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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자동재생 X 반복 O



W. 됴들됴들








"김종인!"




종인은 귀를 찌르는듯한 고음에 이불속에서 움찔 몸을 움직였다. 탁, 탁,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리지만 여전히 종인은 몸을 뒤척이며 이불속으로 파묻혔다. 김종인! 다시한번 소리가 들려왔다. 




"아… 5분만… 5분…."




종인은 잠에 가득취한 목소리로 5분을 외쳣으나 종인의 엄마는 아랑곳않고 이불을 들춰올렸다. 이내 파란잠옷을 입고 엉덩이를 쭉 내밀곤 입술이 삐죽나와있는 종인의 볼록한 엉덩이를 팡팡 내리쳤다.




"아! 아! 아프다고!"
"그럼 일어나!"



이불을 들춰올려 저 멀리 내려놓은 종인의 엄마는 탕 탕 소리를 내며 방을 빠져나왔다. 폭풍이 불고난 종인의 방은 정적이 가득했다. 이내 종인은 엉덩이를 문지르며 스르륵 일어났다. 흘끗 옆을돌려 삐죽삐죽 사정없이 헝크러진 머리를 정리하며 걸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파….'








"엄마 갔다올께!"

"사고나 치지말어!"



종인은 환하게 인사했으나 돌아오는 퉁명스런 말에 불만스런 표정을 짓다말고 문을 열고나가였다. 왠지 모르게 상쾌하지 못한 아침이었다. 평소 잠이 없는 종인은 늦잠을 자지않는 편이지만 오늘따라 몸이 이상하게 무거웠다. 설마, 하는 종인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말고 계단쪽으로 나가 창문에 얼굴을 쑥 내밀고 절규했다. 파란하늘은 개뿔이고 어두컴컴한 하늘에 당장이라도 비가 부어내릴것만 같은 날씨였다. 비오는 것 보다 이런 어두침침한 하늘이 더 싫은 종인은 차라리 비라도 내리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망할… 왠지 몸이 무겁다했어."




노인도 아니면서도 종인은 자신의 뻐근한 허리를 톡톡 두드리며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 언제나 친환경을 사랑하는 종인은(사실 돈이없다.) 자동차를 이용하지않고(사실 개인차도 없다.) 열심히 걸음을 재촉했다. 버스비 조차 없는 종인은 한숨을 쉬며 흘끗 하늘을 노려보았다. 종인은 작은 꽃집을 운영하고있었다. 공부에 전혀 일가견이 없었던 종인은 꿈이 가수였다. 그러나 잘 풀리지않는 일에다가 종인의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아버지가 운영하던 꽃집을 자신이 맡게 된것이다. 안그래도 집에 틀어박혀선 백수신세에 눈치가 보였던 종인은 잘됬다 싶어 꽃집을 이어받기로 했다. 아버지의 건강상 더이상 꽃집을 운영하시긴 무리라고 생각했기때문이다.





"아 향기로운 꽃냄새."




종인은 말은 그렇게하면서도 얼굴은 피곤에 가득찬 퉁퉁부은 얼굴로 꽃집의 문을 열었다. 들어가자마자 자신을 반겨주는 꽃들에게 미소를 건낸후 안으로 들어가 겉옷을 벗었다. 하늘이 어두침침한것을 보니 손님도 그닥 오지않을것 같다고 생각한 종인은 노랑색의 촌스러운 앞치마도 걸치지 않은채 리모콘을 들어 고물 티비의 전원을 켰다. 키자마자 보이는건 뉴스안의 아나운서의 감정없는 목소리였다.




"23세 김모씨가 연쇄살인범 강모씨에게 흉기에 두차례 휘둘려…."




이내 종인은 채널을 돌렸다. 아나운서의 감정없는 그 목소리도, 곧 잊혀질 그런 참혹한 사건도 싫었기 때문이다. 띠링―. 티비소리만 들리던 작은 꽃집에 은은한 종이 울렸다. 깜짝 놀란 종인은 황급히 앞치마를 두르고는 밖으로 나왔다.




"어서오…."



"국화꽃… 있나요?"





종인의 눈앞에는 다름아닌 한 청년이 서있었다. 새초롬한 검은색 정장과 까만 넥타이가 그에게 잘어울렸다. 사실 청년보다는 소년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듯한 그 청년은 눈물이 고여있었다. 국화꽃을 찾는것을 보니 누군가가 좋지않은 일이 당했다는것쯤은 종인은 간파할수있었다. 그에게는 울음이 가득 담겨있었다.




"있어요, 드릴까요?"



"네…."



그는 고개를 푹 숙인채 손가락만 꼼지락 거렸다. 종인이 국화꽃을 가지러 잠깐 앞으로 간 사이에도 그는 여전히 손을 꼼지락거렸다. 땅만 주시한채로, 그의 등은 축 쳐져있었다. 많이 작아보였다. 체구도 작았지만, 그는 너무나 작아보였다. 이 세상이 그에게 너무나 무거워 보일정도로.




"혹시 네임카드 필요하시면 적어드릴까요?"



"…김준면이요."




김준면이라, 이 꽃다발의 주인. 누군지 궁금하지만, 이미 떠난사람인걸 종인도 알고있었다. 김준면이라는 그 이름을 떼었던 그 입을 그는 깨물었다. 그의 하얀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종인은 볼수있었다.




"여기요, 만원입니다."


"카…카…카드로…."




그가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주체하지 못하고 카드를 내밀었다. 얼마나 큰일이길래 이토록 떨고 울음에 젖어있는지 종인은 왠지 신경이쓰였다. 그의 큰눈이 눈물을 떨어뜨리지 않기위해 데굴데굴 굴리는것도, 카드를 받기까지 계속 팔이 떨리던것도, 종인은 계속 눈을 뗄수 없었다. 마치 마성처럼,




"싸인… 부탁드릴께요."



"…."



그는 아무말없이 고갤 끄덕였다. 펜을 쥐곤 한글자 한글자 힘들게 써내려갔다. 괜히 싸인을 시킨 종인이 멈추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안쓰러웠다. 지지직―. 영수증엔 도경수 라는 반듯한 세글자가 쓰여있었다. 보통 싸인을 쓸땐 대충 긋거나 영어로 싸인을 할텐데 이런 정자체의 싸인은 처음이였다. 도경수…. 오랫동안 종인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저, 실례지만, 무슨일… 이세요?"


"…."



도경수라는 그 남자는 몸을 틀다말고 우뚝 멈춰섯다. 괜히 상처주는 건 아닌가 싶었지만 종인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였다. 어쩌면 조금이라도 그와 함께 있고싶은 본능이였다. 




"……."


"아, 곤란하시면 말 안하셔도 되요."



그는 아무말없이 국화꽃만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렇기에 종인도 국화꽃에 시선이갔다. 얇은 꽃잎이 쌓이고 쌓인 하얀 국화꽃은 어두침침한 하늘과는 대조되게 아름다웠다. 





"그 사람, 국화꽃처럼… 깨끗했어요."


"…."




그는 또다시 눈을 굴리며 애써 울음을 참으려 애썻다. 바스락 하며 국화꽃다발을 꼬옥 쥐었다. 근데, 근데… 죽었어요. 바보같이. 그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국화꽃에 톡 하고 떨어졌다. 종인은 당황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종인이 굳어있을때 그는 정장의 소매로 눈물을 훔쳤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아니에요! 물어본 제가… 그렇죠. 안녕히가세요. 좋은곳에 가셧을꺼에요."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꽃집을 빠져나왔다. 그때까지도 그는 그 새하얀 국화꽃을 품에안고 놓지않았다. 당신도…. 아름다워요. 하얀 국화꽃처럼. 종인은 그가 나가고 한참동안 턱을 괸채 문을 쳐다보았다. 아직까지도 그의 동그랗고 큰 눈이 동그란 코가, 하트모양의 분홍빛입술을 잊을수 없었다. 쿵쾅대는 마음에 종인은 머리를 헝크렸다. 도경수, 종인은 자꾸만 그 이름을 되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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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런거조아요 연재하실건가요? 신알신하고갈게요ㅎㅎ
11년 전
경수와종인이
그럼요! 상중하 긴 하지만 ㅠㅠ 제 인생의 첫글 첫댓글 축하합니다 ㅎㅎ 감사해여ㅠㅠ
11년 전
독자2
조회수는많은데 댓글이없네요ㅎ 빨리나오길기다릴게요 재밋어요ㅋㅋㄱ자까님사랑함!!!
11년 전
경수와종인이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열심히쓸께요! 힘이나네용 ㅎㅎ
11년 전
독자3
와 다음편기디리고있겟습니가
11년 전
경수와종인이
와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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