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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TEAMT] 욕慾: 完 | 인스티즈










욕慾 :


 


by Team T . Te







만약 태어날 때부터, 아니, 우리가 만난 그 순간부터라도 운명을 알았더라면 이처럼 힘든 길을 걸었을까.
다른 사람의 네임도 무네임도 아닌 서로의 네임을 지닌 운명을 타고났다면.









함께하는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기만 해 사랑을 조금 더 빨리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나이가 들어 따듯한 차를 마주앉아 홀짝이는 우리의 모습까지. 

서로의 얼굴만 보아도 시간이 흘러가는 줄 모른다. 눈, 코, 입, 눈썹의 모양새, 착 가라앉아있는 커튼같은 속눈썹, 발그스름한 볼.

그러다 정신을 차릴 때면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이 아까워 구차하게 바짓자락을 붙잡아본다. 팽팽히 구겨진 바짓자락이 터무니없다고 비웃어보인다. 

애석한 시간은 애타는 마음 모르고 물 흐르듯 하염없이 흘러 흘러가 하루, 한 주, 한 달을 지나친다. 고통 속에서 느리다 못해 기어가던 시간의 발걸음이 언제 이리 빨라졌는지.








 애써 숨겨보지만 안색은 숨길 수가 없었던 걸까. 태용은 최근 들어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었다. 여주가 보기에 말이다. 물론 고결한 얼굴이 어디 가겠냐만은, 뭐랄까, 빛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원래도 빛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여주를 바라볼 때는 빛이 들어 따스해보였다. 그의 어두움을 본 기억조차 가물 가물했다. 그런 그가 여주를 바라볼 때조차 어둡고 어딘가 힘이 들어보였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전부 괜찮은 척 웃어도 속은 말이 아닌 것 같았다. 그의 얼굴이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아프면 숨기지 좀 마, 제발."

"뭐가."

"가이딩이 부족한 건가."

"무슨 소리야, 아픈 데 없어."

"하...얼굴이 이게 뭐야.."



 여주가 태용의 얼굴을 잡고는 한껏 속상함을 말했다. 가이딩이 부족하다는 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여주의 가이딩 능력은 뛰어났고 태용과의 상성도 더할 날위 없이 좋아 감히 완벽이라고 표현할 만했다. 해가 뜨는 아침부터 달이 뜨는 밤까지 깨가 쏟아지는 이 연인에게 가이딩은 신경쓰지 않아도 될 문제였다. 그럼에도 태용의 안색이 좋지 못하다는 것은 필히 가이딩으로는 회복이 힘들 만큼의 병, 상처이다. 가이딩이 치료를 해주지는 못하니까. 건조하다 못해 푸석푸석한 피부결이 여주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아픈 걸 자신에게 들키지 않으려 해서 더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자 미안함까지 들었다. 왜 언제나 편안케 해주지 못하는지 자책만이 늘 뿐이었다. 



"솔직히 말해줘..우리 숨기는 거 없기로 했잖아."

"왜 이래 진짜."


 태용이 웃으며 고개를 뒤로 빼자 여주는 심통난 얼굴로 태용의 손목을 꽉 잡았다. 요리조리 피하는 태용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계속해서 추궁했다.



"나 장난하는 거 아냐. 숨기면 더 걱정된다니까."

"오늘따라 집착이 심하시네."

"능글맞게 웃지 말고..."



[NCT/TEAMT] 욕慾: 完 | 인스티즈



"졸린데 낮잠 잘까 우리? 요즘 낮잠에 재미들렸잖아."



 태용의 팔이 여주의 허리를 둘러싸고는 침대로 이끌었다. 능구렁이처럼 구는 태용에게 끌려간 여주는 침대에 눕혀졌다. 여주는 자신의 옆에 드러눕는 태용의 옆구리를 찔러 사실을 재촉했다. 그에 움찔한 태용이 웃기다는 듯이 크게 웃고는 옆의 여주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째려보는 여주를 보고 눈을 두어번 깜박이더니 그대로 여주의 옆구리를 찔렀다.



"아!"

"계속 째려볼 거야?"

"응, 솔직하게 털어놓으실 때까지."


 하루종일 물어볼 수도 있을 것 같은 여주에 태용은 몸을 돌려 여주와 눈을 맞췄다. 걱정이 가득한 여주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누가 봐도 어딘가 편치 않은 사람이었다. 


 이러니 들키지.



“심각한 거 아냐, 몸살같은 그런? 그러니까 축 처진눈 할 필요 없어.”

“근데 얼굴이 왜 이 모양이야..”

“글쎄, 처음이라 그런가.”



 아무리 안심시키려 해도 여주는 도통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아무리 물어도 실토하질 않으니 직접 알아보는 수밖에. 절대 아무것도 모른 채 지켜만 보지 않을 거다.



“알았어..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응, 걱정할 거 없어.”


 태용이 여주를 꼭 끌어안고 연신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가락, 손바닥이 머리카락을 지나칠 때마다 산뜻한 향기가 풍겨왔다. 취할 정도로 아름다운 향기였다. 독보다도 대단한.







*







“제 말을 어떻게 들었길래 몸 상태가 이렇습니까?”




[NCT/TEAMT] 욕慾: 完 | 인스티즈




“...”

“저번에도 경고드렸잖아요. 이러다가 죽는 수가 있다니까요? 폭주도 하실 ㅃ”

“아직 안 죽었잖아.”

“하..숨 쉬고 있는 게 신기할 뿐입니다. 밥은 먹을 수 있어요?”

“약이나 줘.”




 태용의 앞에 앉은 하얀 가운의 남자가 이마를 짚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백 번을 말해도 듣지 않을 태용이었다. 속이 말이 아니니 독을 최대한 뱉어내라고 경고했지만 무시하는 태용에 남자는 답답할 뿐이었다. 자신이 앉아야 할 소파에 기대 앉아 퉁명한 얼굴을 한 모습이 꽤나 심통난 어린 아이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이민형이 가운을 벗고난 뒤부터 태용의 주치의를 하게 되자 늘어난 것은 한숨이었다. 어린 아이의 주치의가 백 배는 쉬울 것이다. 도통 말을 들어야 치료를 하든 말든 하지. 



“약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럼 어떡해.”

“독을 몸으로 흡수하지 마요. 예전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가이딩이 있어도 지금은 위험해요.”

“흡수 안 하면, 여주는?”

“지금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당분간은 떨어져 지내요.”

"가이딩을 받아야 회복이 되지."

"가이딩 약으로 대신해야죠. 이러다 가이드까지 위험해져요, 그건 싫으시잖아요?"


모두가 함께 있지 말라고 한다.



"일단 몸 회복부터 하고 해결법을 찾아요, 네?"

"..생각해볼게."



 이 상황에서 생각해본다니 누가 들으면 자기 일이 아닌 줄 알겠다.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미건조한 어투로 말을 툭툭해대는 태용이었다. 책상 위에 올려진 약통을 손에 쥐고는 그대로 뒤돌아 문을 열었다. 손 안의 이 약통 하나에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처지가 불쌍하기도 하고 화도 났다. 그건 그거고 여주까지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었다. 


 더는 아픔도 걱정도 없이 맑은 너 자체로 살아가는 것, 바라는 건 그거 하나니까. 
 아픈 너는 과거로 충분하다.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내 사람을 지키면서도 지키지 못할 능력을 주었는지 하늘에게 원망만 쌓여갔다. 아직까지 여주에게 약통을 들키지는 않았지만 같이 사는 마당에 금방 들통날 것이 뻔했다. 심지어 최근 태용의 몸 상태를 물어오는 여주를 보면 어느 정도 감지를 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쉽게 납득시킬만 한 변명이 필요했다. 



사랑을 하려면, 그 웃는 얼굴을 오래 보려면 우리 사이엔 거짓말이 필요하다.



 모든 게 순탄한 세상에 오직 자신만 잘못된 것 같아 마음이 공허했다. 차에 올라 타 한참을 출발하지 않고 창문 너머 어딘가를 응시했다.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메세지 하나가 태용의 핸드폰을 밝혔다.


> 언제 와? 혼자 있으니까 심심해ㅠㅠ


 메세지를 확인한 태용은 안전 벨트를 메고 서둘러 핸들을 잡았다.


< 금방 갈게







*






 열리는 현관문에 주인 기다리던 강아지처럼 여주는 서둘러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자신의 문자에 금방 집으로 돌아온 태용이 무척이나 반가웠던 탓인지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뛰지 마, 나 어디 안 가."

"왔어!"


 코너를 돌아 계단을 내려가자 태용이 불빛 아래 서있었다. 왠지 모르게 나른해 보이는 그의 모습에 여주가 잠시 주춤하자 그대로 발을 헛디뎠다. 앞으로 기우뚱해 계단 세 칸을 한꺼번에 넘어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냅다 박고 끌어 안았다. 과정이 조금 웃기긴 했지만 여주는 그보다 자신의 팔 안에 가득 차있는 태용이 좋아 실실 웃음을 흘려댔다. 태용은 여주의 머리 위에 자신의 턱을 얹고 눈을 껌벅였다.




"뛰지 말래도."

"잘 다녀왔어?"

"응, 잘 다녀왔어."

"왜 이렇게 늦었어..일찍 온다 해놓고."

"미안, 심심했지."

"엄청..."



 여주는 태용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괜히 아기처럼 칭얼대고 싶었다. 태용은 그런 여주가 좋았다. 자신의 연인이 자신에게 아기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게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태용이 여주의 귀 가까이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내 발 위에 발 얹어 봐."

"발? 네 발 위에?"


 조용히 태용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주는 태용의 발위에 발을 살포시 얹고 고개를 올려 의문의 눈빛을 보냈다. 태용이 여주의 등을 꼭 끌어안고는 한걸음 한걸음 거실로 향했다. 꼴이 흡사 펭귄과도 같은 게 웃음이 절로 나왔다. 거의 여주를 안아들고 걸은 거나 마찬가지긴 했다. 여주 발이 공중에서 잠깐씩 놀았으니 말이다. 같이 걸음을 옮겨 온 둘은 몸을 기울여 소파에 옆으로 털썩 누웠다. 누우면서도 서로를 품에 안은 두 팔은 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거 아빠랑이나 했던 건데, 어릴 때."

"..그래?"

"어디서 봤어, 이거?"

"그냥..."


 태용은 눈을 감고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갔다.


"티비?"

"이러니까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아."



 태용이 조용히 웃자 여주는 눈 감은 그의 얼굴을 가만히 보다 담요를 끌어 덮어주었다. 들어올 때부터 나른해 보이는 게 꽤나 피곤한 것 같았다. 가이딩은 전과 다르지 않았는데 유독 요즘따라 피로가 늘은 게 눈에 보였다. 철저한 태용이기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 방법이 없으니 이렇게 옆에서 챙겨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조금만 눈 붙여, 깨워줄게."

"옆에서 같이 자."

"난 너 없는 동안 충분히 뒹굴 뒹굴했어."



 혹여 옆에 자면 불편하진 않을까 여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담요를 정리해주고 바닥에 앉았다. 새근 새근거리는 숨소리만 들리는 것이 그새 꿈나라로 떠난 것 같았다. 무릎을 올려 가슴에 바짝 붙이고 턱을 괸 상태로 가만히 잠든 얼굴을 바라보자니 마음이 이상했다. 왠지 모를 이상한 감정의 원인을 생각하다 눈을 스르르 감았다. 감았다기보다는 감겼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았다. 눈만 감고 있었는데 잠이 들었는지 정신이 몽롱했다. 


 눈을 뜨자 보랏빛 안개가 앞을 가렸고 보이는 거라고는 실루엣. 손을 뻗어 보지만 허공을 감돌았다. 조금씩 걷혀가는 안개에 발을 내딛자 질척거리는 소리와 함께 발바닥이 축축해졌다. 아래를 보니 붉다 못해 검은 액체가 땅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이얀 다리가 검붉게 물들어 가자 여주는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실루엣 가까이 두 발자국쯤 다가갔을 때인가 보이는 익숙한 얼굴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눈을 곤히 감고 잠든 얼굴은 사람의 색을 띠고 있지 않았다. 마치 영원히 눈을 감은 듯 보였다. 심장이 멎은 느낌에 사고 회로가 정지되었다. 숨도 쉬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 앞에는 소파에서 자고 있는 태용이 있었다. 꿈을 꿨던 건가. 괜히 안 좋은 꿈을 꾼 거 같아 기분이 안 좋았다. 여주는 따가운 눈을 비비며 주변을 살폈다. 분명 뭔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 먼 곳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었던 것 같았다. 여주의 모은 두 발 앞에 흰색 통 하나가 굴러왔다.



"어디서 떨어졌지?"



 조심스레 주워들은 흰 통은 안에 뭐가 들었는지 도그륵 도그륵 소리를 냈다. 옆으로 돌려보니 까만색 네임펜으로 영어가 써있었다. G&PI. 



"..약이다."



 누가 봐도 약통이었다. 뚜껑을 열자 수많은 알약이 들어있는 게 꽤나 오랜 시간 복용해야 하는 것 같았다. 여주는 서둘러 핸드폰을 켜 인터넷에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G..&P..I.."



 특별히 나오는 건 없었다. 약 이름도 아닌 것 같았고 무언가의 약자라고 생각이 됐다. 태용의 현재 여주에게 숨기며 복용하고 있는 약임이 분명했다. 말 안 해주니 직접 알아볼 수밖에 없다. 약통 속에서 알약 2개를 꺼내었다.



"..으음, 지금 몇 시야?"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태용이 잠에서 깨자 여주는 놀라 황급히 약통을 뒤로 숨겼다. 숨기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상황은 이미 그렇게 되어 있었다. 



"ㅇ어? 7시 좀 넘었어."

"꽤 잤네. 바닥에서 뭐했어, 나 자는 동안."

"그냥..너 자는 거 봤지."



 태용이 웃자 여주는 어색하게 웃음 지었다. 등 뒤에서는 한 손으로 약통을 만지작거리며 언제 돌려놓을지 고민했다. 어디서 떨어진 건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돌려놓아야 할지.




[NCT/TEAMT] 욕慾: 完 | 인스티즈



"여주야, 김여주."

"응?"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태용을 여주는 불안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익숙한 느낌. 잠든 태용을 바라볼 때도 느꼈던 그런. 사람의 직감은 좋지 않은 것을 더 잘 맞추는 듯 싶다. 특히 여자의 직감이라고 말하는 무언가는 분명 안 좋은 예감을 뜻한다. 



"왜 그렇게 불러.."



 흔들리는 동공을, 팔을 여주는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태용을 바라보며 뒷말을 기다릴 뿐이었다. 



"당분간 집에 못올 거 같아."

"집에? 얼마나 오래..?"

"글쎄.."



 집에 오지 못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 저 당분간이라는 건 여주가 알고 있는 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영원히 못온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다행으로 여겨야 하려나.



"아주 오래는 아닐 거야. "

"갑자기 왜? 혹시 센터에서 또.."

"임무 차원에서 가는 거야. 큰 게 하나 터졌거든."

"아..요즘 인력 부족하댔지."



 태용이 전에 말했던 센터 인력 부족 문제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게다가 태용은 혼자서 여럿을 대신하니 센터측이나 국가측에서는 중요한 사람이었다. 원래도 자신의 능력을 누군가를 위해 쓰는 것을 썩 내켜 하지는 않았으나 자신에게 거슬리면 모든 소멸시켰기에 의도치 않게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센터가 여주를 좋게만 보지 않는 게.

 아픈 몸을 이끌고 임무를 위해 장기간 여주의 옆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했다. 홀로 있을 자신도 자신이지만 그보다 태용의 건강이 더 걱정이었다. 아직 어디가 얼만큼 왜 아픈지는 모르나 자신의 가이딩에도 힘들어하는 태용을 보며 임무가 조금은 무리라 생각했다. 과연 보내는 게 맞을까. 심지어 큰 게 터졌다고 했다. 평소와 같은 일반적인 사건이 아닌 것 같았다. 여주의 근심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큰 임무를 위해 집을 떠나있어야 한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여주는 의심할 생각도 못하고 걱정만 하고 있지만 말이다. 떠나있는 동안 태용을 생각하며 매일 매일을 불안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얼마나 아픈지 여주가 알게 되는 건 끔찍했다. 회복을 위해 떠난단 걸 알면 그 시간을 여주는 자책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임무를 간다고 연락을 아예 못하지는 않으니 태용은 자신이 잘만 하면 여주의 불안과 걱정을 그나마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름 태용이 생각해낸 최선책이었다. 



"몸도 안 좋은데 네가 꼭... 가야 하는 거야?"

"내가 있으면 처리가 쉬우니까."

"언제부터 열심이었다고.."

"..여주가 이해해주면 안 될까? 연락 자주 할게, 걱정 안 되도록."

"...싫다고 해도 갈 거지?"

"미안해, 걱정 안 시키겠다고 약속할게."



 삐죽이는 붉은 입술에 태용은 짧게 입맞추고 조심스레 여주의 손을 잡았다. 유난히 차가웠던 손이 점차 태용의 온도에 녹아갔다. 



 이왕 보내줄 거면 씩씩한 모습으로 보내주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여주는 아직 어린 자신이 한탄스러웠다. 어른스런 태용에 비해 너무 자신은 너무 어렸다.




 속상한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틀 뒤 인사를 해야만 했다.







*







"회복 얼마나 걸려?"

"그건 하시기에 달렸죠. 제 말 잘 안 따르시면 1년이 될 수도, 2년이 될 수도."



 병실 안을 걷던 태용이 창문의 커튼을 치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저 여주를 위해 병실로 직접 왔다. 최대한 빠르게 회복하고 돌아가야 했다. 여주 외 누군가의 말을 듣고 따라야 했다. 달갑지 않았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집에서 자신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 하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이의 출입을 제한했다. 특별 병실이기에 원래도 관계자의 출입이 잦지는 않았지만 태용의 병실에는 그 누구도 출입할 수 없었다. 태용이 사람들과 부딪치는 것도 싫어했지만 센터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위함이기도 했다. 태용은 언제나 절대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사람이니까.




"회복 과정 중에 폭주할지도 모르는 일이에요. 아무도 몰라요. 그는 한 번의 폭주 조짐을 보였고 위험 단계까지 갔습니다. 안심할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특별 병실이 아니라 철장이 있는 제어실이 낫지 않은가."

"그건.."



 센터장 앞에서 태용의 주치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센터장은 애초부터 태용을 그저 센터에 필요한 무기, 사냥개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어찌 태용을 계속 철장 속에 가뒀겠는가.



"성격 잘 알지 않으십니까."

"그놈 성격이야 아주 잘 알지. 그래서 제어실이 필요했던 거고."

"어쨌든 일주일째 치료 중이고 10% 회복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빠른 건가?"

"본인의 의지가 대단한 만큼 더 빨라질 수도 있어요."

"흠...알겠네, 이만 가봐."

"네."



 센터장실의 문을 닫고 나온 남자가 안경을 벋고 마른 세수를 했다. 아, 피곤해.







 태용의 병실로 걸음을 옮기던 때에 문자 하나가 왔다. 걸음을 멈추고 잠시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선생님, 부탁드렸던 일은 어떻게 됐나요?


"..이걸 어쩌지."



 아랫 입술을 물고 한참을 생각했다. 고개를 들어 태용의 병실 문을 바라보았다. 굳게 닫힌 문이 꽤나 갑갑해보였다. 



"괜찮겠지, 뭐."



 경쾌한 타자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병실 문을 두 세번 두드리고 들어가자 통화하고 있는 태용이 보였다. 태용이 통화할 상대라고는 하나뿐.



"잘 있지."

"괜찮아."

"응."



 다정스레 통화를 하는 태용을 보니 괜한 짓을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태용이 병실로 오고 난 뒤, 여주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었다. 센터 병원에 왔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태용의 주치의를 알아갔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태용은 여주가 모르고 있을 거라 말했지만 남자가 보기에 여주는 아무래도 눈치를 어느정도 채고 있는 것 같았다. 알면서 태용에게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건지.

 며칠 전에는 부탁을 하나 해왔다.


> 아는 의사가 선생님뿐이어서 조심스레 연락드려요. 알약을 보낼 테니 무슨 약인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중요한 일입니다..



 거절하기도 뭐해 흔쾌히 알겠다고 했지만 보내온 알약을 보니 썩 난감하였다. 누가 보아도 자신이 처방해준 태용의 알약이었다. 가이딩을 대신해주는 약과 독을 억제해주는 약. 두 개였다. 여주가 약을 갖고 있는 걸 태용도 모르는 듯 싶었다. 안 그러고서는 저런 얼굴로 통화를 할 수가 없다.



"아, 이제 통화 못할 거 같아. 다시 연락할게."

"응, 잘 자고."


태용이 자신을 구경하고 있는 남자를 보고 통화를 급하게 끝냈다. 매우 불만스런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알았어,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너도 잘 자."

 끊어진 통화에 아쉬움만이 남았다. 태용의 거짓말을 알아챈 건 태용이 떠나고 오래 되지 않아서였다. 걱정보다는 연락이 잘 돼 다행이었지만 정말 돌아올 때까지 말 안 해줄 건지 태용은 자신이 병원에 있다는 말을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다. 그저 정말 일하고 있다는 듯이 물어보면 하루 일과를 대충 말해주는 정도. 속아주는 척을 하고는 있지만 진실을 말해줄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모르는 척을 계속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일부러 태용의 주치의에게 접근했다. 다행히 태용의 상태에 대해서 여주에게 숨기려는 기색은 없어보였다. 되려 보호자 신분이시니 이런 건 알고 있는 게 좋다는 듯 물어보는 거에 대해 거리낌 없이 답을 해주었다. 그래도 약에 대해서는 대놓고 물어보면 알려주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쉽게 물어보지 못했다.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 일이고. 하지만 그런 걸 잴 처지는 아니었다. 일단 해보고 봐야지. 








*








 태용이 집을 떠난 지 4주, 연락이 안 된 지 1주.


 한 주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여주였다. 3일째 연락이 하나도 오지 않을 때는 그저 치료가 바쁜가 싶었다. 근데 치료가 바쁜 거는 상태가 악화되었을 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걱정은 늘어만 갔다. 여주가 먼저 연락을 해보기도 했지만 당연히 받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센터 병원에 찾아갈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여주는 특별 병실에 태용이 있는지도 그게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도 몰랐다. 무작정 찾아가서 물어본다고 해도 알려줄 것 같지 않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마음 졸이며 연락을 기다리는 일. 



< 무슨 일 있어? 왜 연락이 안 돼..


문자에도 답은 없었다. 




< 선생님, 지금 통화 괜찮으신가요?


 결국 아침부터 태용의 주치의에게 연락을 했다. 왜 연락이 안 되는지 분명히 알고 있을 유일한 사람이었다.



> 네.



 답장이 오자마자 여주는 급하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음이 얼마 안 가 목소리가 들렸다.



- 네, 무슨 일이신가요?

"선생님! 혹시 태용이한테 무슨 일 생겼나요?"

- 그게 무슨..?

"사실 연락이 안 된 지 일주일이 넘어가요. 문자에도 답이 없고.."

- 미안한데 저도 잘 몰라요. 어제 치료 끝났거든요.

"...네?"

- 바로 여주씨한테 갔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네요. 정말 미안해요, 도움 못 돼서.

"아..아니에요. 알겠습니다."



 혼란스러웠다. 치료가 끝났다고? 여주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가디건을 걸치고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집 주위를 둘러보았다. 태용이 갈 것 같은 곳이라고는 생각도 나지 않았다. 매일 집에서만 둘이 있었으니 짐작가는 곳이라고는 없었다. 왜 연락은 안 됐던 것이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인지. 혹시 오다가 사고라도 당했나. 괜히 약한 사람이 아닌 걸 알면서도 불안했다. 혹시, 어쩌면 하면서 별 생각을 다했다.



 그냥 문득 태용이 떠나기 전에 꿨던 꿈이 떠올랐다. 개꿈인 걸 알면서도 불안해져 심장은 더 세게만 뛰었다. 


치료가 안 좋게 끝났나. 그럴 일은 없는데. 





여주는 핸드폰을 찾아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핸드폰을 어디에 뒀더라.


 마음이 급해지니 머리도 몸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발 동동 거리며 침대 위를 빠르게 훑었다. 

핸드폰을 집어들고 전화를 하려던 때,



똑똑똑



 집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멈칫한 여주는 핸드폰을 다시 내려놓았다. 



"이..태용?"



 문 앞으로 달려가 문고리를 잡았다. 태용이 아닐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태용이길 바랐고 태용이어야 했다.



[NCT/TEAMT] 욕慾: 完 | 인스티즈



"다녀왔어."



 태용이었다. 어언 한 달만의 만남에 여주는 눈물이 차올랐다. 물론 방금 전까지 걱정에 이리저리 뛰어다녔었던 것도 있지만. 반갑기도 했도 안도이기도 했다. 울면서 태용을 와락 안자 태용은 적잖이 놀랐다. 태용도 여주가 그리웠지만 여주가 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엉엉 우는 여주에 당황해 등을 토닥여주기만 했다.



"왜, 왜 울어.."


 여주는 왜 이제 오냐며 울어 젖혔다. 진정시킬래야 시킬 수 없을 서러움이 베어있는 울음이었다. 








"이거 마셔."

"킁..."


 여주는 차를 마시면서도 훌쩍였다. 조금 진정된 것 같긴 하다만 조금만 건드리면 울음을 터뜨릴 듯 했다.



"왜 그렇게 울어..나 안 반가워?"

"반갑지...킁..얼마나 기다렸는데.."

"근데."

"근데 네가..킁..일주일 전부터 연락도 안 되고.."

"그래서 걱정했어?"

"응..게다가 어제 치료도 ㄲ.."

"치료?"

"...킁."



 서러워서 속에 있던 걸 다 토해내다 그만 주치의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버렸다. 되묻는 태용에 입을 꾹 다물어보았지만 이미 엎은 물인 것 같았다.



"언제부터야."

"..뭐가."

"다 알고 있었던 거."

"킁...너 가고."

"모르는 척 했던 거야?"

"응..네가 말해줄 때까지 기다렸지. 근데 끝까지 아무 말도 안 하고."



 말하다보니 자신이 화낼 입장인 것 같았던지 여주의 어투가 따지는 식으로 바뀌었다.



"연락도 안 해, 치료는 이미 끝났대, 진실은 안 말해줘,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미안.."

"알면 됐어..근데 왜 연락은 안 했어?"

"핸드폰이 망가졌는데 연락할 방법이 없었어."

"그럼 집에는! 집에는 왜 바로 안 온 건데?"

"밤에 병원에서 나왔어. 바로 가면 새벽일 텐데 너 자고 있었을 거 아냐."

"그래도 왔어야지.."

"나도 빨리 오고 싶었지."




 툴툴거리는 여주 옆에 앉아 태용은 달래고 또 달랬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새벽에 오는 거였을 텐데 말이다. 어떻게 지냈는지 물으며 한 달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느라 바빴다. 









이제는 진짜 모든 게 해결된 걸까. 충분히 아팠으니 이제는 행복하기만 해도 되지 않을까. 그래야 할 텐데. 



"우리 이제 행복하면 안 돼?"

"왜 안 돼, 되지."

"난 지금 행복해."

"나도."

"그럼 됐어. 이대로만 있자."


태용의 어깨에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래."



태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쓸어넘기는 머리카락에서 산뜻한 향기가 풍겨왔다.











만약 태어날 때부터, 아니, 우리가 만난 그 순간부터라도 운명을 알았더라면 이처럼 힘든 길을 걸었을까.
다른 사람의 네임도 무네임도 아닌 서로의 네임을 지닌 운명을 타고났다면.


아니, 운명을 알았더라도 난 같은 길을 택했을 거다. 널 만날 수 있는 이 길을 언제든 걸었을 거다.













[NCT/TEAMT] 욕慾: 完 | 인스티즈








Te입니다!

어쩌다 제가 마지막이 되었는지. 너무나 중요한 결말을 쓰게 되었는데 망친 것 같아 눈물이 흐르네요.

그저 흡족하실 만한 결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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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욕을 이렇게 떠나보내야 한다는 게 너무 아쉽고 또 괜히 우울하네요 ㅠ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넘넘 감사했어요 ! ♥ 그동안 릴레이 글잡으로 함께할 수 있었어서 넘 행복했답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6년 전
독자2
완벽한 결말이에여 작가님... 요즘 마무리되는 글들이 너무 많아허 슬퍼요... 다시 다른 작품으로 덜아유ㅏ주세오!!!! 빠르게!!!! 욕 그동안 함께하먼서 너무 좋았어오 수고많으섰습니다 작가님들 ㅠㅠㅠ
6년 전
독자3
결말이 진짜 너무 예뻐요ㅠㅠㅠㅠ 릴레이도 이렇게 끝나네요... 작가님들 모두 고생 너무 많으셨고 그동안 욕 읽으면서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ㅜㅜ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245.105
해피엔딩 ㅠㅠㅠㅠ 끝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170.248
작가니.... 수고해셨습니다 ㅠㅠㅠ 진짜 대박이에요 이걸 저만 알고 있을 순 없어요 ㅠㅠㅠㅠ 진짜 모든게 완벽했어요 완전 감사해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흑흑 최고 ...!!!!!
6년 전
비회원120.220
정말 잘 읽었습니다ㅜㅜㅜㅜ 저한텐 하나의 레전드 작품으로 남겠네요ㅜㅜㅜ 센티넬+네임버스+집착+삼각관계는 사랑이죠ㅜㅜㅜㅜ 글 쓰느라 다들 수고하셨어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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