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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 








"어?"

"너 재현이형 좋아하,"

"김여주, 여기 있었냐. 담임이 너 불러. 동아리 신청서 가지고 오래."





  오, 이민형 나이스 타이밍. 하마터면 바지에 지릴 뻔. 마음 속으로 친하지도 않은 이민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오백 번 하면서 주머니 속에 넣어둔 동아리 신청서를 꺼냈다. 안 그래도 신청이 오늘까지라 급식 먹고 바로 가려고 했는데 정재현 선배 때문에 잊어버릴 뻔했네. 그렇게 매점 테이블에 앉아 동아리 신청서를 작성했다. 내 옆에는 언제 왔는지도 모를 김예림, 맞은 편에는 이동혁을 끼고서. 아니, 무슨 동아리가 필수인 고등학교가 다 있어. 소문으로는 재현 선배가 방송부였는데 지금 고3이라 그만뒀다고 들었는데 그냥 지영이 언니 있는 댄스 동아리 들어갈까…….






"아, 그리고 내가 알아봤는데 그 사람 방송부 계속 하는 것 같더라."

"아, 진짜? 정, 아, 수정이 언니?"

"아아, 응."

"뭐라는거야. 방송부는 고3이면 그만두는게 규칙인데."

"그렇지? 그런데 이동혁 넌 어떻게 알아?"

"반 친구가 방송부 지원하길래."

"아, 뭐야. 내 친구가 그 선배가 들어가는 거 봤다고 했는데."



[NCT/이동혁/정재현/이제노/이민형] 남(사)친 2 | 인스티즈


"잘못 봤겠지. 아니면 잠시 들렀던가."





  그렇게 녀석은 내가 신청서를 다 작성할 때 까지 기다렸으면서 싱겁게 그냥 제 반으로 돌아갔다. 나는 예림이를 교실에 보내고 교무실에 들어갔다. 어, 이제노다. 아까 같이 밥을 먹었긴 했지만 친한 사이는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걔한테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터라 그냥 그를 지나치고 담임 선생님 자리로 갔다. 저를 부른 지 삼십 분도 안 되신 것 같은데 자리에 없으신 이유 좀. 허탕쳤더니 마음이 허해져서 주머니에 들어있는, 녀석이 준 빈츠를 꺼내 먹었다.







[NCT/이동혁/정재현/이제노/이민형] 남(사)친 2 | 인스티즈

"안녕?"

"아, 안녕?"

"그래서 동아리는 어디로 신청했어?"

"댄스 동아리."

"진짜? 이동혁이 그러고나서 별 말 없었어?"

"무슨 말?"

"아, 아니다. 축제 기대할게."





  오디션에서 떨어질거란 생각은 안 하는 건가. 이제노는 생각보다 친화력이 좋아보였다. 이제노가 교무실을 나간 지 몇 분이 되지 않아 담임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어, 김여주 무슨 일이야? 네? 동아리 신청서 가지고 오시라면서요. 아, 그거 종례시간에 걷을테니 준비하라고 민형이한테 말한거였는데. 뭐, 가져왔으니까 내고 가렴. 아, 네. 아, 뭐야. 괜히 교무실에서 시간만 낭비했네. 그런데 이민형이 눈치채고 날 도와준건가? 걔가 나를 왜? 그것도 이동혁과 나, 재현 선배의 관계성을 어떻게 알…….






"얼른 6월이 왔으면 좋겠다."

"왜?"

"6월 모의고사는 재현 선배랑 같이 보잖아."

"와, 저 미친년. 이동혁은 이 사실 알고 있냐? 생각보다 더 또라이란 것을. 이걸 약점으로 잡으면 개쩔겠다."

"말하지마, 김예림. 걔 분명 이 사실 알면 재현 선배한테 가서 다 말하고 놀려댈게 분명해."





그 자리에는 이민형이 존재했다.






남(사)친











  이민형을 알게 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작년에 예림이와 셋이 같은 반을 하게 되서 알게 되었다. 이 셋이 같은 반이었는데 나와 이민형은 예림이와만 친했고 접점은 그리 있지도 않아서 친해질 이유도 없었다. 이민형은 우리반 반장임에도 불구하고 여학우들과 친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김예림이 말하기를, 그럼에도 자신이 이민형과 친해진 이유는 같은 반 학우들과는 무조건 다 친해져야 한다는 빌어먹을 자신의 성격 때문에, 이민형의 빌어먹을 철벽을 깨부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보기엔 둘이 쌍방으로 친한 것 같아보였는데 김예림은 일방적인 이민형을 향한 친한 척을 하는 내겐 엄청난 tmi 같은 정보였지만, 어쨋든 그의 철벽과, 내 본의 아닌 철벽으로 인해 우리 둘은 접점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NCT/이동혁/정재현/이제노/이민형] 남(사)친 2 | 인스티즈

"김여주?"

"어, 나?"






  우리 엄마의 치맛자락이 늦게 바람이 분 탓에 고등학생이 된 지 일 년이 지난 후에야 국어, 영어, 수학 전문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겨울 방학-이라고 쓰고 보충수업업 시작이라고 읽는다- 첫 주 내내 영어와 수학학원에 등록하고 마지막으로 엄마 손을 잡고 눈물을 머금으며 질질 끌려간 국어학원에는 이민형이 있었다. 녀석도 적잖게 놀란건지 점잖은 검지손가락을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덕분에 저도 모르게 내 손으로 나를 가리키고 있었고. 그런데 내가 여기 오는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김여주 학생의 테스트 결과 나왔, 어머, 민형 학생이랑 친한가봐요?"

"아…"

"네. 같은 반이에요, 선생님."

"그럼 잘 됐다. 여주 학생 테스트 결과 A인데 민형 학생과 같은 반으로 배정하면 되겠네요."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원장 선생님. 저의 동공이 흔들리는게 보이지 않으신지요. 원장 선생님은 내가 안중에도 없는건지 내 서류에는 A-1반이 적혀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내 운명을 받아들이라는 듯 교재를 건네줬다. 그리고 학원에 대해 모르는게 있으면 이민형에게 물어보라는 말씀과 함께. 저는 우리 반에 대해 모르는 게 있어도 부반장에게 물어보는데 학원을 이민형한테요? 그냥 집에 있는 김예림에게 물어보는 게 더 나을 듯.





"우와, 진짜 신기하다."

"어?"

"여기 우리 학교 애들 나 말고는 없거든."

"아, 진짜?"

"응, 진짜. 솔직히 삼 년 내내 나 혼자 다닐 줄 알았는데. 진짜 고맙다."






  뭐야, 얘. 이렇게 표현이 적극적인 성격이었던가. 아니면 학원에서 혹시 왕따를 당하다던가. 아싸 생활을 너무 오래해서 사람이 그리웠던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의 말에 리액션을 해주긴 했는데 솔직히 이정도면 이민형 아수라 백작 아니냐. 학교 안에서는 완전 라푼젤의 성에 사는 철벽인데 왜 여기서는 눈덩이처럼 표현이 순수하냐고. 지금 이 시간이면 낮잠을 잘 시간이라 그런지 정신이 혼미해질 찰나에 이민형은 내게 딸기 사탕을 건네줬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예림이만큼은 아니어도 인사는 하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동혁 이후로 처음으로 친해진 남자인 친구가 생길 것 같다는 기쁜 마음에 얼른 학교에 가서 내 이야기를 들려줄 김예림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라는 김예림은 오지도 않고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반장인 민형이는 보충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교실 앞으로 나와 교탁에 책을 놓고 책상에 앉았다. 그래서 바로 앞자리에 앉은 나는 그에게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안녕, 민형아."

"……."




어제 있었던 일은 한 겨울의 꿈이었을 정도로 그는 내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후로 김예림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런 진전이 없는 채로 겨울 방학을 보냈다.






남(사)친







  

    그에게 관심이 없었던 나는 접점이 생기고 나서야 그에 대해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김예림의 생각과는 달리 그는 생각보다 김예림과 가까운 사이처럼 보였다. 그리고 학원에서는 처음 왔을 때 보다는 아니지만 내 주변-주로 뒷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들었다. 공식적으로 새 학년이 되자 그는 새로운 마음을 가졌는지 내게 인사를 건넸다. 과거의 그가 한 행위로 인해 무시를 하고 가볼까 싶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에게 손을 올렸다. 왜냐하면 그 전날의 이동혁의 전학 소식은 내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음으로. 그는 가벼운 미소를 짓고 사라졌지만 뭔가 내가 진 기분이 들었다.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하며 옆을 돌아봤더니 이동혁이 뒤따라 오고 있었다. 아, 뭔가 일이 꼬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 이제 옆에 치고 들어가면 되겠네."

"뭐가?"

"아, 아니야. 아무것도."






  그의 제일 친한 이성 친구가 김예림이라 그런지, 김예림과 비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늘어만 갔다. 뭐, 내가 그와 단짝인 것도 아닌터라 그냥 내버려뒀다. 내가 걔를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깐. 그래도 새학기가 한 달이 지나서 그런지 이동혁도 학교에 적응해서 내 반으로 잘 안 오는 것 같고 반 친구들도 사귀고 이민형과도 친해진 것 같아서 뭔가 내 바이오리듬은 안정적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회상을 해보니 4월인 지금 생각보다 이민형과 나의 관계가 진전이 되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에게 관심이라고는 개미만큼 없는 녀석이 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이동혁 앞에 나타나서 내 치부를 가려줄 만큼. 아, 이동혁을 이민형의 라이벌이라고 칭한 이유는, 이민형이 문과 1등이고 이동혁이 이과 1등이라서.


  그런데 진짜 이민형에 대해 알다가도 모르겠는 것은









[NCT/이동혁/정재현/이제노/이민형] 남(사)친 2 | 인스티즈


"이 문제 모르겠어."






굳이 제 짝인 문과 3등인 남학우가 아닌 국어만 5등인 내게 찾아와서 물어본다는 것이다.












-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늦게 온 것 같아서 미안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현생을 살아가다보니 이제야 여유를 되찾은 것 같아요ㅠㅠㅠㅠ


기다려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제 글 읽어주시고 신알신, 댓글 남겨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그리고 초록글도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분 덕분에 힘을 내구 글 쓸 수 있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


관심을 먹고 사는 인간이라(관종주의)...ㅎㅎ



그럼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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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8.211
민형이 저런 성격으로 나오는 글은 처음보는거같아요ㅠㅠ 개인적으로 저런 캐릭터의 민형이 너무 좋아합니다 ㅠㅠ 잘읽고가요! 작가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6년 전
우재
민형이 평소 성격이랑 달라서 어색할 것 같았는데 좋아한다니 다행이에여ㅠㅠㅠㅠㅠ 독자님 덕분에 좋은 주말 보냈어용ㅎㅎㅎㅎ
6년 전
독자1
남녀공학 나왔어야했나요 작가님 ㅠㅠ
다시 돌아가도 민형이같은 남사친없을게 분명하지만ㅋㄱ허 ㅜ
민형이의 아수라백작미 좋네요. 담편도 기다릴게요!

6년 전
우재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여고 나왔어서 저런 남사친이 정말 부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2
민형이 넘 좋앙ㅎㅇ ㅠㅠㅠㅠㅠ하...
6년 전
우재
민형이는 항상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3
와나재밌어요ㅜ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다음화로갑니다
6년 전
독자4
세상ㅇ에 아이들... 너희 진짜... 선덕산덕하게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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