서야 기억났다, 도경수. 초등학교때 둘도 없는 단짝이였었던 경수. 경수는 나와 다른 교복을 입고 있었다. 명문사립고등학교의 교복. 어렸을때부터 공부라하면 경수처럼 잘하는 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경수는 나와 다른 결과를 이루었다. 나는 입문계라도 이런 교복차림에 이렇게 남자한테도 차이고 이렇게 우울한데 경수의 표정은 한없이 밝고 한없이 즐거워보였다. 나는 그런 경수를 지그시 보다가 내 자신을 보고는 비웃었다. 그리고는 이내 경수에게 손인사를 하며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한시간,두시간…. 집에 도착한지 몇시간이나 지났지만 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가 없었다. 너무나 무서웠다. 이 집안에는 찬열이와 나와의 추억이 가득했고 찬열이와 내가 웃고 울었던 추억들이 가득했기에 차마 들어가기 두려웠었다. 그리고 많은 생각들을 마치고 이내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들어서자마자 나를 반기는 엄마의 표정이 굳어졌다. 나는 그런 엄마를 뒤로한채 내 방으로 곧장 들어가 교복부터 벗었다. 교복에는 국과 모든 양념이 범벅이 되어있었고 더럽다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였다. 박찬열…, 이정도였냐? 너가 본 나는 이렇게 더러웠던거야? |
암호명 |
댜롱/땅콩/민트/큥/쿵니/됴블리/초딩입맛/고빠/꿀떡 |
+엔틱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가 사실 경고를 먹고 글을 쓰지 못한 상황에 처해있다가 타롯포인트덕에 쓰기차단해제 아이템을 받아 이렇게 글을 적게되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적게 되어서 죄송하고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게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