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박지훈]
전지적 남 시점
Written by. WOOZAI
툭하면 아프고 웬만한 여자보다 예쁘장한 외모에 새하얗다기 보다는 창백한 피부.
나에게는 남인 쌍둥이 동생이 한 명 있다.
00 ― 남보다 못한 사이
콜록콜록.
적막이 흐르는 집안에 기침 소리가 멤돌았다. 아프다. 박지훈이 많이 아프단다. 엄마 말로는 감기에 걸렸다고 한다. 분명 엊그제만 해도 쌩쌩하게 밥도 잘 먹던 아이가 하루 아침에 침대에 드러누웠다. 같이 독감 예방 접종 주사도 맞았으면서 무슨 면역력이 그리 약한지 감기 한 번 제대로 진탕 걸렸다. 엄마는 다 죽어가는 표정을 짓고는 끙끙 앓는 박지훈을 간호하기 바빴다. 오늘도 학교를 빠진 박지훈은 종일 침대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니, 오히려 학교에 안 간 편이 박지훈한테는 나을지도 모르지.
학교에는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한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찬바람처럼 시린, 누구는 부러워할 수도, 경멸의 시선을 보낼 수도 있는 자리인 조금 논다 싶은 소위 말해 일진, 쥐 죽은 듯 조용히 지내는 아무런 터치도 받지 않는 평범한 아이들과 아무도 손을 내뻗어주지 못하는 왕따까지. 자신들이 위치한 그 자리가 본래 자신의 자리인 듯 자연스럽게 맞춰 흘러가는 분위기. 그렇다면 나는 어디지.
나는, 그리고 박지훈은.
박지훈은 나를 미워한다. 나를 싫어한다. 나를 원망한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박지훈의 얼굴을 잘 뜯어 보면 여기저기 살갗이 뜯겨 나가 흉측해 보이기까지 한 흉터들이 자리 잡고 있다. 모두 내 짓이다. 나로부터 만들어진 어린 시절의 흔적들이다. 박지훈은 모두 꾹꾹 눌러 참았다. 열이 확 뻗쳐도 홍어처럼 삭혔다. 착해 빠진 놈이다, 박지훈은.
그리고 나 또한 마찬가지로, 박지훈을 미워하고 싫어한다.
증오한다, 정말로.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