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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TEAMT] 욕慾: 그릇된 애정 | 인스티즈




하데스, 어느 순간부터 이태용에게는 그 고상하고도 저열한 신의 이름이 따라 붙었다. 지옥의 사신이니, 죽음을 다루는 명계의 지배자이니 별의별 말들이 오갔으나 오로지 동류의 이들만이 표면 아닌 물 밑의 뜻을 낚아챘다. 타고나기를 지하 세계의 왕자, 대지에 반反하고 갈라, 원하는 것 전부 제 발로 스틱스 강을 건너게 만들었던 폭군의 피. 가질 수 없다면 망가트리겠다는 질 낮은 포부는 이태용의 고아한 겉가죽 아래 자리했다. 놈은 소유와 지배 외 다른 종류의 애정을 담지 못하는 그릇이었다. 그러나 내리부어진 사랑은 달았고 무조건적인 믿음은 황홀했다. 과분한 사랑에 넘쳐흐르는 마음을 부여잡고 한참을 앓다, 또 앓다……. 처음으로 손해를 감안하겠다 마음 먹을 만큼.



"아니면……."
"……."
"이민형한테…가."



세상 가장 그릇된 욕慾과 세상 가장 숭고한 희생 정신은 동일한 인간의 안 몸 담았다. 처참하게 타들어간 속내는 반대의 말을 토했으나 눈물 흘리는 연인의 얼굴에 태용은 결국 모든 것을 놓았다. 악착같이 거머쥐고 독점하려 악을 쓰던 얼굴은 이제 가라앉아 잔잔했다. 떨군 고개 아래 눈물방울이 수놓아졌다. 방문이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시야가 점멸했다.

태용이 심장께를 쥐어뜯었다. 가공할 만한 센티넬의 악력에 옷자락이 순식간에 찢겨져 나갔다. 피칠갑이 된 살갗이 그로테스크했다. 그가 고개를 꺾었다. 잔혹하기 짝이 없는 신, 신, 신, 그놈의 빌어처먹을 붉은 실, 실, 실. 아. 당신은 왜 이 지독한 세상에 나를 내리시고 감당치도 못할 능력을 하사했나. 타인의 운명을 탐하는 미치광이로 남아 스스로 폭발해 버리기를 바랐나. 금방이라도 가슴을 찢고 나오겠다는 마냥 뛰어대는 욕된 애정이 몸을 범람했다. 녹곤한 사랑이 머리카락 끝부터 뱃속 저 안까지 휘몰아쳤다. 나약하게 무너진 몸체가 가쁘게 오르락내리락했다. 그가 허, 하고 마른 숨을 토했다. 그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겠다던 지난날의 오판에 머리가 어질했다.






욕慾: 그릇된 애정

w. Ta






곱상한 인두겁을 뒤집어쓰고 불결처럼 악의를 뿜던 괴물, 그 거멓게 빛나던 눈에 오롯하게도 담겼던, 끔찍한 희喜.



너 가이드구나?



입술을 뜯어삼킬 듯 달려들던 거친 짐승의 얼굴은 아이러니하게도 탄복해 마지않는 신자의 것이었다. 분명 시꺼죽죽한 눈으로 숨통을 격통했건만 그리도 아름다울 수 없음은 틀림없이 순수한 환희를 담았기 때문이리라. 매일 아침을 염화에서 깨어나는 악마의 여린 살이 더는 불타지 않게 하는 궁극의 치료제, 파나시아, 가이딩. 그러나 운명 없이 태어난 버림받은 자식에게 처음으로 하사된 축복은 안타깝게도 타인의 것이었다. 선명히 새겨진 금색 이름은 태용 아닌 다른 이의 철자를 머금었다. 찬란히도 빛나는 금빛 재앙이 토로한 것은 훗날의 파멸이었다.

그리고 이태용은 그 결말을 뻔히 알고도 달큰한 욕구에 취해 미치광이처럼 뛰어들었다. 단 것을 좇는 어린아이처럼 사정없이 눈앞의 여린 육신을 탐했다. 어쩔 수 없었다. 김여주는 달콤했고 맞닿은 입술은 숭고했다. 어긋난 운명을 억지로 죄이고 묶어버릴 만큼 영혼을 뒤흔드는 감각이었다. 

그러나 정작 사랑에 빠진 순간부터 그는 세상 가장 무력한 이가 되어 고개를 박았다. 강인한 센티넬의 육체마저 견디지 못할 만큼 처박고 또 처박았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리도 멍청할 수가 없었다. 사랑은 그의 눈과 귀를 가리고, 손발을 묶어, 더없이 나약한 계집아이에게 그의 목줄을 쥐여 주었다. 아니, 아마. 사랑이라는 알량한 단어가 차마 담을 수 없는 감정이었다. 대체 그 어떤 사랑이, 그 어떤 감정이. 형체조차 없는 나약한 것이 스스로 심장을 꺼내들게 하나. 계집아이의 눈물에 코웃음치기는커녕 무릎 꿇고 경배하게 하나. 대체, 대체 어떤 것이.

이태용의 사랑이 그랬다.



…집으로 돌아갈래?



한창 이어지던 생각이 고장난 필름처럼 잔뜩 지직댔다. 눈물 범벅이 된 고아한 얼굴이 축객령을 명했다. 이민형. 증오해 마지않던 이름을 스스로 뱉으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여주는 속도를 더해 가던 뜀박질을 삽시간에 멈추었다. 갑작스레 멈추어진 몸이 잘게 반동했으나 아직까지도 돌아가는 생각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민형……. 나의 존재 자체의 이유, 밋밋하기 짝이 없던 삶을 끌고 끌며 허덕이던 날들의 보상, 이었더라지. 한평생 칭송해 오던 그 구원자의 이름이 벗겨진 지 얼마나 됐다고 혓부리에 얽매이는 것이 어색했다. 그는 태양, 나는 교만한 이카로스가 되어, 닿으려면 녹아내리고 멀어지면 바닷속에 잠식되는 기막힌 꼴로 남았다. 결국 날개를 잃고 지하 세계에 내팽개쳐져 사탄과 키스했다. 태양은 친히 강림하는 면모를 보였으나, 안타깝게도 한 번 어둠에 익숙해진 눈은 빛을 거부했고, 석류를 씹어삼킨 몸뚱어리는 지상의 곡식을 밀어냈다. 그러니까, 맞아. 


나는 이태용을 사랑했다. 


여주는 떨리는 손으로 허리께를 쓸어내렸다. 보이지 않아도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을 이름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신에게 축복받았음을 알리는 찬란한 금빛 대신에 철자의 곡선을 따라 패여 있을 시뻘건 살결이. 그리고 그것을 손수 부탁한 달아오른 면상이. 내가. 그를 사랑하는 내가.

그녀는 가만히 서 눈을 감았다. 멈추어진 발걸음은 그가 말한 민형에게도, 집으로도 가지 않았다. 대신에 태용을 향한 원망은 곧잘 세기를 더했다. 신에게 처음으로 든 반기이자 이십 삼 년간의 결정 중 제일가는 믿음이었다. 그 대단해 빠진 하늘이 손수 내려 준 붉은 실을 스스로 자를 만큼 그를 사랑해서, 그래서. 이름을 지우는 고통을 불사하고 입 맞춘 것이었는데. 정작 본인은 별의별 말을 지껄여 대며 다른 사람에게 가라는 말을 하고 앉아있으니. 

시간이 한참 동안이나 지나고도 그녀는 발 한 번 떼지 못했다. 마침내 땅거미가 젖어들고 나서야 여주는 발걸음을 틀었다. 뛰쳐나온 거리 그대로를 밟아내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다시 문고리를 잡아 돌리는 순간까지 망설임은 이어졌다.



"여주야?"
"."
"여주 너야?"



그러나 그 얼굴을 마주한 순간 모든 것이 끊겼다. 망설임과 주춤대는 몸짓, 되돌아갈 길로를 되짚던 머리 전부 억누른 채 하얗게 질린 뇌리가 멍멍했다.



"왜 돌아왔어?"



태용아. 



"네가, 날 떠나야 행복하니까, 그래서 가라고 했잖아."



이런 너를 내가 어떻게 두고 가.
고작 나 하나 없다고 이렇게 나약하게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사람을, 내가 대체 어떻게.

온통 어둠으로 뒤덮힌 집 안에서 불씨가 점멸했다. 일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빛 너머로 태용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그의 감정을 고스란히 나타내듯 녹아내린 풍경이 익숙했다. 서러운 흐느낌과 더불어 울음 섞인 말씨가 흘러나왔다. 히끅대는 목소리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마냥 말을 이었다. 여주는 태용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눈물로 번진 눈가를 닦아냈다. 축축한 물기가 옷소매에 그대로 묻어났다. 켁, 태용이 마른 기침을 토했다. 환각으로만 생각했건만 그 생경한 감촉과 짜릿하게 번져드는 환희는 틀림없는 여주의 것이었다. 그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 어린아이처럼 순한 눈망울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들이 녹녹하게 공기 중 스몄다.



"나 맞아."
"여주야? 진짜, 여주야?"
"사랑한다며."
"…."
"사랑해서 놔준다는 네 말 못 믿겠어."
"…."
"사랑한다면 날 지켜줘야지."



그래서 다시 왔어.

뭉툭하게 나온 말 하나에 태용이 멍청하게 입을 벌렸다. 아, 아. 스러진 바벨탑 앞의 비신론자가 되어 말 하나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는 여주가 톡 건드리면 깨질 도자기 인형처럼 굴며 조심스럽게 손을 대었다. 닿으면 사라질까, 껴안으면 부서질까. 흔들리는 눈에 선명한 속뜻이 읽혀졌다. 볼을 쓸어내리는 손가락에 힘 한 점 줄 수 없었다. 결국 그녀가 손수 그를 감싸안는 순간 태용은 숨을 멈추었다. 목을 둘러싼 선연한 온기, 가슴께에 기댄 그녀의 얼굴, 달콤하게 몸에 스미는 익숙한 향취…. 절로 고개가 섞이고 밭은 숨이 뿜어졌다. 손바닥에 닿은 볼에서 에일 듯한 온기가 느껴졌다. 이성적인 판단은 짓눌려 곤죽이 되고 머릿속에 오직 그녀의 이름만이 남아 날뛰었다. 흘러나오는 숨결 하나마저 아까워 안달을 금치 못하는 그가 조용히 말을 흘렸다.



"나…. 정말 사랑해?"
"왜 당연한 걸 물어."



여주는 손수 고개를 틀어 태용과 입술을 맞댔다. 신을 배반했다는 배덕감이, 잇새에 녹아드는 선악과의 과실이 극상의 달큰함을 안겼다. 맞닿은 입술 사이 가느다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아, 나는 나의 손과 발을 삼 년간 묶어 놓은 놈과 사랑에 빠졌고, 그의 상처 하나에 비탄하며 눈물 흘리는 꼴이 되었네. 이미 길들여진 개새끼를 풀어줘 봤자였다. 훤히 뚫린 길로를 보고도 차마 발 디딜 수 없는 약해 빠진 다짐을 지닌 것들이었다.

여주는 태용의 목에 팔을 엉기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굴었다. 황홀경과 무아경이 난잡하게 뒤섞여 눈을 감겼다. 제왕이 비로소 제 진면모를 드러냈다. 무자비한 사랑을 쏟아내는 태용의 얼굴이 홧홧하게 달아올랐다. 













이태용, 김여주, 이민형. 당대 최고의 센티넬, 가이드, 닥터. 혀 위에 올릴 수밖에 없는 그 기가 막힌 삼각관계는 결국 운명을 거스른 비극적 러브스토리로 끝을 맺는 듯 싶었다. 분명히 마왕과 용사, 그리고 공주의 배역이 적절히 돌아갔다고 생각했건만, 이름을 제거하겠다는 여주의 얼굴은 결단코 협박이나 강압으로 인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공포에 파리하게 질리기는커녕 더없이 담담했다. 현실에 클리셰는 없었다. 사랑은 도덕과 사회적 책임의 잣대로 판별하기에는 깊고 숭고했다.

센티넬과 가이드, 네임과 노네임. 평생 맞물릴 수 없는 저주와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태생적인 짝. 그러한 모순적인 사실들을 뒤로 밀어내고 여주와 태용은 그저 서로만을 보기를 바랐다. 여느 연인처럼 함께 아침을 맞는다거나, 함께 이불을 뒤집어쓰고 키스한다거나…. 그저 누구나 할 법한 소소한 일상을 꿈꿨다.



…오늘은 뭐 했어? 
그냥… 집에서 뒹굴다가 영화 좀 봤어.
혼자서?
으응, 내가 너 아니면 만날 사람이 또 어디 있다구….



키득거리는 장난기 어린 웃음소리 너머로 어린아이 같은 새초롬한 얼굴이 보였다. 이불 아래 세계에는 둘을 방해할 그 어느 것도 없었다. 센티넬과 가이드가 품고 있는 사회적 책임감도, 네임을 저버렸다는 핍박도, 집 밖에 나가면 다시 살육을 일삼아야 한다는 생각도 없어, 막 샤워를 하고 나와 젖은 그의 머리카락이 잠옷을 적셔도 좋다고 웃었다. 이불로 만들어 낸 세상은 고작 둘만 들어가는 것으로도 꽉 차 다른 사실을 담기에 버거웠다. 태용은 그 사실이 좋았다. 잔뜩 짧아진 손톱과 곤죽이 된 속내를 감춰야만 했지만 별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너만 있으면 돼. 정말 너만 있으면 돼.
정말로.



넌 나 안 버릴 거지?
널 내가 왜 버려.
그냥, 뭐…. 네가 또 이상한 생각 할까봐 그렇지.
여주야.
응?
걱정 돼?



나른하게 웃어 보이던 태용이 친히 그녀의 손을 잡아 제 목 위 올렸다. 떨리는 손가락 마디마디가 그의 목을 옭아맸다. 바들거리는 그녀의 손 위 태용의 손바닥이 올려졌다. 사뿐하게 웃어 보이는 입꼬리가 그린 것처럼 유려한 곡선을 띄었다. 태용이 점점 손에 힘을 가했다.



여주야.
…태용아, 또 왜 이래. 응? 손 떼 봐.
내가 말했잖아.
….
내 목숨은 너한테 달려 있어.



손 위 들어가는 힘 만큼이나 이태용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가 끝까지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널 버려? 미쳐도 절대 안 그래.
….
그냥 말해 주는 거야.
….
내가 널 떠나는 순간은 먼저 지옥으로 가는 순간뿐이야.
….
그러니까…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날 죽여. 황홀히 네 손에 눈 감을 테니.



참으로 숨이 막힐 만큼 무조건적이고, 무차별적이되, 무자비한 사랑이었다.














핏물로 흥건한 땅이 짐승 같은 울음소리의 파동을 그대로 따라 튀어올랐다. 의지를 가진 마냥 노니는 보라색 연기가 주체를 뒤엎고 점령했다. 여주는 체세포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열기에 헉 하고 마른 숨을 토했다. 눈앞에서 펄떡이는 마른 몸뚱어리가 차마 제가 아는 이의 것이라 믿기 버거웠다. 그녀는 할 말을 잃은 채 찬찬히 뒷걸음질쳤다. 시선이 고정되고 청각이 사라진다. 웅성대는 사람들의 말소리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태용아.



태용이가 폭주 직전이에요!!



분명 오늘도 조심해서 잘 다녀오겠다고 했잖아.

말로만 전해 들은 소식에도 심장이 덜컥 내리앉았건만 막상 눈에 담고 나니 감정의 세기가 더했다. 여주는 멍청하게 눈을 부릅떴다. 태용의 희뿌연 눈알은 열기에 점령되어 누군가를 알아볼 수는 있는 것인지 싶을 정도였다. 폭주 시 피해는 측정 불가하다는 말소리에도 온몸이 마비된 듯 멍멍했다. 독을 주 무기로 삼는 태용이 이대로 폭주하는 순간 웬만한 소도시 하나는 흔적도 없이 녹아내릴 것이었다.

다가서려는 그 순간, 눈앞에서 괴로워하는 태용의 얼굴과 이전에 미치광이처럼 날뛰던 그의 모습이 맞물렸다. 여주는 본능적으로 발걸음을 멈췄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던 귓가에서 강압적인 목소리가 잔뜩 웅웅거렸다.




어디 갔었어? 



기괴하게 솟은 핏줄.



왜, 또 도망치려고 했어?



비트는 몸뚱어리.



지금 네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똑바로 봐.



헉헉대는 더운 숨결, 시뻘건 얼굴, 우악스럽게 입을 맞추던 괴물.

머리가 멍했다. 이불 아래에서 함께 웃으며 입을 맞추던 연인의 얼굴이 갑자기 지워진 마냥 흐릿했다. 지독한 공포가 몸을 억눌렀다. 등을 떠미는 사람들의 손과 악을 쓰는 소리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저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검은 핏물을 쏟는 태용의 얼굴마저 스러져 갔다. 그녀는 부들거리는 다리로 애써 태용에게 다가갔다.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차림새는 폭주를 예감하듯 부들댔다.



"…태용아."
"…하, 아…."
"태용아, 내 말 들려?"



켁, 다시 한 번 핏물을 토한 태용이 여주의 말을 들은 순간 무엇을 알기라도 하듯이 몸을 떨었다. 곧이어 그가 거부하듯 손을 들었다.



"여주야, 가, 어서 가, 빨리 도망, 가."
"…."
"빨, 리, 빨리 가, 시간 없어. 빨리 도, 망쳐…."



보라색 안개가 뒤덮은 몸은 제대로 다가가지도 않았건만 벌써부터 고통을 호소했다. 태용의 말마따나 벌써 겉잡을 수 없이 번진 상황이었다. 아. 여주는 그제야 무엇을 깨달았다는 듯이 걸음을 빨리했다. 어느덧 독안개가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다가간 여주가 작게 말을 흘려냈다.



"태용아." 
"…안, 돼, 여주야너…."
"이리 와."



여주는 조심스럽게 태용의 턱을 들어올리고 입을 맞췄다. 호흡기를 녹여 대는 독마저 달콤했다. 시간이 멈추고 서로를 중심으로 느릿하게 흘러갔다. 황홀한 독기가 시야에 번져들었다. 피비린내와 녹아내린 살결, 입술 사이 적셔드는 짠 맛에도 개의치 않고 다시 한 번 고개를 틀었다. 태용은 본능적으로 여주의 허리를 감싸안고 목선을 따라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살갗을 녹이는 숨결이 뜨겁게 토해졌다. 여주야, 여주야, 여주야…. 그는 정신을 잃기 직전인 상황에서도 그녀를 좇으며 몸부림쳤다.

여주는 잘게 헛웃음을 흘렸다. 그 은근한 집착보다 더 목을 조여 오는 것은 자신이 이태용을 사랑한다는 명백하고 그릇된 진실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구덩이에 손수 몸을 던져넣을 머저리가 어디 있겠냐만은, 사랑에 눈 멀어 그 뻔한 말로에 발 디뎠다. 어쩔 수 없었다.


"…사랑해, 태용아."


야말로 내 목숨을 쥐었으니.

이 기형적인 애정의 끝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덧 고르디우스의 매듭이 된 관계가 목을 죄였다. 이태용의 사랑은 절대 풀 수 없는 난제가 되어 손발을 구속했다.



[NCT/TEAMT] 욕慾: 그릇된 애정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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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Ta입니다! 1편에 이어 이렇게 6편으로 찾아뵙습니다.

분량이 너무 짧아 죄송합니다 ㅠㅠ 최근 학업에 집중하고 있어 퀄리티나 분량에 집중할 형편이 되지 못하네요 ㅠㅠ

본의 아니게 릴레이에 폐를 끼치고 있어 너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집착파티 함 해보고 싶었는데 그냥 기괴해졌네요 주륵... 

1편의 태용이 / 6편의 태용이가 집착이란 한 단어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 다른 걸 보여주고 싶었고... 여주의 태도도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주고 싶었는데... 시간이... 눈물이... 학원 가기 전 짬짬이 썼습니다 ㅠㅠ  많이 부족한 설명과 묘사에도 읽어주신 독자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완결까지 함께해 주세요 ㅠㅠ 릴레이 T팀 파이팅!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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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대박 이건 학원 가기 전에 짬짬이 썼다기엔 넘나 대박인 작품 아닌가요.. 완전 걸작 같아요 그냥 작가님들 작품 모두가 걸작 같고 오늘도 너무 최고여서 감탄사만 내뱉고 가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을 하는지 저도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진짜 사랑ㅎㅐ요.. 제 사랑 모두 그러모아 가세요... 따흐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
6년 전
독자2
작가니뮤ㅠㅠㅠㅠ 저두 집착파티 좋아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ㅠㅠㅠㅠㅠㅠ 그냥 작푸뮤ㅠㅠ
6년 전
독자3
태용이 제발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4
아 진짜 레잔드 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5
대박적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잠은 다 잤네여,..,,, (눙물
6년 전
독자6
아 어캐 이건 진짜 대바규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7
작가님들 제 사랑을 다 가져가시길 부탁드립니다.
6년 전
독자8
학원충 저에게 이런 한줄기 희망같은,,,
6년 전
독자9
작가님....분위기랑 필체 쩔어요 미쳤어요.... 학원들 때문에
짜증났었는데 오늘 기분 좋게 잘 수 있겠어요 올레...!

6년 전
독자10
정주행했네요ㅠㅠ잘보고가요!!!
6년 전
비회원14.250
Ta님 글 정말 제 취향이에요ㅜㅜㅜㅜㅜㅜ 이런 인재가 글을 쓸 시간이 많아야 하는데 말이죠ㅜㅜ 읽는데 조마조마하면서 봤어요ㅋㅋ 다시 여주가 떠날까 봐 무섭네요ㄷㅇ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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