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새벽시간
8:00 AM
멍한 표정으로 침대에 걸터 앉아 있던 찬열이 뒷머리를 긁적긁적 거리며 하품을 한다.아무리 많이 자도 아침잠은 가시질 않는다.
목이 말라 부엌으로 비실비실 걸어나가자 편안한 동물잠옷 차림으로 빵을 굽고 있는 **이가 보였다.저 잠옷은 언제봐도 귀여웠다.
좋은 아침- 아침 인사를 하자 뒤를 돌아 나를 향해 한번 웃고는 다시 빵을 굽는다.
"근데 왜 잠옷 차림이야?오늘 운동 안나갔어?"
"......"
거의 매일 아침운동을 하고 츄리닝 차림으로 아침밥을 준비하던 **이었는데
혹시 어딘가 아픈가 싶어 이마에 손을 대보자 뜨겁지는 않았다.어디 아파?아프냐고 묻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리고는 내 손을 가져가 손바닥에 한 자 한 자 적기 시작했다.'늦잠자서 그랬어,걱정마.'
늦잠도 잘 안자던 애가 어제 늦게잤나?픽 웃고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샐러드와 계란후라이,잼,바삭하게 구워진 빵이 식탁위에 자리하고 있었다.찬열이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컵 두개에 가득 따랐다.
너 많이 먹어야지 키크지- 아플때나 아니면 자신이 먼저 일어나 아침을 차리는 날 말고는 거의 매일 **이 아침을 차렸다.
제법 귀찮기도 할터인데 꾸준히 아침을 차려주는 **이가 고마운 찬열이었다.
"나 오늘 일이 많아져서 야간 할수도 있어"
"........"
"..혼자 있을 수 있겠어?"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 거린다.그래 알았어-
하룻밤동안 집에 혼자있을 **이가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작게 내 손을 두드리고 웃는 너는 뭐라도 해주고 싶은 내 마음을 알까?
네가 말을 하지않아도,이제는 눈만 쳐다봐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만큼 익숙해졌다.그게 제일 슬프다.
-
[오늘 운동 안나오셨네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기다렸는데..]
[혹시 제가 불편하신건 아니죠?]
오빠를 보내 놓고는 다시 침대안으로 기어들어가 핸드폰을 확인했다
어제 번호 사건이후로 오늘 아침엔 운동을 하러 가지않았다.쪽팔린것도 있고,미안한 감정도 있고 해서.
그런데 카톡을 확인하자 불편한건 아니냐고 묻는 그의 물음에 벌떡 일어나 타자를 쳐내려 가기 시작했다.절대 불편함은 없는데..
[아니예요!]
[제가 오늘 늦잠 자느라...]
급하게 답장을 보내자 바로 1숫자가 사라지고는 '잘잤어요?'라고 답장이 왔다.
비록 서로 핸드폰을 통해 대화를 하는 거였지만,이 남자가 나에게 보내오는 문자 하나하나에 따뜻함이 묻어났다
" **아!여기-"
서로 카톡을 주고 받다가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허둥지둥 준비를 하고는 카페로 들어가자 손을 들어보이며 나를 부르는 백현이었다.
대화를 하면서,아 물론 카톡으로- 나이가 동갑이라는걸 알고는 서로서로 말을 놓기로 했다,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는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이쁘게 하고 왔네?예쁘다"
"......."
예전 모습은 그대로 남아있네-마음속으로 작게 중얼 거리던 백현이 핫초코가 담긴 컵을 내밀었다
머그컵을 받고는 백현을 쳐다보자 눈짓으로 컵을 가르키고는 마셔보라고 한다.달콤한 향기가 코끝으로 전해져 기분이 좋아졌다.
한 입을 마시고는 작게 웃었다.내가 제일 좋아하는 핫초코였다.항상 카페에 오면 핫초코빼고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았는데,백현이는 어떻게 안거지?
'나 핫초코 좋아하는거 어떻게 알았어?'
메모장에 끄적여 보여주자 아- 하며 고개를 끄덕 거리고는 웃는다.달달한거 좋아할거같아서-
그런데 계속 이렇게 메모장으로만 대화하다가는 백현이가 불편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일일히 내가 쓴 글자를 보며 답을 하는 백현이에게 미안해져 고개를 떨구고는 애꿎은 머그컵만 톡톡 두들겼다,역시 이상태로 사람을 만나는거는 무리였던거야..
"나 안 불편해 괜찮아.하고 싶은말 있으면 계속 써써 보여줘"
괜찮다며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백현이를 쳐다봤다.그저 나 혼자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것을 백현이가 알아차리고 말을 하는것이 신기했다.
작게 놀란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나를 보던 백현이 살짝 웃는다. 신기하지- 내가 방금 말하던게 딱 너가 생각했던거지?
응..내가 생각하던거였어..
"굳이 메모장에 써서 안보여줘도되"
".....?"
"난 그냥 너만 봐도 뭐라고 말하는지 알것 같아"
메모장을 자기쪽으로 가져가 숨겨버린다.그리고는 나를 보곤 하고 싶은 말을 해보란다.내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머릿속으로 말해봐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해보이자 얼른 해보라는듯 나를 재촉한다.아,알았어..
메모장 없이 대화하는거 괜찮겠어?불편하지않을까?
"괜찮아.안불편해 너도 나도 익숙해질거야"
내가 한 질문과 아주 비슷하게 대답을 하는 백현이었다.너 뭐,심리학자라도 되는거야?
신기해져 허탈한 웃음을 내뱉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뭐야,아니야?틀렸어?라고 되묻는다.
아니 맞았어.진짜 신기해- 백현이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젓자 씨익 웃는다.나도 신기해-
"그래도 가끔은 내가 못알아듣는거 있을땐 손에다가 써주기-"
이렇게 난 너에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갈거야,다만 네가 먼저 멀어지지 않았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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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16
"변백현!!"
"간다~간다.어,야!같이가!"
청소당번이라며 백현이 반앞에서 쪼그려 앉아 기다리기를 한시간째.
아근데,청소당번이면 청소를 하던가 저 놈은 자꾸만 빗자루로 친구들과 칼싸움이라며 놀지않나,그러다가 창밖으로 떨어트리지를 않나..
기다리다가 지쳐버린 내가 소리를 지르고 먼저 반에서 나와 멀어져서야 가방을 어깨에 매고 쫒아나와 어깨에 팔을 걸친다
"많이 기다렸어요?우리 **이?"
"너는 청소를 하는거야 아니면 노는거야?"
김종대가 자꾸 먼저 시비를 거니까 그렇지,가자 이 오빠가 맛있는거 사줄게-
진짜?아이스초코!먹으러가자 나 진짜 아까부터 땡긴단말야
여름에는 아이스초코,겨울에는 핫초코?응,그렇지!
"핫초코 좋아하는것 처럼 나도 좀 많이 좋아해줘봐"
너와 내 나이 열일곱
예술고등학교에 들어가 보컬동아리에서 만나게된 너와 나
서로의 목소리를 합쳐 달달한 화음을 만들어내 노래를 불렀던 너와 나
그때로 과거여행을 한다면 조금이라도 현재와 다르게 미래를 바꿔 놓을 수 있을까?
과거여행 한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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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시간이예요-어제는 밖에서 뛰어놀다가 올리지 못했다는 사실..
저번편에도 많은 댓글들이!!꺅꺅 겁나 좋아여♥
사랑하는 암호닉들 갑니다!(혹시나 신청하셨는데 리스트에 없으면 꼭 말해주세요!바보같이 잘까먹어요..;)
구래서님,대박님,빡찬님,사이다님,밀라나쿠르니코바님(암호닉맞나요?)몽구파파님,고구마님,까칠님,됴마됴님,삐딱이님
별이님,쫑님,오징어님,이봄님,첨밀밀님,달수님,뀨뀨님, :)님 그리고 독자 여섯분 감사합니다!!
내일은 다시 기다림의 초승달 올리러올게요!깜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