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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우 전체글ll조회 908l 2

  

 



하늘에서 눈이 예쁘게도 내리는 날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현승이와 저녁을 먹고 커피 한잔 사먹자는 현승이의 말을 들으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길이었다. 근처 작은 카페로 들어가자 너는 나에게 바닐라 라떼가 먹고싶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현승이는 눈 때문에 흐트러진 빨간 머리카락들을 정리하던것을 멈추고 '오늘은 내가 살게' 하고는 웃으며 카운터로 다가갔다. 그 웃음에 나도 옅게 따라웃으며 작은 뒷통수를 쓰다듬어주었다.  

   

"주문하시겠어요?"  

현승이가 주문을 하는 사이 나는 눈이 내리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눈 본지 오랜만이다. 우산을 쓸 정도로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 매일 저녁은 현승이와 나와서 먹는데 오늘따라 눈이 예쁘게 내렸다. 옅은 웃음을 지으며 현승이에게 문자를 했다. [오늘 저녁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레스토랑 갈까?] 문자에 답장은 없었다. 그게 바로 현승이의 수긍의 표시였으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오늘 저녁이 기대되었을뿐. 현승이와 배부르게 고급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 커피가 먹고싶다는 현승이의 말에 대답없이 카페로 들어섰다. 때마침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온 현승이는 나에게 웃으며 가자고 말하였다.   

   

나는 꼭 오늘 말하고 싶었다. 내 마음을, 내가 오랫동안 바라봐왔던 그 마음을 오늘 꼭 말하고 싶었다. 몇년이 지났고 많이 망설였지만 난 꼭 오늘 말해야만 했다. 사실 전에도 몇번은 어렴풋이 현승이에게 말을 건넨적이 있었다.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표현해가며. 하지만 현승이는 그럴때마다 장난이라는 둥 무표정을 지으며 슬쩍 웃고만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반드시 말할거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눈이 내리는 길을 천천히 걷다가 현승이가 다시 커피 한모금을 마실때쯤 나는 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현승이는 그런 나를 돌아다보며 왜그러냐는 눈빛을 보내왔고 나는 대답을 할수 없었다. 계속 진지하다 못해 초초한 표정을 지으며 현승이를 바라보았다.  

내 표정에 현승이는 눈치를 챈건지 나를 살짝 흘겨보며 뒤돌아 가던길을 계속 가기 시작했다. 나는 당황해 얼른 현승이를 쫓아가 눈치를 보았고 현승이는 그런 나를 보며 또 예쁘게 입꼬리를 올려 웃어주었다. 나도 아무생각없이 살짝 웃고는 하늘을 보며 집으로 가는길을 천천히 걸어갔다. 언제쯤이면 제대로 고백할수 있을까.  

   

"두준아, 나는 말이야"  

표현대신 현승이를 바라보았다. 현승이도 다시한번 나를 쳐다보다 앞을 보며 나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니 옆에서 영원히 너를 도와줄거야"  

"..."  

"너가 지금 많이 답답하고 어려운 만큼 내가 널 많이 생각해"  

"..."  

"옆에 더 있어주고 싶다고, 무슨말인지 알겠어?"  

표현을 하지 않았다. 고개만 푹 숙인체 눈이 천천히 내려앉는 바닥을 보며 길을 걸었다. 사람하나 없는 이 길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예쁘게 길을 밝혀주고있었다. 어느새 바보처럼 눈가가 촉촉해졌다. 왜 나는 이렇게 태어나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감이 잔뜩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번도 우리 부모님을 원망하고 미워한적이 없었다. 본적도, 기억 조차에도 없는 부모님을 다짜고짜 원망한다는 것은 벌받을 짓이 충분했다. 애써 수긍하며 현승이와 손을 잡고 같이 살아가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부모님을 원망했다. 왜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렇게 사라져버렸는지. 현승이 앞에서, 그리고 내 자신 앞에서 처음으로 원망해보았다.  

   

"부모님은 너를 낳아주셨잖아. 나를 만나게 해주신거나 다름없어"  

"..."  

"쓸데없이 울고 그러면 나 진짜 화낸다?"  

"..."  

"윤두준 강해지는 날에는 나도 니 곁에 없을거야"  

"..."  

"나 없어도 혼자서 잘 해낼수 있을때에는 니 곁에서 떠나있을거야"  

왜? 어째서? 내 옆에 계속 있어도 되잖아. 현승아. 얼른 말이 튀어나오지 않고 눈물만 흘렀다. 심지어 손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냥 그저 그렇게 울기만 했다. 왜 우는지 이유를 생각할 틈도 없었다. 현승이가 내 옆에 없을 날을 생각하니 까마득 했고 더 이상에 내 삶에는 불빛이 없을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득했다.  

   

"내가 없어야 너는 빛을 낼수 있어, 두준아"  

   

   

"내 곁에서는 그럴 수가 없어, 두준아"  

   

   

   

   

걸음을 멈추었다. 온몸에 힘이 빠져 더 이상 걸을수가 없었다. 내가 걸음을 멈춘것을 뻔히 알면서도 혼자 걸어가는 현승이를 보며 더더욱 서러워져 눈물이 흘렀다. 너는 그저 딱 거기까지만 이야? 나는 더이상 다가갈수 없는거야? 현승이의 말이 무슨말인지 충분히 알고있다. 지금 내가 현승이 곁에 있는 이유도 별다른 이유가 아니니까. 특별한 이유도 아니니까. 그냥 평범한 주치의와 환자에 관계니까. 그 관계가 조금 더 보탬이 되어 이렇게 저녁을 같이 먹는 사이가 되었던거니까. 현승이가 먼저 걸어가 멀어지는 만큼 내 곁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얼른 쫓아가야 한다. 쫓아가서 잡아야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나는 역시 내 마음을 고백할수가 없었다. 여기까지가 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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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게 뭐에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케 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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