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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을 원합니다 

아무도 고통을 원하지 않죠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무지개를 볼 수 없어요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01 | 인스티즈

라디오 방송국 한 켠에 켜진 On-Air.

정적이 감도는 스튜디오 안으로 큐 사인이 떨어지자 잔잔한 배경을 걷는 미성이 새벽 주파수를 타고 흘러갔다.





- “네, 김예림의 ‘행복한 나를’ 듣고 왔습니다. 이 곡은 언제 들어도 참 따뜻하네요.”




두꺼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담당자의 핸드 사인에 고개를 끄덕이는 DJ 조슈아는 작게 숨을 고르며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 “조슈아의 ‘Falling In Music’, 이제 오늘의 마지막 사연입니다.”




그의 손에 들린 반듯한 엽서 한 장.




- “요즘은 라디오 게시판, 또는 SNS를 통해 많은 분의 사연을 접하게 되는데요. 지금부터 소개할 사연의 주인공, 여주 씨는 직접 라디오국 주소로 엽서를 보내주셨어요. 오늘 방송은 아쉽게도 보라가 아니어서 청취자 여러분께 보여드릴 순 없지만, 하늘 위로 맑게 떠 있는 무지개가 엽서 뒷면에 담겨 있네요. 그럼, 천천히 읽어볼게요.”

※ 보라: 보이는 라디오




다시 공중에 흔들리는 제스처를 확인한 그가 천천히 입을 뗀다.
새벽과 어울리는 피아노 연주는 조용히 목소리를 따라 흩어졌다.  




- “안녕하세요,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여주라고 합니다.”




하얀 엽서 위 촘촘히 새겨진 글자를 매만지는 미성은 어느새 사연의 주인공 되어 스튜디오를 채웠다.
푸른 새벽을 닮은 목소리였다. 




- “저에겐 잊지 못할 이야기가 있어요.

......

-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 같은 이야기요.”










라디오 마이크를 통해 울려 퍼지는 기억의 조각들.













- “2016년 11월 17일, 그날은 세상에서 가장 추운 날이었어요.”













Oh My Rainbow
Kiss me hard in the pouring rain













Chapter. 1 〈너, 그리고 나>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










#01.

- [문제 풀다가 모르면 무조건 3번이다? 알겠지?]

......

- [수험표 있으면 영화 반값! CGV 앞에서 기다릴 테니까 시험 끝나고 꼭 연락 바람! 물론 오늘 수능도 잘 보고!]




오전 5시 33분. 몽롱함을 깨우는 진동에 뻑뻑한 눈가를 더듬는다. 휴대폰 속 승관의 문자로 시작된 하루였다. 뒤척이는 순간마다 삐걱대는 침대가 기상을 재촉한다. 뻐근한 허리를 벽에 기댄 채 오늘 날짜를 확인하자, 흐린 시야에 몇 번이고 담기는 그것이 알 수 없는 감정이 된다. 

2016년 11월 17일. 약 990일을 견뎌 온 인생의 태엽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한가득 물 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일으켜 맨발로 걷는다. 빛 따위 없는 짙은 어둠 속에서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침대에 처박은 휴대폰이 성질 급한 녀석을 대변했다.




- [근데 너 일어나긴 했냐? 수험장까지 가려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좋을 텐데?]

......

- [오늘도 지각하면 끝이야 끝!! 라이프 이즈 오버라고!! 일어나ㅏ나ㅏㅏ]




텍스트가 실제 목소리가 되는 환상이 일었다. 예전 같았다면 당장이라도 원피스 주인공처럼 고무고무 팔을 녀석의 창문으로 뻗어 머리카락을 앞뒤로 잡아당기고 '널 부숴버릴 거야' 라며 귓가에 속삭였을텐데 말이다.




- [걱정하지 말고 시험 잘 보고 와]




녀석이 그토록 기다리는 답장을 보낸 후 책상 한 쪽을 차지한 스탠드 스위치를 올려 내 세상을 밝힌다. 아직은 그림자가 살아있는 딱 그 만큼의 불빛, 구겨진 교복과 검은 백팩의 그림자를 고요함에 방치된 눈동자가 훑는다. 손가락을 말아 오랫동안 먹먹했던 가슴을 툭툭 내려친다. 얹힌 듯한 답답함은 아주 먼 시간 동안 견뎌 온 병이었다. 










아이야, 이제 이 지독함을 평생 떠안지 않아도 되는 구나.

나도…. 너처럼 떠날 수 있겠구나.










덜컥 차오르는 눈물을 닦아내도 금세 젖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반복된 고통을 제대로 털어내지 못한 사람은 매일 그렇게 잠수했다. 학교와 사람, 그리고 사람과 학교. 인생의 전부를 그것과 그들로 보내고 치유하지 못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건 괴로웠다. 그리고 그 괴로움을 겪어본 사람 중 몇 명은 이렇게 말했다.










- ‘걱정 없이 공부할 때가 제일 좋았지.’

……

- ‘너희가 아직 어려서 모르나 본데, 학생일 때가 가장 편한 거야.’

……

- ‘요즘 것들은 뭐만 하면 힘들고 죽고 싶고……. 참나, 돈을 벌어봤어야 알지. 배부른 소리만 해 아주.’

……

- ‘지금 힘든 건 힘든 것도 아니야. 다 변명이고 엄살일 뿐이잖아.’










아니요, 힘듦을 변명과 엄살로 둘러댈 만큼 우리는 나약하지 않습니다. 12년의 긴 세월 동안 우리의 전부는 학업이었고, 학업은 곧 우리였습니다. 같은 계절이 수도 없이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전부를 참고 이겨내고자 했고, 타인으로부터 강요받은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져야 했으며, 결국 이렇게 곯아 터진 진물로 눈시울 붉히는 것뿐입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를 폄하하는 ‘그들’에게 난 당당히 말하고 싶었다.




'힘듦을 변명과 엄살로 둘러댈 만큼 우리는 나약하지 않습니다.
다만 또 다른 당신들이 만들어낸 굴레에 몇 번이고 도려진 살점을 보며 아파하는 것뿐입니다' 라고.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01 | 인스티즈

 #02.


2016년 학기 초, 진학 상담을 위해 교무실로 불려간 날이었다. 담임은 햇볕이 드는 창가 앞에 앉아 노트북 화면에 띄워진 학생부 성적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며 시큰둥한 목소리로 마음에 빗금을 그었다. 이런 시절을 다 겪어봐서 안다는 ‘그들’의 전형적인 말투로.


인마, 네가 한 번 사회에 나가봐라. 이런 성적 누가 거들떠보지도 않아. 곧장 쓰레기통이야, 알아? 모의고사만 어쩌다 한번 잘 보면 뭐해? 내신이 이 모양인데. 대학은 어떻게 갈래? 공부가 얼마나 쉬운 줄 아니? 내가 지금 학생이면 ‘고맙습니다.’ 하고 밥도 안 먹고 공부만 했을 거다. 쯧, 말한다고 해서 네가 알 리가 있나.

진학 상담이 아닌 본격 '너는 왜 이따위로 살았니' 시간으로 변질된 공간 속에서 담임은 점심때 먹은 잔 시금치가 이에 끼었는지 어금니 안으로 새끼손가락을 넣었다. 혀를 차며 오로지 쩝쩝거리기 바쁜 담임과 노트북에 담긴 내 증명사진이 서서히 어긋난다. 젖은 손바닥을 무릎에 문지르고 주먹을 말아 쥐는 본능은 때를 가리지 않았다.




- “선생님, 제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왜였을까. 누군가의 악담에도 끄떡없던 내가 불현듯 명치 끝부터 치고 올라오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이런 말을 뱉어낼 줄이야.




- “임용고시는 개나 소나 다 볼 수 있어요?”

- “뭐 인마?”

- “선생님 보니까 그런 것 같아서요.”

- “이 새끼가!”

- “적어도 올해는 자격 미달인 사람이 제발 뽑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특히 공감 능력 결여된 분들 있잖아요. 선생님처럼.”




뒷목을 잡는 담임을 향해 보란 듯이 이죽거렸다. 마치 숨어있던 또 다른 자아 하나가 튀어나온 듯싶었다. 무자비한 언어에 담임은 입을 쩍 벌리며 이따금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그 결과로 열아홉 막바지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싸움을 해봤다. 친구도 아닌, 선배도 아닌, 무려 담임과. 출석부가 머리통을 강타한 건 그로부터 머지않은 일이었다. 지나가던 교사들의 한숨과 교무실에 있던 몇몇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한데 엉킨다. 소음 중 이런 소음이 없었다.




- “너 따위 같은 것들 때문에 교사 위신이 무너지는 거야!”

- “…….”

- “말이라도 곱게 처먹어야……!”




출석부 모서리에 정수리가 찍혀 따끔거렸다. 담임의 우악스러운 손에 들린 것을 잡아 바닥으로 내팽개치자, 주변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옆 반 교사는 아차 싶었는지 담임을 끌어안고 격리 조치하기 바빴다. 교육청 어쩌고 하는 것을 보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대화였다.

이윽고 '대 수능 실전 기출문제' 대신 A4 용지와 모나미 볼펜 한 자루를 얻었다. 워드 문서 기준 글자 크기 10 Pt, 앞뒤 빽빽하게 채우라는 담임의 호령에 ‘네, 수능 말고 제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여기 있었네요’ 라는 고마움을 전하며 상대방 관자놀이에 있는 핏대 하나를 불룩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학교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처음 가져봤다.
물론 반성문과 함께 과학실에 갇힌 거지만.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01 | 인스티즈

 #03.


5층 복도 끝에 자리한 오래된 과학실. 녹이 슨 회색 자물쇠 안으로 뻑뻑한 열쇠 하나를 넣는다. 손바닥 안에 깊은 자국이 생길 때까지 돌리며 힘을 주자, 제 짝이 아닌 척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던 열쇠의 톱니가 운 좋게 맞물렸다. 투박한 소리를 내며 옆으로 젖혀지는 오래된 출입문. 그 안으로 과학실 특유의 쾌쾌한 냄새가 온몸을 찔렀다.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을 밟으며 반성문을 쓰기에 가장 적절한 자리를 찾아 헤매던 삼선 슬리퍼는 암막 커튼에 가려져 제 모습을 감춘 창문으로 향했다. 언뜻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운동장을 향한 것임이 틀림없었다.




- “찾았다.”




맨 왼쪽, 커튼이 닿지 않은 한쪽 창문은 쨍한 햇볕을 그대로 흡수하며 앞에 놓인 테이블을 밝혔다. 조심스레 다가가 책상 위에 종이와 볼펜을 올려놓고 쇠로 만든 동그란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 “아, 오답 노트 해야 하는데.”




머리를 쥐어 감쌌다. 본래 당일 계획은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던 오답 노트 정리였다. 하루가 이렇게 일그러질 줄 알았다면 진작에 시작하고도 남았을 텐데. 아아, 일단 반성문부터. 손가락 사이로 볼펜을 돌리며 죄송하다는 말로 도배질을 해 볼까 나름 열심히 궁리할 무렵이었다. 피부로 느껴지는 서늘한 바람에 작게 몸을 떨었다.

과학실이 이렇게 추웠나. 4월이면 완벽한 봄이라 생각했는데. 얇은 교복 셔츠 한 장과 그 위에 걸친 조끼는 지금의 한기를 막아주기에 역부족이었다. 볼을 스치는 찬 기운에 고개를 돌리자, 정 반대에 있는 암막 커튼이 흔들렸다. 창 하나가 바깥바람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어쩐지 젖은 벚꽃 냄새가 난다 싶었다.






그래, 쾌쾌한 냄새보단 벚꽃 냄새가 좋지.












정화도 되고.












햇빛도 들어오고.

































신발도 보이고.




















- “……신발?”










헛것을 보는 것일까.

아니다, 신발이다. 분명 신발이었다.

몇 번이나 눈을 깜빡여도 그것은 선명했다. 하얀 운동화,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건데 역시 실물로 보니까 더 예쁘다가 아니지. 김여주, 지금 이럴 때가 아니잖아.

작게 일렁이는 물결 밑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운동화 한 쌍. 먼지 하나 묻지 않은 새하얀 것을 보고 있던 것도 잠시, 바람에 일던 커튼이 잠깐 돌풍을 맞았는지 허공으로 높이 떠올랐다. 자연스레 내 시선도 그것을 따라 위로 향했다. 그리고…….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01 | 인스티즈

 얇은 커튼과 봄 햇살,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한 사람.

창 바깥으로 다리를 내밀고 앉아 가만히 운동장을 내려다본다. 천장으로 솟은 커튼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다시 그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존재에 눈을 뗄 수 없어 연신 손가락을 말아 쥐었다. 우리 학교 학생임은 틀림없었다. 짙은 남색 마이와 재질이 좋지 않다며 가끔 남학생들의 원성을 산 회색 교복 바지, 그리고 창틀 옆에 놓인 하얀 플라스틱 명찰이 빛에 반사되고 있었으니까.










……위태로워.

눈앞의 그를 말해주는 단어였다. 삼선 슬리퍼 한 쌍은 위태로움을 향해 앞으로 나아갔다. 삐걱거리는 바닥 소리와 마른 침을 넘기는 소리, 그리고 다시금 커튼이 나부끼며 위태로움을 토해내는 소리만이 주변을 감쌌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실루엣에 넋을 잃는다. 이마와 콧대를 지나 어느덧 목선까지 얇은 수채화 붓으로 부드럽게 그려낸 것만 같은 옆 모습은 언젠가 두꺼운 미술책에서 봤던 한 작가의 사실 묘사 화와 같았다. 실제인지 그림인지 현실조차 헷갈리게 하는 그런 피사체.

시곗바늘이 얼마만큼 흘렀는지 모를 만큼, 그날은 섣불리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교실 안으로 불어오는 벚꽃 내음을 맡으며 스스로도 적막함을 피워낼 뿐이었다. 그러다 불규칙하게 내쉬던 숨을 불현듯 참아낸 건, 다름 아닌 공중으로 떠오르는 꽃잎과 함께 커튼이 힘차게 날아오르는 순간이었다. 틈새로 보이는 그의 두 눈과 내 것이 허공에서 마주치게 되었으니 말이다.




- “뭐야, 너.

- “…….”




양쪽 귀에 걸린 이어폰을 거둬내는 얼굴에 당황함이 역력했다. 그와 나의 거리는 겨우 세 발자국 남짓. 누가 봐도 어정쩡한 자세로 눈을 깜빡이는 날 피하지 않고 빤히 바라보던 그가, 자신의 손끝에 엉킨 이어폰을 잠시 확인하다 다시 시선을 두었다.




두 눈에.

마음에.

내 두 눈과 마음에.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동자 속에 별을 품은 밤바다가 일렁인다.
그것은 결국 단단하리라 믿었던 내 세계를 가볍게 무너트리며 가득 밀려들어 왔다.
숨이 가빠졌고 심장은 요동을 쳤다.










오후 2시 25분. 학교가 벚꽃으로 말갛게 물들 때, 내 안에 하염없이 들어차는 그를 더 이상 담지 못하고 애써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다. 환기하는 것이다. 두 볼에 발갛게 핀 열기를 식히려 안간힘을 쓰는 내게, 굳게 닫혔던 그의 입술이 벌어졌다.




- “너도 죽으러 왔어?”




창문 밖을 쫓는 시선이 그를 향했다. 그 예쁜 눈으로, 예쁜 입술로 ‘너도 죽으러 왔어?’ 라니. 꽤 담담한 질문에, 난 그저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그의 입술이 곡선을 그린다. 날카로운 인상과 어울리지 않는 말간 미소였다.




잠깐만, 너도 죽으러 왔냐고? 너도?
그럼 본인은 지금 여기에 죽으러 왔다는 거야? 학교에?




순간의 사고 회로는 아찔했다. 달아오르던 얼굴이 이내 제 색을 찾으며 정신을 일깨웠다. 간신히 이성의 끈을 잡으니 머릿속을 헤집는 수많은 물음이 튀어나왔다. 당장이라도 창밖으로 몸을 던져 바닥으로 곤두박질쳐도 이상하지 않는 순간이었다.




- “여주야.”

- “……어?”




뭐야, 내 이름을 알아? 무언의 질문에 답하기라도 하듯, 그가 말갛게 웃으며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조끼에 달린 명찰을 매만지며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아마 이것을 본 것일까. 빛에 반사된 그의 것을 확인하자 하얀색 플라스틱 명찰이 보인다. 그러니까… 내 앞에 있는 너도 3학년이라는 건데. 나는 왜 널 한 번도 본 적이 없을까.










- “오늘….

……

- “나, 죽을까.”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01 | 인스티즈

 오후 2시 27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햇무리가 소년을 비춘다.

두 눈을 깊게 감은 그 소년은 온몸으로 흠뻑 햇살을 맞는다.

세상의 시작인 것처럼, 순간의 마지막인 것처럼.




- ‘여주야.’

……

-‘나, 죽을까.’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언뜻 보기에 꽤 담담하지만, 깊은 아픔에 시달리는 소년의 목소리였음을.
정말 죽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 살고 싶어 하는 것이었음을.




지금 내가 느끼는 너는 그래.
살고 싶은 거지, 너.




강렬한 햇무리는 다른 운명의 순간을 찾아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다시 찾아온 까마득한 정적, 빛이 거둬진 명찰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이지훈, 이름도 네 눈처럼 예쁘다.










#04.

오후 2시 30분. 학교 전체에 종소리가 울렸다. 그는 바깥으로 아슬하게 내놓은 몸을 교실 안으로 들이고 발밑에 놓인 하얀 운동화를 구겨 신었다. 이내 허리를 숙여 검지손가락으로 뒤꿈치 부분을 넓히며 발을 쏙 들여놓았다. 바닥에 앞코를 통통 튀기며 확인까지 하는 여유로운 모습과 더불어, 그는 휴대폰과 제 명찰을 챙겨 들고 내 눈과 마주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가고 싶은데 비켜 줄래’라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빈 손바닥을 휘휘 내저었다.




- “비켜 달라고?”

- “응.”

- “…진심이야?”

- “어.”




기가 찼다. 방금까지 생사를 논하던 그가 맞는지 당장이라도 헛웃음이 튀어나올 듯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죽을 거냐고 물어봤잖아. 그것도 내 이름까지 친절히 부르면서.




- “너, 혹시 이중인격자야?”

- “뭐?”




맞아, 내가 생각해도 이런 질문 어이없어. 어이없는 거 아는데, 지금 내 입장에선 네 행동이 더 어이없거든. 매끄러운 미간 사이에 잔물결을 그리는 그를 추궁하며 답을 얻어내려 애를 썼다.




- “아니면 단기간 기억상실, 뭐 이런 거?”

- “뭐라는 거야.”

- “그래서 조금 전까지 있었던 일 기억 못 하고 그런 건가?”




똑같이 인상을 찌푸리며 나름 진지하게 묻고 있던 참이었다. 심각성을 깨닫길 바라는 내 마음과는 달리, 그는 가볍게 실소를 터트리며 건조한 한마디를 던졌다.










[세븐틴/이지훈] O.M.R (Oh My Rainbow) _ 01 | 인스티즈

 - “아프면 병원을 가. 학교가 아니라.”





본인을 정상이 아니라 판단한 내게 기분이 퍽 상한 듯싶었다. 무미건조함이 낳은 결과는 보란 듯이 휴대폰에 감긴 이어폰을 풀어 양쪽 귀에 꽂는 그가 있었다.




- “야…….”

- “…….”

- “아니, 어떻게 하면 이렇게 태연할 수가 있는데? 지금 네 앞에 있는 나는 심장이…… 아니, 간……. 그래, 간이 떨리는데!”




못 본 사람처럼 스쳐 지나가려는, 그러니까 내 간을 이리도 떨리게 한 장본인의 팔을 덥석 잡고 말을 이어갔다.




- “내가 진짜 아픈 사람이었으면 어쩔 뻔했어?”

- “…….”

- “죽고 싶다는 말 듣고 충격받으면 네가 책임지기라도 할 거야?”




그날의 목표는 딱 하나였다.
어떻게 하든 그의 마음을 듣고 싶었다.

왜 죽고 싶어 하는지.
왜 울지 않는지.















아니, 왜 울지 못하는지.










혹여 잡은 팔을 뿌리칠까 조바심을 내는 나와 달리, 그는 입꼬리를 아래로 길게 늘이며 눈을 맞췄다. 양 끝에 박혀 있는 보조개가 반짝 고개를 내민다. 제 딴엔 꽤나 진지한 질문이었는지, 오른쪽으로 고개를 젖히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 “……음.”




여전히 그의 팔은 나에게, 정확히 말하자면 내게 팔목을 잡힌 채 고민하는 그가 보였다. 겉으로 볼 땐 마른 애처럼 보여 팔목도 얇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굵다. 언뜻 보면 새침하게 생긴 여자애 같은데 만져보니 또 다르네. 눈도 남자 답고 턱선도 곧게 뻗었, 아니야 뭐라는 거야! 이거 아니야!

생각의 꼬리가 더 이상 흐르지 못하도록 양옆으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먼지를 먹었는지 잔기침이 일었다.




- “뭐하냐.”




마치 세차장 안에서 돌아가는 솔처럼 이리저리 머리를 흔드는 생물체가 안쓰럽다는 듯 애처로운 그의 눈빛이 보였다. 너무 오버했나, 상대방의 얼굴이 두 개로 보일 지경이었다. 골도 약간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아, 김여주. 진짜 뭐 하는 거야 쪽팔리게. 




- “아프면 정말 병원을 가.”

- “…….”

- “그리고 이렇게 세게 잡으면 아프거든. 정 잡고 싶으면 다음에는 여기 잡던지.”




내게 잡힌 팔목을 슬쩍 빼내며 본인의 남색 마이 아래 작은 주머니를 톡톡 가리켰다. 짧은 침묵 끝에 그는 등을 보이며 서서히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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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4월. 그리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의 끝자락에 서 있던 나는 늘 그렇듯 오기가 생겼다.

아무것도 무서울 게 없는 나이. 굳이 두려운 걸 하나 꼽자면 올해가 가기 전, 이 세상에서 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뭐 그런 거.





- “야.”




이미 멀어진 그를 돌려세우는 건 무리인 걸까. 그의 새하얀 운동화가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을 밟으며 해부된 개구리가 담긴 선반을 지나 내가 들어왔던 문턱에 닿았을 때, 내 목소리는 다시 그를 범람했다.




- “이지훈.”




문고리를 향한 그의 긴 손가락이 허공을 떠다녔다. 가는 내내 뒷모습만 보였던 하얀 신발 앞 코가 날 향했다. 떨어진 간격 때문에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어 한 발, 두 발, 그에게 가까워지는 슬리퍼 소리. 다가갈수록 선명해지는 말간 얼굴에 볼을 붉힌다. 우리 사이는 다시 세 발자국 남짓.




- “내 이름 어떻게 알았어?”




뭐야, 그렇게 잘난 척을 하더니. 그가 둥글게 쥐고 있는 하얀 플라스틱 명찰로 눈길을 보내자, 내 시선을 따라 손바닥을 펴며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 “너도 내 이름 봤잖아.”

- “그래서.”

- “그래서…….”




그냥, 나도 한 번 불러 보고 싶었다고. 입가에 맴도는 문장을 마음으로 곱씹으며 어색한 공백을 맞이할 때였다. 교복 주머니에 든 휴대폰이 짧게 울리며 신호를 보냈다.




- [와, 수험생이 교실에 없다니? 수능 안 보나 봐?]




간단히 말해 ‘김여주, 너 어딘지 말 좀.’ 이 말을 저렇게 돌려서 말한 거다. 발신자는 역시나 부승관. 그래, 하루라도 연락이 안 오면 네가 아니지.

바로 옆 반임에도 불구하고 쉬는 시간마다 전화와 문자를 돌려가며 쓰는 녀석 때문에 고3이라는 핑계로 휴대폰을 없애버릴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급할 때 연락은 해야 한다는 승관의 설득에 꾸역꾸역 들고 다니던 참이었다. 지금 답하지 않으면 분명 문자 폭탄을 안게 될 것이 확실했다. 한 손으로 빠르게 비밀번호를 풀고 키패드를 톡톡거렸다. [진학상담 중, 나중에 연락 바랍니다.] 아무리 봐도 이렇게 간단하고도 완벽한 문장은 없을 것이다.

전송과 함께 전원 버튼도 길게 눌러 휴대폰의 목숨을 가로챘다. 어색한 분위기 속, 짧게 가다듬은 목소리는 여전히 내 앞에 서 있는 그를 향했다. 




- “이지훈.”

- “나 바쁜데.”

- “너, 재미있는 거 할래?”




상대방의 마이 주머니를 살짝 끌어당기며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햇살을 머금지 않아도 예쁘구나, 네 눈은. 빈 교실 안을 가득 채우는 마음과 입술소리.




- “나랑 같이 반성문 쓰자.”




그날,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핑계는 반성문이었다.










사실 속뜻은 ‘나와 같이 있어 줘’ 였지만.










#05.

홀로 외로이 앉아 학교가 파할 때까지 꼼짝없이 갇혀야 했던 과학실에 한 사람이 더 늘었다.
바짝 예민함이 돋은 그의 눈꼬리에 실실 웃음이 나는 까닭은 아마 햇볕이 잘 드는 창 곁에 앉아 있기 때문일지도.




- “어디 살아?”

- “반성문 왜 쓰는데?”

- 동생이나 형은?”

- “이거 다 채워야 보내준대?”

- “ 뭐 좋아해?”

- “오늘 집에 못 가겠네.”




한쪽 손에 턱을 괴고 본격적인 질문을 쏟아내자, 그의 시선은 오로지 테이블만을 응시하며 볼펜과 종이를 의미 없이 만지작거렸다. 오늘 안에 다 쓰려면 지금 말할 시간도 없을 텐데. 내 질문 따위는 들은 척도 하지 않던 그가 종이 모서리 끝에 실금을 내며 슬쩍 입술을 종알댔다.




- “그나저나,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 “…….”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과학실로 통하는 문은 다 잠겨 있었는데……. 혹시, 건물 벽에 설치된 파이프를 타고 온 건 아닐까. 뭔가 그러고도 남을 것 같은 캐릭터란 말이지. 의심의 코를 킁킁대는 내게, 그는 복도 창문을 턱 끝으로 가리켰다.




- “열려 있었어.”

- “열려 있었다고?”

- “응.”

- “…네가 열었지?”




당당한 말투에 괜한 웃음이 샜다. 그는 자신이 가리킨 창을 힐끗 쳐다보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또다시 종이 모서리 끝을 접기 시작했다. 이것 보게, 말이 없는 걸 보니 네가 열었구나. 거짓말은 못 하는 성격인 듯, 작은 귀 끝이 붉다 못해 새빨갛다. 




- “땡땡이야? 아니면 조퇴?”

- “왜.”

- “궁금해서.”




지금쯤이면 다들 지루한 수업에 한창일 시간이었다. 나는 호된 벌로 갇혔다 해도 그가 왜 이 시간, 다 허물어져 가는 빈 과학실에 있었는지 내심 궁금한 까닭이었다.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의심의 등불은 타올랐다. 정말 목숨을 내던지려 했던 걸까.




- “둘 다 아니야.”

- “그럼 뭔데?”

- “양호실 간다고 하고 나왔어.”

- “어디 아파?”

- “아니.”

- “그런데, 왜?”

- “그냥, 쉬고 싶어서."

- “양호실은 2층이야, 여긴 5층이고.”

- “교무실 맞은편이라 가기 싫어.”

- “뭐가 어때서.”

- “그건 쉬는 게 아니야. 낮은 층이라 경치도 별로 안 좋고.”




마치 세상을 다 살아 본 것만 같은 표정으로 나름 진지하게 답하는 말투가 꽤 귀여웠다. 볼펜으로 끄적거리며 낙서를 하던 그가 귀여운 이모티콘 흔적을 남긴다. 자신과 닮은 귀여운 얼굴.




- “아까 있잖아…….”

- “…….”

- “정말…… 죽으려고 했어?”




볼펜의 움직임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단순한 끄적거림이 그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의미였다. 담담한 시선을 던지는 그를 꿋꿋이 마주한다. 살려 달라 외치던, 결코 잊을 수 없는 눈빛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앙다문 그의 입술이 벌어진 건 짙은 숨을 내쉬고 난 후였다.




- “아니.”

- “그럼 그런 말은 도대체 왜 한 거야? 정말 큰일 나는 줄 알았다고.”




‘죽을까’라는 말에 내 심장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무한대를 돌았다. 바로 그 자리에서 곤두박질할 것만 같아 불안에 떨던 긴박한 순간이었는데, 인제 보니 나 혼자 긴박한 순간이었구나. 불쑥 짜증이 솟는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이지훈, 그의 목소리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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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그렇게라도 말하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싶어서."


- “지금 네 기분이 어떤데?”

- “…좀, 짜증?”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죽음이 최소한 하나라도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라도 편해지니까.”

- “…….”

- “그러다가 정말 죽고 싶으면 죽고.”




무심한 말투 속에서 잘게 피어난 가시덩굴이 따끔거렸다.




- “가끔 물어보고 싶었어. 이런 내 감정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끼는지.”

- “…….”

- “오늘의 다른 사람은 너였고.”

- “…….”

- “내일도 네가 있으려나.”




얼만큼 익숙해져야 죽음에 대해 이렇듯 담담해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그가 짊어진 짐은 내가 감히 감당할 수 없는 무게였다. 내 멍한 표정에 정신 차리라며 피식 웃던 그가 흐트러진 종이를 한데 모아 내 앞에 가지런히 내밀었다. 중앙에 볼펜을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 “이지훈.”

- “…….”

- “내가 왜 여기에 갇힌 줄 알아?”




상대방이 자신의 속마음을 여과 없이 말해준 것에 감동 받아 그에 대한 답장이라도 하고 싶었나. 아니, 좀 더 솔직해지자면 내 말을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줄곧 밑으로 향하던 날카로운 눈매가 내게 닿는다. 그리고 이어진 대답은 참으로 냉정했다.




- “잘못 했으니까.”

- "네가 봤어? 내가 잘못한 거?"




성인의 문턱 막바지에 서 있는 나이였지만, ‘네가 잘못했어’라는 명백하고도 단호한 문장은 아직 10대인 내 감정의 불씨를 짚이기에 충분했다. 사뭇 날카로워진 분위기에 문득 정신을 차리며 옅은 한숨을 내뱉었다. 아, 미안. 너 때문에 온 건 아닌데. 그는 개의치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 “어른들 눈에는 네가 가시거리였겠지.”

- “…….”

- “우리한테는 절박한 상황이었을지 몰라도.”




교무실에서 벌어졌던 선생과 제자의 피 터지는 싸움을 바로 옆에서 본 것처럼, 그의 대답은 망설임 없었다. 담임은 내게 뭐라고 했으며, 또 어떤 행동을 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그는 마치 내 속마음을 들여다본 듯했다.




그래서였는지도 몰라.
오래된 친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오늘 처음 본 그에게 거리낌 없이 말했던 게.




- “정말 이해가 안 가. 저 사람들도 분명히 과거의 우리였잖아. 그럼 알잖아, 얼마나 힘든지. 그런데 어리광 부리지 말아라, 너희가 아직 진짜 힘든 일을 겪어보지 않아서 그런 거다, 우리가 행복에 겨워서 잘 모른다는 둥 어떻게 하든 우리를 깎아내리고 싶어 해. 내 미래를 위해 상담하러 간 거지, 내가 얼마나 병신 같은지 훈계받으러 간 거 아니잖아. 말 같지도 않은 말 듣고 있으면 죽도록 괴로워하는 내가 너무 바보 같고 멍청해 보여.”




수천 번, 수만 번 일어나도 다시 주저앉게 만들어.




- “3년 내내 살점 다 뜯긴 애들한테 지금 너희가 겪는 고통 많이 힘든 거 안다고, 그런데도 끝까지 견뎌줘서 대견하다고, 차등으로 매겨진 등급으로 평생을 판단하지 말라고 말이라도 해줄 수 있잖아. 적어도…… 적어도 선생님이라면 우리를 알잖아.”




머리가 뜨거워지고 덩달아 급격히 달아오르는 얼굴이 현재의 심경을 대변했다.

그러나 점점 격해지는 내 감정과 달리, 그는 시선을 마주한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 “토하고도 남을 문제풀이, 오답 풀이, 그리고 가끔 능력치 확인하라면서 종이 쪼가리 던져 놓고는 그 결과로 등급 매기기 바빠. 올해 누가 A대를 갈 수 있는지, 도대체 몇 명을 떨궈내야 하는지……. 떨궈진 애들은 당연히 학교 관심 대상에서 바로 제외 돼. 왜? 애초부터 필요가 없으니까. 현수막에 넣지 않을 이름들이니까. 이게 무슨 학교야. 서바이벌이랑 다를 게 뭐야, 대체.”




결국 학교도 전락한 것이다. 나는 공부를 특출나게 잘 하지도, 그렇다고 아예 못 하지도 않는 그 중간 어느 선상쯤에 있었다. 천재도, 바보도 아닌 그 애매한 재능 앞에서 항상 좌절해야만 했고 학교가 정한 데드라인에서 간신히 뻐끔거리는 수백 마리의 물고기 중 하나였다.




- “성적이 곧 인성이라 말하는 빌어먹을 학교가 우릴 보호해 주는 울타리라며. 그런 울타리가 매일마다 아이들을 걸러내. 공교육마저 거지 같은 짓거리를 하는데, 이 문제의 주범인 사회는 쳇바퀴처럼 굴러가. 눈을 감고 귀를 닫아버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원래부터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처음 만난 이와 한 공간에 앉아 속 얘기를 나눈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 내 옆에 앉아있는 그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든 걸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침을 튀기며 악담을 퍼붓던 꼰대도,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던 주변 사람도 아닌, 그도 나와 같은 시간을 겪고 있는 수험생이었으니까.

그는 고개를 다시 천천히 끄덕이며 눈썹 사이로 짙은 물결을 냈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붉어졌을 내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는 시선은 한동안 계속됐다. 일절 말 한마디도 없이 말이다. 물론 피드백 같은 건 처음부터 바라지도 않았지만, 내심 서운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랜 침묵으로 시계의 째깍거림이 유달리 크게 들려올 즈음, 그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내게 손을 뻗었다.




- “야, 뭐 하는…….”

- “…….”




슬로우 모션처럼 다가오는 커다란 손에 숨까지 참아가며 눈을 감는다. 숨을 왜 참아야만 했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그저 내 이마에 시원한 감촉이 닿았다는 것밖에. 이번엔 오른쪽 볼에 서늘함이 닿는다. 설마 이것이 이지훈만의 위로인 걸까. 같은 수험생으로서 힘내라는 무언의 파이팅 같은 그런 건가.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최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굴릴 때였다. 그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가며 입술을 뗐다.




- “야.”

- “…….”

- “너, 열나.”

- “응?”

- “뜨거워.”




짐짓 심각한 말투로 내 두 볼을 자신의 손바닥으로 덮는다. 그의 깊은 눈과 마주쳐 헛기침하던 목이, 말간 미소에 달아오르던 두 볼이, 매끄러운 입술에 어지러움을 토해내던 머리가 절대 아파서 그럴 리 없다. 나는 날 잘 안다. 




-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그래. 진학 상담만 아니었으면 온전히 건강한 상태였을 거야.”

- “…….”

- “잠깐 열 받아서 아픈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진짜로.”




두 볼에 닿은 손을 치워내며 구석으로 유배당한 볼펜을 집었다. 펜을 똑딱이며 ‘반성문’의 ‘반’을 손바닥만큼 크게 쓰다, 문서 작성 기준 10Pt라는 담임이 생각나 애써 크게 쓴 글자 위에 두 줄을 긋고 바로 옆에 손톱보다 더 작은 글씨를 새겨 넣었다.




- “……아.”




눈을 깊게 감았다 뜨길 여러 번, 불현듯 몰아치는 두통에 옅은 신음을 흘렸다. 당장이라도 뇌가 산산조각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타이밍이었다. 의지를 몽롱하게 만드는 열과 빠르게 쿵쿵대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듯 정신을 흔들었다. 결국, 툭- 하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볼펜.




- “김여주.”

- “……아아.”




바닥을 긁는 의자 소리와 추위에 떠는 어깨를 감싸는 짙은 남색 마이 하나. 숨을 크게 들이쉬자 코끝에 낯선 향기가 드리운다. 아니, 아까 전부터 줄곧 스쳤던 그 향내다. 그가 내 앞에 허리를 숙여 마이 단추를 채워 나갔다. 곧이어 자신의 외투 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거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당최 울렁거리는 속과 계속되는 두통에 차마 밖으로 꺼내지 못할 욕들이 입 안에 가득했다. 올해 액땜 이제서야 하나 봐.




- “형, 지금 바빠?”

……

- “아파서 그러는데, 가면 좀 봐줄 수 있어?”




휴대폰 너머 상대방을 향해 다짜고짜 바쁘냐 묻던 그가, 색색거리며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내 이마를 다시 짚는다. 더 뜨거워. 작게 혼잣말을 되뇌고는 이맛살을 잔뜩 찌푸린다. 그를 피하려 고개를 돌리면, 기다렸다는 듯 머릿속에서 흩날리는 수십 톤의 돌덩이들. 종각에 자리한 제야의 종에 맞는 것보다, 지금 내 머리 안에 있는 고통이 왠지 더 아플 것 같다. 석고상처럼 굳어진 몸뚱이를 짊어진 채, 흐려지는 정신을 붙잡으려 최선을 다했다.




- “이지훈…… 스폰지 밥…….”

- “말하지 마.”

- “아무 말이라도 해야…… 정신을…….”

- “기운 빠지니까 하지 말라고.”




김여주, 오늘 정말 가지가지 한다. 자꾸만 옆으로 기울어지는 내 몸을 제 품으로 끌어당기며 한쪽 손으로 지탱해주고 있던 그가 움직이지 말라 엄포를 놓는다. 아니, 이게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 “어, 지금 갈 거야. 한 15분 정도 후에 도착하니까 그때 봐.”




그가 끊긴 휴대폰을 제 뒷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불쑥 내 앞에 쪼그려 앉아 등을 보였다. 병원 가자, 업혀. 잔머리를 적시는 식은땀과 야구 방망이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머릿속, 그리고 흐려지는 두 눈덩이. 두 팔을 뒤로 뻗으며 재촉하는 그를 보며 다소 거칠어져 가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 “손이 없어…….”

- “뭐?”

- “손…… 손 없다고…….”

- “무슨 말이야, 그게.”

- “팔을 안 끼웠잖아, 네가…….




마이 입힐 때 팔까지 끼웠어야지, 단추만 채워주면 어떡해. 눈사람과 흡사한 내 모습을 보며, 그는 그제야 실수를 깨달은 듯, 정갈히 잠긴 단추를 풀어냈다. 됐지, 이제 업혀. 넓은 등을 다시 내주며 신호를 보낸다.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몸을 일으켜 상대방의 목을 감쌌다. 붉어진 내 얼굴은 부드러운 목덜미에 자연스레 닿았고, 조금 더 짙어진 향내가 후각을 자극했다. 살짝 고개를 틀어 내 생사를 확인한 그가 다리 사이에 팔을 넣어 그대로 일어났다.




- “반성문 써야 하는데…….”




냉기가 도사리는 복도와 대비된 그의 체온에 반쯤 눈이 감기다, 담임의 표독스러운 눈빛이 생각나 건조한 입술을 축였다. 이대로 병원을 가도 되는 건지 걱정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생기부는 이미 말아 먹었다 해도 말이다. 개근이 내 유일한 자랑인데.




- “내일 써. 아니면 그다음 날 쓰던지.”

- “네 일 아니라고 그렇게 말해도 돼?”




어쨌거나 반성문의 '반'만 쓰고 교실을 나와버린 것이다. 당장 내일을 생각하니 그렇지 않아도 쿵쿵대는 가슴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가끔 자습시간에 몰래 나가서 밥을 먹고 들어 온 적은 있어도 이런 기약 없는 탈출은 생전 처음이었다. 물론, 처음 겪는 이 상황이 무섭기도 했고.




- “같이 쓰자고 했잖아, 반성문.

- “내가 왜, 네 일인데.”

- “그럼, 왜 같이 있어 줬어?

- “…….”




……아픈 것도 서러운데 꼭 차갑게 말을 해야 하나. 잡아도 그냥 가버리면 그만인데 지금까지 같이 있어 준 이유는 뭐냐고. 괜히 사람 오해하게 만드냐, 너는. 폭탄 같은 질문에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그가 파동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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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있으면 외롭잖아.”





예상치 못한 대답에 마른 입술을 깨문다. 그렇구나……. 그 흔하디흔한 동정 때문에 옆에 있어 준 거구나. 이런 게 바로 수험생들의 의리일지도. 정말 고맙다 이지훈. 그래, 내가 오해한 거야. 괜히 두근거리고…… 바보같이…….




- “넌 왜 진작에 나 아프다고 말 안 해 줬어?”

- “계속 말하면 머리 더 아파.”

- “미리 얘기라도 해줬으면 좋았잖아.”




마치 ‘조세호 씨, 왜 내 생일 날 안 왔어요?’ 와 같은 얼토당토않은 말. 아프니까 모든 게 다 원망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 것 같아. 점점 쌓여가는 이지훈에 대한 원망과 내 감정에 대한 원망. 오늘은 정말 되는 일이 없어.




그렇게 뻑뻑해진 눈꺼풀을 몇 번 깜빡이다 잠에 들었던 것 같다.
깊고도 깊은 절망의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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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logue.


- “김여주.”

- “…….”

- “……자?”




딩동-, 학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지훈은 그녀를 업은 채 한 손으로 1층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봄바람이 온몸으로 스며들 때쯤, 그는 평소 걷던 것보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공을 향해 다시 한번 입술을 떼었다.




- “말했잖아, 아프면 병원 가보라고.”

- ‘아프면 정말 병원을 가.’




약간 상기된 얼굴, 자신과 마주하는 내내 잘게 숨을 내쉬던 그녀를 보며 지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 '내가 진짜 아픈 애였으면 어쩔 뻔했어?'




……가정이 아니라, 너 진짜 아픈 것 같은데. 하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는 듯, 고개를 갑자기 양옆으로 세차게 흔들며 자신을 쏘아보기까지 한다. 이따금 내뱉는 잔기침과 더불어 자신의 팔목을 감싼 그녀의 체온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몸살감기에 빈번히 시달리던 자신과 거의 같은 증상을 보이는 그녀가 내심 신경 쓰인 것이다.

양호실이라도 데리고 가야 하나. 가쁜 숨을 내쉬는 그녀를 보며 생각에 잠기다 이내 거두는 지훈이었다. 타인을 위한 호의는 제 시간을 앗아가는 불필요한 배려라 여겼으니 말이다.




- ‘그리고 이렇게 세게 잡으면 아프거든. 정 잡고 싶으면 다음에는 여기 잡던지.’




지훈은 그녀의 작은 손을 거두고 무참히 등을 돌렸다. 현재 상황도 그가 지나쳐야 할 순간 중 하나라 생각했고, 지금 시기엔 더더욱 그래야만 했다.




- ‘이지훈.’

- ‘…….’




기분이 이상했다. 언어의 한계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었다. 마이 끝을 그러쥐고 자신과 눈을 맞춘다. 아아, 조금만 더 옆에 있어 주면 어떨까. 그냥……. 그냥…….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동정과 연민이라 치부하기에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마음이 달아올랐다. 이지훈. 이지훈. 되새길수록 벅찬 마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 건지.




지훈은 학교 정문 앞에 미리 서 있던 콜택시를 향해 짧게 손짓했다. 뒷좌석을 열어 그녀를 먼저 앉힌 후, 지훈도 옆에 자리를 잡았다.




- “순천향병원 맞으시죠?”

- "네, 빨리 가주세요.”




엑셀을 밟으며 매끄럽게 학교를 빠져나가는 택시 기사의 물음에 지훈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창문에 기대 연신 땀을 흘리며 불규칙한 숨을 내쉬는 그녀의 머리를 조심스레 제 어깨에 얹는다.

창밖으로 흩어지는 벚꽃과 그것을 닮은 그녀의 얼굴.

지훈은 조금씩 간지러워지는 마음을 긁어내려 애를 쓰지만, 잠결에 제 손을 잡아 쥐는 그녀 덕분에 비로소 떼어낼 수 없음을 깨달은 것이라.










열아홉, 모든 것들이 흔들리던 그때.
지훈은 자신의 정원에 무지개 하나를 피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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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그녀를 만난 그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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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 봤던 글이지만 또 새로운 느낌이네요(˘⌣˘*) 오늘도 예쁜 글 감사해요!
6년 전
독자2
전 암호닉이 thㅜ녕이 였마 윤맞봄이었나 암튼 ㅠㅠㅠㅠ반가워요 ㅠㅠ작가님 ㅠㅠㅠ
기다럈어요 ㅠㅠㅠ다기봐도 새롭고 ㅠㅠㅠㅠㅠ이들의미래가 기대되고 그렇네요 ㅠㅠ

6년 전
독자3
은블리 입니다ㅠㅠㅠ 기억하실지 오르겠네영ㅠㅠㅠ 작가님 보고싶었어요ㅠㅜㅠㅠㅠ 진짜ㅠㅠㅠㅠㅠ 정말 반가워요ㅠㅠㅠㅠㅠ함께 천천히 완결까지 달릴게요!ㅎ
6년 전
독자4
진짜 보고싶었어요ㅜ 봤던글도 처음부터 다시 보니까 그때 봤던날 날씨랑 사소한거 다 떠올라서 좋아요ㅜㅜ 항상 좋은글 감사해요
6년 전
독자5
독방에서 매번 추천글에 올라오길래 항상 보고싶었는데 이제야 보게되었어요!! 추천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첫 부분 읽기 시작하는데 필력이 대단하신게 바로 느껴졌어요..! 앞으로 계속 기다리게 될 것 같아요 ㅎㅎㅎ 암호닉 [물민]으로 신청해도 될까요?.. 다음 신알신 기다릴게요!! 이렇게나 좋은 글 재연재 해주셔서 감사해요!! ❤
6년 전
독자6
이렇게 다시 오엠말 보게 돼서 다행이에요ㅠㅠ 글 삭제된 동안 진짜진짜 보고싶었거든요 감사합니다ㅠㅠ 암호닉 신청되면 [호시바늘] 로 신청될까요ㅠㅠ
6년 전
독자7
으허ㅠㅠㅠㅠㅠ 혹시 지금도 암호닉 신청 될까여ㅠㅠ?
6년 전
독자8
유자예요! 작가님 일단 돌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 저 많이 슬펐습니다ㅠㅠㅠㅠ ㅜㅠㅠㅠㅠ 1화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니 새롭고 설레고 기분도 좋으네요 >_< 몽글몽글한 느낌 너무 여전하구 기쁨니다... 앞으로 계속 기다려도 되는거죠 ㅠㅡㅠ ♡ 작가님 좋은 하루 되세요 ♡
6년 전
비회원241.50
안녕하세요 작가님! 붕붕이에요
오랜만에 1화를 보니 옛날생각이 나네요
오엠알을 처음볼때 위로받는다는 느낌도 들었구 여주와 지훈이를 보면서 되게 즐거웠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오엠알을 오랜만에 읽게되니 기분이 새롭네요 ㅎㅎ
작가님 완결날까지 함께달려요♡♡♡♡

6년 전
독자9
헉.. 아니 작가님 어랏 .. 저는 우즈입니다 .. 그래요 ㅠㅠ쪼기에 제 암호닉있어서 완전 화들짝 했습니닷 ,,,ㅠ 작가님 잘 지내셨죠...? 진짜 보고싶어서 상사병 걸릴뻔해쏘요 .. 주르륵 벌써 저는 수시원서까지 접수했습니닷 ㅠ 시간 진짜 빨라요 ㅠㅠㅠ 젤 힘들었던 고3시험기간에 작가님글보고 웃고울고했던게 벌써 엇그제 같은데!! 암튼 O.M.R 다시 돌아와서 완전 기뻐요 ❤️이런 날은 파티를 열어야되는데 아쉽군요 .. 오랜만에 이렇게 다시1화를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ㅎㅅㅎ 고3의 지훈이와여주 저때까짓만해두 그렇고 그런사이 될 줄 몰랐는데 큼큼..>< 자까님 돌아오신걸 다시한번 환영하며 싸랑함니돳 ???
6년 전
독자11
헐 너무 아련아련해요 ㅠㅠㅠㅠ 재밌어요 ㅠㅠ !!!!
6년 전
독자12
진짜 ㅠㅠㅠㅠㅠ너무 기다렸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혹시 암호닉 지금 신청해도될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사실 저 오늘 이거 뜨고 세번째읽는중이예요 혹시 신청된다면 [우지꿍] 으로 신청하ㅡ고싶어여 ㅠㅠㅠ 아 진짜 너무기다렸어요
6년 전
독자13
독방에서 엄청 인기 많았었어서 보고 싶었는데 진짜 너무 좋아요 ㅜㅜㅜㅜ 혹시 지금도 암호닉 신청이 된다면 [순영완댯님] 으로 신청 가능한가요?
6년 전
독자14
여우비입니다 작가님 기억해주시다니 너무 반가워요ㅠㅜㅜㅠㅠ 1화 다시 보니까 막 또 처음 보는 것처럼 막 두근거리고 설레고 그래요ㅠㅜㅜㅜㅠ 또 같이 달려요 우리 ㅠㅜㅜㅜㅜㅜ
6년 전
독자15
프레이그런스에요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보고싶었어요 정말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6
너라는 꽃 / 작가님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다시 작가님의 글을 읽을 수 있고 작가님을 만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도 궁금하지만 잘 지냈다고 믿고 싶네요 작가님이 잠시 떠나셨을 때 텍파를 읽으면서 처음의 기억을 되살리며 기다렸었는데 다시 와주셔서, 행복하다는 표현 보다 더 어떤 표현을 해야 마땅한지 모르겠어요 다시 1화를 보니까 막 기분이 두근거리고 설레네요 :-) 아무튼 정말 보고 싶었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6년 전
비회원65.48
작가님 오랜만에 뵙네요!! 암호닉 보보를 기억하시나요?ㅎㅎ 브금 듣자마자 오엠알을 처음 알게 돼서 읽었던 그날이 마구 떠올랐어요 글의 특유 분위기랑 브금이 완죠니 찰떡이었고 오엠알 안의 지훈이도 츤데레스러운게 꼭 현실 지훈이 같아서... 다 읽고 나서 한참 멍하니 있던게 생각나네요 그게 벌써 겨울이었고 얼마 안 있으면 또 겨울이라니 무슨 시간이 이렇게 빠른지;ㅅ; 처음 댓글 달았을 때만 해도 입학도 안 한 슴살이었는데 이젠 뭐... 껄껄... 예전에 작가님이 사담으로 술과 함께 신입생 라이프를 잘 즐기고 있는 제 얘기를 써주셨던게 기억나네욧 ㅎㅎ 작가님도 그동안 잘 지내셨을 거라 믿어요! 헉 추억팔이 하다보니 넘 길어졌어요ㅠㅅㅠ 오엠알 오래 봅시다❣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
6년 전
비회원108.155
오엠알을 읽고 있으면 정말 글 속의 주인공이 제가 된 기분인 것 같아요.
다시 오엠알의 지훈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설레네요!
작가님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안 받으신다면 어쩔 수 없는거구요 ㅠㅠ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

6년 전
비회원108.155
오엠아르를 읽고 있으면 정말 글 속의 주인공이 제가 된 기분인 것 같아요.
다시 오엠아르의 지훈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설레네요!
작가님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안 받으신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요 ㅠㅠ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6년 전
독자18
암호닉 (주허니소스)로 신청해도 될까요? 오늘 처음봤는데 필력이 진짜 너무 좋아요 뭐가 따뜻한듯하면서 따뜻하지않은글은 오랜만이라서요
6년 전
독자19
베리소스윗입니다 작가님 진짜 보고싶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 현생때문에 한동안 무기력하게 살면서 오엠알 읽으며 기운나고 싶은데 계속 검색해도 안나오더라고요ㅠㅜㅜㅜㅜㅜㅜ 오타인줄 알고 계속 다시 치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글 너무너무 감사해요
6년 전
독자20
오랜만에 보는 글이라 더 두근두근하네요! 전에 정주행 하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제가 해보겠습니다 파이팅 ㅋㅋㅋㅋㅋㅋㅋ 섬세한 지훈이... 너 그거 사랑이야... 할 말 다 하는 여주도 멋있어요 선생님 앞에서... 덜덜
6년 전
독자21
글목록에 오엠알 있는 거 보고 봐야지 봐야지 했는데 이제야 보네요ㅠㅠ 작가님 글 기다렸어요ㅠㅠ 처음부터 다시 읽으니까 새로운 기분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고 가요!
6년 전
독자23
하늘입니다!!!!!!!진짜 오엠알 처음으로 글잡알고 읽게된 글인데 이렇게라도 다시 읽을수있게되어서 너무 좋아요♥
6년 전
독자24
볼때마다 마음이 아픈건 왜일까요ㅠㅜㅜㅠ
진짜 작가님 사랑해요ㅠㅜㅜㅠㅠ

6년 전
독자25
omr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야 읽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재밌게 읽겠습니당-!!!
6년 전
독자26
우리우지입니다 인티가 아파서 브금도 안 들리고 사진도 안 보이네요 ㅠㅠ
그래도 작가님 글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미 여러 번 정주행했던 글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다 떨리네요 ㅠㅠ

6년 전
독자27
안녕하세요 작가님 실례지만 배경음악을 알 수 있을까요? 글이랑도 너무 잘어울려서 읽는데 집중도 잘되고 정말 너무 좋아서 요즘 작가님 글에 들어와서 매번 듣고 있어요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6년 전
독자28
아 정말 무례한거 아는데 너무 궁금합니다ㅠㅠㅠ! 작가님 이 댓글을 보신다면 OMR BGM 모음 공지 하나 작성해주세요ㅠㅠ
6년 전
하프스윗
안녕하세요 독자님! 피아노 포엠 - '벚꽃 그늘에 쉬었다 가자' 입니다!
6년 전
독자29
정주행2번째에요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아서 좋아요ㅇㅇㅇㅇ

5년 전
독자30
우와우와....지훈이...대박적이야...음..정주행해야겠어요...정말 아픈거였어...근데 교복...치마 아니야...?업....어..그럼...ㅇㅅㅇ
5년 전
비회원85.120
YKILU. 정말 오랜만에 읽어요. 지수의 라디오로 시작한다는 걸 잊고 있었는데 다시 읽으니 새로워요. 문장은 여전히 시선이 오래 머무르게 하네요. 무심한 듯 다정한 이지훈 참 예쁘고, 하프스윗 님 글도 예뻐요. 읽으면서 끝없는 분량에 놀랐어요. 작가님이 애정을 가지고 쓰신 걸 느낄 수 있어서 O.M.R은 더 따스하고 위로가 되는 글인 것 같아요. 편안한 새벽 보내시길.
5년 전
독자31
잠이 안와서 조금씩 정주행 시작해보려구욧 ㅠㅠㅠㅠㅠㅠㅠ영원한 저의 무덤작
3년 전
독자32
밖에 비가 와서 오엠알이 생각나 다시 정주행 하려 합니다. 비가 오는 날은 늘 이 글이 떠올라요! 브금부터 필력 분량 등등 ..제가 이제까지 많은 글을 읽었지만, 앞으로 이처럼 아름다운 글은 없을 거 같아요. 작가님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야 해요❤️
2년 전
독자33
친구한테 영업당하고 오늘 처음 읽어요..와 근데 정말 간질간질하고...너무 재밌어요 너무 설레요 브금도 너무 좋아요...얼른 다음편도 볼게요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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