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X끼들 D
부제:뭐됐다.
삼각김밥 두 개 정도만 골라서 계산하고 다시 공원으로 가려는데 용국이..아니 용국씨라고 해야하나. 쨌든 데려다 준다고 내 옆에서 같이 공원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런데 혹시 모든 동물들이 다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건가. 그러는건가? 어떻게 살았길래 내가 만나는 동물들 마다 사람인건지. 어휴. 솔직히 이쯤되면 내 주위 사람들 다 동물들 아닐까하는 생각들지 않는 게 이상한게 아닐까. 뭐, 예를 들면 황민현 팀장님도 강아지라던가. ...아, 생긴 거는 강아지보다는 여우인가. 하, 현타 온다.
"진짜 고양이인거..예요?"
"왜요, 안 믿겨요?"
네, 그걸 믿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나야 여덟 마리나 되는 인간인 강아지들을 데리고 살아서 이정도 놀라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휴, 말도 마세요. 내 친구 중에 김재환이라는 인간이 있는데 얘는 놀라다 못해 기절하질지도 모릅니다. 걘 아직도 우리 집 똥개들이 다 진짜 개인줄 안다고.
"근데 오늘은 왜 사람으로 있는거예요?"
"음, 그냥요? 두 발로 걷고 싶어서?"
와아, 겁나 부럽다. 두 발로 걷고 싶을 땐 사람으로 변하면 되고 네 발로 걷고 싶을 땐 고양이로 변하면 되고. 편한 인생을 살고 있네. ...인생이라고 해야하나. 묘생인가. 아 몰라, 몰라! 쨌든 핵 부럽다는거. 나도 회사에서 지각 할 것 같으면 강아지로 변해서 회사까지 겁나 뛰고 싶다. 강아지는 사람보다 빠르고 체력도 좋으니까 금방 회사까지 가지 않을까. 아, 이왕이면 호랑이인게 좋으려나. ...도시 한복판에 호랑이가 뛰어다니면 잡혀가겠지. ...나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의식의 흐름이냐.
*
"...."
"....누고, 맨날 밥 준다던 고양이가"
"응"
의식의 흐름으로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공원에 도착했고 역시 개라서 그런지 사람으로 변해있어도 내 냄새를 맡은건지 어느새 마중 나와 있는 다니엘이였다. ...오, 그러고보니 고양이랑 강아지의 만남이네. 대부분 고양이랑 강아지는 서로 싫어하지 않나, 사람으로 변했는데도 싫어할려나. 아, 다니엘은 인터넷에 고양이 사진 찾아보고 귀여워서 죽으려 하고 그러던데. ....음, 분위기 상 내가 봤을 때는 싫어하는 것 같은데! 하핫!
"아, 집에서 키운다던 사람으로 변하는 강아지가 이쪽이였구나"
"왈!"
"왈왈!"
뭐야, 이 개소리들은. 밑을 내려다보니 어느새 와 있던 건지 다니엘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똥개들이다. 태세로 봐서는 경계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너희는 용국이가 사람으로 변해있는데도 고양이인 걸 알아? 동물들끼리의 뭐, 뭐라해야하냐. 뭐 거시기한 그런게 있는거야? -내 언어 구사력의 한계를 느낀다. 젠장-
"여주씨가 말한 강아지가 한 두 마리가 아니였네요. 우와, 여덟 마리나 되네"
"하하, 많긴 많죠"
"엄청 시끄럽겠네요. 고생하고 있네요"
"마, 니가 뭔.."
"여주씨, 그럼 다음에도 밥 챙겨주러 와야 되요! 먼저 갈께요!"
잠깐만 용국씨, 그런 식으로 가버리면 이 개새끼들이 무슨 지랄을 할지도 모른..! 야, 진짜 가냐! 가지마! 상황 이따구로 만들어 놓고 가지 말라고! 흐헝, 결국 갔어! 용국이가 사라지니 열 여섯개의 눈동자가 째려보는 건 내 기분 탓이겠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째려보는 건데? 난 그냥 착한 마음으로 고양이에게 밥을 줬을 뿐이야! 밥을 준 대가로 나한테 이렇게 똥을 투척할지 몰랐지만!
"앞으로 저거 밥 챙겨주지 마라"
"어?"
"딱봐도 주인 있는데 와 챙겨주는데. 우리나 좀 챙기라, 집 가자"
...화났네. 화났다기보다는 삐졌나? 똥개들도 약간 기분이 상한건지 더 이상 난리치지 않고 그냥 집으로 향했다. 아, 이게 뭐야. 오랜만에 나온 산책인데 똥망 됐어. 그러게 내가 산책 너희들끼리 가라고 했잖아! 씨이!
*강다니엘 시점
안녕하세요. 강 다니엘이라고 합니다. 제가 서울말이 쪼끔! 아주 쪼끔! 어색해서 조금 그런데 그냥 들어주세요. 저는 여주랑 같이 산지 10년 좀 넘었나..? 보자, 지금 여주가 스물 일곱이니까 제가 여주를 15살 때 봤거든요. 그러니까 12년 봤네요. 그 때 여주도 얼라였.. 아니, 애기였고 저도 애기 때 였죠. 크으, 그 때 우리 주인 참 귀여웠었는데. 지금 와 저리 됐는지.... 아니 뭐 지금도 충분히 귀엽고 예쁘지만요. 절대 보복 당할까봐 하는 말 아닙니다.
"용국이가 고양이인거는 어떻게 알았어?"
"냄새"
"어?"
"냄새가 고양이 냄새였다"
아, 오늘 그 고양이 좀 마음에 안 들어요. 전 원래 고양이 좋아하긴하는데. 솔직히 주인이 우리 말고도 다른 동물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거 별로인데 애정있게 주인이 챙겨줘서 더 별로예요. 우리나 좀 신경 써주지... 남의 집 고양이나 신경 쓰고 있고... 우린 주인 하나 보고 사는데. 그냥 내 소망이라 해야하나. 그냥 주인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렇게 여덟 마리만 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드라마? 같은 거 보니까 거기에 나오는 가시나.. 아니 여자들은 다 남자친구 생기던데 우리 여주한테는 그딴 거 절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진짜. ...너무 욕심 부리는 것 같나요? 하하
"나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지 처음 알았어"
"뭐고, 몰랐나"
"어, 전혀. 그래서 말인데 혹시, 모든 동물들은 다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거야?"
"뭐라노. 그런 동물도 있고 안 그런 동물이 있지"
"근데 내 주위는 다 사람으로 변해서 말이야"
그렇지. 주인이 좀 특이한 경우긴 하지. 도대체 주위에 반인반수만 몇 마리고.., 어떻게 반인반수들만 골라가꼬 데려오는지 참. 이상한 여자야. 반인반수 구하는 게 더 힘들텐데. 시시콜콜한 얘길하면서 집에 가는 중이다. 와, 얼마만에 주인이랑 이렇게 걸으면서 대화인지. 주인이 직장 취업하고 억수로 오랜만인 것 같은데. 사실 개로 변해서 산책하는 것보다는 주인이랑 얘기하는 게 더 좋아서 일부로 사람 모습으로 나온 걸 자처한 것도 있긴하다. 그래서 사람으로 변할 수 있었을 때 제일 좋았던 게 주인이랑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었는데.
"그래서 그 날, 내가 제일 잘했던 것 같애!"
"맞나, 팀장인가 뭔가가 칭찬해줬겠네"
"응! 기분 좋았어"
역시 지금도 주인이랑 눈 마주치면서 주인한테 내가 말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은..
"근데 오늘 애들이 몰려와서 나한테 지랄한 거 다 너 때문이지? 니가 주동자지?"
"어?"
"죽을래?"
지금 개로 변해도 될까요.
***
"김여주~ 놀자!"
미쳤네, 저새끼 저거 제대로 미쳤네. 내가 집에 좀 전에 돌아온 지 어떻게 알고 지금 찾아오고 난리야! 그리고 저 새끼는 도대체 몇 살에 멈춰있는거야? 이제 서른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에 김여주 놀자~? 노올자~? 지가 초딩이야 뭐야. 곧 엄마가 밥 해놨다고 집에 들어갈 것 같네. 일단 너무 오랜만에 보기도하고 일단 문 열어줄..
"누구야?"
"....야! 다들 개로 변해!"
"에? 지금 옷 다 입었는데!"
"잔말 말고 변해라..."
김재환이 들어왔을 때 개가 아니라 사람이 여덟명이 우리 집안에 있다는 걸 봤다면... 그것도 남자가. 이 새끼 오해만 잔뜩 쌓여서 백퍼 잔소리와 개소리를 병합한 미친 소리를 짓껄일 게 분명할 거야. ...물론 난리치는 게 맞는 것 같지만.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남자 여덟 명이라니.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이런 정서가 받아 들여지지는 않으니... 해외에도 여자 한명 남자 여덟은... 글쎄다. 애들이 대충 다 개로 변한 것 같아 문을 열어주니 입 삐쭉 나와서 투덜투덜 대는 김재환이다. 새끼가?
"아, 문 졸라 늦게 열어줘"
"열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해라"
"응!"
쓸데없이 밝은 새끼... 그런 모습 아주 좋아! 맘에 들어! 아참, 저걸 소개하는 걸 까먹었네. 저 새끼로 말할 것 같으면 대학 때부터 짱친 같지 않은 짱친을 맺고 있는 사이다. 짱친이란 호칭은 저 새끼가 붙힌거다! 초딩도 아니고, 어휴. 요새 서로 일에 치여서 잘 못 봤는데 갑자기 이렇게 찾아오다니. 졸라 서프라이즈네! 그래도 사회 생활하면서 이 누나가 보고 싶었던 게지? 역시 넌 나 없으면..
"우진아! 우진아 보고 싶었어! 우진이 털 너무 좋아! 흐헤헤"
"월!월!월!"
"뭐? 너도 형이 좋다고? 짜샤, 나도!"
씨발? 나보다 우진이라 이거냐? 들어오자마자 우진이에게로 뛰어가는 김재환이다. 하하, 이 새끼가. 대학 우정 다 필요 없어! .....음, 근데 재환아, 미안한데 우진이는 너 싫어하는 것 같은데? 지금 우진이가 미친 듯이 짖고 있다는 증거는 니가 싫다는 말 같아. 그렇다고 우진이를 구해줄 생각은 없다! 헷! 오늘 아침에 내 배를 타고 있던 녀석이 저 아이란 걸 잊지 않았기 때문이지! 힛
'이 형 누가 데려왔노! 살리도!'
'핵불쌍...'
'풉, 우린 다른 데서 놀고 있자'
'우진이 형, 미안'
이미 다른 개들은 김재환이 귀찮다는 걸 눈치 챘는지 슬금슬금 피하고 있다. 너희 상황 판단력 되게 좋구나? 역시 김여주 반려견들... 잘 배웠어..! 맘에 들어! 근데 어째 수가 안 맞는 것 같다? 아까 대충 셌을 땐 맞아 보였는데.. 보자, 보자,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어라, 일곱 마리? 한 마리 어딨어. 그 한 마리는 또 누구야. 다니엘 있고, 우진이 있고, 지훈이 있고...
"주인,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문고리가 이상..."
"다니엘은 어딨...."
...이런, 너구나? 그 한 마리가..
"차라리 문을 바꾸는 게 어때?"
"....김여주...."
아 씨벌. 좆됐다.
암호닉
[응] [1503] [슈우] [절편] [설탕모찌]
[1003] [일반] [삼시오끼 유서노][숮어]
[일반] [아기어피치] [배챙배챙] [얌얌]
여러분 안녕하세여,,(쑥쓰) 일단 너무 늦게 왔네여,,! 하핫!
기다려주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일단 죄송합니다 ㅠ_ㅠ 프듀 끝나고 멘탈이 털린데다가 시험까지 겹쳐버려서 멘탈 회복한다고 좀 늦었네여 ㅠ_ㅠ
이거 쓰면서 느낀건데 제 자신이 안준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여,,,(절규) 애들 분량이,,, 고루고루 주기가 너무 힘들,,, ㅎ 일단은 나름 노력은 엄청하고 있답니다!
등장 시킬 애들도 많고 등장 하고 있는 애들도 많고,,^0^,,, 그래도 최선을 다해 애들 분량을 골고루 나눠주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