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이지?
사실 너무 아프고, 분위기도 진지해서 많이 고민 됐지만
징어-음슴체=0
아니겠음?
너징들이 사랑하는 음슴체로 돌아옴.
아픈거 티내기도 싫고.
납치 되고 3일은 정말 잠만 잤음.
레젤 치료 받으면서 구급차에서 잠들었던 것까지 기억하는데
눈 떠보니까 3일이 지난거야?
나 진짜 경악함.
드라마에서나 보던 일이 나한테 일어나다니.
너무 오래 살았나 봄.
나름 가볍게 쓸려고 노력해서 그렇지
나 진짜 심각했음.
특히 두 가지가 심각했어.
하나는 사람이 너무 무서운거야.
조그만 소리에도 너무 깜짝깜짝 놀라고
사람 만나는거 워낙 좋아해서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던 난데
사람 눈을 보는게 너무 두려웠음.
그리고 두번째는
얼굴임.
깨어나고 레젤한테 부탁해서 거울 보는데
웬 오크 한 마리가..........
하......
옆에서 간호해준 엑소한테 미안해질 정도였음.
그래서 얼굴 다 나을 때까지 얼굴 안 봄ㅋ
다시 좀 진지하게 돌아와서
3일 뒤에 눈을 떴는데
내 침대 주위에 12명이 다 있는거야.
레젤은 내 링거랑 차트 체크하고 있고
준면오빠랑 빠오즈는 쇼파에 기대서 책 읽고 있고
경수는 나 대신에 화분에 물 주고 있고
미개루랑 타오는 핸드폰 만지막거리고 있고
구럭시는 발코니 나가서 갤럭시랑 접신하고 있고
멍뭉이랑 고목나무는 웬일로 조용히 앉아서 나만 쳐다보고 있고
점심 때가 된건지 세니랑 종인이는 식당에서 도시락 받은거 들고오고 있고
종대는 내 이불 덮어주고 있고
별다를 것 없는 풍경인데
괜히 눈물이 났음
아 내가 진짜 살아있구나
죽지 않았구나 싶어서.
근데 눈을 떴는데
아무 반응이 없는거임?
아니 딴짓하고 있던 멤버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나만 보고 있는 똥개랑 고목나무는 뭐함?
아무리 내가 눈이 심하게 부어도 그렇지 어떻게 내가 눈 뜬건지 감은건지 구분도 못함?
지금 생각해보면
둘이 갑자기 서로 마주보고 눈이 커졌을 때가 있었는데
그 때 혹시나? 했던 것 같음
근데 금방 서로 고개 젓고 다시 나 뚫어지게 쳐다 봄.
하........
니네 나 어떻게 찾았냐.
"......몇 시야?"
".......오징어?"
거의 잠겨서 들리지 않는 목소리인데
빠오즈가 제일 먼저 반응을 함.
그리고는 뭐
설명 안 해도 되겠지?
아파 죽겠는데 옆에서 소리 지르고 껴안고 난리난리 그런 생난리가 없었음.
진짜 고마운데
얘네 간호의 기본이 '정숙' 인걸 까맣게 잊은 듯함.
곧이어서 준면오빠 연락받고 엄빠랑 문어가 울면서 들어옴
나도 울고불고 막 껴안고 그러고 있는데
엄빠가 일주일동안 유럽순방을 가신다는거임?
그러면서 미안해서 선물을 준비했다고 그러길래
난 되게 기대했음
근데 아빠가
자기가 방해 안 할테니까 엑소랑 일주일동안 신나게 놀으라는거임?
왓더....?
아버지. 제가 아무리 엑소를 좋아해도 비글 12마리 옆에서 몸을 회복할 만큼 대단한 여자는 아닌데요.....
사색이 된 나랑 다르게
엑소는 입이 귀에 걸림.
나 엑소가 우리 아빠 나갈 때 그렇게 90도로 허리숙여 인사하는 거 처음 봄.
아빠 나가자마자 자기들끼리 쑥덕대고 조를 나누더니
시간대별로 하나씩 집가서 옷을 싸오는데
나는 무슨 내 방으로 이사오는 줄.
일주일동안 내 방에서 꼼짝도 안 할거라고 싱글생글 웃으면서 말하는데
진짜 한 대씩 칠뻔.
근데 생각보다 괜찮았음.
일단 빠오즈랑 준면오빠가 나 아프다고 비글라인의 비글끼 폭발을 원천봉쇄했고
12명이 나를 일주일 내내 공주님 대접 해줘서
사실 매우 좋았음.
태어난지 22년만에 왜 여자들이 공주가 되고 싶어하는 지 깨달았음.
하루 일과를 설명하자면
늘 그렇듯 청젤찡이 나를 깨움.
평소처럼 "징어야아아아아아아아"하고 시끄럽게 깨우는 게 아니라
"Sunday morning rain is falling~" 하면서 선데이 모닝을 내 귀에 대고 부르는데....
와 진짜 아침마다 눈 뜨다 죽을뻔.
귀가 녹으면서 잠이 깸.
모닝콜이 끝나면 경수가 상에다 아침을 차려서 가져 옴.
전복죽부터 프렌치토스트까지 아침에 먹어볼 수 있는 전세계 음식은 일주일동안 다 먹어본듯.
점심이랑 저녁도 경수가 챙겨줬음.
맛이야 뭐.
그냥 대박.
나 첫 날 아침먹다 울었음. 너무 맛있어서....
아침 먹으면 고목나무가 나를 번쩍 안아서 화장실로 데려감.
아 나 일주일동안 생리현상 해결이랑 샤워하러갈 때 빼고 내 발로 걸은 적 한 번도 없음.
고목나무랑 치매랑 세니랑 구럭시가 다 날라줌.
하...........
이렇게 잘생님 남정네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공주님안기를 시전해주는 기분 앎?
설렘사 직전임 진짜.
어쨌든 고목나무가 나 안고 가서
"매미 아~"
"아~"
양치질 해줌.
오른팔을 총에 맞아서 계속 깁스하고 있었거든.
별거 아닌데 되게 설렘.
심지어 잘 닦음.
박찬열이 괜히 치아부자가 아니더라고.
아 물론 세수도 시켜줬음.
다 씻으면 박찬열이 또 번쩍 안아서 화장대에 앉힘.
그러면 그 앞에 준면오빠가 앉아있음.
그리고 엄청 섬세하게 스킨 로션 발라줌.
다행히 이튿날부터 눈 붓기도 빠지고 얼굴이 다시 돌아왔는데 곳곳에 상처가 많았거든?
근데 그런 상처 잘 피해가면서 완전 하나도 안 아프게 발라줌.
심지어 나보다 더 잘바르는듯.
"아프면 말해."
"아파!!"
".....아직 닿지도 않았다."
".....미안. 그냥 해 봤어."
이렇게 투닥거리기는 하지만 연고도 발라줌 데일밴드도 붙여줌.
다 바르고 나면 레젤이 청진기랑 약 들고 웃으면서 기다리고 있음.
그러면 진찰 받고 약도 먹고.
약 다 먹으면 치매가 갑자기 등장해서 침대로 데려감.
치매가 침대에 눕히면 엑소가 하나둘씩 스멀스멀 내 침대 주위로 몰려듦.
세니랑 타어는 어려서 눈에 뵈는 게 없는지
맨날 내 침대 올라와서 내 옆에 딱 붙어있음.
니넨 귀여우니까 봐준다.
그렇게 옹기종기 모여서 영화도 같이 보고
게임도 같이 하고 수다도 떨고
먹기도 엄청 먹으면서
진짜 즐거운 시간을 보냄.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만큼.
그러다 저녁이 되면
미개루가 나 양치랑 세수 시키고
구럭시가 머리가 감겨줌.
그리고 나오면 변멍뭉이가 드라이기랑 빗들고 대기하고 있음.
똥개 주제에 엄청 잘 말림.
손도 엄청 부드러워서 머리 만질 때 기분 좋음
아 뭔가 변태 같다.....
어쨌든 그렇게 하루 일과가 끝나면
다들 어디서 갈아입고 오는 건지
잠옷으로 다 갈아입고 내 방 곳곳에 이불 피고 누워있음.
제발 잠은 당직실 가서 자면 안 되겠냐니까 들은 척도 안함..
하.............
근데 나 납치당한 이후로
밤에 잠을 못잠.
어두워서.
나 예전에는 어두운 불빛 조금만 있어도 못잤는데
이제는 빛이 없으면 너무 무서운거임
이진영 표정도 생각나고 그 공장도 생각나고 나 맞던 것도 생각나고
그래서 불을 켤까 싶으면 내 밑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엑소가 걸리는 거임.
안 그래도 나 때문에 고생하는데 더 피해주는 것 같아서.
그렇게 이틀은 버텼는데
삼일째는 도저히 안 되겠는거야 정말 너무 무서워서.
그래서 옆에 있는 작은 스탠드를 켰는데
"오빠 안 잤어?"
"....너 그렇게 잠 못자고 뒤척이는데 내가 어떻게 자냐?"
빠오즈가 핸드폰 만지작거리면서 안 자고 있는거임?
어쩐지 요즘 빠오즈 다크서클이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이틀동안 나 잘 때까지 안 자서 그런거였음.
내가 주위 밝아지는 4시는 되야 잠을 잤는데
이 인간이 맨날 5시 30분에 일어나야 되면서 나 따라서 그 시간에 잔 거임.
으이구.
"그럼 이틀동안 한 시간 반씩만 잔거야? 미쳤어 진짜."
"괜찮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얼른 자. 나 옆에 있잖아. 이제 괜찮아."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미안한거임.
나 때문에 고생하고
나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그래서 일 냄.
지금 생각해보면 되게 위험한 짓이었는데
그 때는 빠오즈를 재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음.
뭔가 빠오즈 표정이 눕히면 잘 것 같았거든.
"이리 와."
".....어디로 오라고?"
"여기."
내가 이불 들춰 줌.
내 옆으로 오라고.
".....어?"
"어차피 나 잘 때까지 안 잘거라며. 그럼 편하게 누워라도 있어."
"....오징어 너 지금 되게...."
"싫으면 말던가."
"......옆으로 좀만 더 가."
그래서 본의 아니게
한 이불 공유한 사이가 되버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빠오즈 옆에 눕히고 스탠드 끄고 누웠는데
괜찮다가 갑자기 또 그 공장이 생각나면서 그 때 기억들이 생각나는거임.
그래서 자동적으로 몸이 움츠러들고 힘이 들어가는거야.
근데 빠오즈가 귀신같이 알아차림.
그때 빠오즈는 똑바로 누워있고 내가 등 돌리고 있었는데
빠오즈가 나 조심스럽게 돌려서 자기 품에 꼭 안아줌.
"바보야 이제 괜찮아. 내가 옆에 있잖아."
신기하게 그 말 듣자마자 공장 생각이 싹 날아감.
빠오즈 품이 정말 너무너무 따뜻해서
그렇게 폭 안긴채로 정말 오랜만에 푹 잠.
*전지적 작가 시점*
"...오징어."
"........."
"징어야"
".........."
"자냐?"
"........."
"자네."
민석이 징어 자는거 확인하고 완전 조심스럽게 징어 똑바로 눕힌 다음에 이불 덮어 줌.
"나도 남자야 바보야. 너 자꾸 이러면 진짜 큰일난다?"
하고 피식 웃더니 징어 이마에 뽀뽀함.
그리고 애국가 부르면서 징어랑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자리에다 이불깔고 누움.
빠오즈 많이 힘들었나 봄...............
오빠 힘쇼.........
내사랑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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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 듀크 백홍 메롱롱 낄낄낄 지구댜 이혜리
너무 오랜만에 음슴체 쓴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필력이 떨어졌다거나...그렇게 느끼시는 건 아니시겠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면 그건 그냥 하얗게 불태워서 그래요ㅋㅋㅋㅋㅋ이해해주세용///////
요즘 논술 끝나고 학교에서 일찍와서 살맛납니다..ㅋㅋㅋㅋㅋㅋㅋ
하...세륜논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디 썰로 대학 뽑는데 없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맨날 쓰는 저놈의 y대 진짜 미치게 가고싶네요ㅠㅠㅠㅠㅠ
납치편이 반응이 너무 좋아서 행복한 영애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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